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licious Memb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60)
악성 멤버가 돌아왔다! 60화
* * *
그렇게 김춘용이 절찬리에 경력직 악성 멤버 짬을 드러내며 아웃그램 활성화에 힘쓰는 사이.
팬들 역시 제각각의 이유로 바빴다.
[[타겟팅 스타> 중간 순위 투표에서 보컬즈의 자부심! 안진우를 투표하고 공유 + 인증해 주신 분께는 추첨을 통해서 트레블러용 향수 세트를 보내 드려요♡] [⎿ 보컬즈의 자부심 ㅇㅈㄹ 지누스들 공유 이벤트 선물 자기들끼리 돌려먹는 거 다 걸렸는데 ㅋㅋㅋㅋ 추첨 내역 까시든가요] [⎿ 뭐임?? 니가 그걸 어떻게 아는데??] [⎿ 내가 돌려먹은 사람 중 하나니까 ㅋㅋㅋㅋㅋ 물론 나는 로건으로 갈아탔음] [⎿ 이 사람 진짜 로건 팬 아닙니다 오해 마세요 지누스분들 타임라인 들어가면 류웨이 아웃그램 사진밖에 없어요]누구는 막판 스퍼트로 자기 연습생을 홍보하기 위해서, 누구는 그런 상대방을 깎아내리기 위해서.
그중에서도 미묘하게 데뷔 라인에 걸쳐 있는 연습생의 팬들은 아주 피가 터져 나올 지경이었다.
‘어, 어. 미현아. 그거 그냥 내가 보내 준 링크 들어가서 누르면 되거든? 어. 성원협! 원협이 순위 좋으면 내가 진짜 밥 한 번 살게!’
‘뭐? 네 동생이 벌써 투표를 했어? 대체 누구한테! 아, 씨. 가오옌을 왜 뽑아!!’
추첨 이벤트에 돈 써, 지하철 전광판 광고에 돈 써, 엄마 아빠 형제 자매 친구 휴대폰 뺏어서 본인 인증 후에 투표까지 해.
누군들 고작해야 연습생에게 왜 그렇게까지 하냐고들 하겠지만, ‘내가 애정을 쏟은 대상의 성공’은 아이돌 팬덤에게 각별한 의미였다.
가수와 팬은 일심동체.
피로 이어져 있지는 않지만, 마음으로 이어진 관계.
그런 상대와 데뷔 때부터 봐도 벅찬데, 데뷔하는 과정까지 함께 한다?
한 번이라도 아이돌을 좋아해 본 사람이면, 절대 쉬이 넘어갈 수 없었다.
때문에 [타겟팅 스타> 같은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이기도 했고.
그리고, 여기 그 영향을 받은 또 한 명의 인물이 있다.
“아, 아아. 뒤지겠네, 진짜….”
“깼냐? 그 투표 독려 글인가 뭔가, 이제 안 써도 돼?”
다크써클이 턱 아래까지 내려온 손재하의 네임드팬, AG물산회사는 에너지음료를 입에 들이부으며 제 룸메이트에게 대답했다.
“어. 아니, 더 열심히 써야 해. 미친. 아, 연차 내길 잘했지….”
“엥, 연차는 또 왜?”
“그야… 새벽에 추이 확인하면서 공유 이벤트도 더 돌려야 하고, 이번에 재하 아웃그램 미션도 시작했잖아? 그거 라이브 방송이 오늘 낮이거든. 첫 라이브는 절대 못 놓치지.”
“미안한데,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어.”
“몰라도 돼. 하여튼, 그때부터는 추첨 이벤트도 더 빡세게 돌려야 해. X됐어, 그냥. 적금 깬다.”
“너도 진짜… 사서 고생이다, 참.”
그녀의 룸메이트는 그녀를 한심한 얼굴로 보면서도 어깨를 주물러줬다.
출근과 퇴근으로 이루어진 일상에 손재하라는 존재를 본격적으로 넣고 난 후, AG물산회사의 삶은 270도로 달라진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냥 아이돌 연습생 하나 좋아하게 된 게 뭐 그렇게 큰 영향이 있냐, 싶을 수 있지만. 분명히 달랐다.
추첨 방청을 가기 위해서 SNS와 위튜브에 룸메이트를 동원한 추첨 노가다와 폼림픽을 하는 건 기본.
거기에, 평일 방청이나 오늘 같이 특별한 경우는 연차까지.
“근데, 방청 가는 날은 그냥 네 아이돌만 보고 오는 거 아냐? 왜 앞뒤로 이렇게 힘들어 해?”
