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ntel life of the returning champion RAW novel - Chapter 122
귀환 용사의 인방 생활 121화
전략 회의를 위해 모인 왕삼의 파틸룸.
“중령 디지! 이전 경기에서 지대한 공을 세운 바, 자체적으로 진급합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장난스럽게 경례를 붙인 디지가 손을 내리다 웃음이 터졌다.
“이야, 진급 축하드립니다 중령님!”
“앞으로도 충성!”
꺄륵거리며 농담을 던져오는 바텀의 두 여자들.
‘바텀 게임을 한 게 기분이 좋은 모양이네.’
탑을 터뜨려서 티가 덜 나긴 했지만, 티어가 더 높은 이들을 상대로 우세를 점했으니 더더욱 그럴 터였다.
“노는 건 여기까지 하고. 코치님, 시작하시죠.”
딱빵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더니 손에 생성된 군모를 푹 눌러썼다.
“자, 지금부턴 병장따리 막내 아니고 딱빵 조교다. 제군들, 모두 집중!”
“집중!”
“집중!”
“다들 봐서 알겠지만, 다음 4강전의 상대는 충의 반란 팀이다.”
딱빵의 손짓을 따라 충의 반란 팀의 정보가 좌르륵 떠올랐다.
그중에서 보이는 익숙한 스트리밍 네임.
BJ 민구.
패망전에게 그에게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던 스트리머.
‘이를 엄청 갈고 있겠는데.’
“450점 중 440점으로 점수 한계를 꽉 채운 팀이야. 지금까지완 달리 게임이 순탄친 않을 거다.”
8강전까지는 전략으로 두 개 이상의 라인에서 우세를 점하는 게 가능했지만.
충의 반란을 상대론 그러기 힘들 거라는 게 딱빵의 생각이었다.
“흠. 챌린저 서폿. 이 부분이 가장 눈에 띄는구려.”
“처음으로 챌린저가 포함된 팀이랑 뜨는 거네.”
“제 상대가 챌린저…… ●◇●”
의미를 알 수 없는 이모티콘을 띄우는 카에리.
기사배가 카에리의 어깨를 툭툭 쳤다.
“에리야, 쫄지 마. 우리가 이겨.”
항상 기사배의 의견에 신나게 동의했던 카에리지만.
“으음…… 챌린저는…… 절대 쉽지 않아요, 언니.”
경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위축된 태도.
그만큼, 록이란 게임에서 챌린저가 차지하는 위상은 드높았다.
“자자.”
짝짝 박수를 쳐서 분위기를 환기시킨 딱빵이 일행을 둘러봤다.
“미리 쫄 필요 없어. 탑 미드 마스터에 서폿 챌린저가 있단 건, 달리 말해 정글과 원딜이 형편없단 뜻이니까.”
얼마 전까지 형편 없는 티어인 골드였던 왕삼이 끼어들었다.
“으음. 형편없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오만…….”
“어허, 어딜 플딱이가 입을 열어.”
“…….”
“결론부터 정리해 주지, 제군들. 4강전에서 우리가 승리할 확률은 100%다.”
마이 페이스인 디지를 제외한 다른 일행들의 눈이 커졌다.
“음?”
“진짜요?”
“근거가 무엇이오, 선배?”
우쭐한 표정을 지은 딱빵이 가슴을 내밀었다.
“나랑 디지가 있으니까!”
“…….”
“디지 중령님 말고, 딱빵 병장까지?”
“……분위기를 풀어주려는 조크, 재밌었소. 유머 감각이 탁월하시오, 선배.”
“…….끄아아아아악! 진심이었다고, 이 자식들아!”
잠깐의 빵 터지는 소리 이후, 한층 부드러워진 분위기로 회의가 재개되었다.
“피지컬로 적을 관통할 창이 있고 전체적인 진형을 조율할 뇌지컬이 있어. 게다가 점수값은 낮지만, 실제 실력은 다들 티어 이상이지. 우리 팀은 분명 우승 후보야, 얘들아.”
진심이 담긴 딱빵의 발언에 일행들이 다들 미소를 지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4강전에서도 바텀 게임을 한다.”
“전에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겠구려.”
“내가 미카엘 상대할 연습을 해야 하니까 말이지.”
다만, 이번 4강전은 이전과 크나큰 차이점이 있었다.
“챌린저 서폿, 데데. 충의 반란 팀의 핵심은 얘야.”
데데는 천상계에서도 로밍 타이밍을 잘 잡는 걸로 유명한 서포터였다.
라인전 능력이 준수하면서도 맵 전체를 돌아다니며 영향력을 끼치는 실력이 뛰어나단 뜻이다.
