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Commander RAW novel - Chapter 121
사령관이 돌아왔다 121화
121 무공의 기원(2)
웅성웅성.
주변이 술렁거렸다.
그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용혈 아래에 영약들이 있다고 하였으니 그 양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기도 할 것이다.
나는 피식 웃고 말았다.
그들의 눈동자에서 열망을 읽었기 때문이다.
“걱정할 것 없다. 너희들 모두에게 영약이 돌아가고도 한참이나 남을 양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수천 명의 절정 무인들을 길러 낼 수 있을 만큼의 영약이 용혈 통로에 잠들어 있다. 즉, 우리들은 고대의 세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와아아아!”
무인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미 실력 하나만큼은 발군인 자들로만 추린 친위대였다. 여기에 영약이 추가된다면 어떨까.
단숨에 실력이 일취월장할 것이 뻔했다.
누구도 우리 세력을 넘볼 수 없을 것이 확실했다.
“지금은 적들을 쳐 내는 데 주력한다. 각 대주들이 인솔한다. 그리고 적들의 본거지로 짐작되는 곳을 급습한다. 밤새도록 토벌이 이어질 것이다! 모두 출발하라!”
“존명!”
삼백 명에 이르는 인원이 각 대로 나뉘어 출발했다.
실시간으로 무인기가 정찰하며 에너지 방출량을 계산해 주고 있었다. 우리들은 그것을 보고 적들을 추적하면 되는 것이었다.
토벌은 아침까지 계속되었다.
오랜 시간 동안 강행군이 계속되었지만, 역시 내 친위대들은 강했다.
아직 적들이 개화를 하기 전이라 그런지 쉽게 쓸려 나갔던 것이다.
약간 고전을 한 곳도 있었다.
부상자들이 열 명 정도 발생하였는데, 그들의 증언에 의하면 변이된 자들 중 서로 달라붙어서 키메라의 형태로 합쳐지기도 했다고 한다.
이건 적들이 개화를 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보고와 더불어 속속 들어오고 있는 화면을 보면서 미래를 가늠했다.
‘이 정도 빠르기라면 앞으로 1년 안에 적들이 개화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정말 어려워지겠지.’
한숨이 새어 나왔다.
예상보다 빠르게 적들이 강해지고 있었다.
그 말은 인류의 분열과 위협이 가속화된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
이 정도 빠르기라면 나 역시 빠르게 사령관의 자리에 올라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건 아니다.’
나는 조용히 고개를 흔들었다.
아직은 정치적인 역량이 부족하였다.
지금 사령관의 자리에 오르면 끊임없이 견제를 받게 될 것이다. 그보다는 군벌들을 흡수하여 세력을 늘려 나가는 편이 나을 듯했다.
그래도 목표는 확고해졌다.
‘1년 안에 사령관의 자리에 오른다.’
최소한 아시아 사령관은 되어야 승계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빠른 시간 안에 고속으로 승진을 하고 사령관의 자리를 노린다.
사령관이 되고 나면 군정을 실시해야 할 테지만 아직 거기까지는 먼 이야기였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마수천이 보고를 했다.
“교주님. 지금까지 2만을 추가로 죽였고 1천 명에 이르는 놈들을 생포하였습니다. 그들은 어찌 처리할까요?”
“주요 인사들은 데려오고 나머지는 죽여라.”
“존명!”
마수천은 곧바로 막사를 빠져나갔다.
보고는 친위대뿐만이 아니라 연합군 정보부 측에서도 속속 들어오고 있었다.
그들은 주로 정찰 보고를 해 왔다.
연합군 정보부장 마이클 렁클이 무전을 쳤다.
-보내 주신 자료를 토대로 지형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해가 완전히 뜨지 않아 시간이 지체되는 점을 양해 바랍니다.
“알겠다.”
-최대한 빠르게 분석하겠습니다.
정보부에서도 바빠졌다.
사령관은 가능하면 이번에 총본단을 쓸어버리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것이 대통령의 뜻이기도 하였고 말이다.
총본단을 쓸어버리면 그 공로를 인정받아 아시아 사령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펄럭!
이슬기가 꽤나 피로한 얼굴로 들어온다.
“무슨 일인가?”
“식사하셔야죠.”
“지금 상황에서 말인가?”
“다들 복귀하여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국장님도 드셔야죠. 간단하게 비빔밥을 준비하였습니다.”
“그런가. 가 보도록 하지.”
천산 중턱에서 다들 비빔밥을 먹고 있었다.
나 역시 한 자리를 차지했다.
천산산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이런 곳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니, 그야말로 무릉도원이 따로 없었다.
해가 뜨면서 안개가 잔잔하게 깔렸다.
“겉면만 보면 이렇게 평화로운데 말이다.”
“그래서 겉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 모양입니다.”
“하하하! 그렇지. 사람이고 사물이고 간에 겉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지.”
이슬기도 사물을 보는 눈이 생긴 것 같았다.
마수천이 식판을 들고 내 맞은편에 앉았다.
“정말 징글징글한 놈들입니다.”
“부국장도 피깨나 손에 묻혔지?”
“끝이 없을 지경입니다. 냄새도 지독하여 속이 울렁거립니다.”
“앞으로 지겹게 봐야 할 일이야.”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마신교에 가입하면 다 저런 꼴로 생을 마감하는 겁니까?”
“아마 그럴 거다.”
“그렇게 육체를 바치고 추후에는 영혼까지 거두어 가겠지요. 그들의 꼴이 꼴이 가관이 아닙니다.”
