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RAW novel - chapter 214
인터넷 악플, 짜증나는 기자들, 재수 없는 야당 놈들까지······.
“해동검도 4단 안동길! 전국대회 7위의 실력을 보여주지!”
스륵, 뽑힌 별철검의 날이 성성하게 빛났다. 그것이 마(魔)를 베는 신성검이라는 걸 알아차린 고위악마가 기겁하며 물러섰지만, 이미 늦었다.
“키이에에에에에에엑!!”
“하이얏!
안동길 대통령은 사상 최초의 고위악마 킬 로그를 가진 대통령이 되었다.
* * * *
합참본부를 습격한 악마들의 사보타주가 실패로 돌아가고 군부에 잠입한 악마 추종자들도 격멸하자 안 대통령은 빠르게 군권을 붙잡고 지휘에 나섰다.
“일단 핵심 부대에 대형길드의 헌터들을 파견해! 오강혁 협회장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인천항입니다, 각하. 저도 지금 직접 현장에서 뛰고 있습니다.]한국 전설의 S급 헌터인 오강혁 협회장은 상륙하는 몬스터의 머리통을 직접 깨부수며 사태를 진정시키는데 최선을 다했다.
그들뿐 아니라 헌터협회 소속 공략대들도 마찬가지다.
[각하, 문제는 나주의 만신전과 국정원 청사에서 시작된 오염원입니다. 이 둘을 신속하게 제압해 정리해야 합니다.]“서울 시내 한복판에 미사일을 쏠 수도 없는 노릇 아닙니까! 대형길드들에게 우선적으로 향하라고 하세요. 광주에 청성길드 지부가 있지 않습니까?”
[강진성 길드장이 북한에서 연락이 끊긴 이후부터는 그쪽도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대통령 명령이라고 지금 당장 나주 만신전으로 가라고 하세요! 지금 민간이고 징집권한이고 따질 때가 아닙니다! 말 안 들으면 깜빵 쳐넣겠다고 전하세요!”
오강혁 협회장은 안 대통령의 과감한 지시에 의외라고 생각했다.
한국 대통령은 임기 내내 10대 길드의 눈치를 봐야하는, 예전만 못한 직위였다.
안 대통령도 10대 길드에 무언가 아쉬운 소리를 할 때는 한없이 작아지던 여느 행정부 고위층과 다를 바 없었건만, 군 통수권자의 권한을 행사하는 지금은 거침이 없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걸까? 아니, 그건 아니겠지. 만신전이라는, 든든한 후원세력의 존재가 주변 눈치를 보지 않게 해준 것이다.
[확실하게 전하겠습니다, 각하.]오강혁 협회장은 훈훈한 미소를 지으며 제게 달려드는 몬스터의 머리통을 깨부쉈다. 그들의 군 통신이 막 끊기려던 찰나.
-끼룩! 연결 성공.
[아아~ 바다 밑이라 이제야 연락이 닿는군.] [사자심왕 폐하?!]통신에 끼어든 익숙한 목소리에 안동길과 오강혁이 반색하며 답변했다.
“무사하셨습니까?”
[미사일이란 물건으로는 짐에게 상처를 입힐 수 없네. 뭐, 비행기가 격추되는 것까진 못 막았네만.]“무사하셨다니 다행입니다!”
물론 안 대통령도 고작 미사일에 레온이 죽는다는 상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이 혼란기에 오랫동안 실종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폐하, 외람되지만 이쪽 상황이 좋지 못합니다. 폐하와 만신전의 귀환이 시급하니 즉각 함대를 파견해 구출작전을 시작하겠습니다. 일본 정부에 연락하겠습니다.”
물론 이것도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하염없이 실종자를 수색해야 하는 것보단 나았다.
[그러지 않아도 되네. 짐은 자력으로 귀환할 수 있어. 하지만 사태가 시급하니 당장 전력이 될 만한 자를 돌려보내야겠군.]“예? 그것이 가능합니까?”
[당장은 한 명뿐이지만, 불가한 건 아니네.]그 말에 안 대통령은 실망을 숨길 수 없었다. 물론 만신전의 초인들이야 대단한 강자들이지만, 지금 같은 대혼란 속에서 기사 한 명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한 분만으로 뭘 할 수 있겠습니까······.”
무심코 꺼낸 말이 실수였음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GRARARARARARARA─────!!!!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가 수신기 너머에서 생생하게 들린다. 그 목소리만으로 압도감을 느끼는 가운데, 사자심왕이 자신 있게 선포했다.
