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4
13화.
미래그룹 후계자?
“회장님 비서실에 확인해 본 내용입니다.”
비서의 말에 성민수가 한 번 더 물었다.
“김 실장이 직접 말한 거라고?”
“네.”
비서의 대답에 성민수는 나가라는 손짓을 했다.
그리고 바로 휴대폰을 들었다.
“아버지, 통화 가능하십니까?”
[무슨 일이냐?]“성현우란 아이에 대해 들으셨습니까?”
성민수의 아버지이자 미래전자 사장인 성재환은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성현우’의 이름에 그의 목소리 톤이 바뀌었다.
[성현우? 네 숙부 아들 말이냐?]“네. 할아버지가 서자로 찍어버린 아이 말입니다. 그 아이가 호텔에서 팀장을 두 개를 맡았다고 합니다.”
[누가 그런 말을 하든?]“김 실장이 직접 했다고 합니다.”
성민수는 다소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성재환의 목소리는 차갑게 나왔다.
[네가 언제부터 그런 아이를 신경 썼더냐?]“……!”
[넌 미래가문 장자이자 미래그룹을 물려받을 공식적인 후계자야. 그런 네가 그런 서자 따위에게 신경 쓸 이유가 있을까?]“아버지, 엄밀히 따져서 그 아이는 서자가……, 아닙니다. 제가 쓸데없는 것에 신경 쓴 것 같습니다.”
[너는 지금 미래건설 도급순위부터 걱정해야 해. 내년 목표가 너에게 만만한 것이었더냐? 할아버지께 네 목표를 상향조정 해야겠다고 말해도 되겠니?]“죄송합니다.”
아들의 대답을 들은 성재환은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그런데 그는 바로 업무에 들어가지 못했다.
성현우와 관련한 소식은 듣고 있었다.
그래서 비서실에 확인해보려고 했던 참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아들의 전화를 받았다.
“못난 놈. 그런 아이를 뭣하러 신경 써?”
성재환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성현우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얼마 전, 평창동에서 처음 봤던 성현우는 보통의 사람과 달랐다.
보통 사람들은 으리으리한 저택과 그 저택을 지배하는 차갑고 무거운 분위기에 압도되어 버린다.
회장 저택을 처음 방문한 신임 임원의 경우는 다리가 떨리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런 곳에서 성현우는 아주 당당하게 모두의 시선을 받았다.
“제 애비가 교육시킨 걸까? 하긴 재진이 녀석도 맹랑한 아이였지.”
성재환은 언제나 자신을 이겨 먹던 동생을 생각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그런 동생을 더 눌러야 한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휴대폰을 들었다.
“건설 홍보팀은 뭘 하고 있는 거지?”
[사…사장님, 무슨 일이십니까?]상대는 미래건설 사장이다.
하지만 그는 김재환의 후배이자 심복 중의 한 사람.
건설 사장은 건설에 새로운 일이 생길 때마다 성재환의 허락을 맡고 있었다.
“성민수 상무 이미지 컨설팅이 어느 정도 되었으면 본격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아도 방송 쪽과 일정을 잡고 있습니다. 성 상무의 일상생활이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 있게…….]“일상생활이 아니라 성 상무의 능력이 부각되어야지. 자네는 아직도 내 말뜻을 못 알아듣는 건가? 성 상무는 미래그룹 후계자가 될 사람이야. 어떤 비전을 가지고 미래그룹의 이끌어갈지부터 부각시켜야지!”
그 말을 들은 성재환은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그리고 다시 휴대폰을 들었다.
“김 실장님, 건설 홍보팀에서 그룹 홍보팀으로 협조 요청이 갈 겁니다. 내가 신경 쓰지 않게 잘 도와줬으면 합니다.”
[건설 홍보팀이면 혹시 성민수 상무 홍보 건을 말씀하시는 건가요?]두 사람은 대학 동기 사이다.
그러나 미래그룹에 입성한 후부터는 신분의 벽이 존재했다.
한 사람은 회장 아들, 한 사람은 회장에게 신임받는 비서실 직원.
그러던 중 김성욱이 성관규 회장의 비서실장이 되어 버렸고 성재환은 김성욱을 깍듯하게 대했다.
하지만 그것도 비서실장을 존중하라는 성관규의 호통 때문이었다.
“성 상무가 내년 목표를 상향 조정할 것 같더군요. 김 실장께서 잘 도와주었으면 합니다.”
[성 상무가 제대로 일을 하려고 단단히 다짐한 모양이군요. 비서실에서도 적극 돕겠습니다.]“잘 부탁합니다.”
성재환은 차분한 목소리로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붉으락푸르락하고 있었다.
김성욱은 대학 때부터 마음에 안 들던 녀석이었다.
그런데 아버지는 그런 녀석을 비서실장으로 앉혔다.
그리고 김성욱의 최장수 비서실장 기록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었다.
성재환은 의자 손잡이를 탁 치며 말했다.
