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50
49화.
이전의 미래호텔이 아닙니다.
지원팀장 김상원은 재빨리 지원팀 사무실로 뛰어갔다.
그는 바로 인사파트장을 불렀다.
“우리 호텔에 마이크 없나?”
“마이크는 연회장에 있죠.”
“아니. 호텔 전체에 방송하는 그런 마이크 없냐고?”
인사파트장은 토끼눈을 뜨고 물었다.
“호텔에 불이라도 났습니까?”
“이 사람아 불이 나면 내가 이렇게 있겠어? 아냐. 이건 불이 제대로 난 것일 수도 있어. 전산 어디 갔어? 빨리 전 직원에게 공지 띄우고 문자도 보내.”
“뭐라고 보냅니까?”
“전 직원 전부 한 단계씩 승진하고 연봉도 올라간다고! 자, 이것 받아서 그대로 올려. 알겠지?”
이후 김상원은 각 팀장들을 만난다며 지원팀을 나갔다.
그런데 인사파트장과 전산파트장은 멍한 얼굴로 서 있었다.
그때 전산파트 사원이 작업을 시작했다.
“파트장님 지금 인트라넷 열었으니까 공지내용부터 주세요. 빨리요!”
잠시 후 지원팀은 호텔 창사 이래 가장 바쁜 시간을 보냈다.
공지를 본 직원들이 전부 전화했기 때문이다.
지원팀 직원들은 업무도 못 볼 상황에 짜증을 낼 법도 하지만 미소 띤 얼굴로 차근차근 설명했다.
“입사한 지 1년 지난 모든 직원이 승진 대상이고 직급별 단계 차이는 있을 거예요. 아! 연봉도 올라가는데요. 연봉 테이블이 바뀌어서 승진만 적용했을 때보다 더 올라갈 것 같아요.”
“승진도 다음 달이고 연봉 인상도 다음 달부터예요. 총지배인님께서 다음 달부터 적용하라고 하셨어요.”
[그럼 계약직은 어떡하나요? 지금 정직원들 눈치 보는 것 같은데.]“어? 공지가 계약직에게 전달 안 되었어요? 계약직도 전부 정규직 전환되는데요? 어떡하죠? 제가 공지가 2페이지인 걸 표시하지 않았어요. 다들 뒷면을 못 봤나 봐요.”
이후 지원팀 직원들은 팀장들에게 일일이 전화했다.
조리실장 조만식은 지원팀 전화를 받고 바로 찬모보조와 직원식당 직원들을 불러들였다.
그는 모두 모이자마자 입을 열었다.
“김 여사 눈은 왜 그렇게 빨간가? 다음 달부터 정직원 되실 분이 조리실에서 울면 되나?”
조만식의 말에 찬모보조와 직원식당 직원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눈이 빨갛도록 울던 김 여사는 눈물 자국을 얼른 닦으며 조만식을 보았다.
조만식은 김 여사에게 손수건을 건네며 말을 이었다.
“내가 김 여사 눈물을 보니까 마음이 찡허네. 정말 미안한데 내가 여사들한테 제대로 전달 안 한 게 있더라고. 다음 달부터 여사들도 정직원으로 발령 나니까 눈물 그만 흘리고 등본하고 이력서 준비하세요. 알겠죠잉!”
조만식은 그 말을 한 후 모두에게 직접 아이스티를 만들어주었다.
아이스티를 마시고 정신을 차린 여사들은 조만식에게 한마디씩 하기 시작했다.
“실장님, 그런 걸 왜 이제 알려주는 거예요?”
“전부 승진한다는 공고 보고 우리가 얼마나 서운했는지 아세요?”
“실장님은 미리 알았을 것 아니에요? 진짜 이러기예요?”
그들의 항의에 조만식은 아이스티를 더 만들었다.
그리고 앞으로 잘해달라며 싹싹 비는 시늉을 했다.
찬모보조와 직원식당 직원들은 그런 조만식에게 그동안 느꼈던 설움을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도 안다.
