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668
지이이잉…….
성지한의 등 뒤로 태극이 떠오르다 하나로 합쳐지고.
그곳에서 빛으로 이루어진 검이 반투명한 형태로 나타나자.
강상은 이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참으로 뛰어나군. 태극太極을 넘어 벌써 일원一元에 다다르다니.”
그리고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파아아앗…….
빛의 검은 금방 형태가 무너지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금방 사라지지 않았습니까. 아직 부족합니다.”
“겸손은. 내 지금껏 수많은 제자를 두었지만, 자네만한 무재를 지닌 이는 본 적이 없었네.”
성지한은 그런 강상의 칭찬에 미묘하게 웃음을 지었다.
황제가 칭찬한 무의 재능은 원래의 자신에게도 어느 정도 있긴 했지만.
‘빛의 권능을 받아들이고 난 후, 확실히 이해가 빨라졌네.’
별 별 종류가 다 있던 빛의 권능.
이를 얻고 나니, 성지한의 의식 체계는 예전에 비해 몇 단계 더 발전하여.
무의 재능도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올라간 상태였다.
물론 보는 세상이 달라지고, 사유가 깊어지며 자칫 잘못하다간 ‘미트라’와 비슷한 존재가 될지도 모른단 위험성을 지니긴 했지만.
‘무공 익힐 때는 확실히 좋네. 태극마검의 단계를 금방 뛰어넘었으니.’
성지한은 빛으로 이루어진 검, 일원一元을 떠올렸다.
기존의 태극마검에 비해 오히려 빛은 약해지고 형상은 옅어졌지만.
그 안에 담긴 힘은 한 단계 더 올라와 있었다.
거기에.
‘태극마검은 분석이 발동했는데 일원은 코드가 반밖에 밝혀지지 않았어.’
배틀넷 시스템의 데이터베이스에서 코드로 ‘분석’이 되어 있는 태극마검에 비해.
일원의 경지부터는, 시스템이 이를 온전히 분석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배틀넷 시스템에 ‘일원’에 대한 데이터를 업데이트 하시겠습니까?]일원을 형상화하기 시작한 후부터.
시스템에서는 계속하여 일원의 업데이트를 권유하는 메시지가 나오고 있었다.
‘역시 내가 얻은 깨달음은, 업데이트를 따로 하지 않으면 공유가 안 되나 보군…….’
확실히 융합기 때에도 그렇고, 헤파이스토스 때도 그렇고.
전지전능한 것 같은 시스템은 의외로 신규 데이터 분석에 대해서는 약점을 드러냈다.
성지한이 업데이트를 승인하지 않으면 분석되지 않은 데이터를 규명하지 못했으니까.
‘거기에 데이터 수용량도 확실히 변동되었지.’
일원을 만들어 내기 시작한 후부터.
배틀넷 시스템이 수용할 수 있는 데이터 양에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적색의 관리자가 몸담았던 헤파이스토스가 죽었을 때, 상당히 빈공간이 생겨났던 데이터베이스에선.
일원이 만들어졌을 때, 이를 상당량의 데이터로 인식했다가.
검이 사라지면, 다시 빈공간이 생겨나곤 했다.
성지한이 태극마검에서 발전시킨 일원에 대해.
서버는 상당한 데이터 공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흠…… 아직은 더 부족하나. 적색의 관리자가 차지하던 데이터엔 미치지 못하네.’
일원을 완성하고 이를 마구 구현하기 시작하면.
데이터를 포화시킬 수 있을 텐데 말이지.
성지한이 그렇게 일원을 둘러싼, 데이터의 변화를 보면서 깊게 생각에 잠겼을 때.
“일원의 단계에선, 내가 줄 수 있는 가르침은 끝이 났네. 이제부터는 여기에 익숙해지는 것이 관건이겠군.”
“예. 노력하겠습니다.”
강상은 성지한의 성취를 기꺼워하며, 이 단계에서는 더 이상 가르쳐 줄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러며.
“헌데, 일원으로도 데이터를 점유할 수 있었나?”
“예. 헤파이스토스만큼은 아닙니다만, 유의미한 수치를 보였습니다.”
“호오. 그거 좋은 소식이로군. 헌데…….”
스으윽.
강상이 손을 들자.
파지지직……!
그가 든 무극검에서 빛이 번뜩이더니, 검의 형상이 반투명한 모습으로 변했다.
