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Commander RAW novel - Chapter 240
사령관이 돌아왔다 240화
240 물밑 작업(1)
동맹을 찾는 작업.
사실 그건 꽤나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차원의 문을 열고 나가는 것은 어마어마한 신력이 소모되는 일이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결코 할 수 없는 짓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신력을 낭비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동맹을 찾으러 차원을 넘어갔다고 해도 차원의 절대자가 동조를 해 줄지도 확실하지 않았다.
비비안은 어깨를 으쓱였다.
“통신을 보내면 되죠.”
“통신을 보낸다고요?”
동맹을 찾는 일이 그렇게 간단한 일이었던가?
좀처럼 이해를 하기 힘들다.
“네. 통신이요.”
“통신을 보내면 무조건 받기는 하는 건가요?”
“그건 모르겠어요. 해당 차원에서 연락을 받을지도 알 수 없는 일이고 그 신이 응답을 해 줄지도 미지수니까요. 하지만 시도해 볼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봐요. 레토나 차원에서 제가 고군분투하고 있을 때, 저에게 연락을 주었던 신들도 있고요.”
“오, 그래요?”
꽤나 고무적인 일이다.
어쩌면 신무기를 개발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다른 차원의 신들을 불러 모으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당장…….”
“그건 아직이에요.”
“어째서요?”
“유리스와 루시퍼를 죽여야 하니까요.”
그녀의 눈동자가 깊게 가라앉았다.
유리스는 마왕이고 루시퍼는 1군단장이다.
그들이 신격 존재와 함께 강림을 한다면 지구의 생명체는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내 목표는 최소한의 피해로 지구를 수호하는 것이다. 그런 수호자의 입장이었기에 당연히 파괴는 지양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비비안 님의 생각은……?”
“교신은 시도하겠지만, 동맹들이 실제로 넘어오는 건 마신이 강림하기 직전이어야 하죠. 지금 신들이 넘어오면 곧바로 마신이 넘어올 수 있으니까요.”
그녀의 말은 타당했다.
일단 연락은 해 본다는 것.
그리하여 의사를 타진해 놓고 마왕을 죽인다.
그 이후에는 신들이 넘어와도 상관없었다.
“교신을 시도해 보도록 하죠.”
“대천사들에게 지시를 해 둘까요?”
“물론입니다.”
“알겠어요. 대천사 한 명에게 지시를 해 두죠.”
비비안이 내려옴으로 인하여 많은 것이 바뀌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홀로 싸우는 느낌이었다. 누구의 도움도 바랄 수가 없었다. 특히나 마신과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상대를 해야 하나 난감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저는 그럼 가 보겠습니다.”
“저도 가 볼게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거든요.”
그녀는 웃었다.
레토나 차원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다가 나라는 동료를 만났기에 든든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곳에 이미 두 명의 신들이 모였으니 다른 신들도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것이다.
지금 당장이야 이곳에 오지 않아도 다른 차원에는 피해가 없겠지만 유라시아 차원이 끝장나면 그다음 차례는 뻔한 일이다.
벨루가는 전 차원을 통일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놈에게 걸리면 신력을 모두 빨아 먹힌다. 그런 참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다른 신들이 참전하지 않을까 싶다.
비비안이 내려간 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 자네인가!
대통령의 목소리는 꽤 밝았다.
하기야 역사상 지금만큼 희망에 가득 차 있던 시국은 없었다.
여신과의 동맹과 신무기의 개발.
무려 신살이 가능하다는 무기의 개발은 정치계를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이미 특별세를 거둬 1차분의 개발 지원금이 지급되었다.
대통령도 나름대로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수련이 어느 정도 완료되어 연락드렸습니다.”
-슬슬 물밑 작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
“물밑 작업이요?”
-군정을 실시할 때가 다가오고 있으니.
나는 고개를 무겁게 끄덕였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번에 마왕이 다녀가면 반드시 군정을 실시해야 한다. 그래야 내 마음대로 정국을 주도할 수 있다.
그렇게 해야만 피해가 작을 것이다.
군정이 실시되면 여러 가지 잡음이야 나오겠지만, 분명 나는 평화 후에 은퇴를 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생각보다는 반발이 적을지도 모른다.
“바로 가겠습니다.”
-그리하게.
팟!
나는 고속으로 이동을 전개했다.
예전 같았으면 이동을 하는 데 많은 시간을 잡아먹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
순식간에 임태수 앞에 도착했다.
“왔습니다.”
“허어. 벌써 왔나?”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이미 내가 신의 경지에 다다라 있다는 사실을 임태수는 잘 알고 있었다. 놀라기는 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물밑 작업을 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동료들을 포섭하는 일이지.”
“동료들이요?”
“그러니까, 의원들을 포섭하자는 뜻이네.”
“정치적으로 움직이자는 뜻이군요.”
“국민들의 뜻이 모여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소용없는 일이라네. 자네도 잘 알지 않나.”
“어쩔 수 없는 일이군요.”
“저녁 약속을 잡아 두었네.”
“빠르군요.”
“사실, 의원들도 자네에게 관심이 많아. 그런 시국이니 통하는 것인지도 모르고.”
임태수가 소파를 가리켰다.
“커피 하겠나?”
“프렌치토스트도 한쪽 부탁드립니다.”