“짐이 할 수 있는 모든 것.”
태평양 상공. 사람 형태의 불꽃이 성층권을 향해 치솟더니 종말궤도를 그리며 한반도를 향해 떨어졌다.
나주 전투
나주 만신전.
맨앳암즈들과 지역주민들은 습격해온 악마와 반마 부대에 맞서 용맹하게 싸웠다.
성법을 사용하는 데메라 여신의 신관들과 여신의 가호로 농지를 수호하는 허수아비들은 조금 쓸데없을 정도로 광신적인 신도들에 의해 대량양산됐다.
“서리꾼 죽어어어어엇!”
악마들은 딱히 농작물을 강탈하러 온 게 아니었지만, 그들 시점에서 악마들은 이미 소중한 농작물을 강탈하러 온 서리꾼들이었다.
게다가 전력은 허수아비뿐이 아니다.
“춘식아 물엇!”
“으아아아악···!”
만신전에 잔존해 있던 농노병들. 그들은 최고선임 데메라 신관 최 영감에 의해 강제로 돌격하고 있었다.
하늘과 심판의 신성 타타르의 족쇄를 찬 그들은 선임 명령권자의 지시를 어길 수 없다. 그것이 그들로 하여금 반 강제적인 용맹을 발휘하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성배기사 그라타스의 ‘농노로 거인을 잡는 법’이 농노병들에게 버프를 부여합니다.]-반마 상대로 공격력이 157.666% 상승합니다.
-악마 상대로 공격력이 101.777% 상승합니다.
만신전에 보관된 성배기사 그라타스 경의 성서. ‘농노로 거인을 잡는 법’은 필드에 존재하는 모든 농노들에게 공격력 상승 버프를 뿌린다.
반마를 사냥하기 위해 157만 6,660명.
악마를 사냥하기 위해 101만 7,770명.
성배기사 그라타스 경 때부터 대대로 내려져 농노 페스티벌 등 라이온하트 왕국 농노 소모역사를 함께해온 성서.
그 성스럽고 고매한 힘은 버러지 고기방패 농노병들을 꽤 쓸만한 일격 한정 어태커로 활약시키고 있다.
“한 놈당 한 방씩은 쑤셔주는 것이여! 이 버러지 마귀종자 놈들아! 뒈질 때 내한테 허락 맡고 뒈져라! 안 그럼 내 손에 요절을 낼 탱께!”
“흐흐흑···! 이 악마보다 악마 같은 놈들!”
농노병들은 울부짖으며 동족들을 향해 돌격했다.
그들은 같은 반마들의 창칼에 죽어나가면서 처절한 유언을 남겼다.
“절대···! 절대! 그들에게 붙잡히지 마!”
“으, 으으···!”
반마들은 농노병들을 도륙 내면서도 찝찝함과 안타까움을 저버리지 못했다. 하지만 그건 아주 단편적인 일부에 불과하다.
-끄아아아아아악!
-그만! 그마안! 날 보내줘!
-안돼! 안되에에에에에에!!
죽음과 동시에 그들의 육신에서 영혼이 눈에 보일 정도로 선명한 빛을 내며 어딘가로 끌려갔다.
허우적거리며 끌려가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그 모습은 너무나 처절해 보였다.
-세, 세상에······.
-저게 뭐야.
-영혼이··· 빨려 들어갔어?
대체 어디로?
하지만 그들이 최악의 상상을 떠올리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으, 으으······.”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모랄빵. 그들은 혼돈, 공포, 혼란에 빠져갔다.
여기까지였다면, 아직 그들은 맨앳암즈와 팽팽한 힘 싸움을 시도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태평양 심해의 바닥. 통신이 회복되고 남한의 상황을 알아차린 야피가 즉각 반응했다.
-위험태세. 긴급대응 갯. 호환 파일럿 호출.
-끼룩! 끼끼룩(맥델로프 하시무라 오젠트 응답!)
-끼룩! 끼끼룩룩(글래스터 바실리스크 올포원 응답!)
아직 남한 내에 남아있던 극소수의 기사급 끼끼룩족.
야크트 스피너를 구원자로 섬기며 그의 충실한 부하들인 그들이 응하자 야피는 즉각 우주 통합무장플랫폼 스텔스 전략위성에서 무장을 사출했다.