“일원은 결국 무극無極에 도달하기 직전의 단계…… 개인이 구현할 수 있는 건, 하나에 불과하네.”
“예. 분명 그렇게 말씀하셨죠.”
일원一元.
천지 만물의 기운이 음陰과 양陽으로 나뉘기 이전.
하나로 뒤섞인 형태를 구현한 검.
강상은 일원의 단계에서부터는 한 사람이 단 하나의 형태만을 구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니.
“일원이 완성된다 한들 하나에 불과할 텐데…… 자네가 원하는 데이터 수용량 초과가 가능하겠나?”
강상이 그리 의문을 지니는 것도 당연했다.
성지한이 무극검을 가르쳐 달라고 해서 가르쳐 주고 있긴 했지만.
검이 완성된다 해도 개수가 한 개에 불과하다면.
그의 목적이 달성될 거 같지 않았으니까.
그런 강상의 물음에 성지한은 진지한 얼굴로 답했다.
“일원을 흉내는 낼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제 다음 단계를 실험해 볼까 합니다.”
“다음 단계?”
“예.”
그러며 성지한은 또다시 태극을 합쳐 일원을 생성했다.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 위태위태한 형태의 검을 든 그는.
“실체화.”
자신이 만들어 낸 일원에.
‘실체화’를 사용했다.
* * *
[권능 ‘실체화’를 사용합니다.]적색의 관리자가 죽기 전까지 그렇게 보고 싶어 했던 권능 실체화.
이것의 정확한 기능은 코드를 현실에 구현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코드가 반만 밝혀진 일원은 제대로 구현이 안 되어야 정상이겠지.’
지이이잉…….
과연 코드가 밝혀진 검의 반쪽이 먼저 완성되고.
파직. 파지직…….
코드가 보이지 않는 나머지에선 빛이 스파크만 만들어 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도 잠시.
스스스스…….
반투명한 빛의 검은 서서히 검신을 뻗어 나가며.
형상을 일차적으로 완성했다.
“일원을 두 개 만들어 내다니…….”
그걸 보고 강상이 놀란 표정으로 수염을 쓰다듬을 즈음.
‘정말로 됐군.’
성지한은 실체화된 두 번째 일원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코드화가 되진 않아도 깨달음이 있으면 실체화가 진행되는구나.’
물론.
‘코드화가 된 데이터에 비하면, 효율이 확 떨어지긴 하지만.’
[스탯 ‘백광’이 500 소모됩니다.]시스템에 등록된 정보가 아니라, 성지한 개인의 깨달음을 가지고 권능을 발현하는 거라 그런지.
일원을 하나만 형상화했는데도 스탯 백광의 소모량이 상당했다.
‘그래도 백광은 얼마든지 광체화 장기로 보충할 수 있으니 상관없고 중요한 건 데이터지.’
스윽.
성지한은 기기장치를 통해 데이터 수용량을 체크했다.
그러자 거기에선.
검이 늘어난 만큼, 데이터도 확실하게 늘어나 있었다.
‘용량이 바로바로 차네. 이렇게 일원을 수십, 수백 개 양산하기 시작하면……!’
원래 목표로 했던, 데이터 초과를 이룰 수 있다.
성지한이 그렇게 생각할 즈음.
지지직…….
그가 처음에 소환했던 일원의 형체가 무너지자.
그가 실체화를 통해 만들었던 두 번째 검도 금방 같이 사라졌다.
“역시…… 일원이 완성되지 않으니. 실체화한 검도 오래 유지를 못하는 군요.”
“흐음…… 근데 실체화, 사용하면 안 되는 것 아니었나?”
검이 사라지는 걸 유심히 지켜보던 강상은.
한 번만 실체화를 보여 달라던 적색의 관리자를 떠올리며 그리 질문했다.
“예. 창조의 영역에 발을 들이밀다간 미트라와 동화될 것 같아, 지금까진 실체화를 하지 않았습니다만…… 이 검의 경우엔 해 볼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원은, 자네가 이미 만들어 낸 검이니 그런 건가?”
“그렇습니다.”
코드를 통해 소멸한 인간을 완벽히 되살리고, 멸망한 세계를 수복하는 건 신의 영역.
그런 이적을 계속해서 하다 보면, 탈인간화가 가속화될 거라 여겨 실체화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일원의 경우에는 달랐다.
이는 이미 자신이 만들고 구현해 낸 검이었으니.
