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40
39화.
미래호텔의 여유.
성현우가 승승장구하는 만큼 미래호텔도 바빠졌다.
서울의 다른 호텔들은 외국인들의 취소 때문에 40% 이상 객실이 비고 있었다.
그런데 객실 취소는 객실만 비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일단 외국인들은 객실 예약을 기본 3박에서 길게는 보름부터 한 달 가량 예약한다.
조식은 기본으로 추가하고 때에 따라서는 석식과 회의를 위한 컨퍼런스룸도 예약한다.
아침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면 휘트니스나 수영장 예약도 추가하고 관광차 오는 사람들은 스파와 에스테틱도 원한다.
또 규모에 따라서는 수십 개 객실이 한꺼번에 예약되기도 한다.
그래서 외국인이나 교민 단체여행 예약이 많았던 호텔들은 객실과 조식 레스토랑, 휘트니스, 컨퍼런스 룸, 스파까지 한꺼번에 캔슬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렇다고 취소하는 외국인에게 위약금을 물릴 수도 없다.
호텔 위약 규정에 천재지변 시 별도 규정에 따른다는 곳도 많고 국내 기업과 비즈니스 차 들어오는 외국인 중에서는 국내 기업이 예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교민 단체 여행은 여행사를 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차후 예약을 위해서라도 대규모 위약금을 물리기가 힘들다.
그렇게 서울의 거의 모든 호텔이 울상을 지을 때 미래호텔은 연일 만실을 기록하고 있었다.
성현우는 오늘도 지원팀장과 머리를 맞댔다.
“팀장님, 다시 묻습니다. 올해 말까지 계속 만실로 가실 거죠?”
지원팀장은 성현우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성현우는 그의 시선을 슬쩍 피하며 입을 열었다.
“팀장님이 그러시니까 제가 꼭 죄를 지은 것 같잖아요? 그 정도로 직원들 피로도가 높은가요?”
“이것 좀 보세요. 프런트 직원들은 주 1회 휴무도 힘들게 생겼다고요. 이제는 프런트에 최소 여섯 명은 있어야 체크인과 아웃이 커버된다는 말입니다. 식음팀은 어떤 줄 아세요? 맨날 대기 발생하는 뷔페 때문에 15시간 근무하는 직원까지 발생했다니까요!”
“그럼 어떻게 하시려고요? 지금 채용해도 출근하려면 한참 있어야 하잖아요?”
성현우의 말에 지원팀장이 서류 뭉치를 내놓았다.
“전부 다 경력직 이력서에요. 팀장님만 믿고 이 사람들 다 채용해도 되겠죠?”
“지금 저를 협박하시는 건가요?”
성현우는 그 말을 하며 몸을 더 뒤로 뺐다.
남들이 보면 지원팀장에게 꼬투리를 꽉 잡힌 사람처럼 보였다.
그런데 지원팀장은 보고서까지 내놓으며 성현우를 더 압박했다.
“이렇게 되면 지원팀이 올 초에 만들어 놓은 인력구성을 훨씬 넘는 겁니다. 저요, 이것 제 목을 걸고 본부에 보고해야 해요. 그러니까 성 팀장님은 여기 콱! 사인부터 하세요.”
지원팀장은 그 말을 한 후 성현우에게 볼펜을 쥐어주었다.
성현우는 그 서류에 시원하게 사인했다.
이후 지원팀장을 보며 시원하게 웃어버렸다.
“하하하! 팀장님, 계속 이렇게 말씀하실 겁니까? 진짜로 제가 큰 잘못을 한 것 같잖아요!”
“하! 성 팀장님, 나도 이렇게 자주 채용하는 건 처음이란 말입니다. 솔직히 다 성 팀장님 때문인데 이렇게라도 풀지 않으면 제가 어디 가서 큰소리치겠습니까? 다른 팀장들은 인력 채용 안 해주면 단체로 휴가 가겠다고 저를 얼마나 협박하는데요.”
지원팀장은 그 말을 한 후 성현우의 팔을 주물렀다.
