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licious Memb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52)
악성 멤버가 돌아왔다! 152화
‘캐치미 캐치유’는 기본적인 자기소개와 서로 안면을 트기 위한 미니게임을 앞서 보인 후에야 본 게임이 시작되는, 생각보다 평범한 포맷을 취하고 있었다.
“그럼, 지금부터 본 게임 팀을 짜 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두 팀으로 나누기 위해서는 두 선배님들께서 나서 주시는 게 좋겠죠? 연우 씨, 주영 씨! 두 분, 자기 팀원을 한 명씩 골라 주시겠어요?”
게다가, 프로그램의 진행 역시 피디가 반, 출연자 중 가장 기성에게 반을 맡기는 식.
달에 한 번씩 방영하는 프로그램치고 촬영이 너무 허술하게 진행되는 게 아닌가 싶을 수도 있지만….
첫 파일럿 방송을 하고 6년이 지난 후에도 그 저력을 보이는 데에는, 전부 다 이유가 있었다.
“아, 그러나 연속해서 같은 팀에 속해 있는 분을 고르면 안 됩니다! 무슨 말씀인지 아시죠? 유찬 씨를 고르시고, 시우 씨를 고르시면 안 돼요! 한 번 티오제 멤버를 골랐다면, 그 다음은 무조건 위즈 멤버를 고르셔야 합니다!”
바로, 어떻게든 출연한 모든 아이돌을 조명한다는 점.
슬레딕스 팬들은 슬레딕스를 보기 위해서 방송을 본다. 그건 제니아와 위즈의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솔직히, 내 아이돌 말고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그렇지만, 만약 내 아이돌이 다른 아이돌과 함께 있을 때도 매력적으로 보인다면?
[캐미캐유 테오예빈 조합 장난 아니네… 어캐 저렇게 영혼의 쌍둥이 같음? 보는 내내 쟤네 둘 때문에 폭소하느라 얼굴 팩 했던 거 다 떨어짐] [⎿아니 생긴 것도 닮아서 동생이 쟤네 혹시 남매냐고 물어봄] [⎿난 예빈 생긴 것 때문에 ㄹㅇ 공주님인 줄 알았는데 동생 잘 갈구는 누나네 이 또한 새로운 발견이네] [ㅁㅊ 레오폴드랑 2OCD 같이 화보 찍는 듯?? 캐미캐유 팀 조합으로 찍나 보다 ㅋㅋㅋㅋ 물 들어올 때 노 잘 젓네] [⎿ㄱㄴㄲ 내가 지금 들어오는 물이라는 거잖아 나 커버 2종 두 개 다 예약 구매함… 월급이 있었는데 없어 걍 2OCD 개호감돼서 앨범도 샀어] [⎿경쟁팀 앨범 산 게 자랑임? 그 시간에 느그 레오폴드 앨범 판매량이나 올릴 생각해라 성적이 저게 뭐냐?] [⎿니나 잘해 나는 내 아이돌 친구 생기고 행복한 게 더 좋으니까 ㅉㅉ]전부는 아니더라도. 내 아이돌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되는 팬들도 좋고, 올라가는 OTT 다시보기 랭킹을 보는 제작진도 행복한 일석이조.
그러니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아, 무조건 멤버를 섞어야 한다는 말이군요? 하하….”
“아이, 저랑 연우 형은 지금 캐치미 캐치유 촬영만 3번째인 걸요! 당연히 알죠!”
이런 예능 방송쯤이야 이제 반쯤 졸면서도 자연스럽게 찍을 수 있는 두 사람이 너스레를 떨고, 정연우와 주영을 중심으로 티오제와 위즈가 반으로 나눠져 섰다.
“…….”
“어라!? 위즈랑 티오제, 왜 벌써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지? 이야, 이거 서로 마음에 둔 멤버들이 이미 있었나 본데요!”