이걸 복제한다고 해도 부작용이 다른 코드를 실체화하는 것에 비하면 크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다.
거기에.
‘위험부담이 있어도 데이터를 늘리기 위해선 이 방법밖에 없다.’
데이터 수용량 초과.
이는, 현 아크의 시스템 상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처음엔 기기장치를 조작해서 데이터를 늘려 보려 했지만.
보조 역할을 하던 헤파이스토스가 빠르게 타락하자, 성지한은 생각을 바꿨다.
‘저 기계장치에 계속 접하다가는, 나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잘만 협조해 왔던 적색의 관리자의 배신.
성지한은 그가 그렇게 변한 이유가 아크의 기계장치에 있다고 보았다.
그게 아니고선, 그가 그렇게 돌변할 요인이 없었으니까.
‘특히 저 기계장치는 분석도 발동하지 않는단 말이지……’
아크도 서버와 똑같은 세상에 있다는 걸 확실히 인지하게 된 이후.
분석안이 아크에서도 발동하여 벽과 바닥 등의 구조물의 코드를 알게 되었지만.
아크 중앙부의 기계장치에선 단 한 글자의 코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일원에도 코드가 반절 이상 보였다는 걸 고려해 보면.
저 기계장치가 얼마나 규격 외의 물건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니 최대한 저 기기들과는 접하지 않은 상태에서 데이터를 늘린다.’
그렇게 성지한이 자신의 생각을 강상에게 이야기하자.
“그렇군…….”
그는 수염을 천천히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네. 잠시 미혹에 빠질 뻔했군.”
“미혹이라 하심은……”
“실체화 말이네. 완전히 잊었다 여겼건만, 미련이 생길 뻔했어.”
미련이라.
성지한은 그 말에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적색의 관리자를 베어 낸 후.
그를 더 이상 사위라 부르지 않고 ‘자네’라고만 부르는 강상.
적색의 관리자의 꼬드김을 단칼에 베어 낸 그는.
그 후부터 자신의 세계를 부활시키겠단 미련을 확실히 버린 것 같았다.
하지만.
‘실체화를 막상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까, 제국의 생각이 난 건가.’
하기야.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단번에 모두를 잊을 수 있겠나.
성지한도 마음 같아서는 무림제국의 데이터를 모두 실체화하고 싶었지만.
‘……그건, 또 다른 미트라가 되는 지름길이다.’
강상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그리했다간.
일을 그르칠 거라는 걸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있었다.
“그 표정은 무언가? 제국을 지키지 못한 건 짐의 탓이니, 미안해하지 말게. 사위…… 아니. 자네.”
“……예.”
이제 제국의 멸망을 받아들이겠다는 듯.
성지한을 더 이상 사위로 부르지 않는 강상.
“다만 하나 부탁이 있다면…… 자네가 목적을 이루어 데이터를 초과하게 될 때.”
스으윽.
강상은 손으로 서버 접속기기를 가리켰다.
“저 안에 있는 흑색의 관리자. 내가 먼저 베게 해 주게나.”
“알겠습니다.”
그 정도야 얼마든지 양보할 수 있지.
성지한이 고개를 끄덕이자.
“좋네. 그럼 일원을 보다 더 완벽하게 완성시켜 보도록 하지.”
강상이 표정을 바꾸어, 교육을 다시 시작했다.
“자네의 성취는 놀라웠네만, 부족한 점이 있었네…….”
그렇게 시작된 무공의 전수.
강상이 부족한 부분을 짚고.
성지한이 그때마다 이를 수용하고 개선하자.
일원의 지속시간은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스스스…….
반투명한 형태의 검, 일원一元은.
더 이상 스스로 사라지지 않고 성지한의 손에 굳건히 자리해 있었다.
‘드디어…… 됐군.’
무극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데이터를 뒤흔들기에는 충분한 일원.
성지한은 본격적으로 실체화를 시작했다.
스스스스…….
하나둘씩 아크에 검이 꽂히기 시작하고.
[배틀넷 시스템에 ‘일원’에 대한 데이터를 업데이트 하시겠습니까?]검이 생겨날 때마다.
그의 눈앞으로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안 해.”
업데이트를 거부하면서, 계속해서 검을 만들어 내길 99회.
원본을 포함하여 100개의 검이 아크 중앙부에 꽂히자.
[배틀넷 시스템에서 중대한 에러를 감지합니다.]업데이트를 종용하던 시스템 메시지가.
처음으로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