자기의 오버 때문에 혹시 기분이 나빴을까 걱정하는 눈빛을 한 채였다.
성현우는 그의 손을 슬쩍 떼면서 그가 내놓았던 이력서 뭉치를 보았다.
“혹시 다른 호텔에서 넘어오는 사람들 이력서인가요?”
그 말에 지원팀장의 얼굴이 다시 어두워졌다.
“솔직히 우리 입장에서는 이 사람들이 오면 좋죠. 그런데 아무리 직원을 도구로 아는 곳이라지만 조금 어려워졌다고 직원들부터 자르는 게 말이 됩니까?”
“매출이 절반 이상 떨어진 곳이 꽤 되죠?”
“절반이 뭡니까? 이태원과 용산 쪽은 70%가 날아갔는데 문제는 내년 예약까지 취소한다는 거예요. 재작년에 미국 VIP 유치했던 강북호텔은 아예 스위트룸 전체가 취소되었대요. 클럽이 유명한 호텔들하고 외국계 기업과 제휴한 호텔들도 지금 난리고요.”
“어떤 사건이 생기면 서비스 쪽 타격이 가장 세긴 한데 운영 자체가 힘든 곳이 많았나 보네요.”
성현우가 모른 척 묻자 지원팀장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맞아요. 정말로 말만 특1급이지 다음 달 운영비를 걱정하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닌 것 같아요. 참! 우리 호텔도 작년에는 미지급금이 상당했으니까 뭐, 할 말은 없네요.”
지원팀장은 그 말을 하며 씁쓸하게 웃었다.
실제로 작년 이맘때 그는 매월 말일이 다가오면 협력사 전화를 피하기 위해 이리저리 도망 다니는 신세였다.
성현우는 지원팀장에게 더 짐을 지워주었다.
“이번 채용 후 다음 채용도 바로 진행하셔야 할 겁니다. 그러니까 호텔 채용을 상시채용으로 돌려놓으세요.”
“왜요? 뭐를 또 합니까?”
“프리미엄 리조트 회원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서요.”
성현우는 그 말을 하며 신문을 내놓았다.
회원권거래 협회에서 회원권거래소와 거래 고객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소식지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신문 첫 페이지에 곤지암 프리미엄 리조트와 미래호텔 사진이 걸려있었다.
“여기에 우리 사진이 왜 있습니까?”
지원팀장의 말을 들은 성현우는 신문을 뒤집어주었다.
그러자 하단에 있는 기사 제목이 눈에 띄었다.
-황제회원권의 몰락과 곤지암 프리미엄 회원권의 가치 상승. 대기업과 미래호텔의 기발한 기획력 덕인가?
“설마 이것 때문에 직원을 더 뽑으라는……? 그럼 프리미엄 리조트 회원들 외에 다른 사람들까지 우리 호텔에 몰려든다는 건가요?”
“강남 부자들 사이에서 우리 호텔 터가 끝내준다는 소문이 돈답니다.”
“……!”
“프리미엄 리조트 회원권이 거래되려면 리조트 준공까지 기다려야 하니까 넉넉하게 3년은 남았잖아요. 그런데 벌써부터 대기가 발생한다면서 그게 다 회원권을 기획하고 판매한 우리 호텔 기운이 좋아서 그런다는 소문이 돈다네요. 그러니까 경력직원 중에서도 VIP 서비스 경력이 있는 직원부터 선발하세요.”
“그래야겠네요. 근데 지금도 만실인데 어디를 더 강화해야 하나요?”
“프리미엄 리조트 홍보관 회의실을 고급 레스토랑으로 만들까 해요. 그곳에는 1인당 50만 원 이상 요리를 내놓으려고 하니까 쉐프와 식음 쪽부터 충원하는 게 좋겠네요.”
“1인당 50만 원이요?”
“사람에 따라서는 1인당 100만 원씩 받을 거예요. 그러니까 정순정 팀장과 상의해서 최고급 식기 세트부터 들여놓으세요. 아! 그쪽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유니폼부터 바꿔줘야겠네요.”
