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Football Talents Are Mine RAW novel - Chapter 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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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4. Epilogue(2)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 축구계를 강타하였다.
관련된 기사는 연일 매스컴을 뜨겁게 달궜으며, 검색 키워드는 ‘우호영’, ‘결혼’, ‘에이전트’, ‘유로 엑스퍼트 에 피알디’, ‘루치’, ‘아리아나’ 등이었다.
[초특급 축구 에이전트 ‘지울리아노 루치’, 장가가다!지난 여름이적시장에서 7억 유로(한화 1조) 상당의 이적을 성사시킨 ‘슈퍼 에이전트 루치’는 우호영의 담당 에이전트이자 에이전시의 대표로 알려졌다.
지울리아노 루치가 운영하고 있는 ‘Euro Export e PRD Ltda’ 에이전시의 소속 선수로는 세르히오 라모스, 마르셀루, 다비드 실바, 다비드 루이스, 이니에스타, 아르벨로아, 뱅상 콤파니, 가레스 베일, 에덴 아자르, 아데바요르, 펠라이니, 외데고르 등으로, 그의 개인자산만 최소 2천억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놀랍게도, 호영이 아닌 루치가 신문 1면을 장식하였다.
그 이유는 난데없는 결혼소식 때문이었다.
“갑자기 임신이라뇨. 저도 놀랐네요.”
“임신이란 게 원래 예측해서 되는 게 아니잖아요.”
“하하하. 하긴, 그렇죠.”
마드리드 인근에 위치한 호영의 저택.
호영이 웃으며 입을 뗐다.
루치가 연인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갑작스런 임신 소식에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루치가 눈을 얄팍하게 뜨며 입을 열었다.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해둬요. 이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까요.”
“글쎄요. 저는 빈틈이 없는 남자라서.”
“크흠. 요즘 따라 모니카 양의 방문횟수가 늘어나고 있는 건 저만의 느낌일까요? 사람 일이란 건 모르는 겁니다.”
얼마 전 세계 선수권 대회를 마친 모니카는 최근 들어 호영의 집을 자주 방문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파파라치한테 찍혀서 신문 1면을 장식한 것이 불과 3일 전 일이었다.
“도대체 어디서 사진을 그렇게 찍어대는지, 경비를 두어도 찍힐 건 다 찍히네요. 카메라 기술이 좋아도 너무 좋아졌어요.”
어딜 가든 여러 명의 파파라치가 따라붙는 호영.
그에게 있어서 사생활이란 사치였다.
그 탓에 이런 일이 있을 때면 항상 며칠 동안 곤혹을 치르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빠르게 해결되었다.
“아무튼, 고마워요 루치. 저를 위해 결혼까지 발표하시다니, 역시 당신은 천상 에이전트인가 봅니다. 덕분에 저와 모니카의 기사가 쏙 들어갔어요.”
“하하, 이 정도쯤이야 뭐.”
둘은 실없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샴페인 잔을 들이켰다.
아직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 남아있었지만, 오늘 같이 좋은 날에는 무조건 축배를 들어야했다.
“그나저나, 결혼식은 고향에서 하실 건가요?”
“아뇨. 전 여길 벗어나지 않을 겁니다. 아리아나의 고향이 마드리드이기도 하고요.”
“날짜는요?”
“그녀는 배가 더 불러오기 전에 식을 치르고 싶다는데······ 흠, 사실 2주 더 기다린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 말이죠.”
“그녀 입장에선 그게 아닐 거예요. 안 그래도 메디컬 센터에 갈 때마다 항상 살이 찐다고 투덜대던데요.”
“하하. 그게 아리아나의 매력이죠.”
아리아나.
한때 라 파드 마드리드 병원에서 일하다가, 현재 레알 마드리드의 메디컬 센터에서 팀 닥터로 일하고 있는 그녀는 루치의 예비 신부였다.
이미 그녀의 뱃속에는 루치 2세가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었고, 둘은 구단의 모든 일정이 끝나는 대로 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하루라도 더 빨리 식을 올리고 싶다는 게 아리아나의 입장이었다.
“그럼 그냥 바로 올리지 그래요?”
“하하. 하지만 결혼이라는 게 후다닥 할 수 있는 게 아닌 걸요. 식장도 골라야하고 계획도 세워야하고······.”
