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ader of the Demonic Cult, Zhuge Se,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cholar RAW novel - chapter (326)
149화.불사의 비밀.1
‘불사의 비밀? 오호라. 그래서 마교도를······.’
절대권력을 가진 황제들은 늘 수명을 걱정한다. 손에 가득 쥔 권력을 하루라도 더 누리고 싶기 때문이었다.
황제의 의도를 알게 된 천유성은 어떻게 이걸 이용할 수 있을지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선황제들의 기록에도, 심지어 부황께서도 번번히 마교에 관해 언급하셨다. 비록 마(魔)를 숭배하는 사교도이지만 그들의 특별한 힘은 결코 거짓이 아니라고 말이다.”
“그래봐야 폐하의 나라를 어지럽히고 혹세무민들을 선동하는 사악한 광신도 집단에 불과하나이다.”
천유성은 일단 고개를 조아리며 부정했다.
그러자 황제는 눈살을 찌푸리며 벌컥 성을 내었다.
“짐은 지금 네놈에게 듣기 좋은 소리를 하라고 명령하지 않았다. 불사의 비밀과 관련된 것이 있다면 바로 꺼내놓아야 할 것이다.”
황제의 표정을 보았을 때, 대답이 그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금방 황군을 부를 것이 분명했다.
하긴, 마교도를 잡아온 지도 벌써 십 년이 다 되어가고 황제도 노년이니 애가 달았을 것이다.
불사의 비밀이라······.
당연히 모른다. 그런 게 있으면 지강백이나 선대 천마들이 진즉에 찾아서 복용했을 터였다.
미치지 않고서야 그런 걸 남에게 넘길 바보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황제를 만족시키려면 일단 단서를 던져줘야만 했다.
“확실하지는 않으나 한 가지, 떠오르는 것이 있사옵니다.”
“그래? 그럼 어서 말해보거라.”
“정마대전 당시 마교도는 전부 몰살했습나다만, 아직 살아남은 교도가 존재합니다.”
그 말에 황제의 눈과 입이 쩍 벌어졌다.
분명 잡아들인 교도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살아남은 자들이 존재한다니?
마른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었다.
황제는 애써 흥분을 감추며 재차 확인했다.
“저, 정말이냐? 정말 마교도가 확실하더냐?”
“예. 사실 교도는 아니고, 그 당시에는 이미 교에서 퇴출당한 자들이었사옵니다. 허나 그 중 일부는 마교에 깊숙이 개입했던 자들도 있다고 하옵니다.”
“헌데 너는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느냐?”
“그, 그것이······.”
날카로운 질문에 천유성은 살짝 당황하며 말끝을 흐렸다.
사실은 옛적에 지강백과 함께 강호를 떠돌던 때, 그가 말해준 내용이었다, 그걸 입밖으로 꺼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천유성은 그럴싸한 거짓으로 둘러댔다.
“맹의 장서관에는 마교에 관련된 정보들도 있사옵니다. 폐하.”
“그렇군. 살아남은 교도가 더 있었어. 참으로 좋은 소식이다.”
다행히 황제는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는 듯했다.
그 와중에도 웃음이 났다. 황제라는 작자가 사교의 무리가 백성들 사이에 섞여있다는 소리에도 자신의 이익에만 정신이 팔려 좋아하는 꼴이라니.
그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만 아니었다면 웃음을 터뜨렸을 것이다.
황제는 천유성의 대답이 만족스러웠던 듯, 크게 기뻐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즉에 너희 무림인을 부를 걸 그랬다.”
“황송하옵니다.”
“그래서, 그들은 어찌 찾을 수 있겠느냐?”
“소신이 기억하고 있는 이름들이 몇 있사옵니다. 각 성의 현감들로 하여금 백성들의 명부를 조사하게 하소서. 또한 마교도들은 대부분이 천산의 신강에서 흘러들어온 자들이니 출신도 함께 조사하시면 금방 찾아내실 수 있으실 것이옵니다.”