나중에 이 장면을 볼 시청자들과, 전후 사정을 모르는 제작진이 보기에는 신인의 각오 정도로 보일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아, 그럼 역시 저랑 연우 형이 가위바위보를….”
“주영아, 그게 무슨 말이야. 당연히 형이 먼저 골라야지.”
정연우가, 그 미묘한 수면에 돌을 던졌다.
“뭐어? 그런 법이 어디 있어!”
“여기. 장유유서라잖아, 주영아… 형을 존중해야지, 응? 후배분들 앞에서 그럴 거야? 진짜 어른스러워 보이고 싶으면, 양보할 줄도 알아야 해.”
“으윽, 무슨 그런 억지를… 후, 후배분들을 들먹이는 게 어디 있어!”
“네. 주영이가 저한테 순순히 순서를 양보해 줬네요. 그렇죠? 그럼 제가 먼저 고르겠습니다, 피디님.”
“하하… 그래요, 그래!”
정연우의 억지 아닌 억지에, 제작진의 얼굴에는 꽃이 피었다.
아, 연차 찰 만큼 찬 1군 아이돌이 저렇게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주는데, 누가 싫어하겠냐고.
또 한 번 상황을 유연하게,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끈 정연우가 살며시 미소 지으며 양측에 선 사람들을 바라봤다.
손재하부터 장시우까지.
한단우부터 안태이까지.
“음, 누굴 고르는 게 좋을까… 난 이기는 게 좋으니까, 가급적이면 잘 뛸 것 같은 사람이 좋은데. 아니면, 내 마음에 쏙 들거나.”
“아니, 진짜 형이 먼저 골라? 불공평해! 나 팀 잘 고르려고 티오제분들이랑 위즈분들 영상도 다 찾아보고 왔다고.”
“그거 나도 다 봤다, 주영아….”
자연스럽게 주영의 투덜거림을 무시한 정연우의 시선이 마지막에 닿은 곳은, 어쩌면 당연하게도 김춘용이었다.
“Oh my god. 좀 긴장되는데요…!”
“로건 너 달리기 빠르잖아. 이거 되게 잘할걸? 너 경찰과 도둑 할 때 어땠지?”
“4번째로 잡혔는데요!”
“아, 쏘리. 느리구나. 그럼 뭐, 빨리 탈락하는 거지.”
목을 덮는 새빨간 머리카락을 반쯤 묶고, 유쾌한 얼굴로 로건에게 장난치는 김춘용에게서는 이상하게도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나는 준비가 끝났다’는 자신감이 말이다.
그 얼굴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진심으로 풋, 하고 웃은 정연우는 손을 탁탁 털고는 처음부터 염두에 뒀던 사람을 향해 손을 뻗었다.
“…제일 처음은 태이 씨를 고를게요, 하하.”
“우와! 저요? 감사합니다!”
정확히는, 아까 김춘용이 미리 말해 준 사람을 향해서.
“어어, 안 돼! 나도 태이 씨랑 한 팀 하고 싶었는데!”
“원래 사람 마음이라는 게 다 비슷비슷해, 주영아. 억울하면 네가 형 했어야지.”
“언제는 장유유서랬다가, 언제는 후배들한테 어른스러운 모범을 보이랬다가…! 너무해!”
“오, 연우 씨! 왜 태이 씨를 고르셨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이거 또 연우 씨가 신인한테 관심을 보이는 건 특별한 일이거든!”
“아아, 이유요….”
정연우는, 자기 손에 의해 옆에 서게 된 안태이를 찬찬히 뜯어보고는 입맛을 다셨다.
백토를 잘 빚어서 완벽하게 구워 낸 도자기가 같은 얼굴.
장신인 정연우와 지화성만큼이나, 아니면 그보다도 조금 더 큰 키.
그리고, 정말 왜 자기를 골랐는지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눈까지.
“본 게임을 할 때, 위즈의 태이 씨를 선배님 팀에 넣어 주시면 돼요. 뭐, 순서는 상관없지만… 가능하면 극적으로요.”
