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Struck by Thunderbolt Twice RAW novel - Chapter 68
00068 돈 벼락 맞은 사나이 =========================
“조용히 지내라. 너 같은 놈들은 정말 아무 것도 아니니까. 재산을 지키고 싶으면, 알아서 처신해라. 졸부 새끼가 어디 함부로 나서고 지랄이냐고.”
끝까지 기중을 모욕하는 발언을 멈추지 않는 남자는 야비한 웃음을 마지막으로 차를 타고 가버렸다. 황당한 마음과 분노가 한꺼번에 밀려닥치는 기중의 마음은 정말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한동안 마음을 진정시키느라 하늘을 쳐다보고 있던 기중은 이제야 조금 진정이 되는지 차를 차고에 넣고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움직였다.
차고에 차를 넣고 차고의 문을 닫으려고 스위치를 조작하고 있었다. 그 때 막 한 노인이 갑자기 기중의 시선에 들어왔다. 기중을 똑 바로 쳐다보고 있는 노인이 기중을 불렀다.
“자네 이름이 김기중 맞나?”
노인은 기중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일부러 모르는 척 하며 말을 걸고 있었다.
“네. 제가 김기중입니다. 어르신은 누구시죠?”
“허허. 내가 제대로 찾아왔구먼. 좀 전에 그 아이들이 널 곤란하게 하는 것 같던데. 맞느냐?”
기중은 노인을 바라보며, 자신의 기억을 확인했지만, 전혀 알고 있는 얼굴이 아니었다. 그래서 노인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나서 재차 물었지만, 그에 대한 답은 하지 않고 있는 노인이었다.
“우선 들어가서 이야기 해보자꾸나. 어서.”
기중은 처음 보는 노인이었지만, 어째서인지 그 말을 토를 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러죠. 일단 들어오세요.”
기중은 노인을 안내해서 들어왔고, 노인이 앉아 있는 소파 앞 테이블에 찻잔을 놓았다.
“집은 좋구나. 혼자서 살고 있느냐?”
“네. 그렇긴 한데. 어르신은 도대체 누구십니까?”
“하하. 그게 그렇게도 궁금한가 보구나. 나는 말이지…”
이어지는 노인의 말에 기중은 점점 경악어린 표정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노인은 인자해 보이는 인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기중의 표정과는 반대로 차분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표정으로 천천히 기중에게 설명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어르신께서 저희 부모님과 친분이 있으셨다고요?”
“그런 셈이지.”
“그리고 ‘헤븐스타’라는 곳에서 나오셨고요?”
“그렇지. 빠짐없이 잘 들었구나. 허허.”
기중은 노인이 말한 내용에 대해서 상당한 충격을 받고 있었다. 자신의 두 번 째 인생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거액의 출처라고 알고 있던 헤븐스타에서 직접 사람이 나왔던 것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중요한 부분은 자신의 부모님과 알고 있다는 점이었다.
잠시 혼자 생각에 빠져있는 기중을 앞에 두고 노인은 말없이 미소를 보이며 기다려주고 있었다. 이윽고 생각을 끝낸 기중은 다시 노인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몇 가지 질문이 있는데 대답해 주시겠습니까?”
“그래. 우선 질문을 들어보자꾸나.”
“어르신께서 계신다는 헤븐스타에 대해서 알려주시겠습니까? 도대체 제게 왜 그런 거액을 주는 것이죠?”
“허허. 아직은 자세히 설명 할 때가 아니구나. 다만, 너의 부모님과 연관이 있다는 것만은 말해 줄 수 있지.”
“그게 무슨…”
“허허. 그리 급할 것 없다. 나중에 준비가 되면 그 때 다시 알려줄 테니 지금은 그렇게만 알고 있는 게 좋겠구나.”
기중은 궁금했던 점에 대해서 풀지 못하고, 더욱 의문만이 가득한 얼굴이 되었다.
“제 부모님과는 어떻게 아시는 지요?”
“흠.”
노인은 잠시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고, 기중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표정은 정말 할아버지가 친손자를 앞에 두고 있는 모습이었고, 푸근한 미소를 지어 주고 있었다.
“이것만은 알려줘야겠구나. 너의 부모님께서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그래서 그 대가로 너에게 작은 보상을 해주고 있는 거라고 할 수 있지.”
기중은 노인의 말에 이상함을 느꼈다. 돌아가신지 벌써 20년이 넘은 부모님께서 노인이 말한 곳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말에 묘한 감정을 느꼈다.
“어르신!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하셨나요? 도움을 줬다는 것이 아니고요?”
“허허.”
노인은 또다시 기중의 질문에 웃음으로만 대답을 했다. 특별히 부정을 하고 있지 않아, 기중은 자신이 방금 듣고 이해했던 말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기중은 재차 여러 가지 질문을 노인에게 했지만, 노인은 계속해서 미소만 짓고 있었고, 기중은 조금 허탈한 마음이 되었다.
“더 이상 질문에 대답을 해주시지 않으니, 제가 정말 답답합니다. 언제 대답을 해 줄 수 있으신 겁니까?”
