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licious Memb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61)
악성 멤버가 돌아왔다! 61화
오리지널곡 ‘Aiming’과 커버곡, 그리고 포지션 경쟁으로 연습생들의 무대 위 모습은 어느 정도 보여 줬겠다.
중간 순위 발표 전의 아이돌 통조림 시설은, 한창 경연을 준비할 때보다는 어느 정도 여유로운 맛이 있었다.
물론 제작진들에게만 말이다.
연습생들의 일과는 하루하루 제각기 다른 촬영으로 이어지는 날들이니, 오히려 더 정신 없을 지경이었다.
“세븐, 에잇. 손, 더 쭉… 펼게요.”
“자, 잠깐만 쉬었다가 하면 안 될까요…?”
“아직… 디테일은, 하나도… 못, 잡았는데. 특히, 성원협 연습생, 은 남아서 좀 더….”
“다솔 니임!”
낮에는 기초 안무 연습, 보컬 레슨, 랩 교실 같이 제작진과 AG 엔터에서 함께 준비한 연습 프로그램.
“잠깐! 이거 료타가 범인 같은데요?”
“화성. 오해입니다. 그럴 리가 없잖아요? 저처럼 선량한 사람이 어떻게 범인인가요?!”
“료타. 그런 말을 할 거면 표정이라도 바꾸고 말해야지. 너 지금 당황한 얼굴이야.”
“으아아, 재하 형까지 그러기입니까!”
‘AG는 이런 체계를 갖고 연습한다’고 광고하는 듯한 연습이 끝나고 나면, 제작진이 연습생들 케미용으로 준비한 미니 게임.
“료타 연습생이 범인이 맞았습니다! 범인을 맞춘 탐정에게 주어지는 상품은… 협찬사에서 보내 주신 과자 세트네요! 오늘 숙소로 돌아가서 과자 파티를 할 수 있겠어요!”
“우, 우와아… 너, 너무 좋아요.”
협찬으로 인해 얼룩진 미니게임이 끝나고 나면, 다들 약속이나 한 것처럼 미친 듯이 아웃그램 미션 업로드와 라방.
[지화성 @Zimars_TT(사진)
오늘 재하 형이랑 같이 범인 검거! (수갑 이모티콘)
무슨 범인인지 궁금하시죠? (메롱)] [⎿지화성 연습생 미니 게임 스포일러로 아웃그램 금지 2시간입니다 ㅠㅠ] [료타 @Ryota__TT
너 무 함니두 ㅠㅠ 나는 나쁜 사람이가 아니야
#타겟팅스타 #료타 #ryota #良太 #daily] [⎿료타 연습생 태그에 데일리 [ 빼주세요 !!]
– “스타 슈터 여러분, 안녕하세요. 성원협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헬로. 곤니찌와. 밥 먹었냐고요? 어, 아직이요. 지금 안무 레슨 추가 수업을 받으려고 대기하고 있어요. 네. 춤 잘 못 추냐고요? 아뇨! 그건 아닌데….”
– “성, 원협 연습생은, 좀… 뻣뻣하죠.”
– “악! 다솔님!”
그래도 아웃그램 미션이야, 뭐.
다가오는 중간 순위 발표에는 미션 점수 역시 포함이 되었으며, 또한 서바이벌 내에서 허락해 주는 SNS 활동이란 곧 바이럴을 의미했으니.
힘든, 아니….
좋은 게 좋은 거란 뜻이었다.
물론 그 사이에 해결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닌 나는 또 입장이 달랐다.
뿅!
– X: 그래 아웃그램 게시물 영상으로 기깔나게 올려서 순위 올린 거? 좋다, 이거야
– X: 6위 굿 ㅋ 이제야 데뷔권이네 ㅋ 축하해!
– X: 근 데 이 제 어 쩔 거 냐 고 !!
– X: 류웨이는? 너 걔랑 걍 데뷔할 거야? 너 순위 오르고 로건이 7위 됐는데 좋댄다 ㅡㅡ 그럴 거면 그 강아지 대체 왜 잡았음 !?
