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internation Students makes good money RAW novel - Chapter 158
158화 4등의 품격
다사다난했던 셋째 날이 지나고 넷째 날이 되었다.
아침부터 밝은 햇살이 내리쬐는 게 모든 게 잘 풀릴 것만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며칠 전부터 시작된 장사는 어제부터 부스터를 단 로켓처럼 흥행을 이어 가고 있었다.
아마 오늘은 더 많은 손님이 찾을 거다.
어제 자기 전에 SNS와 커뮤니티를 찾아보니 우리 가게에 관한 글들이 부쩍 늘었다.
어제도 줄을 서느라 홀에서 먹지 못한 손님들도 많았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오늘은 그보다 훨씬 심할 상황이기에 우리는 대책 회의를 해야 할 정도.
분명 강행군이고 온종일 식당 일을 하기에 다들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눈은 죽지 않았다.
몸은 힘들지만, 정신은 그 어느 때보다 맑고 반짝이고 있었다.
다들 반짝이는 눈으로 대책 회의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눴다.
일단 홀에서 불필요한 가구를 줄이고 테이블을 좀 더 늘리기로 했다.
그뿐만 아니라 밖에 있는 테이블도 양해를 구해 더 놓기로 했고.
“최정근 사원이 야외 테이블 좀 맡아 주고요.”
“네!”
“임네모 사원이랑 김상아 대리가 홀 테이블 세팅 같이합시다.”
“네, 대표님.”
“넵!”
“최기명 변호사랑 저랑은 추가적으로 공수할 수 있는 테이블이 있는지 알아보고 올게요. 홍미나는 그때까지 애들 좀 잘 도와주고.”
“걱정 마.”
서로 분담해서 역할을 나눴다.
첫째 날과 둘째 날 성적이 저조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장사가 잘될 때 더 받으려는 의지였다.
테이블이 더 생긴다면 회전율도 높아질 거고.
조금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면 성적도 높아지겠지.
아마 탈락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걸 목표로 이 프로그램에 나온 게 아니다.
우승하기 위해서 나온 거다.
항상 내 앞을 가로막는 제임스 황을 상대로 정정당당한 승부로 우승하는 시나리오.
그걸 위해서 나는 달리고 있는 것이다.
“자, 그럼 출발합시다.”
숙소에서 나와 각자 맡은 바대로 움직였다.
최기명 변호사와 나는 주변을 돌며 남는 테이블과 의자가 있는지, 그리고 빌리거나 살 수 있는지 문의했다.
다행히도 몇 군데에서 테이블을 빌려주었고, 어떤 곳은 판매도 했다.
둘이서 낑낑대며 테이블과 의자를 옮겨 놓자 전날과는 다르게 더 넓고 많은 테이블을 확보할 수 있었다.
최소 한 번에 5팀은 더 받을 수 있는 공간.
이 정도만 되어도 성적이 많이 차이 나지.
“자자, 오늘은 진짜 바쁠 거예요. 다들 단단히 준비하고.”
“넵!”
오픈 시간이 다가온다.
분주하게 오픈 준비를 하던 우리는 하나둘 밖에서 줄을 서는 손님을 목격했다.
아직 오픈 시간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줄을 선다는 것.
그게 바로 핫플이라는 증거.
SNS만 봐도 우리 가게의 홍보를 다녀간 손님들이 다 해 주고 있었다.
딱히 이벤트를 하거나 광고를 넣을 필요조차 없었다.
손님들은 우리 가게를 찾아왔다가 스스로 SNS에 광고를 한다.
누군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어그로가 끌리기 때문에.
사람은 누구나 관종이니까.
누군가의 관심을 받고 인기를 받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만큼 지금 우리 가게가 인기가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고.
“시작합니다!”
넷째 날.
다시금 장사가 시작되었다.
예상대로 전날보다 훨씬 많은 손님이 찾았다.
구름 떼라는 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갈 정도로 손님이 몰리는 지경.
