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77)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77화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
흔히 뉴 화이트 레인으로 불리는 토트넘의 홈구장은 프리미어 리그에서 올드 트래포트 다음으로 많은 관중을 수용하는 곳이었다.
런던 최고의 스타디움이기도 했다.
그곳에 수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저 꼬맹이가 우리 MD 감독이 말하던 그 꼬맹이인가?”
“쟤가 그렇게 잘해?”
“드리블은 좀 치더라.”
“감독 말을 안 듣고 개인기만 열심히 하는 꼬맹이는 널리고 널렸지.”
“애송이들은 개인기만 잘하면 축구 잘하는 줄 알지.”
“근데 실제로 잘하지 않나?”
“무슨 소리야. 쟤가 여기서 골 넣은 적 있어?”
“운이야, 그냥 운.”
“디아즈가 못한다잖아. 그럼 못하는 거지.”
관중들은 디괄 감독을 ‘일단은’ 신뢰하고 있었다.
성적도 나쁘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토트넘이 바라는 이상적인 축구를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태양을 욕하니 그들도 태양을 욕하고 있었다.
그의 실력?
내 구단, 내 팀, 내 감독이 우선이지 다른 구단에서 뛰는 꼬맹이 따위 안중에도 없었다.
“디아즈!”
“마르시아노!!”
“토트넘 핫스퍼!!”
자신을 열렬히 응원하는 관중들을 바라보며 마르시아노 디아즈는 내심 만족스러웠지만, 내색하지 않고 근엄한 표정으로 워밍업 하는 선수들을 바라봤다.
처음에는 과연 이들로 내가 구현하는 축구를 해낼 수 있을까 의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토트넘 선수들은 자신의 전술에 충실히 따라주었고, 그 중심에는 팀의 리더이자 팀 최고 선수인 데릭 화이트가 있었다.
피파 발롱도르 후보까지 올랐던 월드클래스이자, 잉글랜드 미드필더의 심장과도 같은 선수, 그게 바로 데릭 화이트였다.
그는 잘 훈련된 군인과도 같아 구단에 충성심이 강하고 지시한 것은 충실히 이행하는 선수였다.
토트넘의 주장인 그가 솔선수범으로 자신의 지시를 잘 따르니 다른 선수들도 자신의 말에 끔뻑 죽었다.
뉴캐슬?
두렵지 않다.
개인기밖에 할 줄 모르는 윤태양이 중심이 되는 그런 팀 따위.
그렇게 생각하는데.
으득.
윤태양만 보면 이가 갈린다.
“뉴캐슬은 후회하게 될 거야.”
자신 대신에 윤태양을 선택한 뉴캐슬이 피눈물을 흘리게 만들 거다.
* * *
[디아즈 감독의 발언으로 뜨겁게 타오른 토트넘과 뉴캐슬의 경기가 시작됩니다.] [오늘의 선발 라인업입니다.]토트넘
FW 라모스/미첼
MF 모란
데릭/우드
DF 후치손/카이키/존스/올리바레스/모리슨
GK 정크
뉴캐슬
FW 샬렛/윤태양/일리뉴
MF 소비올라/메넨데즈/고메즈
DF 린데만/제나스/아놀드/산체스
GK 리첼라
[토트넘은 디아즈 감독의 베스트11이 모두 출전한 상황이고, 뉴캐슬은 선수의 변화가 조금 있습니다.]모든 준비가 끝나고 필드 위에 선 선수들은 휘슬이 울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경기…. 시작됩니다! 뉴캐슬의 선축입니다.] [차분하게 공을 후방으로 돌리고 라인을 올리는 뉴캐슬!]-누가 이기려나?
-토트넘이 요즘 괜찮던데
-토트넘이 이길 듯?