성현우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말했다.
그런데 지원팀장은 시설 리모델링부터, 채용, 기물 준비, 예약, 전담 직원 배치, 발렛파킹부터 별도 보안시설까지 해야 할 게 산더미였다.
특히 그런 곳에는 그저 그런 직원을 배치할 수도 없다.
적어도 거물급 서비스를 해본 직원을 배치해야 큰 탈이 없으니 말이다.
실제로 작년, 서울의 모 호텔은 1인당 100만 원 넘는 식사에 캡틴급 직원을 배치했다가 고객 바지에 뜨거운 스프를 쏟는 결례를 저질러 버렸다.
이후 그 호텔은 1인당 100만 원은커녕 1인당 30만 원 식사도 외면받고 있었다.
그 생각을 한 지원팀장은 그런 일이 벌어지면 안 된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 모습을 본 성현우가 입을 열었다.
“팀장님, 호텔 매출 얼마나 되죠?”
“어제까지 400억을 넘긴 것 같고 이번 달 말에 프리미엄 리조트에 납품할 침대와 가구들 계약금이 완납되면 460억은 거뜬하죠.”
“그럼 법인 계좌에 들어있는 현금도 꽤 될 것 같은데……. 팀장님, 우리 호텔 계좌, 안전하죠?”
그 말에 지원팀장은 눈을 찡긋했다.
그것은 본부에서 아직 호텔 현금에 손을 안 댔다는 말.
성현우는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복도를 걸으면서는 살짝 몸을 떨었다.
조금 전 지원팀장의 윙크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아마 지원팀장은 연말에 받을 성과급 때문에 윙크했을 거다.
그런데 지원팀장뿐만 아니라 요즘 호텔 사람들이 유난히 치대게 생각났다.
성현우는 그들이 잡아댔던 옷자락을 가지런히 하며 말했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애교는 무슨.”
* * *
이후 강남 부자들의 발길이 정말로 미래호텔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한 끼에 50만 원 이상 하는 식사도 기꺼이 예약했는데 식사를 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프리미엄 리조트 회원권을 손에 넣을까 하는 궁리를 했다.
또 회원권을 가지고 있는 회원들 중에서도 추가로 더 회원권을 가질 수 없는지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그 소식은 L그룹에도 들어갔다.
L레저 상무 우지현은 그 사실을 우원호 회장에게 보고했다.
“네가 사람 보는 눈은 정확하구나. 그런데 내게 그런 보고를 한 이유가 따로 있을 것 같은데?”
“성 팀장께 리조트 운영을 맡기고 싶어요.”
“이유를 말해보겠니?”
“리조트 준공 후 본격적인 운영이 시작될 때는 지금 계시는 대표께서 정년퇴직을 하게 돼요. 그때 다른 전문경영인을 데리고 와야 하는데 저도 그렇지만 할아버지도 새로 온 분의 능력에 만족해할지가 의문이에요.”
“네 생각에는 성 팀장이 우리 그룹 사장으로 올 것 같니?”
“그래서 위탁운영을 생각하고 있어요. 할아버지, 저도 얼마 안 있으면 출산휴가에 들어가야 해요. 그렇다고 제 남편이 리조트 운영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L그룹은 사위들의 경영 참여를 허락하지 않았다.
후계 구도가 흐트러질 것을 대비하는 것이었는데 후계 구도를 놓고 피 튀기는 싸움을 벌이는 다른 그룹과 달리 L그룹은 그 문제만큼은 깔끔히 정리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우지현의 남편도 L그룹 경영에는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학위 취득을 위해 다시 미국에 나가고 싶어 했다.
우원호는 우지현을 빤히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네가 리조트가 욕심나는구나.”
우원호의 말에 우지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할아버지, 처음에 리조트를 기획할 때는 이렇게 크고 대단할 줄 몰랐어요. 할아버지도 우리 회원권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아시죠? 분양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국내 최고 회원권이 되었어요. 할아버지, 저는 리조트 운영도 국내 최고수준으로 하고 싶어요.”
