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25
24화.
성현우의 달라진 위치. (2)
저녁 8시, 미래호텔 정문에 국내 대형 세단이 기다리고 있었다.
성현우가 도착하자 젊은 운전기사가 정중한 인사와 함께 문을 열었다.
“평창동 우원호 회장님 자택으로 모시겠습니다.”
성현우는 평창동이란 말에 성관규 회장 저택 방문 당시를 떠올렸다.
당시 성관규 회장은 앉으라는 말도 없이 대화를 시작했다.
자택 내 분위기도 지나치리만큼 딱딱했고 위압적이었다.
하지만 전 삶, 우원호 회장 자택은 다른 재벌가와 다르게 사람 사는 정이 흐른다는 말을 들었었다.
그 생각에 살짝 미소를 머금는데 L그룹 홍용재 비서실장의 말이 떠올랐다.
그는 분명히 조언을 구한다고 했다.
전 삶, L그룹은 다른 대기업에 비해 호텔 사업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반면 골프장과 콘도미니엄, 스키장 사업은 이어갔다.
그중 콘도미니엄과 스키장 사업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시점이 바로 2001년, 지금이었다.
성현우는 창밖을 보며 레저분야 전문가로서의 관점을 떠올렸다.
잠시 후, 성현우는 비서의 안내를 받으며 우 회장 자택 안으로 향했다.
성 회장 방문 때와 달리 안쪽 메인 응접실로 안내되었다.
안에는 우원호 회장과 비서실장 홍용재가 함께 있었다.
우 회장은 손을 내밀며 입을 열었다.
“어제가 성 팀장 졸업식이었다죠? 늦었지만 졸업 축하하네.”
“감사합니다.”
“혹시 일이 남았거나 다른 약속이 있는데 내가 부른 건 아닌가?”
“어머니께서 끓여놓으신 된장찌개가 식을 것 같다는 걱정 외에는 다른 건 없습니다.”
“자네 모친께 미안하게 되었네만 내가 오늘 자네에게 준 선물을 들으시면 더 맛있는 된장찌개를 끓여놓으실 걸세.”
우원호 회장은 웃으며 말했다.
그때 홍용재가 입을 열었다.
“회장님께서 준비하신 선물이 성 팀장 마음에 안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런가?”
“성 팀장은 호텔 일로도 몹시 바쁘다고 들어서요. 저는 성 팀장에게 부담만 안겨주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그래? 그럼 바로 물어보지.”
우원호는 정말로 바로 용건을 꺼냈다.
“성 팀장이 우리 그룹 일을 도와주었으면 하네.”
“어떤 일인지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성현우의 말을 들은 우원호는 비서를 불렀다.
“지현이 들어오라고 해.”
잠시 후, 우지현 부부가 응접실로 들어왔다.
우지현과 그 남편은 성현우를 보며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특히 그 남편은 호텔에서 정말 고마웠다는 말과 함께 선물 상자를 내놓았다.
졸업 선물이라고 했다.
우원호는 우지현을 향해 입을 열었다.
“내가 말을 하는 것보다는 지현이 네가 직접 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불렀다.”
그 말을 들은 우지현은 설명 대신 명함 하나를 내놓았다.
L레저 상무 우지현이라고 적혀있었다.
“성 팀장님은 제 명함만 봐도 제가 어떤 말을 할 건지 아실 거라고 생각해요.”
“L그룹에서 곤지암 L골프장 인근에 레저시설을 계획하신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혹시 그쪽 개발을 담당하십니까?”
그 말에 모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레저시설 건립계획이 L그룹 본부에서 오르내린 지는 불과 몇 달 전이었다.
그리고 그룹 임원들조차 기존 골프장 인근 부지까지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몇 안 된다.
더구나 성현우는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다.
미래가문에서 그를 받아준 것도 얼마 되지 않는다.
홍용재는 성현우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그런데 우원호는 허허! 웃으며 입을 열었다.
“호텔 팀장이어서 그런지 정보가 빠르군. 자네 말이 맞아. 우리 지현이가 그 부지에 콘도미니엄과 스키장을 짓고 싶어 하는데 나는 자네가 지현이 일을 도왔으면 하네.”
“제가 일을 돕는다면 어느 정도까지를 말씀하시는 건지요?”
“자네는 어느 정도까지를 돕고 싶은 건가?”
우원호는 몸을 앞으로 하며 물었다.
그의 눈은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다.
반면 홍용재는 마른침을 삼켰다.
성현우가 아무리 미래호텔을 흑자로 전환시켰다고 해도 그의 사회생활 경력을 고작 몇 개월이다.
그런 사람에게 수백억대 개발을 맡긴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현우는 홍용재의 우려를 바로 뛰어넘어버렸다.
“L그룹에서 보유 중인 인근 부지까지 고려해서 개발계획을 짰으면 합니다.”
“다른 부지?”
