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licious Memb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53)
악성 멤버가 돌아왔다! 153화
이번 달 ‘캐치미 캐치유’는 어쩌다 보니 출연자 전원이 남자 아이돌로 구성된 만큼, 제작진은 각 그룹의 활동 컨셉과 평소 이미지를 고려해 본 게임의 테마를 잡았다.
“티오제는 원래도 서바이벌 출신 아이돌이고, 이번에 미스터리한 보이스카웃 컨셉으로 데뷔했으니까….”
“네. 위즈도 거의 단색 위주로 색상을 강조하는 것 같더라고요. 슬레딕스는 언제나 그랬고.”
“…그럼 역시 그거지? 남자 아이돌이니까.”
“네, 그거죠.”
제작진이 이구동성으로 단합해서 결정한 이번 ‘캐치미 캐치유’의 본 게임 테마.
일명, ‘미션 컴플릿 아이돌 특수부대.’
[‘캐치미 캐치유’ 특수부대 2팀에 소속되신 걸 환영합니다♪♬ (팡파레)이번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2팀 여러분이 완수하셔야 할 미션은, ‘지급해 드린 메달을 가지고 각 층에 있는 상대 진영 팀 메달을 여러분 팀 메달로 바꿀 것’입니다♪
메달은 팀별로 10개씩 있으며, 한 번 바꾼 메달은 다시 돌려놓을 수 없습니다♬
승패는 한쪽 팀이 먼저 모든 메달을 바꿔 놓거나, 모든 팀원이 완장을 박탈당한 후 탈락해 더는 메달을 바꿀 수 없게 된 시점에서 가리게 됩니다!♪
또한, 두 팀 다 동시에 메달을 바꿀 사람이 없게 된다면 바뀐 메달의 개수로 최종 승패를 가리게 되니, 이를 기억하여 무사히 미션을 완수해 봅시다♩
그럼, 미션 스타트♬]
“…으윽, 긴장돼!”
아까 챙겨 놓은 미션지를 꺼내 다시 한번 확인한 지화성은, 자신과 함께 페어를 이루게 된 팀원을 눈으로 죽 훑었다.
정연우가 김춘용과 안태이가 함께 있을 상황을 만들기 위해 극단적으로 팀을 쪼갠 1팀과 달리, 2팀은 ‘그래도 결국 중요한 건 분량’이라는 고참 선배 주영의 지시에 따라 두 개의 조로 갈라지게 되었다.
그렇게 지화성과 한 조가 된 건 지화성이 그렇게 믿고 따르는 티오제의 리더 손재하와, 위즈의 조은.
‘그러니까… 저 사람도 용용 형이랑 싸웠다는 거 아니야, 이거. 각을 잘 잡아야겠는데.’
지화성이 서바이벌을 통해 확실한 정신적 성장을 이루긴 했지만, 천성이 어디 가는 건 아니었다.
활발하고, 눈치 좋고.
자신의 재간둥이 같은 이미지를 최대한으로 활용하고, 마음속으로 상대방을 빠르게 판단하고.
그게 김춘용이 ‘우리들 중에서는 쟤가 제일 아이돌 같은 마인드다’라고 판단한, 지화성의 진가였다.
게다가 이전과 다르게 ‘Aiming’ 무대 준비를 김춘용과 함께하고, 손재하와 있었던 문제를 나름 유연하게 해결하며 지화성의 머리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돌아가는 중.
그러니까….
“헤이, 재하 형! 조은 씨!”
“아, 응. 화성아.”
“…말씀하세요.”
“다른 분들 출발하고 이제 5분 정도 지난 것 같은데, 저희도 이제 출발해 볼까요?! 미션 해야죠, 미션!”
지화성이 아무리 속으로 조은이 꼽고 마음에 안 들어도, 그걸 대놓고 티 내지는 않을 거라고.
뭐, 상황에 따라서는 또 모를 일이지만.