“…춘용 씨를 고르는 게 아니라? 왜?”
“제가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선배님께서 꺼내시면 자연스러운 말이 좀 있거든요. 선배님, 예전에도 영화 좋아한다고 말씀하셨으니까요.”
아까 김춘용이 소곤거렸던 말을 떠올린 정연우는, 제 곁에 선 안태이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부드럽고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제가 영화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특히, 예전 한국 영화요.”
“어엇, 지금 연우 씨 말씀은…!”
“네. 그걸 생각하니까, 이분을 안 고를 수가 없더라고요. 한국 영화계 세기의 사랑의 결실이시잖아요?”
그리고 그때.
“…아하.”
정연우는, 저를 바라보던 호기심 어린 시선이 약간 바뀌었음을 느꼈다.
글쎄, 입에서 나오는 말과 행동은 전부 여전히 자연스럽고, 천진난만하고, 순수했지만….
“제가 또 저희 부모님 사랑의 결실이긴 하죠! 하하, 골라 주셔서 감사해요. 열심히 할게요!”
그 아래에 슬며시 고개를 든, 미묘한 감정.
모든 사람을 제 손바닥 위에 놓고 관찰하듯 지켜보는 정연우가, 그리고 지금 안태이에게 신경을 쏟고 있는 김춘용이 그걸 못 알아볼 리 없었다.
“자연스럽게 부모님 얘기를 하고, 걔 반응이 어떤지 딱 한 번 보는 거. 그거 하나면 충분해요.”
“하하….”
기념비적인 첫 팀원 선정에 박수를 짝짝, 치는 김춘용의 두 눈이 휘어지는 동시에 날카롭게 빛났다.
솔직히 말해서, 김춘용은 돌아온 후 뭐든 최선을 다 하지 않으면 안 됐다.
돌아오기 전이나 지금이나 능력이 그렇게 뛰어나지도 않아, 그나마 치트키라고 할 수 있는 스킬들은 대부분 무대 관련이라 예능에서는 쓰기 애매해.
“보통 이런 경우에는, 그냥 한 번 연습한 걸로 실력이 쑥쑥 늘던데….”
“엥? 용용 형, 뭐라고요?”
“…아냐. 그냥, 우리 오늘 안무 5번은 더 맞춰 보고 가야 할 것 같다고. 너 2절 브릿지 박자 조금 느린 거 알지?”
“…악마! 이 악마! 우리 지금 안무 연습만 5시간째예요!”
“저는, 아주… 보기, 좋… 은데….”
“다솔 쌤은 우리를 보내 줘야죠, 솔직히! 으악!”
그렇지만, 그런 김춘용에게도 확실히 써먹을 수 있는 카드가 딱 하나 있었다.
“어, 취한다… 나 물, 물 좀….”
“렉스야. 미안한데, 니가 좀 알아서 마실 수 있냐? 나 룸 밖에 유우명한 사람 왔다고 그래서 좀 인사하고 싶거든?”
“니가 연예인인데, 유명한 사람이 또 누가 있어….”
“있지, 그럼! 너는 연예인의 연예인도 모르냐? 왜 왔는지는 모르겠는데, 안명욱이 와서 룸에 위스키 한 병씩 돌리라고 했다고! 니가 지금 마시는 것도!”
“배우 안명욱이 왜… 우욱, 아, 물 주고 가라고!”
사람들이 자신의 한계를 모르고 마신 후, ‘잊어버리겠지’하며 떠드는 소문과 그걸 빤히 기억하고 있는 머리.
그게, 김춘용이 스스로도 모르는 가장 큰 무기였다.
“아, 그럼 이번에는 저, 주영이가 고르겠습니다! 저는 역시… 위즈의 제이든 씨를! 자체 컨텐츠 보니까, 정말 잘 달리던데요?!”
