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281)
축구가 간절하다 281화
뉴캐슬의 스카우트 시스템은 윤태양을 비롯해서 샬렛, 린데만, 소비올라, 이 네 명을 칭하는 일명 뉴캐슬 황금세대를 배출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유스 시스템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선수의 잠재력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최고의 코치진이 그 솔루션에 맞춰 선수를 훈련시킨다.
그렇게 탄생한 게 황금세대[윤태양은 혼자 알아서 잘 큰 거지만]였다.
세계 최고의 유스 시스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여기에 뉴캐슬은 뉴캐슬 레이디스도 프리미어 리그 최고의 팀으로 만들 계획으로, 3년 전부터 유스팀을 남녀로 나눠 레이디스 유스도 만든 상황이었다.
그런 뉴캐슬 레이디스 유스를 이끄는 지도자는…….
“자, 어린 숙녀분들!! 내가 누군지 알지? 오늘부터 내가 너희들의 새로운 감독이다!”
미스터 툰, 뉴캐슬 최고의 레전드[바뀔 예정], 뉴캐슬 그 자체[였던], 뉴캐슬의 보물[중 하나], 바로 마테오 실바[지금부터]였다.
근래 들어서 여자 팀 같은 경우에는 여성 감독이 감독을 하는 게 다반사였지만, 뉴캐슬의 레전드인 그를 미래의 뉴캐슬 감독으로 생각하고 키울 생각과 동시에, 여성팀이 팀 레전드를 감독으로 앉힐 만큼 존중하고 있다는 의미로 그를 유스팀 감독에 선임하게 되었다.
“와아!!”
“미스터 툰!!”
레이디스 유스 아이들도 실바를 보고서 좋아 어쩔 줄 몰라했다.
이들의 나이는 실바가 선수 생활을 한 시간보다 짧았지만, 대부분 모태축구로 뉴캐슬의 툰이 된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가 어떤 존재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음…….”
자신을 보고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고 흡족해하던 실바는 말을 하려다가 멈췄다.
아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곳을 향했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윤태양이 겨울이와 함께 걸어오고 있었다.
실바의 얼굴이 대번 구겨졌다.
“내가 주목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저 새끼는 왜 오고 난리여.”
관심을 빼앗긴 실바가 투덜거리는 사이, 태양은 실바 앞에 와서 겨울이를 앞으로 밀었다.
“마티, 얘 실력 평가 좀.”
“겨울? 겨울이가 축구를?”
“좀 치더라고요.”
“겨울이가?”
“나 축구 잘해!!!”
겨울이가 당당하게 외치자 실바가 미심쩍은 눈으로 보다가 태양과 겨울을 번갈아 바라봤다.
“오빠 보면 그럴 법도 한데… 보통 한 집안에 그것도 말도 안 되는 유전자가 골고루 나올 리가 없는데……?”
“시켜봐요. 좀 차더라니까?”
“이 자식이 좀 찬다니까 거짓말 같진 않고.”
안 그래도 유스 아이들의 수준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 연습게임을 해볼 생각이긴 했다.
“가능할까?”
실바는 레이디스 유스의 여자 코치를 바라보며 물었다.
레이디스 유스의 여자 코치도 실바보다 어리긴 하지만, 뉴캐슬 레이디스에서 레전드로 불리는 사람이었다.
“가능하지. 킹이 하겠다는데 불가능한 게 있겠어?”
“쳇, 완전 이 꼬맹이 세상이 됐구만? 말세야, 말세.”
실바는 그리 말하면서 짐짓 엄한 표정으로 겨울이에게 말했다.
“아무리 아는 사이라고 해도 편의를 봐줄 생각은 없어. 공평하게 판단할 거야.”
“당연한 거잖아요!”
당찬 겨울의 말에 실바는 고개를 끄덕이고 스탭에게 겨울이를 데리고 가 유니폼과 축구화, 장비를 챙겨주도록 시켰다.
잠시 뒤 겨울이가 옷을 갈아입고 훈련장으로 돌아왔을 때, 유스팀 아이들이 동그랗게 서서 몸을 풀고 있었다.
“겨울아, 너도 가서 해.”
“웅.”
겨울은 태양의 말에 고개를 꾸벅이고는 여자아이들 대열에 껴서 아이들을 따라 몸을 풀기 시작했다.
그런 겨울을 보고 옆에 서있던 아이가 말했다.
“안녕? 난 레일라야. 편하게 레이라고 불러.”