지화성은 두 사람의 목에 자신의 큰 키를 이용해서 와락 팔을 걸고는, 능글능글 귀여운 목소리로 빠르게 말을 뱉었다.
“아, 또 이번 ‘캐치미 캐치유’ 테마가 첩보 특수부대라서, 저희가 무조건 움직여야만 카메라에 잡히잖아요? 갑시다, 빨리요!”
지화성의 말대로였다.
잘생긴 특수부대원들의 미션 현장을 훔쳐보고 있다는 뉘앙스를 위해, 제작진은 출연자에게 개인 카메라 스탭을 붙이는 대신 온 복도와 미션 장소에 카메라를 붙이는 방식으로 현장감을 더 했다.
출연자들을 촬영하는 건 오로지 복도와 미션 장소들에 붙어 있는 캠과 출연자들에게 한 대씩 지급해 준 핸드캠.
나중에 이를 본 시청자들은 ‘온전히 내 아이돌만 확실히 볼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환호를 한다.
“정식이 식중독이라는데요…? 영진이랑 찬웅이도요!”
“무슨 개소리야? 대체 뭘 먹고 식중독에 걸려?”
“어제 저희 회식할 때 굴전 먹은 사람들 다 맛간 거 같아요. 이거 식당에 전화하고 어제 먹은 사람들 찾아야….”
“…나도 먹었는데?”
“카메라 팀 조졌다….”
…물론, 그 뒤에는 어른의 사정이 있기도 했지만.
“하하, 화성이 말이 맞는 거 같아요. …저희도 이제 움직일까요? 1층과 2층은 다른 분들이 맡는다고 하셨으니까, 저희는 바로 3층이랑 4층으로 가면 될 것 같아요.”
“역시 재하 형! 머리가 잘 돌아간다니까요?”
“…그럽시다. 좋아요.”
하여간,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를 모두 뒤로하고, 지화성의 말 덕분에 해당 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테마가 테마인 만큼 흐르는 긴장감, 그리고 ‘쟤가 우리 팀원이랑 싸운 녀석이라니’라는 미묘한 감정과 함께.
그래서일까?
“일단 3층을 먼저 갑시다. 그런 다음에, 4층으로 올라가면….”
“으음, 제 생각에는 내려오면서 처리하는 게 더 빠를 것 같은데….”
“…….”
그들이 약간 삐걱거리는 느낌이 나는 건, 아무리 서로 프로패셔널하게 군다고 해도 감출 수가 없었다.
‘아, 씁. 저 사람 좀 뻣뻣하네. 재하 형한테 그런 표정 짓지 말라고!’
빠르게 혀를 내두른 지화성은 표정을 관리하며 손재하의 말을 거들었다.
“…재하 형 말대로 하는 게 어떨까요!? 아무래도, 내려오면서 확확 처리하는 게 더 편할 거 같거든요!”
이곳에는 지금 티오제가 둘, 위즈가 하나.
뭐, 아예 대선배인 주영이 끼어 있고, 같은 영어권 출신이라는 유대감으로 서로에게 호감이 있는 다른 쪽은 좀 낫겠지만….
여기서는, 어쩔 수 없이 티오제의 입김이 더 강했다.
자신을 향한 두 눈을 본 조은은, 낮은 한숨과 함께 그들을 향해 다가갔다.
“…그럼 그렇게 하시죠. 갑시다.”
그렇게 2팀 2조가 4층으로 이동하는 사이.
“으음, 메달이라니… 이거 조금 훈장처럼 생겼네요. 그렇죠? 사실 이거에 비밀이 있다거나, 거래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예. 애초에 다른 팀 것을 이걸로 바꾸라고 한 것도 느낌이….”
“안 그래도, 아까 로건이 이거 뒤에 열리는 거 같다고 하더라고요. 이따 바꾸기 전에 한 번 열어 봐요, 우리!”
적당히 방송용 의미심장한 대화로 대화의 서두를 연 그들은, 목소리를 낮추고 다른 말 역시 이어나갔다.