“잘못하면 우리도 그런 신세를 면치 못한다.”
“앞으로는 목숨을 걸어야겠습니다.”
마수천이나 간부들은 슬슬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
이전까지는 권력을 위해 나아갔다면 이제는 생존을 위하여 싸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식사를 거의 마칠 즈음이었다.
연합군 정보부에서 연락이 왔다.
-국장님! 용혈의 중심부라는 곳을 찾은 것 같습니다!
“그런가?”
-이런 지형이 맞는지요?
나는 그가 보내온 영상을 확인하였다.
스승은 단숨에 그곳이 용혈의 중심부임을 알아보았다.
-맞는 것 같구나.
“한 번 가 보도록 하지. 고생했다.”
-저야 앉아서 명령을 내린 것밖에 없습니다. 현장에 나가 계시는 국장님이 고생이지요.
“후후. 그럼 나중에 보도록 하지.”
슬슬 자리에서 일어나야 할 것 같았다.
용혈의 중심부가 발견되었다는 말에 친위대들은 꽤 표정이 상기되어 있었다. 적들의 총본단일 수도 있었지만, 그곳이 무공의 발원지일 수도 있다는 말에 흥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도 발전할 수 있지만 그런 기회는 누구에게나 있었다.
물론 무공의 발원지라고 해도 당장 자연경에 이를 정도의 깨달음을 부하들이 얻을 수는 없을 테지만 말이다.
용혈의 중심부는 삼각측량으로 찾아냈다.
천산 용혈의 꼭짓점 부근을 기준으로 하여 측량을 한 것이다.
당연히 이 작업에는 위성이 동원되었다.
슈퍼컴퓨터로 삼각측량을 하였고 순식간에 결론을 도출하였다. 그 밖에도 여러 용혈에 대한 자료를 보내 주어 계산에 신빙성을 더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중심 부근을 찾았다.
용혈의 중심부라면 아시아 대륙의 중심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즉, 아시아에서 가장 기가 풍부한 곳이라는 뜻이다. 그곳에서 무공이 발원하였다면 어떨까.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용혈의 중심부는 텡그리 봉우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만주족의 텡그리 신화는 일반인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명했다. 흔히 칭기즈칸을 텡그리의 화신으로 묘사하지 않던가.
이제 보니 그런 신화가 용혈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았다.
아시아에서 가장 기가 강한 곳이었으니 그곳에서 수많은 설화가 탄생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분명히 용혈의 중심부에서는 여러 가지 일들이 역사적으로 많이 일어났을 것이다.
“이곳인가.”
스아아아아!
어마어마한 기운이 용솟음치고 있었다.
이렇게 기가 강함에도 불구하고 자연 진법의 영향으로 기운이 밖으로 퍼지는 것을 막고 있었다.
그야말로 천연의 요새라 할 만했다.
마수천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기는 강합니다만,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입구가 막혔을 수도 있고 지형이 변했을 수도 있다. 과거에는 입구가 있었지만 없어졌다는 뜻이지.”
“그럼 어찌합니까?”
“어떻게 하냐고?”
나는 무형검을 소환하였다.
수십 개의 무형검이 뭉쳐졌다.
그것은 거대한 하나의 검이 되었는데, 이 부근에 모인 친위대들은 감탄을 거듭했다.
“와아! 저것이 무형검…….”
“수십 개로 나뉘어 있을 때는 몰랐지만, 이렇게 보니 웅장하고 아름답기 그지없구나.”
나는 그대로 검을 용혈에 내리꽂았다.
마치 요혈을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말이다.
퍼어어억!
콰과과과과!
용혈에 구멍이 뚫리기 시작하였다.
스아아아아!
어마어마한 기운이 뿜어져 나온다.
지금까지 자연이 틀어막고 있던 기운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곧 그것은 다시 가로막히고 말았다.
자연 지형의 영향으로 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맴도는 것이다.
순식간에 온몸이 기로 충만해졌다.
“이런 기운이라니!”
“이럴 수가!”
구멍이 난 곳으로 몸을 날렸다.
안쪽은 더욱 많은 기가 밀집되어 있었다. 무인이 아니라면 숨이 막혀 죽었을 정도로 말이다.
거대한 공동이 나타났다.
공동 바닥에는 거대한 검은 홀이 뚫려 있었고 그 주변에 거대한 석상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검을 사용하는 검사, 도를 사용하는 도객, 활을 사용하는 궁수 등의 형상이었다.
그 근처에 제단 공사가 진행 중인 듯한데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급히 도주한 흔적들이 역력했다.
“사라졌습니다.”
“그런가.”
안타까운 신음들이 흘러나왔다.
잘하면 오늘 끝장을 낼 수도 있었는데.
교주라는 자를 잡아 심문하고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던 놈들의 본거지를 격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늦었다.
그렇다고 해도 수확은 분명히 있었다.
저벅저벅.
검은 홀을 향하여 다가간다.
이곳에서 무형의 기운들이 솟구치고 있었다.
얼마나 기가 강한지 자연기가 쏟아져 나오는 형태가 육안으로 확인이 될 지경이었다.
“이곳이 용혈의 중심부인가. 아니, 아시아의 중심이라고 할 수도 있겠군.”
곧 스승이 긴 탄식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내가 찾던 곳이 여기였구나. 그 오랜 세월을 지나 이제야 찾아냈다. 안타까우면서도 경탄을 금할 길이 없다.
제대로 찾았다.
이곳이 바로 무공의 발원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