“살면서 한 번쯤은 즉흥적으로 해도 괜찮잖아요?”
루치는 에이전트라는 특성상 모든 일에 대해 철저히 계획을 짜는 습관이 있었다.
지금까지 호영의 스케줄을 빈틈없이 관리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었다.
참 빡빡하고 숨 막히는 삶이었다.
그래서.
“제 말대로 해요. 아리아나가 원하는 대로 당장 식 올려요.”
인생에 단 한 번뿐인 결혼식이 아니던가.
이번만큼은 기분 내키는 대로, 감정에 충실하자는 것이 호영의 의견이었다.
“더군다나 챔피언스 리그 끝난 뒤에는 사람들 모두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휴가 떠날 텐데, 그때 가서 결혼식 하면 하객 중 절반은 안 올 것 같은데요? 시즌 끝난 직후인 지금이 바로 적기에요.”
“음, 그렇긴 하지만···.”
“저 때문에 그런 거죠?”
“······하하. 그건 아닙니다.”
“아니긴요.”
루치의 생각을 모를 리 없는 호영.
그의 생각이 옳았다.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앞둔 지금, 루치는 괜히 지금 결혼식을 올렸다가 호영의 훈련에 방해가 될까봐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이에 호영은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무조건 우승할 겁니다. 그러니 제 걱정을 말아요. 트로피 하나보다 더 중요한 게 가족의 행복이에요.”
“가족···.”
진심어린 말에 루치는 입을 굳게 닫았다.
밀려오는 감동을 참고 있는 것이 눈에 보였다.
호영은 진심을 다해 말했다.
“이번만큼은 제가 당신의 에이전트입니다. 예식은 제가 책임질게요.”
별 게 아니었다.
지금껏 자신과 함께 해준 것에 대한 자그마한 보답일 뿐이었다.
5월 23일 토요일.
스페인 마드리드 노에드 호텔에서 성대한 결혼식이 치러졌다.
신랑 루치와 신부 아리아나가 백년가약을 맺는 날이었다.
이날 결혼식에는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 펠레그리니와 고문 페레즈 등 구단의 주요 인물들과 소속 선수들이 대거 참석하였다.
외국에서 날아온 하객도 있었다.
브라질 및 중동 출신의 피파 행정가들, 여타 에이전시의 에이전트들, 알렉스 퍼거슨, 주제 무리뉴, 펩 과르디올라 등 평소 루치와 친분이 두터운 축구계 유명인사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었다.
한편 신랑 들러리로 참석한 호영은 결혼식 전날부터 오늘까지 루치를 지켜주고 있었다.
이윽고 찬란한 결혼식이 시작되었다.
오늘의 주인공, 지금만큼은 세계에서 가장 빛나는 신부 아리아나가 식장으로 들어오자 뜨거운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모니카가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깜빡였다.
호영의 입가에 미소가 걸쳤다.
“아름답지?”
“응. 부럽기도 하고···.”
“그럼 우리도 애 하나 가져야겠는데?”
“하하하!”
호영의 짓궂은 농담에도 모니카는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결혼식은 무탈하게 진행되었고, 호영이 초청한 오아시스의 갤러거 형제의 축가를 끝으로 식이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피로연까지 끝날 무렵에는 호영이 루치에게 소정의 선물을 건네주었다.
“이건 비행기 티켓이잖아요?”
“결승전 때문에 신혼여행도 뒤로 미뤘다면서요. 그러지 말고 마음 편히 갔다 오세요. 축구야 TV로 보면 되죠. 공항에 감시원 대기시켜놓을 테니 일찍 돌아올 생각 말고요.”
“아아······.”
루치는 밀려오는 감동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다 겨우 입을 뗀 것은 한참이 지나서였다.
“그런데 장소는 어디로···?”
“둘 다 만족할만한 곳으로 골라봤어요. 자, 여기요.”
호영이 건네준 것은 비행기 티켓만이 아니었다.
복잡한 서류와 지도 한 장이 동봉되어있었는데, 알고 보니 스페인의 자그마한 섬 하나를 루치에게 증여한다는 문서였다.
“결혼선물이에요.”
“·········.”
루치는 다시 한 번 입을 굳게 닫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결국.
“고마워, 정말 고마워······.”