“아잇, 재하 형. 로건이 잘하고 있을까요? 혼자 막 고함지르면서 무서워하는 건 아닌가 몰라!”
“하하, 화성아. 로건은 리버풀에서 한국까지 혼자 온 애잖아. 이정도는 충분히 잘할 거야, 응. 그리고 지금… 걱정할 쪽은 그쪽이 아니니까. 알지?”
그런 손재하의 목소리에는 당연하게도 염려가 서려 있었다.
자기가 못 보는 곳에서, 조금은 힘들게 만들지 모르는 이와 함께 마주하고 있을 멤버를 향한 염려 말이다.
“응, 정말… 걱정이 돼.”
확실히, 손재하는 김춘용을 자신과 같은 부류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이런 일 역시 잘 해결할 거라 믿고 있었다.
하지만….
“…부담의 문제가 아니에요. 형이 그 일 좀 안 한다고 세상 안 망해요. 아니, 아이돌 리더 한 명이 자기 일도 아닌 거 안 했다고 망할 세상이면 차라리 망하는 게 낫지.”
글쎄, 자신에게 그런 말을 해 준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지 않고, 염려하지 않을 수 있겠어.
사람은 자기가 생각하는 것보다 이성적이지 못 해서, 한 번 애정을 받으면 그 애정을 돌려주고자 하는 습성이 있었다.
그건 어느새 일주일에 한 번 상담사와 대화를 하고, 천천히 자신이 먹어야 할 약과 아닌 것을 조절하고 있는 그, 손재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
그렇게 목소리를 낮추고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손재하와 지화성을 보며, 조은은 낮은 한숨을 쉬었다.
손재하가 방금 아무렇지 않게 언급한 ‘걱정할 쪽’은 방송에서는 미션에 관한 말로 들릴 테지만, 이전에 있었던 일들을 아는 조은에게는 다르게 들렸으니까.
이번 컨셉에 맞춰 모든 위즈의 멤버들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새카만 색으로 염색했지만, 조은의 것은 특히나 더 어두웠다.
짙은 눈썹, 새카만 머리카락. 그리고, 까맣고 깊은 눈.
먹을 박박 갈아서 호쾌하게 그려 낸 것 같은 외모와 달리 꽤 섬세한 심성을 가진 조은은, 결국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핸드캠에도, 카메라에도 잡히지 않을 높이의 낮은 목소리로.
“…걱정 마세요. 저는 춘용 형이랑 안 싸웠으니까.”
어쩌다가, 원치 않게 생긴 오해를 풀기 위해서.
“……!”
순간, 손재하와 지화성이 두 눈을 커다랗게 뜨고 조은을 바라봤다.
아니, 지금 이걸 대놓고 말한다고?
우리 지금 되게 열심히 촬영 중인데?
진짜 깡 미쳤다.
“그, 아니. 저기… 그, 그런 눈으로 보면….”
그들의 눈에 담긴 말과 감정을 읽은 조은은, 얼굴을 약간 붉히며 더듬거렸다.
그러면서도, 미션을 위해 빠르게 발을 움직이는 건 잊지 않은 채였다.
“오해… 하시는 거 같아서요. 저는 여러분이랑 잘 지내고 싶어요. 애초에 저는 춘용 형이랑 사이가 꽤… 괜찮은 편이었고.”
“…정말요? 용용 형이랑 사이가 좋았다고?”
“형이… 제가 기초 안무 떼는 거 도와줬거든요. 그런 사람을 어떻게 싫어해요.”
“와 씨, 이리 와 봐요! 지금 완전 호감됐거든요?”
조은의 목에 팔을 확 걸고 잡아당긴 지화성은, 그의 귀에 대고 미친 듯이 말을 속삭였다.
그건, 손재하가 든 핸드캠과 복도캠에는 그들이 갑작스러운 작전 회의를 하는 모습처럼 촬영되고 있었다.