“상대적으로 바텀의 티어가 낮으니, 상대의 로밍 턴이 많이 나오겠구려. 게다가, 그 타겟은 거리 상 미드인 내가 될 터이고.”
“바로 맞았어, 삼아. 그런 의미에서 이번 경기의 핵심은 삼이 너야.”
이유는 간단했다.
지금껏 탱커 위주로 플레이했던 딱빵이 4강전에선 딜러 챔피언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탱커는 CC기가 있는 대신 대미지가 약해서 초반 싸움에선 약해.”
“적팀은 서포터가 많이 돌아다니며 교전을 벌일 테니까, 흠. 상대가 골드 정글이더라도 밀리지 않으려면 딜러를 하긴 해야겠네.”
“맞아, 디지야. 게다가 삼이도 몸이 날랜 챔피언을 해서 정글과 서포터의 공격을 회피해 줘야 하고.”
즉, 조합을 생각하면 카에리와 함께 탱탱하게 앞 라인에 서줄 챔피언이 탑에서 나와줘야 한다는 뜻이다.
“가능하겠어, 디지야? 탑이 탱커를 맡는 게 사실 일반적이긴 한데, 넌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어서 플레이가 많이 달라져야 할 거야.”
“흠. 뭐, 어려울 것 없죠.”
“그럼 동의한 거로 하고. 방금 논의를 기조로 밴픽을 짜보자.”
한동안 밴카드와 픽 순서를 논의하다가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할 것도 없는데 잠깐 커뮤니티나 볼까.’
익숙하게 커넥터를 조작하고 겜팁에 들어갔다.
[Hot] [DG 사마리아 슈퍼 플레이] [Hot] [국내 피지컬 1위 -> 디지라고 생각하면 개추] [Hot] [디지 얘 원딜 못하는 거 아니었냐? 왜 잘함?]자신을 주제로 삼은 인기글 세 개 중 마지막이 눈에 밟혔다.
‘뭐야, 내가 원딜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구나.’
그냥 재미 없어서 안 한 건데.
웨폰 마스터가 있으면 멀리에서 움직이는 대상도 코앞의 정지한 과녁에 총알을 쏘는 것만큼 쉽게 맞힐 수 있다.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는 뜻.
하긴, 사람들로서는 오해할 만도 하겠다 싶었다.
계속 이어지는 커뮤니티 탐방.
그러다 한 글이 디지의 눈에 들어왔다.
[ㅋㅋㅋㅋ민구 방송 본 사람?]민구. 충의 반란 팀의 리더이자, 자신과는 악연으로 이어진 스트리머.
자연히 관심이 생겨서 글을 클릭했다.
(Video Clip)
게시글에 첨부된 것은 민구의 방송을 구워온 짧은 영상이었다.
“디지를 이길 수 있냐고? 야. 니들 당연한 것 좀 묻지 마.”
-ㅋㅋㅋㅋㅋ민구 아픈 데 찌른 놈 누구냐.
-짜증 내는 거 커엽네ㅋㅋㅋㅋ
영상 속 민구가 인터페이스를 조작하더니 자신의 티어를 띄웠다.
[King Of Chung: 그랜드 마스터]“그래, 내가 대장전에서 개같이 지고 쪽이란 쪽은 다 팔긴 했지. 근데 말이야. 록은 팀 게임이거든.”
-ㅇㅇ맞지.
-근데 디지 쉑 팀도 뇌지컬 좋은 딱빵이 있는데?
“뇌지컬을 떠나서, 피지컬 좋은 거로 게임이 결정되지 않는단 거지.”
앉아서 시청자들과 소통하던 민구가 벌떡 일어난다.
“그래, 피지컬은 졌다. 쿨하게 인정. 근데, 이번 4강전에서 보여줄게. 천상계 탑솔러의 팀 게임이 무엇인지. 디지 놈 개바르고 결승전 인터뷰할 거니까 다들 기다려.”
짧은 영상이 끝났다.
‘내용을 요약하면…… 도발인 건가?’
민구로 검색어를 설정하고 게시글을 서칭했다.
게시글에 달린 댓글도 읽었다.
-대장전이랑 패망전은 느낌이 확 다르긴 해.
-무엇보다 챌린저 포함 유무가 개큼. ㄹㅇ 극천상계는 운영부터가 예술이라서.
└맞지 맞지. 당장 딱빵이 오더하는 거 보면 알 수 있잖아. 챌린저 있으면 전략이나 운영으로 게임 갈리는 일은 없을 수도?
└라인전은 디지가 이기더라도, 팀 전체 승패는 어케 될지 모르겠네.
-이번엔 풍선 내기도 딱 반반으로 걸려서 역배 정배 이런 거 없을 듯ㅋㅋㅋㅋㅋ
승산 100%를 확신하던 딱빵의 말과 달리.
