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erience points continue to increase RAW novel - Chapter 239
239화 칼데아인
남은 천사들을 몰살하고 들어온 경험치는 280조 가량이었다.
이 모든 놈을 합쳐도 루시퍼가 주었던 1,000조의 경험치에는 못 미친다.
그럼에도 엄청난 경험치 임에는 분명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2,100레벨이 되었습니다.] [근력이 52,428,800 증가합니다.] [민첩이 41,943,040 증가합니다.] [체력이 20,971,520 증가합니다.] [마력이 2,621,440 증가합니다.]레벨 : 2,152
특성 : 광전사
스텟 :
[근력 11,212+104,857,550+10+2,350] [민첩 9,033+83,886,040+250] [마력 1,341+5,245,450+250] [체력 9,295+41,943,080+10+150]*히든 스텟 :
[괴력 100] [매력 42] [지능 100] [방어력 100] [재생력 100]미분배 포인트 : 610
[EXP 234,265,347,457 / 5,018,000,000,000]61레벨을 올렸다.
신의 패시브는 모두 개방되었기에 더는 열리지 않았다.
21번째 각성이 완료되었으며, 소환해 두었던 분신들의 레벨도 모조리 올랐다.
분신들은 여덟 명 모두 1,291이었다.
이로써 천계는 끝났다.
아직 수많은 천족들이 남아 있을 테지만, 천사가 없기에 그들은 머리를 잃은 거나 다름없었다.
탈라시아 신전 앞에서 멸망을 맞이한 천계의 천사들.
인우는 무심한 눈동자로 그들의 시체를 바라보다가 녀석들을 모조리 아공간에 챙겼다.
대천사들의 아티펙트는 절대자 전능자 세트가 있을 테고, 가족들에게 나눠줘도 좋을 거다. 또한, 이들 모두의 피는 퀸에게 줄 참이었다.
여러모로 풍족함을 남긴 채 천계는 멸망했다.
* * *
인우와 바알은 마계로 되돌아왔다.
마계에 도착한 바알은 괘씸한 문지기 켈베로스 킹을 떠올렸다.
“조만간 좋은 술을 가지고 찾아가지. 축배를 하기 위해선 여간 독한 술 가지곤 안 될 테지만.”
“취하는 건 불가능해. 모조리 다 해독된다고. 그나저나, 마왕성에 갈 참이냐?”
“그래. 손볼 녀석이 있어서 말이지.”
인우는 더 묻지 않았다.
바알은 즉시 발을 놀려 마왕성을 향했다.
도착과 동시에 켈베로스 킹이 보인다.
살랑살랑.
꼬리를 흔드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왔다.
“참으로 이중적인 태도가 아닐 수 없군.”
바알은 쓴웃음을 머금었다.
레벨이 1이었을 땐 주인이고 나발이고 죽일 기세로 으르렁대더니, 이제는 혀까지 내밀며 꼬리를 미친 듯이 흔든다.
자연스레 얼마 전 일이 떠올랐다. 배가 고픈데 들어서지도 못하고, 어찌나 난감하고 화가 나던지…….
“버르장머리를 고쳐 주지. 나라는 존재가 너의 주인이란 걸 확실히 알려 줄 것이다.”
타다다닥! 퍽! 퍽!
-깨개개갱! 깽! 깽!
그날, 바알의 마왕성에서는 켈베로스 킹의 절규가 터져 나왔다.
* * *
인우도 마왕성으로 복귀했다.
에노느가 인우를 반겼다.
“다녀오셨어요!”
참 한결같은 여자다.
특유의 발랄한 목소리 톤과 웃는 얼굴.
가만히 에노느를 지켜보기도 잠시, 그녀가 말했다.
“참! 화원에 손님이 와 계세요!”
“손님?”
“네! 그레모리 전(前)마왕 전하가 기다리고 계세요!”
그레모리라.
늘 수상했던 그녀가 오랜만에 등장했다.
인우는 천마전쟁에 그녀가 참여했었는지 떠올려보았다.
당시 모든 마왕이 참여했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녀는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생각이 이어지는 와중에, 방금 에노느가 내뱉은 말이 뇌리에 번쩍였다.
전(前)마왕.
“그레모리가 마왕 직위를 박탈당했었나?”
“오잉? 모르셨어요? 박탈은 아니고 자의로 직위에서 내려오셨어요. 꽤 됐는데…….”
그래서 보이지 않았던 것인가.
돌이켜보자면, 그녀는 늘 인우에게 도움을 주었다.