“네 말이 실로 옳다. 아주 훌륭한 방법이다.”
“황송하옵니다.”
“드디어 짐의 오랜 숙원을 풀 때가 온 것 같구나.”
한동안 웃음을 금치 못하던 황제가 돌연 천유성을 향해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왔다.
“헌데 네놈은 불사라는 말에도 목소리에 흔들림이 없구나. 영원불멸(永遠不滅)의 꿈은 누구라도 원하는 것일 터. 혹, 딴마음을 품은 것은 아니렷다?”
천유성은 움찔하며 황급히 고개를 바닥에 찍었다.
“천부당만부당한 말씀이십니다. 폐하. 영원불멸은 응당 하늘의 자식인 폐하께서 이루셔야 함이 옳은 줄 아룁니다. 폐하께서 제국을 다스리시는 것이 온 나라의 복이 아니겠습니까? 신은 그것으로 족하옵니다.”
“제법 바른말을 한다만······너 또한 짐에게 원하는 것이 있을 터. 밤중에 황궁의 담을 넘어 짐을 보러 온 이유가 아니더냐?”
피식 웃은 황제가 싸늘한 눈빛으로 천유성을 내려다보았다.
“말하라. 너의 말대로 짐이 불멸을 얻는다면 너 또한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것이다.”
“폐하의 영생은 신이 가장 바라는 것이나, 허락하신다면 한 가지, 소소한 청이 있사옵니다.”
고개를 슬쩍 드는 천유성의 눈이 번쩍 빛났다.
“한 사람을······죽여주시옵소서.”
“뭐라? 으하하.”
뭔가 대단한 걸 예상했던 황제는 폭소를 터뜨렸다. 천유성은 입을 꾹 다문 채 황제의 웃음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황제는 기가 차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천하에 짐의 처소에 쳐들어와 한 사람을 죽여달라 청하는 놈은 네가 처음일 것이다.”
“폐하. 미천한 몸이지만 신의 무력은 감히 따라올 자가 없다고 자부하옵니다.”
“안다. 네 무예실력은 이미 북해대전에서 실컷 구경했다. 당연히 뛰어난 무인이겠지. 궁금하긴하구나. 누구더냐?”
“폐하께서도 익히 알고 계시는 자이옵니다. 바로 제갈세가의 가주, 제갈빈이라는 자입니다.”
이름을 떠올리던 황제가 눈을 깜빡였다.
“제갈빈? 제갈빈이라······그래. 기억났다. 분명 북해대전에 참가한 그자였지. 제국의 대부호가 아니냐.”
“지금은 무림맹주로 불리우고 있사옵니다.”
“그래? 허허. 그자의 수완이 짐의 예상보다 뛰어난 듯하구나. 그 나이에 지존의 자리에 오른 그의 능력이 높은 것인가, 아니면 네가 무능력한 것인가?”
“신의 무능력함을 부정하지는 않겠사옵니다.”
피식 웃던 황제가 돌연 눈살을 찌푸렸다.
“허나 그 부탁은 들어주기 곤란하다. 너도 알아시피 짐이 예뻐하는 경엄이 한때 그의 스승이었으며, 그가 제국에 공헌하는 물품과 세금의 양도 상당하다.”
황제의 변명에 천유성은 속으로 이를 부득 갈았다.
지강백. 그놈은 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놈이길래 황제마저 난감해할 정도로 거대한 힘을 가졌을까?
이전까지는 단순히 놈의 무력이 두려웠다면, 지금은 지강백이라는 인간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들었다.
그놈은 가만히 놔두면 언젠가 제국마저 삼킬 놈이 부명했다.
어쨌든, 황제의 마음을 돌리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주어야 했다. 천유성의 머리가 다시금 팽팽 돌아갔다.
“그 대신, 폐하께서는 무림을 얻게 되실 것입니다.”
“······방금 뭐라 하였느냐?”
“무림맹과 구파. 그리고 오대세가와 그 밑 군소방파의 거대한 힘을 폐하의 검으로 드리겠사옵니다.”