“Got it. 사실, 요행이었어요.”
“뭐야, 한국인인 나보다 한국말 더 잘해!”
“…제가 한 번 더 고르면 되는 거죠? 춘용 씨, 오시죠.”
미리 약속했던 것처럼, 정연우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함께 김춘용은 서서히 안태이의 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얼굴에는, 예의 그 송곳니가 보이는 유쾌한 웃음이 가득한 채였다.
“안녕, 태이야.”
“…와, 말 놓자고 한 거 기억한 거야? 고마워. 나도 잘 부탁해!”
촬영도 잘하고, 자꾸 남의 팀에 폭탄 던지는 녀석도 자연스럽게 처리하고.
“자, 그럼! 이제 어느 쪽이 숨고, 어느 쪽이 찾을지 정한 후! 바로 촬영 시작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오늘이 김춘용의 날이었다.
* * *
제작진이 지급해 준 의상으로 갈아입은 후, 마이크를 정비한 장시우는 퍽 긴장한 표정이었다.
‘위즈 멤버들과 춘용이가 되도록 마주치지 않게 하자’는 단호한 포부와 함께 멤버들과 촬영장으로 온 것치고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거든.
“춘용… 형! 어디, 가요….”
“어어, 시우야. 아무 곳도 안 가. 진짜야. 내가 언제 너한테 거짓말한 적 있어?”
“네? 지금 그게, 거짓말… 이잖아요…!”
그가 할 수 있는 건, 무슨 생각 중인지 모를 김춘용이 자꾸 어슬렁거리며 다른 곳으로 향하려는 걸 온몸으로 낑낑거리며 막는 정도.
“어어, 춘용아. 너 자꾸 그러면 묶어 놓는다? 어? 나 그 정도는 할 수 있거든?”
“형, 대체 묶기는 뭘 묶….”
“어허. 못 할 거 같아? 씁. 가만히 있어.”
그나마, 같은 팀으로 배정된 방유찬은 좀 더 엄한 표정으로 김춘용을 다룰 수 있었으니, 사정이 나았다.
“고, 마워요. 유찬 형….”
“아냐, 뭐 이 정도 가지고. 내가 몇 살이라도 더 먹었으면 당연한 일이지.”
팀 내에서 가장 상극인 방유찬과 장시우는 여전히 서로에게 조심스럽게 대했지만, 지금은 그런 것도 티가 나지 않았다.
“저희가, 잘… 해야겠죠.”
“응. 걱정마. 내가 [타겟팅 스타> 경찰과 도둑 때는 빨리 잡혔지만, 사실 달리기 빠르거든.”
“믿을… 게요, 형….”
김춘용이 오늘 안태이의 속내를 제대로 파헤치고 더는 꺼부적거리지 못 하게 만들겠다는 목적이 있는 만큼, 그들도 확실한 목적이 있었으니까.
“다들 알겠지만… 춘용이가 좀, 자기가 할 수 있으면 혼자서 하려는 경향이 있어. 응. 별로 좋진 않은 거 같아.”
“아잇, 잠깐! 용용 형이 그랬던 건 맞는데요, 그건 재하 형도 그랬고, 지금도 좀 그런… 으읍!”
“…하하, 재하야.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을 거 같아? 아, 화성이는 신경쓰지 마. 아까부터 입이 좀 가렵다고 그래서, 그냥 내가 긁어 주는 거야.”
“…으음, 어렵진 않을 거예요. 유찬 형, 우리는 하나만 기억하면 돼요. 춘용이가, 또 이번 일을 혼자 해결하려고 하지 않게….”
‘위즈 멤버들이랑, 혼자 있게 안 두면 돼요.’
손재하가 약간 난감하고도 부드러운 표정으로 꺼냈던 말을 한 번 더 상기한 방유찬은, 장시우와 두 눈을 마주치며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하지?”
“네에….”