– X: 류웨이 보내 버릴 좋은 방법이 있었는데 거기다 대고 아무나 끌어들일 수 없다 이X랄
– X: 야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면 곤란하다고
– X: 안 되겠다 이제 본격적으로 나의 개입을 선언한다
뿅! 뿅!
– X: 이거 지난 경연 1위 보상 스킬임 니 의견은 중요하지 않아 일단 받아 너 생각보다 셀카를 못 찍더라
– X: 아오 진작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ㅡㅡ 그때 전광판 광고 앞에서 그냥 받았으면 됐잖아 으아아아악!
– X: 아! 아! 열 받아!
– X: 지금부터 네가 해야 할 일은 어? 일단 저 스킬로 아웃그램에 게시글 하나 올리고, 어? 류웨이 일은 가오옌이랑 같이…
뿅! 뿅! 뿅!
“진짜 시끄러워 죽겠네, 이거. 아예 무음이 기본인 휴대폰으로 바꾸든가 해야지….”
김춘용은 투덜거리면서도 빠르게 엑스에게 답장을 보냈다.
[왜 네 마음대로 보상 스킬을 정해 이 자식아]와, [너 도움 안 되니까 좀 가만히 있어]라고 말이다.그리고 의미 없지만 휴대폰을 주먹으로 몇 번 패 주는 건 덤이었다.
‘이 자식. 안 그래도 생각할 거 많은데, 옆에서 정신없게 만들기나 하고. 이거 아무리 생각해도 악마 맞는 거 같은데.’
엑스가 김춘용에게 객관적으로 도움이 안 되냐, 라고 하면… 그렇지는 않았다.
꼬박꼬박 스킬도 보내 주고, 계약에 있어 궁금한 게 있으면 자기 사견을 담아서 알려 주기도 하고.
물론, 정서적 카운슬러로서는 0점, 아니 마이너스에 가까웠다.
‘차라리 아무 메시지도 안 보내고 뻘하게 있을 때가 오히려 도움이 된다니까.’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는 김춘용의 표정 역시 썩 좋지는 않았다.
엑스의 말이 어느 정도는 맞으니까.
데뷔권으로 올라오게 된 건 좋다.
그렇지만, 자신이 6위가 된 탓에 로건의 현 순위는 7위.
류웨이는 순위가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4위의 가도를 달리는 상태.
‘류웨이를 어떻게 하지 않으면, 내가 지금껏 한 일이 정말로 무용지물이 될 거야.’
김춘용은 이제 살짝 길어져 뒷목을 덮으려는 머리를 매만지며 곰곰이 생각했다.
방법이, 필요했다.
‘…리밍쉔이 내가 제안한 방법에서 자기가 드러나지 않는 방법을 찾아오라고 했으니까. 그걸 찾거나, 내가 직접 폭로하거나.’
그 어느 쪽도 쉬워 보이는 길은 아니었지만, ‘가오옌이 폭로하면 된다’는 가오옌의 말도 안 되는 제안을 받아들일 바에는 훨씬 나았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반드시 피해를 주는 다른 방법보다도 말이다.
뿅!
– X: 그냥 가오옌인지 뭔지 하는 걔가 말하게 만들라니까!!
– X: 왜 굳이 편한 길을 돌아서 감?? 왜?? 아놔 이해 안 돼
– X: 너 그거 착한 아이 증후군이야 ;; 전에 있었던 일 때문에 피해 끼치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자꾸 그러는 거라고
“아… 했던 말 자꾸 하게 하네, 얘가. 여기 회사는 독촉만 잘하면 아무나 채용시켜 주는 건가?”
신랄한 메시지에 와락 얼굴을 구긴 김춘용의 손가락이 휴대폰 위에서 빠르게 움직였다.
– 김춘용: 착한 아이 증후군 이러고 있네
– 김춘용: 그런 거 있는 사람이 술독에 빠져서 나 죽이라고 땅바닥 기어 다니냐? 내가 알기론 아닐걸 ㅡㅡ
– 김춘용: 애초에… 그게 진짜 될 거 같아?