-ㅋㅋㅋㅋ난 반대로 뉴캐슬이 이길 거 같은데 요즘 상승세임
-ㄹㅇ 토트넘 처음에 맨시티 두들겨 팰 때만 해도 ㅈㄴ 쩔었는데 최근 세 경기 2무 1패임
-ㅋㅋㅋㅋ 그니까 승점만 보면 토트넘 잘나가는 거 같은데 그게 아님
-ㅋㅋㅋ뉴캐슬은 뭐 괜찮냐 수비라인 ㅂㅅ이잖아
* * *
솔직히 디괄 감독은 지금 같은 팀인 토트넘 보다 내가 더 잘 알 거다.
그는 자신의 세계에 갇혀서 살아있는 사람을 데리고 FM을 하는 사람이다.
물론, 그가 생각하는 전술을 선수들이 100% 구현할 수 있다면 무적의 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따지면 모든 팀들이 다 무적의 팀이었을 거고, FM으로 좋은 성적을 내는 게이머는 현실에서도 감독직을 할 수 있을 거다.
문제는 다른 감독들은 그런 현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디괄은 그걸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그는 실제로 뛰는 사람들의 입장을 생각조차 않는 사람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전술이니 약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걸 감독만 모른다.
반대로 우리는 디괄의 약점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괜히 유스 3인방을 투입한 게 아니거든.
자, 그럼 여기서 디괄 감독의 약점이 뭐냐?
토트넘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데릭 화이트가 디괄의 약점이었다.
그는 디괄의 전술을 구현시켜 주는 대단한 선수이긴 하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약점이기도 하다.
그를 철저히 마크하면 디괄의 전술은 100%가 아니라 10% 정도밖에 구현되지 않는다.
데릭이 놀라운 운영능력과 패스로 다른 선수들의 역할을 조정해 주고 있기 때문에 이 전술이 굴러가는 거지, 데릭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 개개인은 감독이 요구하는 만큼 뭔가를 해주지 못한다.
물론, 부족한 부분은 돌파나 포지션 스위칭으로 해결할 수도 있지만, 디괄은 그런 걸 용납하는 감독이 아니거든.
심지어 우리가 공격하는 상황에서 수비를 하는 토트넘도 마찬가지다.
데릭은 라인을 내려 수비를 지휘한다.
수비수가 아닌 그가 지휘를 한다는 거다.
수비수들이 감독이 원하는 만큼 움직여 주지 못하니 데릭이 내려와서 수비라인까지 지휘해야 하는 거다.
우리는 빠르게 공을 전방으로 보내고 데릭의 옆에 선수들을 배치해 데릭이 마음대로 내려가서 수비라인을 지휘하지 못하게 막았다.
그 가운데 메넨데즈는 데릭을 벗어나 나에게 패스했다.
공을 소유한 나는 토트넘의 수비라인을 바라봤다.
“개인기밖에 할 줄 모르는 이기적인 선수라고?”
웃기고 앉아있네.
나는 데릭이 복귀하기 전에 빠르게 달려 나가다 공을 찔러넣었다.
그곳은 센터백의 뒤를 노리는 공간.
내가 샬렛에게 즐겨 찔러주던 위치였다.
몇 달 만에 정식 경기에서 공을 넣어준 건지 모르겠다만, 샬렛은 마치 내가 그곳으로 공을 넣어줄 줄 알았다는 듯이 단숨에 공을 차지해 반 박자 빠르게 슈팅했다.
우우우우우!
와아아아!
작은 환호성과 커다란 야유가 동시에 들려오는 가운데 득점에 성공한 샬렛이 원정석에 앉은 팬들을 향해 검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세리머니한다.
그러고선 나에게 달려왔다.
“봐, 내가 넣었다고!”
“그래, 잘했어.”
“듣고 있어? 내가 프리미어 리그에서 골을 넣었다고!”
“그래, 잘했다니깐?”
“내가 프리미어 리그에서 골을 넣다니! 세계 최고 리그에서 골을 넣다니! 이걸 우리 부모님도 보고 계시겠지?”