“진심? 진심? 근데 그 팀 분위기가 대체 왜 그래요? 아니, 우리 용용 형이 거기 누구 패기라도 한 줄 알았잖아요! 그, 누구야. 안태이 씨? 그분은 또 왜 그러고요?”
“화성아… 조은 씨가 당황하시잖아, 응?”
제니아와 위즈 팬들이 ‘지화성이랑 조은 저 둘은 언제부터 알았길래 저렇게 사이가 가깝냐’고 SNS와 커뮤니티에 난리가 날 장면이 그렇게 절찬리에 카메라에 담기고 있던 그때.
“다른 형들은 몰라도, 태이 형은….”
지화성의 행동에 당황하면서도 고분고분 말하던 조은의 입은, 더 열릴 수가 없었다.
――!!
“화성아, 까꿍이다!”
“뭣….”
갑자기 그들 뒤에서 등장한, 세 명의 남자가 화끈하게 그들의 완장을 향해 달려들었거든.
손재하와 조은은 빠르게 몸을 뒤로 피했지만, 조은을 신문하는 데에 집중하던 지화성은 여지없이 잡힐 수밖에 없었다.
“잠깐, 타임! 타임이요! 저희 작전 회의 중이었다고요! 지금 촬영 시작하고 15분 됐어요! 용용 혀어엉!”
“15분이면 우리가 무대를 3번이나 할 수 있는 시간이잖냐, 화성아. 그걸 설득이라고 해?”
그러니까, 김춘용의 뒷공작에 의해 함께 다니게 된 정연우와 안태이 무리에 의해 말이다.
“허어엉… 제발요. 용용 혀엉, 저 귀엽잖아요. 저 형 팀 동생이잖아요… 우리 엄마랑 아빠가 이번에 캐치미 캐치유 볼 거라고 그랬단 말이에요….”
“허어… 산만 한 녀석이 자기 입으로 귀엽다고 그러고 있네.”
“…용용 형! 제발! 우리 우정을 생각해서! 저와 함께 보낸 밤을 잊었어요? 저희 옷방에서의 밤을!”
“하하, 저는 아직 이렇다 할 우정을 쌓은 게 없는데. 그냥 뜯어도 될까요?”
“…선배님! 후배! 후배 사랑이요!”
“우와, 나는 그런 거 없는데! 완장 가져갈게요?”
“그쪽은…! 그냥, 어? 태이 씨, 제발! 저 어리잖아요! 저 동생이잖아요! …동생 맞죠?”
“…선배님. 그러지 마시고… 저희랑 거래를 하죠. 괜찮은 거래일 거예요.”
결국, 손재하가 자신들에게 지급한 메달 하나를 정연우에게 전달하고 나서야 지화성은 그들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재하 형, 다음에 보면 안 봐줄 거예요. 조심하세요.”
“…너야말로, 춘용아.”
“하하, 겁주시긴….”
갑작스럽게 휘몰아치고 가는 태풍에, 완전히 넝마가 된 조은과 지화성은 자신들을 등지고 빠르게 뛰어가는 세 사람의 뒷모습을 넋 놓고 볼 수밖에 없었다.
마치 함께 연습이라도 한 것처럼 빠른 발걸음.
세 사람의 날카로움, 부드러움, 단정함이 섞인 얼굴 조화.
그리고 제작진이 단체 구매로 준비한 특수부대복은, 마치 그 세 사람을 위해 따로 제작한 것처럼 보일 지경이라….
“아니, 저 세 사람 같이 움직이는 거 처음 아니에요!? 어떻게 저래….”
어째, 각 팀별로 ‘뭔가 보여 줄’ 준비가 끝난 이들이 똘똘 뭉친 것만 같았달까.
“으음….”
그리고 그 모습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는 건, 남은 이들 중 가장 이성적이고 똑똑한 손재하뿐이었다.
정연우, 안태이, 그리고….
뒷목을 간지럽히는 빨간머리를 한, 김춘용.