나중에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려선 지 촬영에도 지장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민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까지 동원되어 교통정리가 필요할 정도였다고.
그렇게 순조롭게 출항한 우리 불프 호는 바람에 돛을 단 배처럼 쾌속 질주를 시작했다.
* * *
“대충 마무리됐지?”
“예. 세트장에 다 모여서 정산하시는 거죠?”
레베카 초이는 제작진들과 회의 중이었다.
치열했던 1라운드도 모두 마무리가 되었고 이제는 세트장으로 돌아와 누가 탈락자가 될지 발표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특히 첫 번째 탈락자가 발생하는 이벤트기 때문에 더 심혈을 기울여서 촬영에 임해야 했다.
서바이벌이었다는 걸 다시금 각인시켜 주면서도 다음 라운드가 기대되게 만들어야 하는 까다로운 과정.
아무리 촬영 베테랑이라는 레베카 초이라고는 하지만 이런 예능 부류의 촬영이 처음이었기에 그녀에게도 이 부분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촬영에서 지난번처럼 어버버하면 진짜 너희들 다 자른다?”
“죄송합니다.”
“이번에는 확실히 하겠습니다.”
여기 둘러앉은 사람들은 말단 PD나 제작진이 아니라 어디 가서 누구에게 꿀리지 않을 경력을 지닌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레베카 초이가 카리스마로 모두를 굴복시켰기 때문에 누구 하나 그녀의 말에 토를 다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실제로 지난번 촬영에서 실수한 것들이 있기에 그들 상황에서도 할 말은 없는 셈이었다.
“그래서… 탈락자는 누구라고?”
“음.”
제작진은 모두 탈락자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또 그게 입 밖으로 나온다고 생각하니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포비에트.”
“그렇구나.”
“근소한 차이였어요. 4등이랑은.”
“그래?”
“네. 거의 접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레베카 초이는 신기한 듯 성적표를 받아서 들었다.
탈락 확정인 포비에트와 4등의 격차는 정말로 별로 나지 않았다.
“좋아. 그럼 1등은….”
1등이라는 말에 모두 숨죽여 보조 PD의 입을 주목했다.
물론 이들은 모두 1등이 누구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압도적인 차이.
2등조차도 범접할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차이로 1등을 차지한 프랜차이즈.
“더 붓.”
보조 PD의 말에 회의장은 술렁였다.
모두 아는 사실이었지만 다시 들어도 대단하다는 생각뿐이었다.
‘더 붓’은 일본으로 가서 오마카세를 열었다고 한다.
오마카세의 특성상 많이 팔 수 없다는 단점을 극복하면서까지 1등에 올랐던 건 제임스 황의 수완이 그만큼 좋았다는 뜻이었다.
마케팅과 전략이 잘 어우러진 완벽한 작전이라고 제작진은 평했다.
또한 레베카 초이 또한 이탈리아에서 차현식 대표의 불프의 모든 촬영을 마치고 바로 일본으로 갔기 때문에 누구보다 제임스 황의 놀라운 처세술과 전략에 감탄을 금치 못했었다.
“더 붓은 인정이죠.”
“원체 잘하는 사람이었으니까요.”
“아마 이번 프로그램 우승자는 제임스 황 아니겠습니까?”
“저도 동의요.”
“편집을 제임스 황 쪽으로 더 초점을 맞추는 게 좋지 않겠어요?”
“아무래도 분량을 더 늘리는 게 프로그램으로서도 더 좋을 거 같긴 해요.”
제작진은 저마다 의견을 나누었다.
하지만 이들은 공통되게 더 붓의 제임스 황의 비중을 더 늘리는 게 프로그램을 위해서도 좋다고 얘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작진 중에서 딱 두 명.
레베카 초이와 보조 PD만이 입을 꾹 다문 채 받아 든 성적표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간의 정적.
그리고 정적을 먼저 깬 것은 레베카 초이였다.
“분량은 그대로 갑니다.”