“내가 그 자리에 앉으면 네 놈부터 치리라.”
* * *
그 무렵 성현우의 아버지 성재진은 김성욱의 전화를 받고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 현우가 마케팅팀장까지 겸한다는 말씀이시죠?”
“지금 제 앞에서 술을 따라주고 있는데 아무래도 그 말을 하려던 것 같습니다. 오늘 술은 현우에게 얻어먹어야겠어요. 하하하!”
이후 두 사람은 간단한 인사말을 한 후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성현우의 어머니 김현주가 입을 열었다.
“현우가 팀장을 겸직한다고요?”
“응.”
“혹시 비서실장님 전화에요?”
“응.”
성재진의 대답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던 김현주는 아들의 등을 툭 쳤다.
아들이 흠칫 놀랐지만, 김현주는 상관하지 않았다.
“너 언제 발령받은 거야? 왜 아직까지 말하지 않았어?”
“지금 말씀드리려던 참이었어요! 그런데 엄마, 저도 이젠 사십……, 아니 스물일곱이 다 되어 가는데 등은 그만 치면 안 될까요?”
“야! 이런 기쁜 일을 제일 늦게 알게 되었는데 내가 가만있게 생겼니?”
그러면서 김현주의 손이 또 날아왔다.
성현우는 고기 굽는 집게를 집어 던지며 옆 테이블로 피했다.
그런데 김현주는 그런 아들에게 스매싱을 날리는 대신 포옹부터 했다.
“우리 아들이 똑똑한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잘할 줄은 정말 몰랐네? 현우야, 호텔 사장이 뭐라고 하면서 발령 낸 거야?”
“회장님이 직접 지시하신 거예요.”
그 말에 성재진과 김현주의 얼굴이 잠깐 굳었다.
하지만 김현주는 이내 표정을 풀었다.
“네 할아버지가 너를 알아보시는구나. 현우야, 그럴 때일수록 더 잘해야 하는 것 알고 있지?”
그런데 김현주는 그 말을 하면서 남편의 표정을 살폈다.
예상대로 성재진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성재진은 고기를 뒤집으며 감추려고 했지만 27년을 살아온 남편이다.
그가 어떤 것을 걱정하는지 이제는 그의 표정만 봐도 안다.
하지만 지금은 아들을 축하해줘야 한다.
김현주는 남편이 구운 고기를 아들 입에 연신 넣었다.
“우리 아들, 이것 먹고 힘내서 더 잘해야 해. 그런데 아들! 엄마에게 호텔 스파권 이런 거는 언제 줄 거야?”
“당신은 무슨 그런 말을 해?”
성재진이 나무라는 투로 말했지만, 성현우는 아버지에게 윙크를 하며 입을 열었다.
“제 첫 월급 때 아버지는 양복, 어머니는 스파권 드리면 되죠?”
이후 성현우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입에 직접 고기를 넣어드리고 술도 따라드렸다.
“오늘은 팀장 겸직 턱이니까 이 정도로 끝내는데요. 다음에는 기대하셔도 좋을 거예요. 엄마, 고기 좀 더 시킬까요?”
“어머 그럴까?”
이후 모자는 더 쿵짝이 맞아서 더 희희낙락했다.
성재진은 그런 부인과 아들을 보며 싱긋 미소를 머금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팀장 겸직이 회장의 직접 지시라는 말이 맴돌고 있었다.
그가 아는 아버지는 팀장 발령까지 신경 쓰는 사람이 아니다.
실제로 대기업 회장이 일개 팀장까지 신경 쓸 수는 없다.
그러면 아들을 직접 불러서 지시했다는 말이다.
성재진은 열심히 고기를 뒤집고 있는 아들을 보았다.
순간 ‘현우야!’ 가 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바로 입을 닫았다.
얼마 전 평창동에 갔을 때 아들은 생각했던 것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호텔에 출근해서부터는 아예 호텔 총지배인의 스케줄을 따랐다.
그래서 뭔가를 해내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는데 팀장 겸직까지 가져올 정도인 줄은 몰랐다.
성재진은 아들의 웃는 얼굴을 보며 자신을 잔인하게 내쳤던 아버지를 생각했다.
옅은 한숨을 짓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성재진은 휴대폰을 들고 얼른 고깃집을 나갔다.
“형이 나한테 전화를 하는 날도 있군요.”
[까칠한 건 여전하구나.]“무슨 용건으로 전화했습니까?”
성재환은 그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성재진의 얼굴은 더 굳어졌다.
다시 평창동을 가서 가족들과 마주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그게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아들이 잘 해내기만 하면 그날이 가까워질 것이다.
성재진은 고깃집 안을 바라보았다.
아내와 아들은 뭐가 그리 재밌는지 웃음소리가 밖에까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성재진의 얼굴에도 어느새 미소가 스며들었다.
“저 녀석이 저렇게 애교가 많았나?”
하지만 성재진의 가슴 속에는 아들에 대한 미안함이 담겨있었다.