술래잡기 프로그램이라고는 하지만, 팬들의 니즈를 만족시켜 주기 위해 특수 부대 의상 비슷한 걸 착용한 그들은 마치 전장에 나가기 직전 ‘무사히 돌아오자’고 약속하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그 결심만 두고 보면, 오늘 김춘용은 아까 위즈와 단체 인사를 한 것, 그리고 정연우 팀이 되며 짧은 대화를 나눈 것을 제외하고는 더는 위즈 멤버들과 마주칠 일이 없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아, 티오제분들. 여기 모여 계셨네요. 하하… 잠깐, 거기 위즈분들도 오셔서 작전 회의를 좀 해 볼까요?”
아군 참호에 스파이가 없었다면, 프레깅(Fragging)이라는 단어가 생길 일도 없었겠지.
새파란 완장을 차고, 그들을 향해 다가온 이번 달 ‘캐치미 캐치유’ 1팀 팀장, 정연우는 그들을 불러 모아 부드러운 목소리로 얘기했다.
“이전에도 ‘캐치미 캐치유’를 보신 적 있다면 아시겠지만, 컨셉과 별개로 룰은 언제나 간단해요. 상대팀이 미션을 완료하기 전에, 완장을 뜯고 우리의 미션을 완료하는 것. 다들 아시죠?”
“…네!”
“하하… 신인분들이라 그런가. 대답이 좋네요….”
무언가 생각이 많이 드는 듯, 제 뺨을 손으로 가볍게 문지른 정연우는 두 눈을 다정하게 휘게 하며 말을 이었다.
“제가 이 프로그램 출연을 몇 번 해 보니까, 필승법이 있더라고요. 첫째. 다 같이 뭉쳐 다니지 말 것. 둘째, 미션보다는 상대 완장 뜯기에 집중할 것.”
“…….”
“그래서, 제가 제안하고 싶은 게 있어요. 그리고 여러분이 들어줄 거라고 믿고. 전 팀장이잖아요?”
그리고 정연우는 곧, 방유찬과 장시우가 가장 바라지 않던 폭탄을 냅다 투하했다.
“…시작하고, 바로 쪼개집니다. 유찬 씨와 단우 씨. 그리고 시우 씨와 하원 씨. 마지막으로, 태이 씨와 춘용 씨 팀에는 제가 들어갈게요.”
“어, 어어….”
방유찬과 장시우가 낭패감 어린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사이, 김춘용이 정연우를 향해 몰래 엄지를 치켜올렸다.
“그리고, 저희 멤버들과 저를 잠깐만 떨어뜨려 주시면 돼요. 술래잡기를 하는 내내요.”
“멤버들한테 좀 매정하네요. 나도 그렇지 않다고는 못 하지만….”
“그거 아세요? 원래 좀 떨어져서 지내야 애틋해요. …진짜, 미치도록 그립고요. 그래서 더 잘해 주고 싶은 거예요.”
렉쓰레기 시절, 멤버들이 너무 많은 고생을 하게 만든 미안함 가득한 김춘용의 행동 양상은 간단했다.
내 멤버들이 내게 신경 쓰게 만드는 녀석은, 내가 직접 곁에 두고 조지겠다고.
– “10분 후! 10분 후 게임 시작하겠습니다! 다들 지급된 미션을 확인하시고, 상대 팀에게 잡히기 전에 먼저 미션을 완료해 주세요!”
김춘용은 이번 촬영에서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헤아리고는, 곁에 멀뚱히 서서 저를 바라보는 녀석을 향해 웃어 보였다.
“…잘 부탁해, 태이야.”
“응, 나도!”
그 천진난만한 웃음이 어디까지 가는지, 한 번 보자고 생각하면서.
– “…게임, 시작합니다!”
그리고 터져 나오는 게임 스타트 알림과 함께….
“뛰어!”
“가죠!”
“어어어?!”
김춘용과 정연우는, 안태이의 양팔을 잡고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