아무 대가도 없이 위험을 미리 알려 주기도 했으며, 프로킨에서 루시퍼와의 전투가 벌어질 땐 마왕들을 모조리 몰고 오더니, 급기야 온몸으로 인우를 감싸며 보호까지 했었다.
그렇게나 인우를 위해 움직였던 그녀가 천마전쟁 때는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었다.
아니, 그 이전부터 없었던 것이리라.
그렇다면 도대체 왜?
“그녀가 어디에 와 있다고 했지?”
“마왕성의 화원이요.”
인우는 즉시 화원을 향했다.
도착과 동시에 마계의 꽃들이 뿜어 내는 향기로운 냄새가 났다.
그레모리는 화원의 중앙에 서 있었다.
뒤돌아 있던 그녀가 인우의 기척을 느꼈는지 몸을 돌리곤 활짝 웃었다.
“오랜만이네요.”
인우는 대답 없이 그녀의 지척까지 단숨에 걸어나갔다.
그런 뒤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며 물었다.
“용건이 뭐야?”
“뭐긴 뭐겠어요. 마신을 알현하러 왔지요.”
그 대답에 인우는 눈가를 가늘게 좁혔다.
그녀가 등장할 때면 늘 수상했다.
처음에는 ‘모리’로 위장하여 시녀로 잠입을 해 오더니 나중에는 대놓고 정체를 드러냈다.
그레모리가 시녀 위장을 했던 당시, 그녀는 근래에 들어 소문이 좋지 않다며 인우에게 수정구 하나를 건넸었다.
놀랍게도 그 수정구에는 49명의 마왕이 회의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고, 놈들은 인우의 뒤통수를 치려 하고 있었다.
그 당시 인우는 18개의 마기광탄을 쥐고서 역으로 놈들을 치지 않았던가?
따지고 보면 이 사건은 그레모리 덕분에(?) 벌어진 거였다.
그 뒤로 모리는 사라졌고, 훗날 인우는 마왕의 권능인 ‘대상 강제 이동’을 알게 된 직후 그녀에게 물었었다.
자신을 프로킨에 보낸 존재가 네년이냐고.
그 물음에 그레모리는 ‘글쎄?’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그래 뭐, 그런 건 다 됐다.
가장 의심스러운 건 바로, 그녀는 애초부터 자신이 신의 선택을 받아 신의 패시브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거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인우는 그것들을 밝힌 적이 없었다.
게다가 인우는 그 패시브들이 신이 내려 줬다는 것조차 몰랐었다.
그러한 모든 사실을 알려 준 게 바로 그레모리다.
그녀는 모두 다 알고 있었다.
그래서 수상했다.
“의심을 품고 있군요. 사실 전 애초에 당신이 마신이 될 거란 것을 알고 있었어요. 죄송하지만 그걸 이용해 다른 마왕들과 내기까지 했었답니다.”
그랬었다. 그녀는 단탈리안, 벨리알과 내기를 하며 정인우가 몰가스를 이길 것이라며 아티팩트까지 걸자고 제안했었다.
물론 인우는 이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때 인우는 그저 인간계의 인간이었고, 이제 갓 마계에 진입할 준비를 하고 있었을 때니까.
인우가 궁금한 것은 그저 하나였다.
그것을 묻기 위해 입을 열었다.
“넌 어떻게 내가 인간계에 있을 때부터 나를 알고 있었지?”
그레모리는 잠시 뜸을 들였다.
인우는 잠자코 기다렸고, 이내 그녀의 입술이 열렸다.
“정확히는 당신이 태어났을 때부터 알고 있었죠.”
“그게 무슨 말이야? 마왕들은 인간계에 관심이 없던 거 아니었나? 어떻게 나를 알고 있었던 거냐?”
“대답은 간단해요. 저는 칼데아인이니까요.”
칼데아인?
조금은 생소한 그 단어에 인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예언자라는 뜻이지요. 저는 다 알고 있었어요. 마신이 지구에서 태어날 거라는 예언도, 그가 프로킨의 황제 직위를 거치게 될 것이란 예언도, 그걸 알았기에 이전부터 지켜보았던 것이고요.”
인우는 답하지 않았다.
그레모리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을 이어나갔다.
“물론, 그 과정에서 당신을 프로킨으로 강제 이동시키기도 했고, 때론 당신을 지키기도 했습니다. 예언이 떨어졌기에 어차피 벌어질 일이었겠지만, 저는 그 과정이 조금 더 짧아지길 원했거든요. 그래서 미리 손을 썼던 거지요.”