“아, 거참.”
이 자식은 세리머니도 입으로 하네.
샬렛을 피해 서둘러 하프라인으로 향하면서 흘끔 토트넘의 벤치를 바라봤다.
디괄 감독이 라인 가까이 나와서 근엄한 얼굴로 선수들에게 뭐라 외치고 있었다.
그의 시선은 대부분 데릭을 향해 있었다.
선수 하나 갈군다고 되는 일이 아닌데.
“쯧쯧.”
* * *
[시작부터 뉴캐슬에게 한 골 뒤진 상태로 시작하는 토트넘이군요.] [뉴캐슬의 공격이 워낙 빨랐습니다. 네 명의 선수들이 압박하는 가운데 반대쪽으로 가로지르는 태양의 패스가 일품이었습니다.] [마르시아노 디아즈 감독의 말대로라면 윤태양 선수는 개인기로 돌파해야 할 선수 아닙니까?] [하하하, 글쎄요. 아니, 사실, 기록을 보면 지난 리그 다섯 경기에서 6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하고 있습니다. 리그 도움 1위죠? 이런 선수가 드리블 돌파밖에 할 줄 모른다는 건 잘못된 주장이라고 볼 수 있겠죠?] [아마 뉴캐슬에 유스 감독으로 있을 당시만 해도 윤태양 선수가 드리블밖에 할 줄 몰라 평가 절하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군요.] [아니면 그를 싫어할 만한 다른 이유가 있던가요.]윤태양의 대지를 가르는 어시스트로 앞서간 뉴캐슬을 상대로 토트넘이 공격에 들어갔다.
데릭 화이트를 중심으로 패스가 돌아가며 토트넘이 서서히 라인을 올리고 뉴캐슬을 압박해 들어갔다.
토트넘의 최후방 라인이 하프라인 가까이 붙을 즈음.
뉴캐슬은 본격적으로 데릭을 압박해 들어갔다.
토트넘이 아무리 데릭 화이트 정도를 제외하면 변변찮은 팀이라고 해도 명색이 챔피언스 리그 티켓을 두고 경쟁하는 팀이었다.
예전이었으면 다른 곳에서 다른 방법을 모색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토트넘에게는 플랜A만 있을 뿐, 팀의 핵심인 데릭이 묶여 버리면 공격을 전개할 방법이 없었다.
뉴캐슬의 선수들이 데릭의 모든 코스를 차단하고 질식할 것 같은 압박을 하는 가운데 메넨데즈가 데릭의 공을 탈취했다.
데릭은 곧 바로 공을 최전방으로 보냈다.
공중에서 떨어지는 공을 향해 윤태양과 토트넘의 풀백 후치손, 센터백 카이키가 나란히 달려갔다.
공이 떨어지는 지점에서 시작된 볼경합.
떨어지는 공을 향해 세 선수가 동시에 뛰어오른다.
아니, 태양은 뛰어오르려다 은근슬쩍 유니폼을 잡아당기고, 짓누르는 두 선수 때문에 뛰어오르지 못했다.
“흥, 어린 선수를 내세운 결과지.”
아무리 겉으로 나이가 들어보여도 아직 완성되지 않은 어린 선수.
그런 선수를 주전으로 내세운 뉴캐슬을 디아즈 감독이 비웃는 순간.
카이키의 머리에 닿아 떨어지는 공을 향해 태양이 발을 뒤로 쭉 내밀었다.
“…응?”
태양이 뒤꿈치로 떨어지는 공을 튕겨 방향을 전환한다.
카이키와 후치손이 태양의 힐에 맞아 왼쪽으로 방향을 전환한 공을 바라보며 착지했을 때, 공은 이미 일리뉴의 발 앞에 놓여져 있었다.
다급하게 일리뉴에게 공을 빼앗기 위해 달려가려는 사이.
펑!
일리뉴는 그 자리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한 뒤였다.