커뮤니티 여론은 디져 중대의 승패를 반반으로 점치고 있었다.
반면.
[카엘이 결승 인터뷰 뭐라고 할지 궁금하네.] [다들 풍선 걸 준비됐지? 카엘아 믿는다.] [카엘이 반대편에 풍선 좀 걸어라 얘들아. 배당 낮아진다고ㅡㅡ]압도적으로 결승에 진출할 거라고 점쳐지고 있는 미카엘의 팀.
문득 미소가 나왔다.
‘아직, 카엘이네랑 비교하면 부족하다 이거지.’
하긴, 그쪽은 전 프로 챌린저가 두 명이니까.
언짢음이나 아쉬움은 없었다.
결과로 보여주면 될 뿐이니까.
그렇다면.
‘당장 민구부터 찍어 눌러줘야겠네.’
게임으로 누르는 건 물론이고, 게임 외적으로도.
“오늘 회의는 여기까지.”
“다들 수고했고, 내일 풀 컨디션으로 보자.”
“옙, 코치!”
“수고하셨습니다!”
회의가 끝나고, 디지는 바로 방송을 켰다.
[스트리머 DG 님의 방송이 시작됩니다.]-지하!
-방송 오랜만이네!
-패망전 엠바고 때문에 관련 컨텐츠는 못할 텐데, 왜 켠 거?
“다들 반갑고요. 그냥 혼자 록 몇 판 하려고요.”
디지가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민구인지 맹구인지가 방송에서 절 언급했던데.”
-아아아ㅋㅋㅋㅋㅋ
-그거 보고 켠 거구나.
-방장도 트래시 토크 하려고?
트래시 토크. 경기를 앞둔 스포츠 선수들이 인터뷰 등에서 상대를 도발하는 문화를 일컫는 말.
“아뇨. 누구랑 달리 전 행동으로 보여주는 쪽이라. 굳이 입 놀려서 뭐 해요.”
대신 디지는 록을 시작했다.
“딱, 다섯 판만 하고 방송 끕니다.”
-다섯 판? 랭킹 점수로 치면 대충 100점이네.
-굳이 다섯 판만?
-ㅋㅋㅋㅋㅋ아ㅋㅋㅋㅋ 민구랑 점수 차가 94점이네ㅋㅋㅋㅋ
잠시 후.
하계와 달리, 천상계는 승급전이 없다.
그런 게 의미 없는, 정말 승률과 랭킹 점수로 순위를 가르는 구간이란 의미에서다.
승급 이후 4번의 게임. 모든 판을 이긴 디지는 한마디만을 남긴 채 쿨하게 방송을 종료했다.
“봤죠?”
진짜 자신 있으면 행동으로 보여주면 되는 거예요, 라고 말하는 듯한 말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트래시 토크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딱 점수만 역전시키고 끄는 거 개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뒤, 커뮤니티에 한 게시글이 올라오고, 순식간에 인기글에 등극했다.
[Hot] [민구ㅋㅋㅋㅋ 티어 가지고 뭐라 하더니 디지한테 잡아먹힘ㅋㅋㅋㅋㅋ]* * *
“결국, 챌린저고 뭐고 소용없었네요.”
“그러게 말이오. 빵 선배의 밴픽 예상이 전부 들어맞았군.”
“아무리 은퇴했어도 프로는 프로라니까.”
“후후, 다들 칭찬 고맙다. 밴픽으로 골머리를 앓은 보람이 있네.”
[Team DGㅕ 중대] [Top: 검을 상실한 자, 가웨인] [Jungle: 장송곡 연주자, 카이서] [Mid: 차크라의 구도자, 아카샤] [Ad: 산탄총을 든 보안관, 말콤] [Support: 대해양의 닻, 모비딕] [Team 충의 반란] [Top: 고원의 부러진 검, 이분(二分).] [Jungle: 켄타로스 창술사, 센타림] [Mid: 기계화된 사령술사, 빈센트] [Ad: 마법의 총사대원, 사이어르] [Support: 새벽의 방패, 에오스]전 라인이 숙련도가 높은 챔피언이면서도.
상대방의 밴픽 전략이었던 갱갱갱 돌진 조합을 상대로 버틸 수 있는 조합.
“지금쯤 당황하고 있겠죠?”
“그렇지. 탑이 탱커를 뽑았으니. 적이 전략을 세운 전제조건부터 무너진 셈이니까.”
“덕분에 밴픽 전략에선 압승했네요.”
팀 DGㅕ 중대의 일원 모두가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지금쯤 당황과 초조함에 휩싸인 채 게임 시작을 기다리고 있을 충의 반란 팀원들의 얼굴이 상상되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