“곤지암뿐만 아니라 전국에 그와 비슷한 부지를 보유 중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허허! 성 회장이 자네에게 많은 정보를 준 모양이구만. 그런데 성 팀장, 다른 부지는 곤지암 쪽을 성공한 후에 개발해도 될 것 같은데?”
우원호 회장은 의자에 등을 기대며 말했다.
그런데 그때 귀가 웅웅거리며 문장 하나가 들렸다.
‘소신대로 말해봐.’
오랜만에 들린 것이었다.
그런데 예전보다 더 선명했다.
우지현에게서 미세한 떨림도 느껴졌다.
성현우는 준비한 말을 시작했다.
“회장님 말씀처럼 본격적인 준비는 곤지암 부지 성공 이후 진행해도 됩니다. 하지만 미리 계획에 넣지 않으면 전국구로 확대할 시 시너지를 충분히 발생시킬 수 없을 겁니다.”
“자네는 곤지암 콘도미니엄과 스키장이 성공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콘도미니엄과 스키장만으로는 현상 유지 정도만 가능할 겁니다.”
“……!”
“계획하신 부지 인근에 있는 회장님 개인 부지를 골프장과 콘도미니엄 부지로 전환하시지요.”
그 말을 들은 우원호 회장의 얼굴에 긴장이 스쳤다.
우지현의 사업이 성공가도를 달리면 인근에 있는 부지도 합류시키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비서실장도 모르는 계획이었다.
무엇보다 레저용 부지 외에 다른 부지를 보유 중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
하지만 우원호는 성관규라면 그 정도는 알 거라는 생각을 했다.
반면 홍용재는 성현우를 긴장 어린 눈빛으로 보았다.
그냥 돕는 것과 리드해 나가는 것은 천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우원호가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자네가 우리 그룹의 많은 것을 알고 있군. 계속 말해보겠나?”
“스키장 규모를 계획하신 것보다 넓히고 골프장과 다른 형태의 콘도미니엄을 추가했으면 합니다.”
“스키장이 장사가 될까?”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이 야간 스키를 타기 위해서라도 곤지암을 선호할 겁니다. 2시간 반 거리와 50분 거리는 물리적인 느낌부터 다르니까요.”
“야간 스키라면 그럴 수 있겠어. 근데 콘도미니엄을 두 종류로 개발할 수 있나?”
“기존에 계획하신 콘도미니엄은 타워형에 럭셔리함을 가미한 곳일 겁니다. 저는 타워형도 외에 골프장 인근에 빌리지타운을 함께 개발했으면 합니다.”
“그래서 골프장을 개발하자는 건가?”
“기존 L골프장은 회원 동반 아니면 입장이 불가한 곳입니다. 그래서 골퍼들에게는 가장 라운드하고 싶은 곳 2위로 꼽힙니다.”
그 말을 들은 우원호의 얼굴이 살짝 찌푸려졌다.
“1위는 S그룹에서 운영하는 곳이겠지?”
“S그룹이 운영하는 곳은 군포에 있습니다. 곤지암보다 골프장 환경이 우수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흠!”
“이번 개발만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S그룹을 능가할 골프장을 갖게 되실 겁니다.”
“새로 개발할 골프장이 기존 골프장까지 발전시킨다는 말인가?”
“기존 골프장을 가고 싶은 사람들이 새로운 골프장에 모여들 겁니다. 그때 이런 생각을 하겠지요. 여기도 이렇게 좋은데 특별한 사람들만 가는 저곳은 얼마나 좋을까 하고요.”
“그렇게 좋게 만들려면 개발 비용이 막대할 걸세.”
“회원제의 장점을 활용하면 됩니다.”
“……!”
“회장님께서는 선분양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갖고 계신 것 같은데요. 회원들에게 약속한 대로만 건립되면 됩니다.”
그 말을 들은 우원호가 홍용재에게 물었다.
“회원권 분양에서 주의할 점은 없나?”
“나중에 회원권 반환을 대비해야 합니다.”
우원호는 성현우를 보았다.
대답해보라는 눈빛이었다.
성현우는 홍용재가 아니라 우원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회원들은 골프장 준공 이후 5년이나 10년 후에 회원권 금액을 돌려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단 한 명도 그런 요청을 하지 않을 겁니다. 시중에서 거래되는 회원권 가격이 분양 당시 금액보다 더 높을 테니까요.”
“어떻게 그렇게 장담하지?”
“L그룹도 골프장과 콘도미니엄 회원권을 다양하게 보유 중이실 겁니다. L그룹 같은 대기업은 비즈니스로만 회원권을 활용하시겠지만 일부 중견기업과 현금 부자들은 회원권을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합니다.”
“흠.”
“지금은 골프 인구 대비 골프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중 프리미엄급 골프장은 희소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그걸 어떻게 증명하지?”
“용인에 위치한 한 골프장은 주말 골드타임 부킹권만 수백만 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그런 게 거래가 된다고?”
우원호 회장이 진심으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건 우지현과 그녀의 남편도 같았다.