솔직하게 속내를 말할 수 있는 건 그들을 진정으로 아껴주는 조만식이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다른 호텔에서는 조리실장에게 이런 말을 하기는커녕, 조리실장 얼굴도 보기 힘들다는 것을.
조금 후, 쉐프들이 찬모와 찬모보조, 직원식당 직원들과 함께 조만식을 찾아왔다.
“너희들 단체로 뭔 일이냐? 브레이크타임에 잠을 자야지. 내 방에 왜 오는데?”
조만식의 말에 맨 앞에 선 쉐프가 입을 열었다.
“실장님, 저희가 직원회식을 준비했으면 어떨까 합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
“성현우 팀장님이 총지배인님과 대주주가 되신 기념으로 저희 승진과 연봉을 올려주셨잖아요? 여사님들도 정직원으로 돌려주셨고요.”
“그래서 회식을 준비하자고?”
“저번에는 총지배인님이 주도해서 회식을 열어주셨는데 이번에는 우리가 주도하면 좋을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마음은 아는데 회식을 하려면 호텔이 좀 한가해야 하는데 예약표를 봐라. 휴무도 반납하고 일하고 있는데 무슨 회식을 하냐? 의도는 좋은데 직원들이 받아들일지는 모르겠다.”
조만식은 진지하게 말했다.
그의 얼굴에는 회식을 먼저 제안해준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이 담겨있었다.
그때 직원식당 직원이 입을 열었다.
“그럼 직원식당에 준비해 놓을게요. 아무리 바빠도 식사는 하잖아요. 조리실 여사들이랑 저희가 직접 준비할게요.”
“음! 그건 괜찮을 것 같긴 한데……. 그럼 메뉴를 짜봐. 식재료는 나와 부주방장이 준비…….”
“실장님 그것도 저희가 준비할게요.”
“최소 600명분을 준비해야 하는데?”
“저번 뷔페처럼은 못하겠지만 저희가 알아서 해볼게요.”
직원식당 직원의 말에 쉐프와 찬모, 찬모보조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조만식은 그런 그들을 그대로 두었다.
저번 회식 때 가장 좋아했던 사람들은 계약직 직원과 외주업체 직원들이었다.
그들은 처음으로 직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며 세상이 바뀐 것 같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다른 직원들과 조화를 이뤄서 일하는 직원들을 보며 자기들은 넘볼 수 없는 벽을 느낀다고 했었다.
그런 그들이 미래호텔이라는 든든한 울타리 안에 들어온 것이다.
조만식은 고마움을 표현할 줄 아는 그들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머금었다.
* * *
사흘 후 07시.
직원식당에 들른 조출자들은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뭐야? 여기 왜 이래?”
항상 들르던 직원식당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뒤를 따르던 직원들도 앞 직원과 비슷한 반응을 나타냈다.
“왜 안 들어가는데? 어? 이게 뭐야?”
“여기에 왜 뷔페가 차려졌어?”
그때 직원식당 직원들이 나타났다.
“저희가 우리 직원들을 위해 준비한 거예요. 맛있게 드셔주세요.”
그 말에 직원들은 탄성을 질렀다.
“우와! 이거 얼마짜리야?”
“맛있게 먹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날 직원식당 뷔페 테이블은 밤 10시까지 이어졌다.
휴무자들은 뷔페를 먹기 위해 출근했고 어떤 직원은 다섯 끼를 먹었다.
그런데 직원식당 직원들과 찬모보조들이 눈이 빠지게 기다린 성현우는 직원식당에 딱 한 번만 들렀다.
“총지배인님, 왜 이렇게 늦게 오세요?”
“저도 진즉에 오고 싶었어요. 오오! 정말 많이 준비하셨네요.”
이후 맛있게 식사를 마친 성현우.
직원식당 프런트 위에 슬쩍 봉투를 올려놓은 후 식당을 벗어났다.
그날 저녁, 성현우는 오랜만에 퇴근했다.
김현주는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된장찌개를 얼른 준비했고 성재진은 총지배인 명함을 달고 온 아들을 위해 위스키를 땄다.