“그러세.”
얼마 지나지 않아 커피와 토스트가 테이블 위에 놓인다.
나는 가볍게 토스트를 썰었다.
“식사를 못 했나?”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았습니다.”
“그런가.”
나에게 있어 식사라는 것은 그저 식도락을 위한 행위였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음식은 먹지 않아도 되었지만, 그 맛이 생각나서 먹는 것뿐이었다.
대통령은 신무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신무기 개발은 어찌 되었나?”
“임박했습니다.”
“정말인가!”
임태수는 꽤나 놀라고 있었다.
비비안이 개입했다고는 하지만 본격적으로 신무기가 개발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데 벌써 성과를 내고 있다고 하니 놀란 것이다.
나는 오늘 화성에서 찍은 동영상을 보여 주었다.
수정구에서 나간 에너지가 산맥을 붕괴시켰다.
하나의 점일 뿐이었지만, 그 충격은 어마어마했다.
“대단하군.”
“여신이 하는 연구이니 그만큼 성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겁니다. 여신이 아니었다면 아마 꽤 오래 걸렸을 겁니다.”
빠른 시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보일 수 있어서 무척 고무적이었다.
대통령도 만족스럽게 웃었다.
“국민들의 세금이 처음으로 제대로 쓰이는 것 같군.”
우리는 저녁이 될 때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그사이에 업무를 처리하기도 했다.
나는 연합군 최고 사령관이었고 대부분의 일을 휘하 장성들이 처리한다고 해도 신경을 써야 할 일들이 있었다.
그날 저녁.
임태수와 차를 타고 한적한 교외로 나선다.
워싱턴 외곽의 레스토랑.
이곳을 통째로 빌렸는지 손님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여기에 요원들이 주변을 경계하고 있었다.
“오셨습니까.”
정보국장이 이곳에서 지휘를 총괄하고 있었다.
“의원들은?”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자 열 명이 넘는 의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힘깨나 쓰는 사람들로, 각 당을 대표하는 자들이다.
새삼 임태수의 정치력에 감탄하게 된다.
이 정도로 정계의 고위층 인사들을 빠르게 모을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의원들이 인사를 했다.
“어서 오십시오, 사령관님, 대통령님.”
“톰슨 의원님.”
민주당 대표 라이즌 톰슨.
톰슨은 6선에 이르는 의원으로 정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이야 군대의 힘이 비대해지면서 잘 체감하지는 못하지만 한때는 미 대선 후보로 거론된 적도 있다.
그 밖에도 여러 당의 대표들과 중역 의원들이 자리했다.
자리에 앉아서 가볍게 이야기를 나눈다.
“이번에 신무기가 개발되고 있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어떻게 되었습니까?”
모를 리가 없었다.
신무기 자금의 지원을 호소한 것이 나였으니까.
“가시적인 성과가 있습니다.”
“그렇습니까?”
그들에게는 영상을 보여 주지 않았다.
루시퍼가 활동하는 이상, 이 중에 부역자가 없을 거라는 장담은 섣불리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역자들 중에서는 자신이 부역자인지 모르는 자들도 있었다. 탐지기에 걸리지 않는 부역자들도 있었고 말이다.
그러니 신무기에 대한 거론만 하고 성과에 대해서는 그다지 거론하지 않는 편이 좋았다.
“그보다 이곳에 나오신 이유가 있을 겁니다.”
“군정 이후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는 대통령을 바라봤다.
이 정도라면 이미 상당히 이야기가 진전되었다는 뜻이다.
톰슨이 말했다.
“놀라실 필요 없습니다. 지금 정권의 다음 단계가 무엇이겠습니까? 당연히 군정을 실시하는 것이지요. 이 자리에 오기 전부터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숨기지 않겠습니다. 마왕이 내려온 이후에는 군정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가능할까요?”
“수많은 사람들이 죽을 테니까요.”
의원들의 얼굴이 어두워진다.
사령관인 내가 이렇게 말을 할 정도라면 정말로 상황이 어렵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나 보군요.”
“당연히 그렇습니다. 지금부터는 신격을 갖춘 마왕이 내려옵니다. 놈이 얼마나 많은 부하들을 데리고 올지 감도 잡히지 않습니다.”
귀족급의 악마 모두가 내려올 것이다.
피해를 볼 거라는 건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다만 이런 이야기를 국민들에게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피해가 어느 정도 있을 거라고만 이야기했을 뿐이지 대량 살상이 일어날 거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공화당 잭슨 의원이 말했다.
“군정은 필수적인 겁니까?”
“예.”
“사실 군정을 실시하겠다는 건 썩 좋게 들리지는 않습니다.”
“지금이야 그렇지만, 인구의 반 이상이 날아가면 생각이 달라지실 겁니다. 그 전에 군정을 실시해야 합니다.”
나는 그렇게 협박했다.
곳곳에서 침음이 흘렀다.
여기서는 강력하게 군정을 주장해야 한다.
“그러니 좀 도와주십시오.”
“그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군정을 실시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손을 빌려 드리겠습니다. 그러면 저희에게 무언가를 주실 건가요?”
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것이 있다.
이건 만고불변의 진리였다.
군정을 실시해도 관료들이 필요하다.
나는 간단하게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