순식간에 대기권에 돌입한 그것은 곧장 두 끼끼룩족 대전사들 앞에 당도했고──
-야크트 스피너용 백작급 전쟁무장 지원. 13번 파일럿 맥델로프, 19번 파일럿 글래스터 확인.
이것은 본디 야크트 스피너 용으로 개발된 커스텀 장비.
후작급의 최대급 결전병기는 아니지만, 호환성을 중점으로 둔 만큼 야피 이외의 강화병이 장착하는 것도 염두했다.
-끼룩!
-끼룩룩!
순식간에 장착되는 최신 별철무장. 동시에 함께 사출된 무인병기들이 두 파일럿의 뒤를 따른다.
-백작급 지원 서브 호위기 남작급 2개 분대. 파일럿의 지휘 아래에 들어갑니다.
만능 전투 호위기 남작급이 백작급 전쟁무장을 장착한 두 대전사를 따랐다. 그들은 순식간에 만신전 앞에서 교전을 벌이고 있는 반마 군단을 확인했다.
-끼룩! (최대화력투사 개시)
-끼루룩! (압도하라)
남작급 무인로봇들이 일제히 화력을 퍼부었다.
별철을 가공한 별철탄두. 그리고 별철 그레네이드 발사기. 야피의 첨단 강인공지능 연산력 일부를 빌린 남작급의 연계작전은 기사급 포텐셜을 발휘한다.
-콰아아아아아!!
쏟아지는 화력에 압도된다. 악마조차 되지 못한 반마들은 이 홀리 그레네이드 앞에 견딜 수 없다.
-끄아아악! 살이! 살이 녹고 있어!
-영혼이 타들어가! 누가, 누가 나 좀···!
끔찍한 절규가 반만들 사이에서 울려 퍼진다. 하지만 누구도 그들의 영혼을 보존해줄 수 없다.
영혼의 사멸, 그것이야말로 이 신성군단이 악에게 선사하는 가장 기본적인 처벌이니까.
“이놈들···!”
지혜와 탐구의 고위악마 헬하트는 성가신 적의 첨단병기에 이를 갈았다.
익숙한 하이레벨의 과학병기들. 단지 그뿐이라면 그저 조금 성가신 장난감이었을 것이다.
존재 자체가 마법적인 그들에게 첨단병기들은 상성이 나쁘다.
하지만 여기 있는 군단의 대부분이 육신에 적을 두고 있는 반마들이며 이들이 사용하고 있는 병기들은 그냥 첨단병기가 아니란 것.
“증오스러운 신성기술과 성가신 과학력을 결합시키다니···!”
일찍이 수많은 고레벨 과학문명을 지닌 세계를 멸망시켜왔던 그이기에 이것이 얼마나 성가신 조합이 될 수 있는지 알았다.
“하지만 출력이 약하다! 고위기사도 아닌데, 그만한 병장을 제대로 다룰 수 있을 것 같으냐!”
그렇다. 무인기인 남작급과 특수작전용의 엘리트 기체인 자작급과 달리 백작급은 야크트 스피너용의 전쟁무장.
그 어마어마한 무장들의 에너지원은 성배기사인 야피의 성스러운 원자로에서 나온다.
파일럿 끼끼룩족 전사들에게 그런 에너지원이 없는 이상 백작급은 최대급 포텐셜을 낼 수 없었다.
-끼룩! (헤토 앵커 발사)
백작급 기체에서 쏟아지는 빛의 줄기. 그것은 뜬금없게도 전장 한복판의 농노병들에게 꽂혔다.
“어?”
“이, 이게 무슨?”
갑자기 자신들의 목덜미에 이어지는 빛의 줄기. 농노병들의 불안감은 너무나 합당했다.
이놈의 라이온하트 놈들은 농노병들을 쓰다 버리다 못해 갈갈이 분해해서 쇳가루도 재활용할 천사 같은 놈들이니까.
-끼끼룩! (임시 에너지원 징발)
그 말과 동시에 빛의 줄기와 이어진 농노병들에게서 꿀럭꿀럭 무언가가 흡수됐다.
-털썩!
-털썩!
픽픽 쓰러지는 농노병들. 마치 육신에서 영혼이 사라진 것처럼······.
-끼루욱! (소울 드레인 트랜스미션 가동. 임시 동력 1.5% 충당)
“”······엣?””
악을 정화하여 그것을 에너지로 삼는다. 이것 자체는 라이온하트에서 종종 사용하던 방법이었다.
그 효율이 끔찍하게 비효율적이어서 그렇지.