“네놈이 감히······!”
황제의 얼굴이 일그러지고 목소리도 높아졌다.
“무림? 제국의 백성들은 모두 짐의 것이다. 무림이라고 해서 예외일 것 같으냐? 천만에. 그들도 짐의 명령이라면 당장 부복하고 엎드려야 하거늘······. 지금 네놈의 발언은 무림이 짐의 신하가 아니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느니라!”
황제는 늘 무림이 눈에 걸렸다. 황제에게 무림이란, 제어할 수 없는 거대한 힘을 가지고 사는, 잠재적 위험요소들과 같았다.
절대권력을 지녔으며 제국의 지존인 황제에게 걸림돌이란 있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하늘 위의 신선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러니 무림을 황실과 별개로 취급하는 천유성의 발언은 황제의 분노를 터뜨리기에 충분했다.
천유성은 황제의 분노를 짐작했기에 곧바로 수습에 나섰다.
“고정하시옵소서. 폐하. 북해대전 당시에도 그러했듯, 무림은 언제나 폐하의 뜻을 따를 뿐이옵니다.”
“허면! 네놈의 방금 그 발언은 무엇이더냐!”
“제갈빈. 바로 그자가 문제입니다. 그는 무림의 강대한 힘을 자신의 손에 넣기 위해 모략을 꾀해 소신을 내쳤으며, 지금은 그 힘을 제 손아귀에 넣고 마음대로 주무르고 있사옵니다. 행여 그자가 불순한 생각을 품기라도 하는 날에는······. 감히 말을 꺼내기가 두렵사옵니다.”
황제는 덜컥 두려움이 엄습했다. 하늘을 붕붕 날아다니고 단칼에 병사 수십을 썰어버리는 그 가공할 힘을 가진 자들이 황실에 검을 겨눈다? 생각만으로 피가 솟구쳤다.
냉정을 잃어버린 황제는 주먹을 덜덜 떨며 중얼거렸다.
“내 이놈들을 당장 황명으로 불러들여 쳐죽일 것이다!”
“폐하. 일단 고정하시옵소서. 무림을 멸하시는 것보다 손에 넣어 진정한 폐하의 검으로 다스리는 것이 훨씬 수월하지 않겠습니까?”
“제갈빈을 죽이면 그렇게 되더냐?”
“그를 죽이면 소신이 모든 오해를 풀고 다시 맹에 복귀해 무림을 수습한 후, 무림맹을 데리고 폐하의 직속 부대가 되겠사옵니다. 폐하께서는 관직을 내리시어 저희를 정식으로 관리에 봉하시면 됩니다. 그럼 무림은 공식적으로 폐하의 칼이 되는 셈이니, 더욱 수월히 부리실 수 있게 되실 것이옵니다.”
“무림인에게 관직을 내리고 그들을 신하로 삼는다라······.”
그 말을 곱씹던 황제가 탁자를 치며 크게 웃었다.
“네 말이 옳다. 애초에 이리 했어야 마땅했다. 그렇게 되면 안심할 수 있겠구나. 하하!”
황제는 천유성을 노려보며 물었다.
“제갈빈을 역모로 몰아 죽인다면 뒷일은 네놈이 감당할 수 있겠느냐?”
천유성은 진심어린 목소리로 외쳤다.
“소신, 최선을 다해 폐하의 품에 무림을 넣어드리겠나이다.”
고개를 숙인 천유성이 비릿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
은영당의 당원 중 한 명이 황도의 어느 객잔으로 향했다. 그는 객잔의 구석에 자리를 잡고 만두를 시킨 뒤, 반 각을 기다렸다.
그때, 한 사내가 그의 곁으로 다가와 중얼거렸다.
“장강이 흘러넘치면······.”
“온 천하를 다 뒤덮겠지요.”
사내는 자연스레 그와 합석했다. 만두를 집은 그가 물었다.
“거지들의 추적은?”
