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internation Students makes good money RAW novel - Chapter 175
175화 여기서 만족해?
“우와. 이게 말로만 듣던 불프 1호!”
김상아 대리는 옛날 옛적부터 오랜 팬이었던 사람처럼 불프 1호를 보며 감탄사를 뱉어 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설로만 전해지던 불프 1호가 실제로 사용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으니까.
이제는 프랜차이즈도 너무 커진 나머지 대부분의 보급용 불프 푸드트럭이 상용화되었고, 이런 개조형 최첨단 푸드트럭은 비용이 감당되지 않아서 아무도 쓰려고 하질 않았으니까.
“설마 이거 샤워 시설이에요?”
“샤워도 되긴 하죠.”
“대박!”
김상아 대리의 뒤를 이어 임네모 사원과 최정근 사원 또한 식기와 주방 도구들을 둘러보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마치 내 새끼가 칭찬받는 듯한 뿌듯함이 느껴졌다.
사실 이 녀석과 처음으로 장사를 시작하고 불프라는 프랜차이즈를 함께 시작했으니까.
나에게는 어떻게 보면 가장 소중한 보물 중 하나다.
그런 녀석을 아껴 주고 좋아해 주니 당연히 기분이 좋을 수밖에.
“프랩은 전부 완료된 거죠?”
“물론이죠! 넉넉하게 준비했으니까 모자랄 일은 없을 거예요.”
김상아 대리는 이번 결승전을 위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했다.
마치 그녀가 불프의 사장이라도 되는 것처럼 어찌나 열심히 일하던지.
사실 지금 나와 함께하는 김상아 대리, 임네모 사원, 최정근 사원이 앞으로 불프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인재들이었다.
그들에게 자세히 말하진 않았지만, 나는 그들의 인성과 재능을 충분히 시험했다.
진급 심사보다 훨씬 더 유용하고 세밀하게.
그래서 이들이라면 불프를 맡겨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최기명 변호사와의 대화 때문이었다.
그는 얼마 전에 나와 긴밀히 어떤 계획을 주고받았다.
그의 말에 나 또한 충분히 동의했으며, 다음 챕터로 나아갈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내가 마냥 불프에만 매달려 있을 수는 없는 것이었다.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내 몸을 가볍게 할 필요가 있었으니까.
* * *
결승전이 있기 며칠 전.
“기명이 형.”
“현식이 왔구나.”
사석에서 최기명 변호사와 차현식 대표는 둘도 없는 형 동생 사이다.
하지만 공과 사를 확실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던 최기명 변호사의 기조 때문인지 둘은 다른 사람이 있을 때는 철저하게 비즈니스적으로 행동했다.
하지만 이런 사석이고, 프라이빗한 곳에서 둘은 평소의 친분으로 돌아간다.
“무슨 일로 보자고 한 거야? 이제 곧 결승전이잖아. 애들 진짜 바쁘게 일하고 있던데.”
“아~ 별일은 아니고, 그냥 너랑 술 한잔할까 해서.”
“에이. 형이 술 한잔하자고 그냥 하진 않을 거잖아. 이렇게 중요한 순간엔 더더욱.”
“눈치만 빨라 가지고. 일단 앉아, 좀 걸치고 얘기하자.”
그렇게 시작된 둘의 술자리.
둘은 한참을 말없이 술과 음식만 먹었다.
“현식아, 요즘 어때?”
“요즘? 바쁘지, 왜?”
“아니, 그냥 어떤가 해서.”
“오늘 진짜 좀 이상한데?”
“내가?”
“어. 형 어디 아파? 아니면 드디어 독립하기로 한 거야? 회사 나가게?”
“하하. 넌 그 걱정뿐이냐?”
“내가 얘기했잖아, 정말 적으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형이라고. 내가 형을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귀찮고 까다로운 사람이기도 하니까, 적이라면.”
“나도 그래. 널 적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빈 술잔에 술을 채우면서 최기명 변호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분명히 있지만, 입이 잘 떨어지지 않는 듯했다.
그걸 차현식 또한 눈치채고 있었다.
그래도 묵묵히 기다리고 있는 차현식.
어려운 말이라는 걸 눈치로 깨달았기 때문에 최기명 변호사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준비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음.”
“뭔데 그래?”
“현식아, 여기에 만족해?”
“만족?”
“어. 너 주식도 어마어마하게 많지?”
“그렇지. 이젠 얼마 있는지 돈 관리해 주는 사람한테 물어봐야 할 지경이지.”