우지현은 애원하듯 말했다.
그러나 우원호는 쉽게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보는 성현우는 위탁운영 사장에 만족하지 않을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때 회장실에 홍용재가 들어왔고 우지현은 집에서 뵙겠다며 회장실을 나갔다.
홍용재는 계열사 상황을 보고 후 성현우 얘기를 꺼냈다.
“회장님, 성현우가 회원권과 주식으로 막대한 이익을 본 것 같습니다.”
“수익이 어느 정도인데?”
“주식과 회원권 모두 해서 700억 이상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럼 70억을 700억으로 만들었다는 건가?”
“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홍용재는 그 말을 하며 사진 하나를 내놓았다.
“대니 리라는 미국계 한국인입니다. 지금은 미국 금융사 한국 지사에 근무 중입니다.”
“이자가 성현우 돈을 굴렸다는 말이군.”
“네. 미국 금융권에서는 다른 전문가들과 상반된 예측을 내놓기로 유명한 인물인데 이번 사태를 유일하게 예측했다고 합니다.”
“성현우는 이자를 어디서 만났는데?”
“미래호텔에서 금융권 회식이 있었답니다.”
“설마 회원권거래소 사장도 미래호텔에서 만난 건가?”
“그 사장도 미래호텔에서 회식을 했답니다.”
“하!”
우원호는 기가 찬다는 표정을 지었다.
결국 성현우는 자기가 근무하는 곳에 온 고객을 이용해서 돈을 번 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홍용재는 더 목소리를 더 깔며 말했다.
“회장님, 미국 정보 쪽에서 대니 리를 주목하는 것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911테러를 예견해서?”
“그것보다는 테러를 이용해서 막대한 수익을 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 이자는 어디에 있나?”
“미국에 있습니다.”
우원호는 홍용재의 말을 들은 후 잠깐 그대로 있었다.
그리고 뭔가를 결정한 것 같은 표정을 한 후 입을 열었다.
“이자를 한국에 들어오게 하고 월가 상황을 알아봐.”
“회장님, 우리 그룹이 위험하지는…….”
“이번 사태 때문에 돈 번 사람이 한두 사람인 줄 아나? 글로벌 기업들이 돈을 어떻게 굴리고 이런 상황을 열강들이 어떻게 이용하는지 설마 모르는 건 아니겠지?”
“제가 괜한 걱정을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지금이라도 발을 빼게 하면 되는 거야. 그러니까 이자부터 입국시켜.”
“그럼 성현우 팀장은……?”
“모레쯤 날 보러 오겠지. 그때 물어보면 되는데……, 아무래도 내가 궁금한 건 얻어내지 못할 것 같아.”
우원호는 그 말을 하며 우지현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런데 우원호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바로 다음 날 성현우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성현우는 우원호와 마주한 후 바로 본론을 꺼냈다.
“대니 리 소식 들었습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전혀 감사한 표정이 아닌데? 자네는 월가에 떠도는 소문이 헛소문인 걸 알고 있었나?”
“월가에는 돈을 번 비주류 사람들을 지나치게 몰아가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맞아. 실제로 그 소문만으로 주가가 흔들리기도 하지. 그래서 묻겠네. 자네 그 돈 어떻게 할 건가? 혹시 미래호텔을 삼킬 건가?”
“그 이상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혹시 내 도움이 필요한 건가?”
“네.”
“그럼 자네의 첫 번째 공식 요청이 되겠군. 뭔가?”
“월드컵 주요 행사를 가져오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 듣고 싶은데?”
“FIFA가 주최하는 개막연회부터 폐막 파티까지 제가 주도하고 싶습니다.”
그 말을 하는 성현우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났다.
반면 우원호는 월드컵 이후를 생각했다.
미래호텔 뿐만 아니라 서울의 호텔 몇 곳을 운영하는 성현우의 모습.
그런 성현우가 한국 관광문화를 선도하는 모습과 업계 거물이 된 성현우가 미래그룹까지 좌지우지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성현우는 우원호를 보며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