“조만간 가능할 수도 있고, 상당히 오래 걸릴 수도 있을 것이니.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거라.”
기중은 아직까지 진정이 되지 않고, 상당히 긴장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노인은 기중의 손을 잡아 주었고, 기중은 많이 진정이 되고 있었다.
기중 자신은 정확하게 느끼지 못했지만, 노인의 손을 잡는 순간 머릿속에 맴돌던 많은 질문들과 의구심이 많이 희석되었고, 평소와 같은 상태로 순간적으로 변화되었다. 이미 경계를 하던 마음은 거의 다 사라져 있었고, 마치 친할아버지 같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앞으로는 힘든 일이 있으면 내게 말하려무나. 알겠느냐?”
“말씀은 감사하지만, 폐를 끼치고 싶지는 않네요. 그리고 제 힘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래.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그래도 혹시나 힘들면 말해주려무나.”
“네.”
기중은 마지못해 대답을 하긴 했지만, 그럴 생각까지는 아니었다. 그냥 예의상 도와주겠다는 호의를 무시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노인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르신 가시려고요?”
“어르신이라 부르는 대신 할아버지라고 불러라. 그게 더욱 듣기 좋을 것 같구나.”
기중은 노인의 말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처음 만났지만, 왠지 정이 가는 모습이었고, 자신을 걱정해 주는 모습이 충분히 할아버지의 느낌을 받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기중의 몸속에 깃들어 있는 특이한 기운이 노인의 기운과과 공명하며, 기중이 노인에 대한 감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네. 할아버지.”
“허허. 그래. 그리고 오늘 밖에서 겪었던 일은 너무 걱정 말거라. 내가 이미 연락을 취했으니 문제없을 거다.”
“네? 할아버지께서요?”
노인은 자세한 말을 하지 않고, 기중에게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받고 집을 나왔다. 물론 기중도 대문 앞까지 배웅을 했고, 노인은 마지막으로 기중을 돌아보고 손을 내밀었다.
노인의 손에는 목걸이가 하나 있었다. 줄은 두꺼운 실처럼 보였고, 푸른색을 띤 유리알이 하나 매달려 있었다.
“이거 몸에 항상 지니고 있어라. 알겠지?”
“이게 뭐에요?”
“허허. 꼭 몸에 지니고 다녀라.”
노인은 또 설명을 하지 않고 기중에게 미소만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뒤 돌아서 걷기 시작했고, 기중은 노인이 걸어가는 모습을 한참을 지켜보고 집으로 들어왔다.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겠네.’
기중은 어쩐지 노인에게 들었던 말의 내용에도 불구하고, 평소와 같은 모습이었고, 더 이상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고 있었다. 노인이 손을 잡아 준 이후부터 머릿속에서 그 내용이 지워진 것처럼 행동은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기중이 저녁을 먹고, 쉬고 있던 그 때 한 변호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 김 사장님.
– 네. 한 변호사님. 무슨 일 있나요?
– 그게.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지만, 검찰에서 혐의 없음으로 더 이상의 조사는 없다고 합니다. 또한 내일 중으로 사장님을 찾아뵙고, 직접 사과를 하겠다고 하더군요.
– 네? 정말요?
– 혹시, 어디 연락을 취한 곳이라도 있으신 건가요?
– 아니요.
기중은 당연히 자신이 연락한 곳이 없기에 그렇게 대답을 하고 보니, 좀 전에 노인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혹시 할아버지께서 하신 일인가?’
– 알겠습니다. 제가 좀 더 알아보도록 하죠.
– 네. 한 변호사님.
기중은 전화를 끊고, 노인에게 연락을 해보고 싶었지만, 연락처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 떠올랐다. 결국 노인에게서 연락이 오거나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걱정했던 일이 어쩐지 싱겁게 끝을 맺게 되었지만, 무거운 짐을 덜어낸 듯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도 좀 괘심한데. 기부금 사건을 좀 더 파헤쳐 봐야겠다.’
기중은 자신의 일이 해결되자 기부금으로 인해서 검찰에서 조사를 받기도 하고, 알 수 없는 무리에게 협박을 받기도 했기에, 더 이상 참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다음날이 되어 기중은 사장실에서 석철과 마주 앉아 있었다. 기중은 잠시 할 말을 정리하면서 침묵을 유지했다.
“돌쇠야.”
“네. 형님.”
“기부금 사건에 대해서 좀 더 조사해야겠다.”
“네? 형님 지금은 아무래도 몸을 사리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아니다. 그 일은 해결됐고,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는 없을 것 같다.”
기중은 어제 한 변호사에게 연락 받은 내용을 석철에게 전했고, 석철도 조금은 안심한 표정이었다. 어제 일로 인해서 집에서도 걱정이 많았고, 아침에도 마찬가지였다.
“잘됐네요. 정말 다행이에요.”
석철의 표정과 말을 듣는 기중은 흐뭇한 마음이었다.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있는 동생이 있다는 것이 정말 기분 좋은 일임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석철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시작했다.