물론.
농노병이라는 시스템 자체가 효율 따윈 생각하지 않는다.
효율을 생각했다면 농노병들에게 제대로 된 갑옷과 무기라도 쥐여줬을 것이다. 굳이 헐벗겨서 단검 하나 들고 돌격시키지 않고.
“이, 이 악마보다 더 악마 같은 놈드으을···!”
“너희들의 피의 색은 대체 무슨 색이냐!!”
농노병들이 절규하며 자신들의 영혼을 앗아간 백작급 기체에 분노했다. 하지만 그들은 도망갈 수도 없었다.
“춘식이들 차렷! 얌전히 영혼을 헌납한다! 실시!”
최 영감의 지시 아래 농노병들은 도망치지도 못하고 영혼을 빨려야만 했다.
남작급 무인 전투로봇으로 고위악마를 저지한 끼끼룩족 파일럿들은 적당한 에너지를 충족시키자 전투에 돌입했다.
-끼루룩! (에너지 2.7% 충족.)
-공성포 별철탄자 SET.
셋트와 동시에 쏘아진 것은 순수 별철탄자. 고위급 악마들을 저격하기 위한 일명 돈지랄 슈퍼 영앤리치 불릿.
백작급은 이 한 방을 쏘는 것만으로 대미지를 받는다.
-꽈앙!
공중에서의 공성포 사격. 동체 고정을 못한 백작급이 하늘에서 튕겨 나갈 정도로 엄청난 반동과 함께 쏘아지자 고위악마가 반응했다.
‘초고속 공성포?!’
과연, 평범한 고위악마라면 이것 한 방에 곤죽이 됐겠지. 하지만··· 지혜와 탐구의 악마, 그중에서도 차기 대악마 후보인 자신이라면──
다수의 방호마법이 공성포탄의 앞을 가로막는다. 그 찰나에 그만한 방호마법을 펼치기 위해 군단의 반마 천 마리의 영혼이 뽑혔지만, 헬하트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까앙!
튕겨 나가는 공성포탄. 헬하트가 승리의 미소를 지었을 때였다.
-퍽! 퍼퍼퍽!
육펀을 분해하는 둔탁한 무언가의 충돌음. 헬하트가 눈치챘을 땐 이미 늦었다.
-끼룩! 끼끼루욱!
(플라즈마 크랩 홀리커터 농노병 87명의 영혼을 소모해 가동)
-끼이에에에에에에에에엑!
-내, 내가 사라져가아아아아!
끼끼룩족 특유의 집게발을 그대로 형상화한 것 같은 거대한 로봇 집게발. 농노병들의 비명으로 빛을 내며 헬하트의 허리춤을 붙잡고 있었다.
“자, 잠깐──”
-싹둑!
반토막이 난 헬하트의 시신, 그리고 별철무장에 즉사하며 영혼이 쏘멸하는 끔찍한 비명소리가 울렸다.
고위악마의 비명과 절규는 반마 군단 전체에 모랄빵을 심기에 충분했다.
-헤, 헬하트님이 죽었어!
-여, 영혼이··· 영혼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불로불사. 모든 반마들의 동경의 대상인 악마가 이토록 쉽게 소멸하는 모습에 그들은 더이상 전투를 계속할 힘이 없었다.
-하, 항복!
-항복이오!
그들을 보며 최 영감과 주민들이 비틀린 미소를 지었다.
“새로운 춘식이는 언제나 환영이다!”
* * * *
나주에서의 전투가 종식될 무렵, 만신전을 빠져나오는 의문의 사내가 있었다.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민간인 보호를 위해 만신전 내부에 밀어 넣어진 관광객 사이에서 빠져나온 그는 포로 획득에 열을 올리는 맨앳암즈들을 보며 혀를 찼다.
“만신전은 굉장한 병기를 만들었군요.”
[고위악마도 상대하는 베테랑 기사급이닷! 숫자가 모이면 대악마도 상대해볼 만 하겠엇.]“그 정도··· 입니까?”
[적어도 저런 게 두 기 더 있으면 넌 상대도 안 될꺼닷!]보옥의 목소리를 들은 사내··· 대마법사 레이날드 쉘먼은 도통 실감이 나질 않았다.
그 정도만 되도 인간세계에선 상당한 실력자다. 악마 중에서도 어지간한 고위악마도 비비지 못할 마법의 총아.
그런 자신이 양산된 병기 몇 개에 당할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