성재환의 전화는 자신과 아들에 대한 경계를 나타내는 전화였다.
그러면 조만간 뭔가를 한다는 얘기다.
“겨우 이 정도도 허락하지 않는다는 건가? 아니면 내 아들이 자기 아들을 넘어설까 봐 겁나는 건가?”
* * *
다음날, 성현우는 팀장 회의 가장 상석에 자리했다.
허태식 사장은 첫 말머리에 성현우의 마케팅팀장 겸직 발령을 발표했다.
그리고 바로 본론을 꺼냈다.
“오늘 팀장 회의는 마케팅팀장이 주도할 테니까 팀장들은 성현우 팀장과 원활한 업무 협조를 통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게 하라고!”
이후 허태식은 팔짱을 끼며 한발 물러났다.
성현우는 바로 입을 열었다.
“마케팅팀장 발령 전 회장님을 뵈었습니다.”
순간 모든 팀장들의 얼굴에 긴장이 서렸다.
“그 자리에서 내년 호텔 매출 목표로 200억이 아닌 300억 달성을 약속했습니다.”
성현우의 말이 끝나자마자 곳곳에서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미래호텔은 매출은 150억 원 내외.
내년 200억 매출 달성은 사실상 힘들다고 봐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300억을 말한 것이다.
성현우는 팀장들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 현재 미래호텔 상황으로 보면 300억 매출은 힘듭니다. 그렇다고 본부에서 투자를 약속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제 계획에만 따라주신다면 내년 말, 여러분은 미래그룹으로부터 첫 성과급을 받게 될 겁니다.”
성현우의 자신만만한 말에 팀장들의 눈이 커졌다.
“단,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팀장님들께서 제 의견에 적극 따라주셔야 합니다. 먼저 김주원 팀장님.”
“…네?”
“오늘 오후에 열릴 프런트 파트 교육에 제가 참여해도 될까요?”
“아! 네. 하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 몇 가지 더 말씀드릴 게 있는데 이 자리에서 해도 되겠죠?”
“네? 네.”
“객실 요금 결정권을 마케팅에서 가져오겠습니다.”
“뭐라고요?”
김주원은 바로 반발했다.
예약실도 마케팅에서 관할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요금 결정권까지 빼앗긴다면 객실팀은 말 그대로 껍데기만 남은 셈이다.
성현우는 인상을 구기고 있는 김주원에게 가격표를 내밀었다.
“워크인 요금을 모텔급으로 받으셨더군요.”
“그건…….”
“객실 가동률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으셨겠지만 특1급 호텔에서 모텔급 요금은 좀 아닌 것 같아서요. 제 말만 잘 따라주시면 객단가와 가동률 모두 올라가게 될 겁니다.”
“그럼 객실 가동률까지 마케팅에서 책임진단 말인가요?”
“그렇습니다. 그럼 객실 블록 잡는 것도 마케팅에서 관할하겠습니다.”
“아니 이건 뭐……!”
김주원은 반발을 하며 허태식을 보았다.
그가 모텔급 요금을 받는 것은 허태식이 허락한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허태식은 아무것도 모른 척하고 있었다.
성현우는 김주원에게 파일을 하나 내놓았다.
“내일부터 프런트 파트 스케줄을 이렇게 바꿔주시죠.”
그것을 보던 김주원이 얼굴이 붉어진 채 입을 열었다.
“오전과 오후, 밤 시간에 캡틴 급을 배치하라는 건데 객실팀은 캡틴이 세 명뿐이에요. 교대근무에 휴무까지 챙기려면 이건 무립니다!”
그 말에 성현우는 지원팀장을 보았다.
지원팀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내년 인사발령 때 캡틴급 인사발령이 있을 겁니다. 경력직 직원도 뽑을 거고요. 김주원 팀장도 누가 승진할지는 알거예요. 당장 그 직원들부터 투입시키시죠.”
그 말을 들은 김주원은 허탈한 웃음을 머금었다.
객실 요금 결정권에 이어 객실 블록 잡는 것도 빼앗겼다.
그런데 객실팀 인사발령까지 성현우가 관여하고 있었다.
다른 팀장들은 김주원의 눈을 슬슬 피했다.
오늘은 객실팀이지만 다음에는 자신의 팀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성현우는 모두를 보며 말했다.
“이번 주는 객실팀이지만 다음 주는 다른 팀장님과 머리를 맞댈 겁니다. 제가 여러분의 팀을 최대한 존중할 수 있게 미리 준비해주셨으면 합니다.”
이후 팀장 회의는 형식적인 실적 발표가 이어졌다.
하지만 팀장들은 어떻게 하면 개선 방향을 찾을지에 몰두하고 있었다.
잠시 후, 지원팀장은 팀장 회의 분위기를 비서실장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김성욱은 파일을 보며 입을 열었다.
“성 팀장이 내년 매출 달성을 위한 기획안을 보내왔던데 자네도 본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