반면 홍용재는 네가 그것까지 어떻게 아느냐는 표정이었다.
그 역시 회장과 고위층 골프 접대를 위해 부킹권을 거래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성현우는 우지현을 보며 말을 이었다.
“회원권 반환 걱정은 골프장이 2천 곳을 돌파하면 그때 해도 됩니다. 그렇지만 그때는 퍼블릭으로 전환하면 되는데 그렇게 되면 중과세로 부과되던 세금이 일반과세로 전환됩니다. 골프장 회계장부가 마이너스를 기록할 일은 없을 겁니다.”
“아!”
우지현과 그녀의 남편은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우원호는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자네는 마치 내가 이런 질문을 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 같군. 그럼 바로 묻겠네. 우리 지현이 일을 도울 수 있나?”
“…….”
“자네가 바로 대답할 문제는 아니지. 내가 괜한 질문을 했어.”
이후 우원호는 홍용재에게 성관규 회장을 연결하라고 했다.
홍용재는 성현우와 우지현 부부는 다른 곳으로 이동시킨 후 전화를 연결했다.
전화가 연결되자 우원호는 바로 용건을 꺼냈다.
“성 회장님 너무 늦게 전화드려서 미안합니다. 오늘은 내가 부탁이 있어서 전화했어요.”
[무슨 부탁이십니까?]“성 회장도 우리가 곤지암에 레저시설을 개발한다는 것은 알고 계시죠?”
[……네. 들었습니다.]“그 일을 내 손녀가 맡게 되었는데 성현우 팀장이 도와줬으면 합니다.”
[우리 현우가……, 할 수 있으면 최대한 도와야죠.]“그럼 허락하신 것으로 알고 일을 추진해도 되겠습니까?”
[현우에게도 좋은 기회가 되겠지요. 제 손자를 곱게 봐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성관규는 얼떨결에 허락해버렸다.
곁에서 듣고 있던 홍용재가 웃음을 참고 있었다.
성관규가 아는 도움이 성현우가 계획하는 그 도움과 한참 달랐을 것 같기 때문이다.
“홍 실장, 아무래도 성 회장이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지?”
“나중에 성 회장께서 어떤 반응을 보이실지가 걱정입니다.”
“그래도 해놓은 말이 있으니 별말은 못 하겠지.”
“회장님, 솔직히 저는 성 팀장이 우리 그룹과 너무 친밀해지는 건 아닌지 그게 걱정입니다.”
“성 팀장이 우리 그룹 후계 구도를 흔들어놓을 것 같나?”
“…….”
“영리한 아이야. 자기 출세에 우리 그룹을 이용했으면 했지 되지도 않을 것에 빠져서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어리석은 짓은 안 할거네. 그리고 그 정도는 지현이가 막을 거야. 아무리 몸이 약하다고 L그룹 손녀가 아닌 건 아니지.”
“제가 쓸데없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지현이가 처음으로 욕심내는 거야. 산부인과 쪽 주치의도 가만있는 것보다 어느 정도의 활동은 좋다고 하니까 자네가 좀 더 살펴봐.”
“네. 그럼 성 팀장에게 어떤 혜택을 제안할지 초안을 만들겠습니다.”
“자네가 그걸 뭣 하러 걱정해? 성현우가 제안하면 검토나 하면 될 것을.”
그 말을 하는 우원호의 입가에는 성현우가 어떤 제안을 할지, 기대가 담겨있었다.
* * *
그때 성관규는 김성욱 비서실장을 부른 상태였다.
“그러니까 우 회장께서 성현우 팀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겁니까?”
“우 회장이 직접 전화했어. 곤지암에 레저시설을 개발한다는데……, 김 실장, 도대체 어떤 걸 개발한다는 건가?”
“자세히 알아오겠습니다.”
30분 후, 김성욱은 비서실에서 뽑아온 자료를 보고했다.
“그러니까 곤지암 L골프장 인근에 콘도와 스키장을 짓는다고?”
“네. 그런데 그 개발을 계획하면서 우 회장님 손녀인 우지현 씨가 합류했다고 합니다.”
“우지현이면 호텔에서 현우의 도움을 받았다는 그 아가씨인가?”
“유부녀입니다.”
“흠.”
“제 생각에는 우지현 씨의 요청이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럼 그럴 수 있을 것 같은데……. 김 실장, 우리에게는 L그룹과 좀 더 가까워질 기회가 되겠지?”
“L그룹 레저부분 운영을 우리에게 위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현우가 더 성장해야겠지. 하여튼 나쁜 소식이 아닌 것은 분명해.”
김성욱은 성관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성재환 부자가 스쳤다.
께름칙했다.
다음날, 우원호 회장은 홍용재 비서실장을 불렀다.
“미래건설과 미래호텔 지분 관계를 조사해 봐.”
“혹시 어떤 이유신지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나는 성 팀장이 새 사업의 건설부터 참여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