“응, 난 겨울. 이름이 어려우면 윈터라고 불러. 같은 뜻이니까.”
“윈터? 이름 예쁘다.”
“고마워.”
“…저기 킹이 진짜 네 오빠야?”
“응.”
“부럽다……..”
겨울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만해.”
겨울은 솔직했다.
아니,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가족이라는데 안 부러울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축구를 모르는 사람도 태양이 오빠라고 하면 부러워 죽을 거다.
“그런데 윈터는 오빠한테 축구 배운 거야?”
“아니, 보고 따라하는 정도?”
겨울은 그리 말하고 다리를 쭉 찢었다. 마치 발레선수 같았다.
“자, 이제 모여봐! 내가 호명하는 친구는 조끼를 입어라.”
보통은 조끼를 입는 쪽이 후보였지만, 실바는 코치들의 조언을 들어 어느 정도 밸런스를 맞췄다.
겨울은 유니폼 팀이었다.
“야, 네 동생 응원 안 하냐?”
“그럼 특혜 받는 거 같잖아요.”
“그런가? 그런데 진짜 잘할까?”
실바가 의문 가득한 얼굴로 묻자 태양이 말했다.
“글쎄… 재능은 있어보이는데, 축구를 한 번도 안 해본 애라 모르겠네요?”
“뭐야, 그게? 그런 애를 곧 바로 경기를 뛰게 해?”
“왜요, 저도 13살 때 처음 입단하자마자 시합부터 했는데요? 그것도 조기축구.”
“너는 예외지.”
인간 같지도 않은 놈이 어디 인간이랑 비교하려고.
실바는 툴툴 거리면서 필드를 바라봤다. 아이들이 필드 위에 서자 심판을 보기로 한 코치가 휘슬을 입으로 가져가며 실바를 바라본다.
실바가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휘슬이 울린다.
이제 10세에서 12세 사이 아이들이 뛰는 경기였기 때문인지 몰라도 태양이 보기에는 많이 어수선해 보였다.
그래도…….
“귀엽네.”
“귀여울 때지.”
아이들이 공을 가지고 티격태격하며 움직이는 사이, 겨울은 공격진영에서 가만히 아이들을 살폈다.
“겨울이 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가 본데? 가만히 구경하잖아.”
“그래도 축구 본 짬밥이 있는데 정말 아무것도 모를까요?”
“뛰는 거랑 보는 거랑 다르지, 인마!”
“전 생전처음 뛸 때도 골 넣었는데.”
“너랑 일반인이랑 같아?”
여기서 태양이 말한 생전처음 뛸 때 골은, 지난 삶을 이야기했다.
물론, 그 당시 그저 초등학교 체육시간에 평범한 아이들이랑 축구를 했던 거였지만, 그 경기에서 혼자 세 골을 넣는 걸 보고 지나가던 초등 축구부 감독이 태양의 재능을 알아보고 발탁했더랬다.
아무튼, 평범한 재능의 아이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실바의 말이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겨울은 평범한 아이는 절대 아니었다.
가만히 상황을 보던 겨울은 공이 있는 쪽으로 달려가 어느 순간 공을 가로챘다.
그리고 골대를 향해 공을 차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야, 전에 가을이도 그렇고 너희 가족은 어떻게 뛰는 폼이 똑같냐?”
“저야… 모르죠. 나 보고 따라하나?”
태양도 신기한 듯 겨울이를 바라보는 가운데, 조끼를 입은 소녀 하나가 겨울의 앞을 막아선다.
그것을 본 겨울이 왼쪽으로 빠져나가려 하자, 상대편 아이가 그쪽으로 몸을 기울였고, 그 순간 겨울은 왼발을 공 바깥으로 가져가 공을 오른쪽으로 끌어오며 방향을 전환해 오른쪽으로 빠져나갔다.
이어서 기다렸다는 듯 코앞으로 다가온 또 다른 아이가 발을 내밀려 하는 순간 겨울은 공 앞에 발을 들이밀며 그걸 막아내고 힐로 공을 왼쪽으로 보내며 쫓아가 앞을 막아선 아이를 제친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옆에서 기다리던 아이가 앞을 막아서니, 겨울은 물 흐르듯이 공과 함께 몸을 빙글 돌려 턴하며 그 아이를 유령처럼 스쳐 지나갔다.
순식간에 세 명을 제친 겨울은 이내 골대를 향해 왼발을 휘둘렀다.