“따돌렸습니다.”
은영당은 마지막까지 천유성을 위해 하오문과 개방의 추적을 차단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 와중에 붙잡혀 자결한 자들이 대다수였다. 이제 은영당원은 당주를 포함, 3할도 채 남지 않았다.
“맹주님께서 마지막 명령을 내리셨다. 은영당은 잠정적으로 해체다. 다음 명령이 있을 때까지 쥐죽은 듯 숨어살도록.”
“알겠습니다.”
당원은 고개를 꾸벅 숙이고 곧장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내는 국수를 새로 주문했고, 한 그릇을 비웠다.
그런데 자리에서 일어나려면 사내가 식탁에 얼굴을 박았다.
그리고 옆자리에 앉아있던 두 명의 복면인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 쓰러진 사내를 끌고 부엌으로 들어왔다.
“확인해. 은영당원들은 손목에 나비 문신이 있다.”
“네.”
복면인은 기절한 사내의 팔목을 걷었다. 손목의 나비 문신을 확인한 복면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복면인은 부엌 입구에서 기다리던 점소이를 향해 말했다.
“수고했소.”
국수에 수면제를 탄 점소이가 실실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이정도야 간단하지요. 그런데 약속하신 보상은······.”
복면인은 품에서 은자가 가득 든 주머니를 꺼내 던졌다.
“아무한테도 이 일을 발설해서는 안 되오.”
“여부가 있겠습니까. 흐흐.”
점소이가 잽싸게 부엌을 나가자, 복면인이 말했다.
“은영당원을 확보했으니 맹주님께 연락을 드려라.”
***
“얌마! 아까부터 계속 나 가지고 장난칠래!”
“하하. 이것도 수련의 일종이란다. 호야.”
지강백 일행은 한창 맹에서 무림맹 근처 물가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격무에 시달리는 지강백을 위해 총관이 마련한 시간이었다.
“강무영. 내 언젠가는 네놈 아가리에 주먹을 꽃아줄테다.”
“그 전에 등평도수부터 습득하고 오너라. 이거야 원······. 화경의 경지에 올랐는데 기본적인 보법도 못하는 놈은 처음 본다.”
강무영은 물에 둥둥 뜬 채 호야를 놀려대는 중이었다.
“서소야. 우리 예쁜 서소. 까꿍!”
“꺄륵! 꺄르르!”
홍련은 서소에게 푹 빠진 듯, 틈만 나면 서소와 놀아주었다.
“다들 좋아 보이네.”
“그래. 오랜만의 휴식이니까.”
지강백과 남궁미향은 그늘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아직 천유성은 못 찾았다며?”
남궁미향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던 지강백이 대답했다.
“아직. 곧 찾을 수 있겠지. 요새 몸은 좀 어때?”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수련도 하고 있고······. 괜찮아. 그런데 그 눈빛은 뭐야? 설마, 하고 싶어?”
“이런, 들켰나?”
“눈빛이 딱 그래. 능글능글.”
남궁미향의 농담에 가볍게 웃음을 터뜨린 지강백이 품에서 작은 목패 하나를 꺼냈다.
“이게 뭐야?”
“선물. 아미파의 장문영패다.”
남궁미향의 얼굴에 경악이 떠올랐다.
“아, 아미파? 구파일방의 그 아미파? 그런데 네가 왜 장문영패를 가지고 있어? 너······무슨 짓했어!”
“······끝까지 들어봐라. 그걸 가지고 아미파로 가라. 이미 그쪽에는 말해뒀으니 도착하면 네가 원하는 걸 들어줄 거야.”
“내가 원하는 거?”
“그래. 선물이니 당장 말하는 건 재미가 없지. 후후.”
얼떨결에 목패를 넘겨받은 남궁미향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때, 옥룡대원 하나가 다가와 지강백에게 전음을 보냈다.
-맹주님. 대원들로부터의 연락입니다. 은영당원 한 명을 생포했다고 합니다.
지강백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그는 남궁미향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