“된장찌개와 이게 어울리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마셔보자. 우리 아들이 서른도 되기 전에 총지배인을 달았는데 이런 날을 그냥 보낼 수는 없지.”
이후 성재진과 성현우는 연속 석 잔을 비웠다.
그동안 김현주는 위스키 안주를 만든다며 주방으로 향했다.
성재진은 아들을 보며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얼굴이 안 좋구나. 잠은 제대로 자는 거니?”
“총지배인 방에 휴식 공간이 있어요. 안에 침대도 있고 샤워실도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
“아무리 그래도 집에서 자는 것만은 못하지. 집이 먼 것도 아닌데 웬만하면 집에 들어와라. 알겠니?”
“그렇게 할게요. 그런데 아버지.”
“왜?”
“어머니가 호텔 일에 참여해주셨으면 좋겠는데 OK 하실까요?”
“……!”
“아버지는 교수 생활에 만족해하시지만 어머니는 전공도 못 살리시고 살림만 하셨잖아요. 임원으로 오시면 어머니도 부담스러워하실 테니 외부에서 도움을 주시는 것으로 참여해주시면 좋겠어요.”
그때 언제 왔는지 김현주가 입을 열었다.
“현우야, 난 안 해.”
“……!”
“네가 나를 생각해주는 건 고마운데 내가 호텔 일을 하는 건 민폐야.”
“엄마 꼭 그렇게 생각하실 게 아니라…….”
“마케팅은 학문적인 것보다 시장을 잘 읽는 감각이 더 중요해. 나는 공부한 지도 오래되었지만 트렌드를 따라가기도 힘들어. 그러니까 엄마를 생각해주는 마음만 받을게.”
이후 김현주는 호텔에서 일하는 것은 말도 못 꺼내게 했다.
그날 밤, 성재진은 김현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현우가 당신 생각해서 제안한 건데 고민 좀 해보지 그랬어?”
“당신은 현우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몰라서 그래? 현우는 내 능력이 탐나서가 아니라 내가 안타까워서 그런 거야. 그런 걸 내가 덥석 물어봐. 그건 하늘을 날아갈 아들의 발목을 잡는 격이야.”
이후 김현주는 아예 다른 주제로 말을 돌려버렸다.
하지만 뒤로 돌아눕는 김현주의 눈에서는 아들에 대한 고마움과 일을 놓았다는 아쉬움이 담긴 눈물이 흘렀다.
그때 성현우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머니는 호텔 일을 하는 것을 다시는 말을 꺼내지 못하게 강하게 거절하셨다.
하지만 어머니의 눈에는 너무 하고 싶다는 열망이 들어있었다.
아마 아들에게 부담이 될까 두려웠으리라.
성현우는 어머니에게 꼭 일을 만들어드리겠다는 결심을 하며 잠을 청했다.
* * *
그 시각, 성관규는 김성욱과 지난 며칠간의 주가 현황을 보고 있었다.
“김 실장, 우리 그룹 주가가 이렇게까지 떨어진 적이 또 있었나?”
“처음입니다.”
“IMF 때보다 더 떨어졌다는 건가?”
“금융과 전자, 유통, 외식사업까지 전부 다 하락했습니다. 건설은 호텔 옆 건물 리모델링 참여 소식이 전해졌음에도 하락폭을 키웠습니다. 아무래도 호텔이 자체 경영을 하겠다고 한 게 그룹 전체에 악재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흠!”
“우리는 호텔을 건설 곁가지로 생각했는데 그건 우리의 착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주가가 미래가치를 반영시킨다고 했었나?”
“그래서 더 걱정입니다.”
“전자 신제품 출시 일정은 잡혔나?”
성관규는 일말의 희망을 품은 채 입을 열었다.
그런데 김성욱은 답변 대신 조감도를 내놓았다.
“미래호텔 옆 건물 리모델링 조감도입니다.”
그것을 본 성관규는 낮게 탄성을 질렀다.
건물 두 개를 브릿지로 연결한 아주 멋진 조감도였다.