인우를 프로킨으로 보낸 존재는 예상대로 그녀였다.
다만, 인우가 프로킨으로 가게 되는 것은 예언대로 당연히 벌어질 일이었다.
그레모리는 그 예언의 결과를 빨리 만들어 내기 위해 강제로 손을 쓴 것이었다.
다시 말해, 그녀가 인우를 강제로 프로킨에 보내지 않았더라도, 인우는 지구에서 성장하며 어차피 프로킨으로 가게 될 운명이었던 거다.
이즈음 되자 인우는 의문이 풀렸다.
다만 한 가지. 그녀가 칼데아인이든 뭐든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녀가 ‘신’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수도 있다는 거다.
애초에 신은 루시퍼와 정인우를 선택했고, 그레모리는 그 과정을 예언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녀는 신과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인우는 의문을 숨기지 않은 채 물었다.
“그레모리 넌 뭐지? 넌 신인가? 아니라면, 신의 사자라도 되나?”
“둘 다 아닙니다. 저는 그저 칼데아인일 뿐……. 저 또한 신의 피조물일 뿐입니다, 정확히 말해 보자면, 신이 예상치 못한 피조물이라는 것이 맞을 테지요. 예언이라는 것은 절대적인 권능. 신은 절대로 피조물들에게 이러한 권능을 주지 않아요. 저는 애초에 어긋난 존재였던 거지요.”
이 말을 내뱉을 때 그녀의 얼굴은 무척이나 울적해 보였다. 늘 매력적인 미소를 짓고 있던 그녀가, 이런 표정도 지을 수 있구나, 싶을 정도였으니까.
어느덧 그레모리는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기 시작했다.
드러난 물건의 정체는 황금색으로 번쩍이며 정사각형의 모양을 하고 있었다.
“마신의 옥새입니다. 전대 마신님께서 남기신 마지막 유품이지요.”
“…….”
그레모리는 덤덤히 말을 이었다.
“전대 마신님은 참 좋은 분이셨어요. 저는 오랫동안 그분을 사모해 왔지요. 그분이 신의 계시로 인해 명을 달리하시고, 저는 오랫동안 그분을 그리워했어요. 그리고 몇 천 년이 지난 뒤, 다시금 마신이 등장할 것이란 예언이 들렸고, 그것이 바로 정인우 당신입니다. 나는 당신을 오랫동안 지켜봤어요. 그럴 때마다 전대 마신님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당신을 사모하였고, 늘 즐거웠습니다.”
기나긴 말을 마친 그레모리가 그제야 매력적인 웃음을 지으며 마신의 옥새를 인우의 손에 쥐여 주었다.
“저의 안배는……. 여기까지입니다.”
인우는 옥새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전대 마신의 마지막 유품이라기엔 참 단출하다.
“전대 마신은 어떤 녀석이었지?”
“당신과는 정반대였어요.”
그녀는 지난 추억이 떠오르는지 아련한 얼굴을 했다.
“자신보단 남을 위했고, 늘 따뜻했죠. 상처가 되는 말은 조금도 내뱉지 않았고, 그래서인지 늘 신중히 말을 하다 보니 말수도 적은 분이셨어요.”
거기까지 말을 마친 그레모리는 잠시 숨을 골랐다.
한데, 다음 순간 그녀의 얼굴이 표독스레 변했다.
“하지만, 신이 다 망쳤죠.”
단어 하나하나에 원망이 묻어 있었다.
인우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
잠시 침묵이 흘렀다.
먼저 입을 연 것은 인우였다.
“그럼 하나 묻자. 그레모리, 네가 예언자라면 이것도 하나 점쳐 봐.”
“무엇이든지요.”
“나는 신계에 갈 참인데, 그 뒤에 나는 어떻게 되지?”
인우가 마신이 될 것이라는 걸 예언하고 있었단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 이후도 알고 있지 않을까?
인우는 기대를 품고 그레모리를 바라보았다.
“제가 예언한 당신의 운명은 여기까지랍니다. 마신 정인우, 이 뒤는, 당신이 당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것이지요. 당신은 이미 신. 마신입니다. 감히 제가 예언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에요. 이제 신계로 가세요. 그곳에 당신의 마지막 운명이 기다리고 있겠지요.”
마지막 운명.
어찌 될지 오직 신만이 안다, 라고들 한다.
하지만 아니다.
이 앞이 어찌 될지는 인우만이 알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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