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Commander RAW novel - Chapter 70
사령관이 돌아왔다 070화
070 사령관의 배려(1)
쾅! 콰과과광!
방금까지만 해도 사방에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다.
헬기에서 나오는 불빛에 의지해서 날아오고 있었는데 제주도에 도착하자 상황이 바뀌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북제주군 부근이 초토화되어 가고 있었다.
환하게 빛이 터지면서 닥치는 대로 파괴되어 간다.
“저기가 현장인가?”
“애월읍 항몽유적지 부근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상귀리에서 하귀리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런가.”
거대한 지네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과연 외모는 압도적이다.
‘이번에도 빨라.’
아르고스는 원래 반년은 있어야 제주도에 나타난다.
그 당시에도 물론 제주도의 반이 초토화된 이후에 진압되었다.
내가 나타나서 보스 몬스터들을 빠르게 죽여 버려서 적들의 움직임도 빨라진 것이다. 이런 속도라면 2년 안에 군단장이 나타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힘을 사용하면 할수록 놈들의 침공이 빨라진다.
그 덕분에 나는 빠르게 진급을 하고 있었지만, 탈마의 벽을 돌파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썩 좋은 상황이라 볼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지. 내가 상대한다. 아르고스 근처에 놈의 새끼들이 수도 없이 많을 거다. 그들을 토벌하도록 하라.”
“예!”
화령회 회원들이 함께하고 있어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제주도에는 헌터 병력이 부족한 판국이었다. 그 사이에 화령회가 끼어들면 비교적 손쉽게 퇴치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죽은 사람들은 어쩔 수가 없지만 앞으로 죽을 사람들을 막는 것이 급선무였다.
“강하한다!”
팟팟!
하늘에서 강하를 시도했다.
낙하산은 없었지만 상관없었다. 이 높이에서 떨어져 죽을 만큼 화령회 회원들의 경지가 낮지는 않았다.
원래 그들은 한라산 주변을 토벌하기 위해 데려왔다.
화령회 회원들 중에서도 상당한 실력을 갖춘 자들만 추려 왔기에 아르고스의 새끼들은 별 무리 없이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휘이이이잉!
나는 그대로 아르고스를 향해 날아갔다.
SSS급에 이른다고 하지만 지금 내 실력이라면 한 방에 죽여 버릴 수 있을 것이다.
놈은 지금도 어마어마한 파괴를 일삼고 있었다.
저런 놈을 그냥 두면 제주도는 막대한 타격을 입고 만다.
무엇보다 보급기지가 파괴되는 것을 두고 볼 수가 없었다.
쿠르르르릉!
상단전과 하단전에서 내공을 길게 뽑아냈다.
거의 10m에 이르는 무형검이 완성되었다.
하얗게 타오르고 있는 무형의 검은 보기에도 압도적이다. 나는 낙하를 하고 있는 가속도까지 이용하여 그대로 아르고스를 머리에서부터 꼬리까지 양단해 버렸다.
서걱!
콰아아아앙!
그 후에 착지했다.
꽤 큰 크레이터가 파였다.
더욱 타격에 힘을 주기 위하여 천근추의 수법을 사용하였다. 내공으로 무게를 더하였고 어마어마한 속도를 에너지로 전환시켜 썰어 버린 것이다.
아르고스는 잠시 이쪽을 바라봤다.
거대한 발들이 꿈틀거리는 모습은 지금도 압도적이다. 이런 괴물을 웬만한 헌터들이 마주하게 되면 헌터들은 움직이지도 못할 것이 틀림없었다.
놈의 몸이 좌우로 갈라졌다.
쿠아아아앙!
지금까지 수도 없이 폭발을 일삼던 놈다운 최후였다.
이제 주변을 둘러본다.
대충 아르고스의 코어를 챙긴 후에 전장에 뛰어들었다.
화령회 회원들이 동분서주하며 아르고스의 새끼들을 죽여 나가고 있었지만, 숫자가 너무 많았다.