한쪽 건물은 쇼핑몰과 연회장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나머지 건물은 온전히 호텔로 구성되어 있었다.
김성욱은 각 건물 로비층과 쇼핑몰, 연회장, 스위트룸 조감도를 내놓았다.
“끝내주는군.”
성관규는 그 말을 한 후 시선을 돌려버렸다.
김성욱은 연회장 조감도를 맨 위에 놓은 채 입을 열었다.
“전자 기획실에서는 여기서 런칭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설마 현우가 전자를 일부러 내치고 있다는 건가?”
“어떻게 퍼졌는지 이 조감도가 재계에 다 퍼진 것 같습니다. 미래전자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여기서 행사를 원해서 스케줄 조정이 힘든 것 같습니다.”
“하아!”
“회장님, 이제는 미래그룹이 미래호텔 눈치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성욱은 그 말을 한 후 조용히 서재를 벗어났다.
이후 서재에는 성관규의 한숨 소리만 가득 찼다.
* * *
다음날, 미래호텔은 새로운 계획을 발표했다.
호텔 뒤편 건물을 추가 매입했다는 것과 그 건물 부지에 대형 주차빌딩과 면세점을 세운다는 것이었다.
언론들은 그것을 보도하며 성현우의 자금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오는 곳은 경제신문들이었다.
그들은 성현우가 어떻게 그런 큰 자금을 손에 쥐게 되었는지부터 분석했다.
그런데 각 언론들의 분석은 살짝 다르게 나왔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성관규에게 어렸을 때 물려받은 부동산이 대박이 났다는 것과 성재진 부부가 아들 몫을 일찍 증여했다는 것, 우원호가 성현우에게 거액을 빌려주었다는 것 등이었다.
나머지가 주식과 회원권이었는데 부동산과 증여보다 비중을 작게 다뤘다.
공통적인 것은 성현우가 프리미엄 리조트 분양 수수료로 수십억을 벌었다는 것이었다.
그 기사를 본 대니 리는 코웃음을 쳤다.
“한국 기자들 수준이 왜 이래? 조금만 조사해도 투자회사를 알게 되고 그럼 주식에 대박이 났다는 것도 알게 되는데 이런 소설을 쓴다고?”
그리고 성현우를 향해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현우, 우리 이런 언론들을 좀 이용하는 게 어때? 투자 소식을 조금만 흘려도 떼돈을 벌게…….”
그런데 대니 리는 다음 말을 하지 못했다.
“떼돈 벌기 전에 구치소부터 갈 거면 그렇게 하고.”
성현우가 농담을 진담처럼 받았기 때문이다.
며칠 후, 성현우는 총지배인실 안에 있는 휴게실에서 양복을 갈아입고 나왔다.
벌써 며칠째 집에 못 들어간 상황이다.
그런데 오늘은 오전부터 연회 준비까지 도왔다.
그래서 식사도 못 하고 있는데 비서가 손님이 왔다고 했다.
손님은 큰 화분을 든 채 총지배인실에 들어왔다.
“성 총지배인, 축하합니다.”
손님은 대한축구협회 회장이자 FIFA 부회장인 정홍준이었다.
“회장님, 어서 오세요.”
“성 총지배인을 협회로 부를까 하다가 조금 더 한가한 내가 왔어요. 그러니까 약속도 없이 왔다고 쫓아내면 안 됩니다.”
이후 정홍준은 농담을 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그에게 고민이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성현우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FIFA 회장님 방문이 변경되었습니까?”
그 말에 정홍준은 스케줄표를 내놓았다.
“원래는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4박을 하는 스케줄이었어요. 그런데 그게 이렇게 바뀌었어요.”
성현우는 스케줄표를 자세히 보았다.
한국에서 2박, 일본에서 6박이었다.
“한국을 일본 곁다리로 생각하는군요.”
“우리 쪽 일정이 마음에 안 들면 1박만 하고 일본으로 건너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성 팀장…….”
“FIFA 회장단 일행이 4박을 채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가능할까요?”
정홍준의 말에 성현우는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