“야, 그럼 그날 해야 했던 일은? 전날이든, 그다음 날이든 야근해서 끝내야지. 아이돌 때문에 일 제대로 못한다는 소리는 죽어도 듣기 싫어.”
“어휴… 그럼 야근하는 날은 좀 집 오자마자 자고 그래. 너 맨날 폰 붙잡고 히히덕거리잖아.”
“어떻게 자, 어떻게! 아웃그램에 내가 모르는 재하 사진이 또 올라오고 있는데, 그냥 자냐?”
“사랑에 미쳤구나….”
룸메이트의 허탈한 말에, AG물산회사는 주먹을 꽉 쥐어 보이며 결연한 표정을 내비쳤다.
“미친 게 아냐. 재하가 나를 일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 거지.”
내 아이돌에게 부끄럽지 않은 팬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수많은 팬들이 공유하는 주된 소망 중 하나였다.
“백만장자가 되어야지. 꼭 백만장자가 돼서, 재하 데뷔 앨범 1,000만 장 사는 걸로 역대 국내 아이돌 초동 1위 찍게 해 줄 거야.”
“아니, 그런 거면 다시 태어나야, 그래. 됐다. 됐어. 일단 이거나 좀 봐.”
AG물산회사를 짜게 식은 표정으로 바라보던 룸메이트는 그녀에게 휴대폰을 슥 내밀며 뻘한 표정을 지었다.
“응? 대체 뭔데 그런 표정, 아니 이런 씨발!”
“아니, 알림 오자마자 너 깨웠는데. 네가 못 일어나길래….”
AG물산회사가 우렁차게 고함을 지르게 만든 것은, 손재하의 아웃그램 라이브 방송 알림이었다.
단지 ‘오늘 낮’이라고 애매하게 공지되어 있었던 까닭에, 연차라는 휴식에 취한 물산회사가 놓쳤던 것이었다.
“미친, 미친 미친! 벌써 30분 전부터 하고 있었잖아!”
그녀가 황급히 라이브 방송을 켜고 들어가자, 화면 가득 잘생긴 손재하의 얼굴이 드러났다.
– “아, 이게 너무 오래 하면 안 된다고 그래서… 이제 꺼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아.”
“진심 미쳤나. 이렇게 황홀한 얼굴인데 내가 미처 못 봤다고? 이런 미친, 잠이 원수야! 미쳤냐고! 왜 더 안 깨웠어!”
“나, 난 들어간다….”
흡사 눈물을 흘리기 직전인 AG물산회사의 모습에, 룸메이트는 슬슬 눈치를 보다가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거나 말거나, AG물산회사는 녹화와 캡처를 반복하며 인사를 남기는 손재하의 모습들을 담기에 바빴다.
– “다른 친구들도 계속 방송을 할 테니까, 지켜봐 주세요. 오늘 너무 감사했어요. 또 뵈어요!”
손재하가 수줍게 웃으며 종료할 시점의 라이브 방송 동시 접속자 수는 벌써 3만을 훌쩍 넘은 채로였다.
“아, 재하는 진짜 최고야… 다른 사람들이 제발, 제발 클립 따 줬기를. 제발!”
저 멀리 제게 은혜를 베풀 다른 이에게 빠르게 기도를 남긴 AG물산회사는, 얼른 다른 연습생들의 라이브 접속자 추이와 SNS 반응을 체크했다.
[화성.zip @mars_zip2X0724 #지화성 #화성 #화성라방
(사진)(사진)
새로 뿌염했다는 화성이♡ 포스브 선정 금발이 잘 어울리는 남자 1위! 중간 순위도 곧 1위!] [⎿(게시자에 의해 차단된 계정입니다) 시청자수 2만 명이? 손재하가 지금 3만인데 ㅋㅋ 중간 순위 1위는 에바지~ 2위도 감지덕지임 ㅠㅠ] [시우하다 singsingull_ll11
시우의 아웃그램 포스트에 좋아요 + 중간 순위 투표 인증해 주신 분 중 한 분을 추첨해서 디저트 세트를 보내드려요♡] [영국남자좋아합니다 @logaaaanUKUK
(영상)
로홀리 이 남자 첫 라방부터 기타 들고 등장… 진짜 니가 내 홀리다 ㅁㅊ 지금 순위도 홀리하게 안정권 달리시는 중 (๑◔‿◔๑)] [공민호많이넣어더넣어 @mimino00
(사진)
민호 첫 포스트 좋아요 5000 달성♡ 투표도 12위! 언제나 시작이 반이다!] [⎿ 도움 안 되니까 내려 ㅁㅊ] [타겟팅 스타>가 이제 4화 방영된 가운데, 아웃그램 미션과 중간 순위 발표의 시너지는 엄청났다.