“……!”
“……?”
저마다 놀랐다는 듯이 반응하는 제작진들.
사실 이들 중에서는 제임스 황이 순수하게 실력자고 프로그램을 위해서 도움이 되는 사람이기에 비중을 늘리자고 한 사람도 있었겠지만, 또 바바고푸드의 뇌물을 먹어 제임스 황을 밀어 달라는 부탁을 받은 이들도 있었다.
이건 제임스 황의 계략은 아니었다.
그의 주변엔 재벌 3세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명성을 위해서 그림자 속에서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제임스 황이 혹시라도 방송에 나가서 바바고푸드의 명예를 실추하거나 황제명 회장의 명예에 누가 되는 행동을 하기라도 할까 봐 노심초사하는 이들이었다.
“하지만… 압도적인 차이… 아닙니까? 적어도 2라운드에서는 비중을 제임스 황에게 몰아주는 게 프로그램으로서도 좋은 거 아닙니까?”
“압도적인 차이요?”
“네. 더 붓의 오마카세는 지금 일본 현지에서도 굉장한 이슈입니다.”
황제명 회장의 오른팔이자 바바고푸드의 실질적인 실세라고도 할 수 있는 장 비서의 사주를 받은 제작진 중 한 명이 열을 올리며 제임스 황이 왜 비중이 더 늘어야 하는지 설명했다.
그의 말도 틀린 건 아니었다.
제임스 황이 이번 라운드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차지했고, 일본 현지에서도 그 평가가 압도적이었던 건 사실이니까.
그의 비중을 늘리자는 말이 그저 말도 안 되는 생떼는 아니라는 소리였다.
“솔직히 말해서… 이번 1라운드에서 그 뭣이냐? 불프? 그 듣보잡 프랜차이즈에 할애를 많이 하신다면서요? 아니, 물론 트롤링하고 관종인 사람을 비추는 게 이목을 끄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방송은 장기전 아닙니까? 이번 라운드에서 고작 4등으로 턱걸이한 불프한테 쓸 비중만 조금 할애해도 제임스 황 비중이 확 늘 거 같은데….”
레베카 초이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그녀는 누군가 월권을 하거나 간섭하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
하지만 회의실에서 모든 걸 터놓고 얘기할 때만큼은 그녀 또한 다른 이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편이었다.
“얼마 받아 처먹었니?”
레베카 초이의 송곳처럼 날카로운 음성이 회의실을 관통했다.
그러자 모두 숨죽여 레베카 초이와 아까 제임스 황을 지지하는 제작진 한 명에게로 이목이 모두 쏠렸다.
“그, 그게 무슨….”
“내가 제일 싫어하는 종자가 누군지 알아?”
“예?”
“뇌물 처먹고 입 싹- 닦는 새끼.”
“그, 그게… 하하. 무슨 소리십니까?”
“왜 혼자 처먹어?”
“…….”
“나도 같이 먹자. 얼마나 처먹었는데? 왜 너만 처먹어? 내가 총괄 피딘데?”
“저기… 초이 피디님….”
“얼마?”
“그, 그게…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여긴 사람이 너무 많은데….”
레베카 초이의 표정은 금방이라도 사자후를 내뱉을 것 같은 표정이었다.
그나마 그녀와 꽤 오랜 시간을 맞춰 온 보조 PD가 심각성을 깨닫고 제작진을 내쫓았다.
“야. 너 당장 나가. 꺼져!”
“예? 갑자기 왜….”
“너 방금 뇌물 받았다고 이실직고한 거야. 알아? 초이 피디님이 제일 싫어하는 거!”
보조 PD의 호통에 옆에 있던 제작진들은 뇌물을 받았다고 이실직고한 제작진을 밖으로 내쫓았다.
더 있었다가는 불똥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어떻게든 지금 상황을 빠르게 수습하고 싶었다.
“잘 들어.”
그리고 이어진 레베카 초이의 경고.