“조사는 네가 시작하기는 했지만, 앞으로 넌 빠져라. 조사는 내가 직접 하마. 민간조사원 연락처나 알려줘라.”
“네? 형님.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저보고 빠지라니요.”
석철은 기중의 말을 듣고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조사를 계속하는 것도 불안한 마음을 들게 하는 일이지만, 자신보고 그 일에서 손을 떼라는 말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아무래도 쉬운 일도 아니고, 잘못하면 피해가 가는 일이지 않냐. 넌 가족도 있고, 곧 태어날 아기도 있는데, 위험한 일을 맡길 수는 없지.”
“아니에요. 저도 끝까지 같이 갑니다. 절대로 빠지는 일은 없습니다.”
석철은 기중이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자신을 걱정해서 하는 말이기 때문에 납득을 할 수는 있는 말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위험한 일이라고 해도 범죄를 저지르는 일도 아니고, 정의를 실현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신념을 꺾을 생각은 아예 없었다.
“석철아. 부탁한다. 이번만은 나에 맡겨라.”
기중은 정말 오랜만에 진심으로 석철에게 하는 말이었기에, 석철의 이름까지 부르면서 조금 애처로운 표정을 지었다. 정말 석철에게 특히나 그의 가족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다.
“아닙니다. 형님. 이미 제 와이프와도 이야기 했고, 동의를 받은 일이에요. 걱정마세요.”
“녀석.”
기중도 더 이상 석철을 일에서 제외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고 느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석철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다만, 앞으로는 어제 자신이 집앞에서 겪었던 일을 석철에게는 없도록 하고 싶었다.
석철과 이야기를 끝내고 기중은 검찰청에서 온 검사의 방문을 받았다. 당연하게도 기중은 검사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느끼고 있었기에 표정에서부터 차가움이 느껴지는 상태였다.
검사는 조심스런 동작으로 기중을 살피면서 저자세로 나오고 있었다.
“김 사장님 이번 일은 정말 유감입니다. 경찰 쪽에서 초기 조사에 착오가 있었습니다.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마치 정치인처럼 애매한 말을 섞어 가면서 기중에게 말을 전하는 검사가 기중은 얄밉게 느껴졌다. 정황상으로 보자면 눈앞에 있는 검사가 윗선의 지시를 받고 사건을 조작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결국, 검사도 하수인이라고 볼 수 있지만, 기중에게 직접적인 조사를 행하였고, 가장 짜증나는 상대였었다. 사과를 하러 온 자리에서도 자신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남의 탓을 하는 모습에 기중은 열이 받아버렸다.
“검사님께서 하시는 말을 들어보니 경찰 쪽에서 조사를 잘못한 것이군요?”
“그렇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도대체 몇 번째 인지 저희 검찰에서도 정말 힘든 일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흠.”
기중은 검사의 뻔뻔한 저 태도가 정말 재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이 검사와 그 윗선이라는 놈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잠겨 있었다.
“김 사장님.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앞으로 절대 귀찮게 해 드리는 일이 없을 겁니다. 그리고…”
검사는 잠시 말을 끊고 주위를 둘러보더니 기중에게 좀 더 가까이 몸을 숙이더니 조용히 속삭이듯이 말했다.
“윗분들께 말씀 좀 잘 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김 사장님께서 진작 윗분들과의 친분을 말씀하셨으면, 애초에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요.”
검사는 말을 마치고 기중에게 인사를 한 뒤 사장실을 빠져나갔다. 잠시 뒤에 석철이 쇼핑백을 하나 들고 들어왔다.
“형님. 검사 양반 갔습니다.”
“그래. 근데 그건 뭐냐?”
“그게 그 검사가 말도 없이 놓고 갔네요. 돌려주려고 나가봤지만, 벌써 가버리고 안보여서 형님께 들고 온 겁니다.”
기중은 살짝 쇼핑백 안쪽을 살폈다. 바로 작은 카드가 하나 보였고, 기중은 그것을 꺼내 살펴봤다.
– 김기중 사장님 제가 아끼는 와인입니다. 다음에는 좋은 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검사가 기중에서 선물로 두고 간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랬기에 기중은 내용물을 꺼내보았다. 고급스런 나무 상자를 열어보니 안에는 와인 병이 하나 들어 있었다.
“와인이라.”
기중은 와인에 대해서 그다지 관심이 없었기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잠시 살펴보고 나무상자를 닫으려는 찰나 석철이 소리치듯 말했다.
“형님. 잠시요.”
석철은 조심스럽게 와인 병을 꺼내더니 살펴보고 있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혼자 중얼거리더니 이윽고 기중에게 말했다.
“형님. 이거 로마네 꽁티네요.”
“뭐? 그게 뭔데?”
“최고가 와인이라고 할 수 있죠. 보통 가격대가 한 병에 천만 원이 넘죠.”
“정말이야?”
석철은 자신이 알고 있던 내용에 대해서 기중에게 설명했다. 보통 로마네 꽁티라고 하는 와인은 대략 최저 500만 원에서부터 최대 3000만 원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설명을 듣는 기중은 조금 다른 시각으로 와인 병을 들어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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