한 발짝 떨어져 있다고 느끼던 연습생들을 더 친근하게 느끼게 만드는 건 물론, 대중은 계속해서 그들이 서바이벌에 임하고 있음을 상기하게 되니까.
“이러나저러나 그래도 재하가 압도적… 음, 아니네. 아오.”
그 대중 중 하나가 되어, 휴대폰 화면을 슥슥 내리며 확인하던 AG물산회사는 한 SNS 포스트를 보고 이마를 짚었다.
[중국남자와사랑에빠졌습니다… @alwaysliuuway우리 류류♡ 아웃그램 포스트 좋아요 순위는♡ 3위예요♡ 그치만♡ 현재 중간 순위 투표는♡ 4위 ㅠㅠ♡ 류류가 좋아하는 얼굴을 보기 위해♡ 다들 함께 힘내요♡]
“하트 남발 진짜 미쳤네… 아니, 근데 류웨이가 중간 순위 4위라고? 쟤 원래 3위였는데?”
그녀가 황급히 공식 투표 사이트에 들어가자, 적나라한 UI와 함께 연습생들의 순위가 드러났다.
“어어? 어? …잠깐, 대박!”
고함과 별개로 그녀의 손은 빠르게 디엠창에 글자를 쳐 넣는 중이었다.
[AG물산회사: 대박 늘봄님] [AG물산회사: 지금 춘용이 6위네요?? 제가 마지막으로 봤을 때는 7위였는데!!]아슬아슬하게 데뷔권 바깥을 맴돌던 김춘용이, 지금은 어떻게 6위인가.
그것에 대해서는 꽤 다양한 요인이 있었다.
‘어떻게아이돌연습생이름이김춘용ㄷㄷ’이라는 밈으로 아이돌팬들 사이에서 김춘용이 알음알음 입소문을 탄 것.
더불어, [타겟팅 스타> 3화와 4화에 나온 ‘저 파도 너머의 우리’ 무대 속 안대남이라는 포지션이 꽤 유효하게 먹힌 것.
나아가, 이번 3차 경연에서 보인 ‘크루셜 보이’ 무대가 아주 좋았다는 소문이 알음알음 돈 것.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늘봄미르님이 타이핑 중입니다….] [늘봄미르: 아무래도] [늘봄미르: 제 야근이 해낸 거 같아요 물산님….]늘봄미르가 야근을 불사하고 달려 나가 출사를 감행한 ‘글로벌 연습생 버킷리스트 이뤄 주기’ 미션 촬영.
중간 순위 평가를 앞두고 적절한 바이럴이 필요한 지금, 그녀가 올린 그 영상이 아주 제대로 빛을 발한 것.
[2X0702 타겟팅 스타 김춘용 홍대 길거리 댄스 배틀 by NBML>제작진의 농간으로 위튜브 블루 결제를 해야만 볼 수 있는 다른 연습생들의 미션 영상들과 달리, 늘봄미르가 손수 찍어 올린 김춘용의 영상은 그녀의 채널에 들어만 간다면 무한정으로 시청이 가능했다.
[쟤가 연생인 거?] [⎿진다솔 댄서에게도 리스펙 받은 김춘용 연습생 다른 춤 영상도 보고 가세요♡ (링크)] [⎿⎿ㅇ아니 광고까지 해 줄 것까지야… 일단 ㄱㅅ 좀 무섭게 생기긴 했는데 춤도 잘 추고 잘생겼네여] [뭐임? 이 영상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조회수 그냥 적당했는데 왜 갑자기 핫클립에 뜬 거?] [⎿알고리즘의 은혜를 받는 연습생 ㄷㄷ] [⎿⎿다른 연생 팬들도 소문 듣고 자기 애 얼굴 볼 수 있을까 싶어서 찾아온 듯 ㅋㅋ 응 어림없죠? 로건이랑 성원협만 있죠?]뒤늦게 [타겟팅 스타> 제작진들도 영상의 존재를 알게 되었으나,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딱히 없었다.
촬영분을 무단으로 개인 게시한 것도 아니고, 직접 찍어서 올린 것에 대해서 저작권을 주장하기란 어려운 노릇이니까.
“와, 진짜 대박. 이게 되네.”
물산회사가 영상 아래 댓글들을 보며 순수한 감탄을 육성으로 뱉는 사이, 벅찬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늘봄미르는 디엠창이 터져 나가라 메시지를 띄워 보내는 중이었다.