단번에 척살할 필요가 있었다.
그 시각 제주도 군단 사령부.
왕태산 군단장 휘하 지휘관들은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박수철이 강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일검으로 양단해 버릴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저것은…….”
“빛입니다. 그야말로 빛이 아르고스를 양단했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허어! 그게 말이 되나?”
“현실로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왕태산은 어마어마한 충격을 받고 말았다.
그래도 명색이 SSS급 보스였다. 놈을 죽이지 못하여 군단 전체가 궤멸할 위기에 처했었다.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제주도 전체가 초토화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아르고스가 일격에 죽었다.
그것도 모자라 박수철 준장이 동분서주하며 아르고스의 새끼들을 죽이고 있었던 것이다.
“군단장님! 저희도 출격해야 합니다!”
“그래! 출격한다! 더 이상의 민간인 피해를 막아야 한다!”
그제야 제주도 군단이 움직였다.
그들의 목표는 몬스터의 완전한 박멸.
최소한 애월읍 전역에 흩어져 있는 몬스터들을 쓸어버리는 것이 그들의 목표했다.
콰광!
한곳으로 몰아넣은 아르고스의 새끼들이 한 번에 양단되었다.
화령회 회원들에게 놈들을 모으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렇게 한곳에 모아진 새끼들은 단번에 도륙되었다.
바닥에 많은 코어들이 떨어졌는데 그건 화령회 회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 때문인지 회원들의 사기가 매우 높았다.
“회주님! 거의 다 정리된 것 같습니다.”
“그런가?”
1시간은 걸린 것 같았다.
아르고스의 새끼들이 워낙에 많아서 처리하는 데 꽤 애를 먹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다 정리했다.
그즈음에 지프 한 대가 달려왔다.
그곳에서 눈에 익은 인물이 내렸다.
‘왕태산 군단장인가.’
아버지의 부하는 아니었지만, 회고록을 보면 박우석 장군을 존경했었다는 대목이 나온다.
내가 사령관이 되기 전에 전투에서 전사하였기에 마주할 기회는 없었지만, 충분히 군벌로 넣을 수 있는 재목이었다.
백발이 성성하였지만, 나이는 이제 50대 초반이다.
충분히 내 뒤를 받쳐 줄 수 있는 사람이다.
“정말 고맙네!”
그는 내리자마자 내 손을 잡았다.
하기야 죽음의 위기를 겪은 사람이었다. 본 역사대로라면 이 전투에서 꽤 큰 부상을 입고 재기를 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내가 나타남으로 인하여 그런 부상을 방지할 수 있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제주도에 놈이 나타났다는 사실을 듣고 온 건가?”
“그건 아닙니다. 제주도에 볼일이 있어서 왔다가 발견했습니다. 물론 제가 백두산에 있었다고 해도 연합군에서 토벌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때는 내가 죽고 없었겠지.”
엄청난 중상을 입지만 살아남는다.
물론 그런 이야기를 그에게 할 필요는 없었다.
“식사는 했나?”
“아직 식사 전입니다.”
“군단 사령부로 함께 가도록 하세! 내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내 휘하 군벌이 될 수도 있는 사람이었으니 그의 초대에 정중하게 응하기로 하였다.
“와아아아!”
제주도 군단 사령부에 들어왔다.
이곳은 백두산에 비하면 꽤나 시설이 잘 되어 있었다.
막사도 신식이었고 길도 잘 닦여 있다. 방벽도 높았다. 하기야 보급기지의 역할을 하는 곳이었으니 방어에도 신경을 많이 썼을 것이다.
병사들은 나를 바라보며 환호했다.
내가 빨리 오지 않았다면 이곳 사령부는 초토화되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이제는 인기 관리에도 꽤 신경을 써 주어야 한다.
“자네 덕분일세. 모두 자네 덕에 목숨을 구한 거야.”
“아닙니다. 여러분의 희생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역시 겸손한 사람이로군. 소문이 틀리지 않았어.”