“아직도 여기서 뇌물 처먹어 놓고 발뺌하는 새끼들 있는 거 나 다 알아. 그러니까 걸리지 마라. 한 번만 더 저따위로 굴면? 내가 내 커리어를 걸고 네놈 커리어 박살 낼 거야.”
도로를 주행하다 보면 잘못하지 않았음에도 경찰차를 보면 움찔하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그만큼 경찰차가 주는 그 폭력성이 대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레베카 초이의 살벌한 경고에 잘못도 하지 않은 제작들까지 침을 꿀꺽 삼켜야 했다.
그리고 실제로 뇌물을 받은 제작진들은 오죽했을까?
“아직도 제임스 황 지랄염병 떨고 싶은 새끼 있어?”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불만이 있더라도 이번만큼은 사려야 한다는 걸 모두 알고 있었다.
소위 ‘방송가 미친년’이 강림했기 때문이다.
원래도 성격이 안 좋기로 유명하지만, 레베카 초이의 심기를 건드리면 방송가에서는 절대로 보고 싶지 않은 그녀의 모습이 드러난다.
물불 가리지 않고 물어뜯는 광견, 광년, 광인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레베카 초이.
지금 잘못 물리면 평생 불구로 지내야 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없지? 그리고… 분명 속으로 이런 생각하는 새끼들 있을 거야.”
레베카 초이의 초능력이라고 오해할 정도로 감각적인 그녀의 관심법이 또 발동했다.
“아무리 그래도 불프가 4등인데 왜 분량을 할애하냐고. 그런 생각하는 새끼들 여기 절반은 되겠지? 내가 왜 그런지 알려 줄게.”
레베카 초이는 일자별로 나뉜 매출표를 화이트보드에 붙였다.
첫째 날과 둘째 날에는 대부분 그래프가 내려가 있었지만, 더 붓은 첫날부터 치솟고 있었다.
다른 프랜차이즈의 그래프가 작은 고추라면, 더 붓의 그래프는 마치 늠름하게 치솟은 오이고추와도 같았다.
그런데 셋째 날부터는 그 위용이 뒤바뀐다.
늠름한 오이고추던 더 붓의 그래프를 한낱 작은 고추로 만들어 버리는 그래프.
그래프가 치솟다 못해 천장이라도 뚫고 갈 기세였다.
실제로 그래프 차트를 뚫고 나가 버린 프랜차이즈는 다름 아닌 불프의 그래프였다.
“보이냐? 셋째 날부터 일곱째 날까지. 이 그래프? 보여?”
“…….”
“…….”
모두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
이 기이한 그래프를 보면서 그저 할 말을 잃은 듯, 혹은 홀린 듯 그저 그래프만 바라볼 뿐이었다.
“그 뒤에 그래프가 어때?”
하늘 높은 줄 모르던 불프의 그래프는 일곱째 날이 지난 그다음 날부터 지표가 아예 사라졌다.
“없지?”
“어? 그러… 네?”
“……?”
다들 의아했다.
원래 1라운드는 2주일 동안의 매출 성적을 놓고 경쟁하는 라운드였다.
그런데 불프는 딱 일주일 동안의 그래프만 존재할 뿐이었다.
“일곱째 날부터 사람이 너무 폭발적으로 많아서 장사를 접어야 했어. 경찰 측에서 권고하더라. 장사 접으라고. 이러다가 사람들 여럿 다친다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철수한 거야.”
“……!”
“……!”
“불프가 4등이라고? 겨우 턱걸이? 웃기지 마. 고작 일주일 동안의 성적으로도 탈락을 안 한 거야. 알겠어? 솔직히 얘기할까? 이 그래프. 다음 일주일 동안 비슷한 양상으로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1등은 누굴 거 같아?”
계산할 필요도 없어 보였다.
불프의 그래프는 너무 비이상적으로 높았으니까.
압도적인 1등이라는 더 붓과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알겠으면 토 그만 달고 다음 라운드 계획이나 수정 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