[늘봄미르: 아 진짜 이게 될까 싶었는데 ㅜㅜ] [늘봄미르: 타이밍이 진짜 좋았어요] [늘봄미르: 딱 !! 춘용이가 게시글에서 그때 촬영 언급하고] [늘봄미르: 같이 춤췄던 댄서분도 제 영상을 참고해서 춤 추셨더라고요 (울음) (울음)]거기에 김춘용 본인의 영상 언급과 더불어 의외의 인물, 최건영의 지원 사격까지.
김춘용의 현 상황이 상당히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는 것과는 달리, 중간 순위 발표를 위한 준비는 착착 되어가고 있는 채로였다.
그러나.
상황이 복잡하다는 것을 배제할 수는 없었다.
늘봄미르와 물산회사가 저의 연습생이 데뷔에 가까워져 가는 걸 기뻐하는 사이, AG 엔터테인먼트의 한 사무실에서 두 남자가 대화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놈 순위가 갑자기 올랐어.”
나는 떨어졌고.
갑작스런 류웨이의 방문에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은 신기호는 콧웃음 치며 손을 이리저리 내저었다.
“갑자기 왜 회사까지 찾아왔나 했더니. 그건 네가 직전 무대에서 져서 그런 거야. 곧 다시 회복될 거다.”
“아니, 회복되지 않아. 그리고 이 사태는 내 말을 무시한 당신 탓에 일어났다.”
류웨이는 씨근덕거리며 신기호를 노려봤다.
항상 무표정을 고수해 오던 똑소리 나는 이목구비에서는 불쾌감이 역력했다.
“그 이후로, 나는 당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모두 제공했어. 그 녀석과 사이가 좋지 않은 연습생, 그리고 그 밖의 뒷조사 결과까지―.”
쾅!
“시끄러워.”
참지 못하고 책상을 후려친 신기호의 두 눈은 붉게 충혈되어있었다.
“나라고 손 놓고 있지 않았다는 걸 너도 알 거다. 그 녀석한테 짜증 난 게 너 하나인 줄 알아? 건방지게 굴지 마.”
“…당장에 낼 수 있는 기사만 해도 한두 개가 아닌 걸로 아는데.”
류웨이의 짜증에, 신기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헛웃음을 지어 냈다.
로건을 하차시킬 완벽한 계획마저 어그러진 지금.
신중하게 가도 목적의 반도 못 이루는 마당에, 싸구려 렉카들이나 좋아할 루머를 퍼뜨린다?
“좋아, 그 녀석을 담가 버리자고. 아주 보내 버리자 이거야. 근데 뭘로? 어떻게 보낼 셈이지? 네가 내게 제공했다는 정보들이 다 쓸모가 없었는데?”
그는 책상 위에 얹어져 있던 총 모양 라이터를 강박적으로 달칵이며 말을 이어나갔다.
“연습생 동기와의 불화. 그림이야 좋지. 근데 일방적인 질투였어. 프로그램 내에서의 불성실? 그건 류웨이, 네가 더 심했고. 열애설. 요즘 사람들은 합성을 눈치채는 데에 도가 텄어. 가짜는 안 돼.”
아무런 소스 없이 김춘용을 공격해 봤자, 주철영의 호감을 얻고 있는 김춘용은 방송을 통해 누가 보더라도 문제없을 해명을 할 테다.
중간 순위 발표를 앞둔 가운데, 그건 오히려 김춘용의 유명세를 더욱 드높일 빌미를 만들 뿐이었다.
“내가 명분을 강조하는 건 내가 대단히 도덕적이라서가 아니야. 깔끔하기 때문이지. 그리고 그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걸리는 게 당연해, 이 애새끼야.”
그러니까, 가서 네 촬영에나 집중해.
“어른 일하는 곳에 와서 징징거리지 말고.”
신랄한 축객령과 함께, 류웨이의 얼굴에 음영이 드리워졌다.
신기호가 뱉은 말에는 어폐가 없었다.
그의 논리는 완벽했다.
그렇지만.
“…나는 당신처럼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순 없어.”
그와 이해관계를 같이 가져가고는 있지만, 이 일에 있어 당사자인 류웨이에게는 어쭙잖은 변명으로 들릴 뿐이었다.
“류웨이. 너 방금 뭐라고 했지? 어딜─.”
뒤에서 신기호가 제게 욕설을 뱉든 말든, 문밖으로 발걸음을 옮긴 류웨이는 천천히 주머니 안에 있던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중간 순위 발표 촬영까지 남은 시간은 4일.
아웃그램 미션, 라이브 방송. 촬영, 투표.
이슈, 논란.
[需要帮助(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윗사람들의 알력 다툼이, 류웨이와 김춘용 둘의 부딪힘으로 내려오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