일전에 가을이가 선보인 감아차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스핀이 잔뜩 먹은 공이 빠른 속도로 골대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10살짜리 골키퍼가 도저히 반응할 수 없는 괴물 같은 슈팅에 경기를 뛰던 아이들은 물론이고, 코치, 실바, 태양까지 멍하니 겨울을 바라봤다.
겨울은 오, 하고 감탄하다가 이내 태양을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그 웃음을 본 실바는 소름이 돋았다.
“세상에 웃는 게 너랑 똑같다, 야.”
“…그래요?”
차마 애 앞에 예쁜데 왠지 사람 기분을 나쁘게 하는 웃음이라고 말할 수 없어 대충 어어, 하고 넘어가 버린 실바는 이내 진지한 얼굴로 겨울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재개된 경기.
임팩트 있는 돌파와 득점을 본 겨울 팀의 아이들이 겨울에게 공을 몰아줬다.
겨울은 공을 잡는 족족 돌파하기 시작했다.
패스를 할 줄 모른다는 듯 몇 명이고 제치고 들어가려 했다.
몇 명이고 계속해서 달려들면 아직 익숙하지 않은 듯 공을 뺏기긴 했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네, 다섯 명을 단숨에 제치며 전반에만 네 골을 넣고 교체됐다.
전반을 모두 소화한 겨울은 입술을 비죽이며 오빠에게 다가와 실바와 태양만 들리도록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공 차는 건 재미있는데 애들이 너무 못해서 시시해.”
“그래? 축구 자체는 재미있었어?”
“엉!! 골 넣으면 막 짜릿해!!”
그 모습에 잠시 생각하던 태양은 실바를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겨울이 스포츠 과학팀한테 분석 요청 좀 해보는 게 어때요?”
“…그래. 잠재력이 어느 수준인지 봐야겠네. 부모님 허락은?”
“제가 가서 말씀드려 볼게요. 얘는 일단 축구를 한번 시켜봐야 할 것 같아요.”
그 말에 겨울이가 말했다.
“왜 내 의사는 안 물어봐?!”
“…그래, 그걸 잊었네. 축구 계속해 볼래?”
“엉! 대신 조건이 있어!”
“응? 무슨 조건?”
“나 좀 더 나이 많은 팀에서 뛰게 해줘. 그리고 등번호는 7번.”
태양은 그 말에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래, 윤씨 집안은 무조건 7번이지. 아무튼, 부탁할게요. 마티.”
“그, 그래라.”
실바는 홀린 듯 남매를 보냈다.
그런 두 남매를 바라보던 코치가 실바에게 말했다.
“쟤는 무조건 레이디스에서 키워야겠는데요?”
“말해 뭐해. 아니, 미스터 윤이나 미세스 윤이나 도대체 무슨 유전자를 타고난 거지? 낳은 애들이 왜 저래 하나같이?”
아시아에서 도저히 태어날 리 없을 것 같은 어마어마한 축구 유전자가 두 사람을 통해서 태어났다.
하나는 세계 최고의 선수로 왕이 됐고, 하나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여자 축구계를 뒤흔들 만한 재능을 타고났으니 말이다.
그리고 며칠 뒤.
태양은 겨울의 스포츠 과학팀의 보고서를 확인했다.
[(종합 평가)상기 어린이는 여성 축구 기준 총점 96점으로 최상위 축구선수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알려드립니다.]그것을 잠시 바라보던 태양은 스포츠 과학팀 총괄 디렉터에게 물었다.
“이 정도 점수를 받은 사람이 있습니까?”
“…단언컨데 남녀 통틀어 이 점수대를 받은 사람은 단 두 명밖에 없습니다.”
“두 명이요?”
“킹, 당신과 당신 동생이요.”
스포츠 과학 디렉터의 말을 들은 유스 총괄 디렉터가 말했다.
“…태양, 가족의 의사가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 아니, 레이디스 팀을 위해 태양의 동생을 레이디스 유스에 입단시켜 주셨으면 합니다.”
그 말을 들은 태양은 마음을 굳혔다.
“부모님께 말씀드려 볼게요. 아, 대신에 우리 겨울이가 미리 월반한 상태로 합류했으면 좋겠어요. 지금 연령대에서 뛰다간 재미없어서 금방 그만둘 거 같거든요.”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월반은 전례가 킹, 당신밖에 없지만, 이 나잇대 아이는 성장 속도만큼이나 흥미를 빨리 잃어버리니까요. 원하는 대로 해줘야겠죠.”
“알겠습니다.”
태양은 보고서를 챙겨 부모님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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