루치는 끝내 호영을 부둥켜안으며 눈물을 터트렸다.
호영은 그런 루치를 격하게 끌어안으며 화답했다.
“저야말로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둘의 관계가 비즈니스를 뛰어넘어 진짜 가족만큼이나 가까워진 순간이었다.
늦은 밤.
피로연이 끝나자, 마지막까지 남아서 술을 즐기던 사람들도 모두 자리를 떠났다.
호영과 모니카도 마찬가지였다.
“모니카, 우리 집에 가서 한 잔 할래?”
“더 마셔도 괜찮겠어?”
“이렇게 기쁜 날에는 괜찮아. 그러려고 364일을 열심히 하는 거니까. 그리고 집엔 이제 루치도 없고 오늘부터 나 혼자뿐인데. 이렇게 좋은 날을 혼자 보내기엔 쓸쓸하잖아.”
“아, 그러네!”
“그럼 가자.”
“응, 좋아.”
“하하.”
결혼식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술이 들어가서 그런 것일까.
호영은 오늘따라 모니카가 더 아름다워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건 모니카도 마찬가지였다.
호영을 바라만보고 있어도 괜스레 몸이 후끈 달아오르는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묘한 분위기.
그걸 눈치 챘는지, 운전기사는 호영의 드리블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둘을 귀가시켰다.
6월 6일 일요일.
14-15시즌을 장식할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의 날이 밝았다.
이번 결승전은 그 어떤 때보다도 열기가 뜨거웠다.
오죽하면 티켓의 암표 값이 작년보다 상승했을 정도.
그도 그럴 게, 이번 결승전은 축구 팬들의 기대와 관심이 그 여느 때보다도 높았기 때문이다.
우호영이 단기간에 왕좌에 올려놓은 맨체스터 시티.
그런 그가 다시금 부흥시키려는 레알 마드리드.
두 팀의 격돌은 경기시작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펠레 “맨체스터 시티는 역사상 존재하지 않았던 가장 완벽한 팀. 반면 지금의 레알 마드리드는 2% 부족한 팀. 아마 이번 경기가 우호영에게 최대의 시련이 될 것.”] [영국 스카이스포츠 축구해설가 티에리 앙리 “맨체스터 시티에게는 승리해야할 강력한 동기가 있다. 그것은 레알 마드리드를 격파하면서 우호영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것. 그것이 아마 레알 마드리드의 발목을 붙잡지 않을까 싶다.”]올 시즌 맨체스터 시티는 EPL·FA컵·리그컵에서 모조리 우승하면서, 우호영이 없어도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왔다.
물론 대다수가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를 점치고 있었지만, 정작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은 강력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었다.
[다비드 실바 “그와 함께 완성한 우리 팀의 저력을 그에게 보여주고 싶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우리는 결코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에덴 아자르 “내가 얼마나 많이 성장했는지 그에게 떳떳히 보여줄 것”] [가레스 베일 “역대 최고의 명승부가 펼쳐질 것이다. 우리에게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있다. 우리의 영웅, 영(Young)을 반드시 우리 손으로 잡을 것이다.”]그리고 경기 3시간 전.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올림픽 스타디움(Olympiastadion).
필드에서 몸을 풀고 있던 호영은 라모스의 부름에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네 전화기가 계속 울리는데? 뭔가 급한 일이 있나봐.”
“아, 고맙습니다.”
다급히 핸드폰을 확인한 호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모니카?’
발신인이 모니카였기 때문이다.
이상했다.
경기에 지장을 줄까봐, 경기시작 전에는 연락도 하지 않는 그녀가 이런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연락을 해왔으니 말이다.
곧장 전화를 하니 떨리는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전해졌다.
그 목소리에는 설렘과 행복이 공존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라도 났나싶어 호영이 다급하게 물었다.
그런데.
-두, 두, 두, 두두두!
“두······ 뭐?”
-두 줄이야!
예측범위를 한참이나 벗어난 대답.
“아!”
맞다.
2주 전 있었던 루치의 결혼식.
아마도 그날이 그날이었던 것 같다.
“하하. 식장부터 알아봐야겠네.”
얼떨결에 강력한 동기부여가 생긴 호영.
오늘 결승전을 통해 이 기쁜 소식을 자축하고 싶었다.
목표는 오로지 우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