단지, 위즈 멤버들과 김춘용과의 재불화를 막기 위해서 용쓰고 있던 티오제 멤버들이 모르는 곳에서….
무언가, 꽤 흥미로운 일이 벌어지는 중이었다.
* * *
특수부대 2팀 2조에게서 멀어진 세 남자는, 잠시 벽에 몸을 기대며 숨을 골랐다.
아무리 체력이 좋아도 숨이 차는 건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게 아니라서.
“방금 괜찮았네요. 메달 가지고 딜하는 거. 티오제 리더분이 똑똑한 건 알았는데… 하하, 마음에 들어. 우리도 써 볼 수 있겠어요.”
“…저희 재하 형이 좀 그런 편이죠. 다른 사람도 일단 완장 뜯는 것보다는, 거래를 먼저 제안해도 나쁘지 않은 거 같아요.”
“나는 완장 그냥 뜯어도 괜찮을 거 같은데! 어차피 메달을 뺏나, 완장을 뜯나 똑같지 않아? 응? 괜한 입씨름 하면서 싸우지도 않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걸.”
그러나, 입은 쉬지 않고 이 미션을, 촬영을 무사히 완수할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물과 기름처럼 둥둥 떠다닐 것만 같았던 그들은, 의외로 꽤 괜찮은 팀워크를 보이는 중이었다.
정연우가 회유하고, 김춘용이 거들고, 안태이가 강압적으로 나서고.
이대로만 잘 흐른다면, 이 미션은 1팀의 압도적인 승리가 될 전망이었다.
“일단 상대팀 인원 중 누가 어디 층을 맡고 있는지 확인했으니까, 다시 1층으로 돌아가죠. 거기서부터 해결하면 빠를 테니까.”
“…내려오면서 처리하는 게 빠르지 않나요?”
“미안하지만, 전부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거라는 점에서 기각이에요.”
“저는 뭐든 좋아요! 아, 가능하면 별로 안 싸우고 이기고 싶은데!”
“하하, 너 참… 착하다. 어?”
그리고 그 와중에….
우리의 김춘용 머리 속에는, 그 계획만이 있는 게 아니었고.
“…….”
단정한 외모와 안 어울릴 법도 하건만, 특수부대복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는 안태이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던 김춘용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어, 잠깐만. 태이야. …이리 좀 와 볼래?”
“응? 그래. 왜 그러는데, 춘용아.”
“아니, 너 옷에 뭐가 좀 묻은 거 같아서.”
부드럽게 안태이를 자기 쪽으로 잡아당긴 김춘용은, 녀석의 어깨를 털어주는 척하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너, 아까부터 ‘싸운다’는 단어 많이 쓰는 거 알아?”
“…어?”
우리 팀에게 폭탄을 던질 생각 중인, 현재 전략적 아군을 곁에 두고 조질 김춘용 자신만의 계획에 대한 말을.
“그거 때문에 뭐가 있구나. 그렇지?”
“…….”
언제나 천진난만하게 방글방글 웃고, 단정하고 순진한 모습을 고수하던 안태이의 얼굴에 당황이 떠올랐다.
의외의 장소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과 함께, 들을 줄 몰랐던 말을 들어야만 지을 수 있는, 그런 당황.
…잡았다, 요놈.
“하하! 뭘 그렇게 심각해지고 그래, 태이야. 어? 너 어깨에 묻은 거 다 털었어!”
“어, 응…! 고, 고마워!”
갑작스럽게 주춤거리는 안태이의 목에 팔을 확 두른 김춘용은, 제가 지을 수 있는 한 가장 호쾌한 미소를 지으며 흥미로운 얼굴로 저희를 지켜보는 정연우를 바라봤다.
“…이제 충분히 쉬었으니까, 다른 사람들 메달도 뺏으러 가 볼까요?”
촬영도, 미션도.
자꾸만 티오제의 평화에 폭탄을 던지려는 테러범 안태이를 조지기 위한 김춘용의 계획도.
당연하게도 아직 끝나려면, 꽤 시간이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