일리뉴의 왼발에서 떠나간 공이 마치 대포알처럼 나아가 몸을 띄운 정크의 손가락을 오히려 뒤로 쳐내며 골대 안으로 쑤셔박혔다.
[일리뉴우우우우우! 골입니다!] [강력한 왼발 슈팅! 정크가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반응했지만, 강력한 공의 위력을 죽일 순 없었습니다!] [2대0으로 앞서가는 뉴캐슬!]그 이후 토트넘은 몇 번이고 공격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데릭이 막히고 역습 위기를 맞이하면서 공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수비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아, 전반전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뉴캐슬이 압도하는 경기였어요. 토트넘은 홈에서 거북이처럼 웅크린 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군요. 후반전에는 좀 달라져야겠습니다.]디아즈 감독은 씩씩거리며 선수들을 데리고 라커룸으로 들어가 데릭을 엄청나게 질타했다.
데릭은 묵묵히 디아즈 감독의 질타를 다 듣고 나서 그에게 물었다.
“제가 묶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대책은 없습니까?”
“네가 평소하던 대로 하면 아무런 문제없어. 너만 잘하면 된다.”
대책 없는 그의 말에 데릭의 이마에 순간 핏줄이 돋아났다.
“알겠…습니다.”
데릭은 이를 꽉 물고 그리 답하고는 필드에 나섰다.
그렇게 시작된 후반.
해결책은 단 하나도 없는 상태로 시작한 후반은 전반과 달라질 게 없었다.
그 가운데 윤태양이 공을 차지했다.
단단히 걸어잠근 토트넘의 진영 안에서 윤태양은 선수들의 견제를 피해 이리저리 움직이며 서서히 골대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한 명! 두 명! 세 명! 단숨에 세 명을 제쳐 버리는 윤태양!] [알면서도 속습니다! 윤태양의 드리블은 마치 과거 세계 최고의 선수인 메시를 연상케 하죠? 간단한 바디 페인팅과 방향전환, 급가속만으로도 손쉽게 선수들을 제쳐요! 지켜보는 사람들은 저걸 왜 못 막냐 하겠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속을 수밖에 없습니다!]그 말대로였다.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선수들을 보며 디아즈 감독이 잔뜩 열이 뻗어 “막아!!”라고 소리치는 가운데.
태양은 라 크로케타를 통해 한 선수를 귀신같이 스쳐 지나가고 이어서 마르세이유 턴으로 뒤늦게 달려오던 선수 마쳐 제쳐 버린 채 뒤늦게 각도를 좁히며 달려오는 골키퍼를 마주했다.
‘드리블밖에 못한다고?’
윤태양은 디아즈 감독의 말을 떠올리며 짓궂게 웃으며 골키퍼를 바라보며 발을 놀렸다.
코스를 차단하고 몸을 숙여 낮게 들어오는 골키퍼를 상대로 태양은 레인보우 플릭을 선사했다.
순식간에 사라진 공을 찾아 골키퍼가 다급하게 위를 봤을 때 공은 이미 그의 머리를 넘어간 뒤였고, 그가 뒤늦게 몸을 돌려 공을 쫓아가려 했지만 공은 이미 골라인을 통통 튀겨가며 넘어서고 있었다.
[골입니다! 윤태양의 골!] [디아즈가 윤태양에게 드리블밖에 할 줄 모른다고 했던가요? 그럴 수밖에요! 아무도 못 막습니다! 윤태양이 골키퍼까지 여섯 명을 제치고 득점에 성공합니다! 리그 6번째 골입니다!]골을 넣은 태양은 그대로 디아즈가 있는 쪽으로 달려가 가만히 서서 그를 바라봤다.
찌릿 하고 서로의 시선이 엉키며 번개가 튀는 것 같은 그 상황에 토트넘 관중은 말이 없어졌고, 원정석에 앉은 툰들이 미친 듯이 환호성을 내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