그는 연신 나를 칭찬하기에 바빴다.
사령부 회의실에는 지휘관들이 모여 있었다.
이 부근에서 맛있는 냄새가 풍긴다. 스테이크를 굽고 있는 모양이었다.
“다들 앉지.”
가능하면 독대를 하면 좋겠지만 이렇게 안면을 트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이 일을 인연으로 언젠가는 그를 회유할 수도 있을 테니.
왕태산 대장은 나에게 목숨 빚이 있다.
실제로는 죽지 않았겠지만, 그가 그렇게 생각하는 게 중요했다.
지휘관들과 인사를 나눈 후에 칼과 포크를 들었다.
“말고기 스테이크라네.”
“말고기 스테이크요?”
“제주도에는 식용 말들이 꽤 많지. 몬스터들이 꽤 잡아먹어서 예전보다는 숫자가 줄었지만 말이야.”
“하기야, 제주도 하면 예전부터 말이었죠.”
말고기 스테이크를 먹어 본다.
“맛이 깔끔하네요.”
“그렇지? 소고기에 비해 냄새가 덜 나고 기름기도 적지. 오래전부터 제주도 사람들은 말고기를 좋아했어. 나도 자주 먹는 편인데 괜찮더군.”
힘을 썼기에 배가 고팠다.
순식간에 접시를 비웠다.
“더 들겠나?”
“그러면 감사하겠습니다.”
몇 접시를 비운 후에 배를 두드린다.
“정말 큰일을 해 주었네. 내, 이 은혜는 잊지 않도록 하지.”
“아닙니다. 군인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할 일을 하고 상을 받는 법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러니 개의치 마십시오.”
최대한 그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로 했다.
우리들은 서로에게 만족한 후에 헤어질 수 있었다.
이제 원래의 일정대로 돌아왔다.
이 정도로 고생을 하였으면 하루 정도는 쉬어야 한다. 하지만 내일 아침이 되면 작업을 하기가 힘들어지므로 가능하면 오늘 터를 잡으려 했다.
한라산 중턱에 벌목이 잘 되어 있는 지역이 있었다. 그곳으로 헬기를 이동시켰고 곧바로 상자들이 하역되었다.
“빨리 옮겨라!”
“예!”
상자들이 내려지자 헬기는 백두산으로 출발했다.
그곳에서 대기하고 있던 레이첼이 상자를 싣고 올 것이다. 아마 몇 시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싶다.
“다들 피곤할 것이라 생각한다.”
“아닙니다. 덕분에 주머니가 두둑해졌습니다.”
육체적으로는 꽤 피로하겠지만 정신적으로는 피로하지 않을 것이다.
몬스터 사냥을 하면서 이렇게까지 두둑하게 챙기는 경우는 흔하지 않을 테니까.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한라산은 몬스터 천지다. 그래도 보스 몬스터는 없다고 볼 수 있지. 오늘 사냥을 한 이후에 습득한 코어는 모두 각자 가져간다.”
“한라산을 청소하는 겁니까?”
“그렇다. 그리고 방벽을 세워야겠지. 다들 이동하도록 해라.”
“예!”
파바바밧!
화령회 회원들이 흩어졌다.
이슬기는 상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게 다 스켈레톤들이군요.”
“그래.”
“움직이지 않는데요?”
“그렇게 명령을 받았으니까.”
스켈레톤들이 난동을 부리면 곤란하다.
레이첼은 이미 설정을 해 두었고 스켈레톤은 그녀가 도착해야만 움직일 것이다.
“그나저나 이번에 대단한 공을 세우셨어요.”
“그런가?”
“아마 사령관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좋겠지만 말이야.”
아직도 반신반의다.
돈이 좋기는 하지만 사령관이 그렇게까지 빠르게 움직일까 싶었던 것이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던가.
물론 사령관이 온 것은 아니고 마이클 콜슨 사령관이 직접 무전을 보냈다.
-박수철 준장, 거기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