– 김춘용: 그런 거였으면 내가 류웨이랑 가오옌이 대화하는 거 훔쳐 들었을 때 바로 작가님한테 말했겠지
– 김춘용: 뭐든 그걸 받쳐 주는 배경이 필요하다고 내가 술 마시는 거랑 드러누워 있는 거밖에 모르던 악성 멤버여도 그건 안다고
– 김춘용: 답장하지 마라 알림음 울리면 나 접싯물에 코 박을 거야
강하게 윽박지른 덕일까.
– X: 니 잘났다 뿡 ㅡㅡ
엑스에게서 더 이상의 답장이 오지는 않았다. 왔어도, 뭐. 그냥 휴대폰을 꺼버리면 될 일이었지만.
“…에휴.”
가볍게 한숨을 내쉰 김춘용은, 벽에 몸을 기대며 손가락을 하나씩 접기 시작했다.
‘그래. 배경이 부족해, 배경이. 류웨이가 그런 짓을 했다는 명백한 증거 말이야.’
류웨이가 로건을 하차시키려 들었고, 자신을 악의적으로 견제 중이라는 증거.
그걸 대놓고 꺼낼 수 없는 환경이니, 확실하게 괴롭힘당한 증거를 가진 리밍쉔에게 접근했던 것이었다.
‘리밍쉔을 회유할 방법 없는 건 아니지만, 이젠 내가 직접 하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해. …아웃그램 라이브 방송을 사용할 수 있으니까.’
어렴풋이 김춘용이 생각하고 있던 바는 이런 것이었다.
류웨이와 직접 대화를 나누면서, 몰래 아웃그램 라이브 방송을 켜는 것.
물론 이 방법을 쓴다면, 제작진의 노여움을 사는 건 물론이요. 그 역시 구설수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었지만….
당사자의 입에서 인정이 나오는 것보다 확실한 방법은 없었다.
어쩌면, 김춘용이 마지막 보루로 생각해 두고 있는 것보다도 더 말이다.
‘류웨이도 지금 조급하겠지. 잘만 찌르면 줄줄 읊을걸. …내가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김춘용은 과거의 자기 속사정이, 대중들에게 모조리 다 드러나게 된 상황을 떠올리며 쓴웃음을 지었다.
“제기랄. 렉스 공황 약 먹는 게 어떤 경로로 기사가 나게 된 거야? 일단 아니라고 그래. 전부 부인해. 아이돌이 정신 질환 있다는 거 알려져 봐야 좋을 거 진짜 하나도 없어!”
“그게, 기자가 직접 인터뷰를 한 거라고… 처음에 나온 기사를 레퍼런스로 벌써 쫙 깔렸어요.”
“아니, 인터뷰는 무슨. 렉스가 스케줄이랑 술 마시는 거 말고 무슨 인터뷰가 있어? 씨발, 거짓말을 쳐도….”
“…그분이랑 마신 거래요.”
“잠깐. 뭐, 뭐라고?”
“그, 렉스가 항상 같이 술 마시는 사람이 있는데, 기자인 줄은 몰랐다고….”
“…걔 당분간 숙소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말라고 해. 알겠어?!”
아무리 평소의 술꾼 렉쓰레기 상태였어도, 그런 건 쉽게 말하지 않았을 텐데.
‘하필 그때가 기일 지나고 다음 날이라, 더 정신을 못 차린 거지.’
김춘용은 점점 가라앉으려는 기분을 환기하기 위해 심호흡을 크게 한 번 하고는 두 눈을 부릅떴다.
‘그래도 지금은 달라.’
자신의 가족은 현재 집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으며, 사고 따위는 아직 나지도 않았다.
그가 해야 할 일은 오로지 애로우즈 멤버들과 다시 데뷔를 하고, 케이팝 역사상 최고의 아이돌이 되는 것.
“그러니까, 일단 류웨이랑 같이 있을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는….”
쾅쾅―
“…응?”
갑자기 문밖에서 들리는 요란한 노크 소리에, 김춘용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돌렸다.
아직 김춘용이 대여한 보컬룸의 이용 시간은 30분이나 남은 상태.
5개나 되는 보컬룸의 자리가 부족해서 누군가가 문을 두드릴 경우는 거의 없다시피 한데, 갑자기 왜?
김춘용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자, 그 앞에는 어딘가 단호한 표정의 가오옌이 버티고 서 있었다.
“춘용 형!”
“어어, 가오옌? 또 왜?”
이미 계획을 정리한 마당에 또 가오옌이 찾아오자, ‘또 너냐’는 마음에 헛웃음을 지은 김춘용은 가오옌의 어깨를 팡팡 두드리며 그를 보컬룸 안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애 입단속도 좀 시키자 싶은 마음에서였다.
뭐, 류웨이 일은 더 이상 네가 신경 쓸 필요 없고, 류웨이가 당장 뭘 할 수도 없을 거다… 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가오옌은 보컬룸이 닫히자마자 크게 외쳤다.
김춘용이 뭐라고 입을 열기도 전에, 아주 화끈하게.
“춘용 형, 지금 형이 X되기 직전이다!”
신랄한 욕설의 향연에, 김춘용의 표정이 순식간에 아연해졌다.
“…뭐라고? 너 그런 말은 누가 알려 줬어!”
“계속 말하지만, 가오옌의 한국어는 늘 가오옌이 직접 공부한다. 아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형, 이걸 좀 봐라!”
가오옌은 김춘용의 팔뚝을 마구 끌어당기며 자신의 휴대폰을 냅다 내밀었다.
그렇게 두 눈 한가득 들어오는 휴대폰 화면에, 김춘용은 곧 요상한 표정을 지었다.
“…네 아웃그램 게시글 좋아요 개수를 보라고? 5만 개, 장난 아니네. 아웃그램 좋아요 1위가 지금 너구나?”
“그건 가오옌에겐 당연한 일이기에 자랑스럽지 않다. 그거 말고 거기 댓글을 봐라, 춘용 형!”
가오옌의 자의식 높은 게시글과, 거기에 눌린 좋아요 개수만큼이나 넘쳐흐르는 댓글.
그 중간중간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단어들로 이루어진 문장들이 하나둘 끼여 있었다.
“이게… 뭐야?”
“내 게시글만이 아니다! 이건 틀림없이 류웨이가 한… 읍, 으읍!”
“쉿, 조용히 해.”
가오옌의 입을 순발력 있게 막아 낸 김춘용은 신중하게 그 댓글들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건 가오옌의 말대로, 그의 게시글에만 달려 있는 것이 아니었다.
손재하, 지화성, 류웨이, 가오옌처럼 아웃그램 팔로워와 좋아요 순위가 높은 연습생들의 댓글창에는 모두 도배가 되어 있는 댓글들.
[타겟팅 스타 연습생 여친 있다는데? ㅋㅋ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 봐라 가려지나 ;] [⎿갑자기 무슨 소리임? 재하한테 여친이 있다고?ㅋㅋㅋ 6년 동안 연습만 해 온 애한테 무슨; 님 이거 허위 사실 유포예요] [⎿⎿허위 사실은 무슨 ;; 손재하가 아닐 뿐이지 여친 있는 건 사실임 링크 첨부함 https://entertain.com/] [잠만 저거 링크 뭐임? 들어가니까 어떻게아이돌연습생이름이김춘용 [ 나오는데?] [근데 여친 내용은 아니고 무슨 게임에서 아이템 사기쳤다는 내용임] [오 미친 이거 뭐야??] [와 하나가 아니네 얘… ㅅㅂ 큰 거 온다 ㅋㅋㅋㅋㅋㅋㅋㅋ]심지어 해당 링크에는 김춘용의 가족들을 언급한 내용들도 있었다.
천천히 그 내용들을 읽어 나가던 김춘용의 두 눈이 점차 날카로워졌다.
“이렇게 되면….”
상황이 좀 달라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