“슝이랑 줌인도 이미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고, 너, 그 지분도 상당히 많지?”
“실질적으로 내가 소유한 거나 마찬가지지 뭐.”
“불프도 세계적인 프랜차이즈로 성장하고 있고, 너 텍사스 땅 부자라는 별명도 있던데?”
“하하하. 모건 아저씨가 생각보다 일을 진짜 잘하셔. 역시 그냥 청소부로 썩히기에는 엄청난 인재였다니까.”
“로펌도 네가 대표잖아.”
“그건… 형이 한 거지, 난 그냥 돈만 투자했고.”
“또 다른 분야는 관심 없어?”
“흐음, 글쎄.”
최기명 변호사의 말에 차현식은 그가 무슨 말을 할지 어렴풋이 이해하고 있었다.
사실 그가 하고 싶은 말은 ‘여기에서 만족해? 더 높이 나아가고 싶지 않아?’라는 말일 것이다.
“그리고 불프에서 계약한 미트킹이라는 정육점 프랜차이즈도 네가 많이 투자하고 있다며?”
“거긴 진짜 포텐셜이 있거든. 남부는 미트킹이 꽉 잡고 있다고 보면 돼.”
“그럼 계열사로 펀드, 주식 관련된 회사 하나랑… IT 계열 슝이랑 줌인… 음식점 프랜차이즈 계열 회사 하나, 정육점 프랜차이즈 하나… 부동산 계열 하나… 로펌까지, 이 정도면… 그룹을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
“어?”
차현식은 바삐 움직이던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편히 밥을 먹으면서 할 대화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대충 눈치를 채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규모가 클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기껏해야 회사 규모를 늘리자, 혹은 다른 분야에 뛰어들어 보자 같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최기명 변호사는 그저 그런 책략가가 아니었다.
그는 되기로 한다면 제갈량이나 사마의 같은 사람이 되려는 것이었다.
그저 그런 사람으로 남기보다는 최고의 전략가로 이름을 남기고 싶었던 것이다.
“와.”
“이건 예상 못 하셨나 봐요?”
“전혀요. 저는 그냥 괜찮은 사업 아이템이 있어서 그 분야로 확장 좀 하자는 건 줄 알았죠.”
“이제 그럴 규모는 아니죠.”
“흐음.”
사실 고민이었다.
솔직히 그의 말에 흥분이 안 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재벌이 된다는 뜻이었다.
말 그대로 다른 수준의 세계에 발을 들이는 것과 같았다.
“천천히 하자는 거예요, 길게 보고.”
“알죠.”
“계획은 전부 제가 세웠습니다. 킹스 메이커, 제가 되어 드리죠.”
“우리 어느새 존대를 하고 있네요?”
편하게 만난 자리에서 점점 비즈니스를 논하기 시작하니 둘은 자연스럽게 서로 존대하기 시작했다.
사적인 자리가 너무나도 공적인 자리로 변한 것이다.
“어쩌시렵니까?”
“…….”
그 누가 떨리지 않겠는가.
누가 욕심이 나지 않겠느냔 말이다.
그저 그런 삶을 살려고 회귀해서 죽어라 돈을 번 게 아니었다.
그럴 거였으면 진즉에 사업 전부 정리하고 은퇴해서 유유자적하게 살았겠지.
차현식이 이토록 돈을 벌고 싶었던 건, 역시나 그가 하는 사업을 세계 최고로 만들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지금 그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혼자서는 힘들겠지.
하지만 유능한 인재들과 함께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역시….”
“하죠.”
“네?”
“한다고요.”
“하, 하하. 저는 이렇게 뜸 들이시니까 거절하시는 줄 알았어요.”
“쉬운 결정은 아니니까요.”
차현식은 빈 술잔에 잔을 채웠다.
그리고 술잔을 들었다.
“잘 부탁합니다, 최기명 변호사님.”
“저야말로.”
“아니지. 이젠 최기명… 부회장이라고 해야 할까요?”
“부회장이요? 에이… 저는 그냥 최고 비서 정도로 만족합니다.”
“그럴 순 없죠, 최기명 부회장님.”
“그럼 차현식 회장님.”
이들은 마치 어린 시절 소꿉놀이를 하는 애들처럼 굴었다.
한참이나 먼 미래의 일이지만 역할 놀이를 하는 것이다.
너는 아빠, 나는 엄마 같은.
나는 회장, 그리고 최기명 변호사는 부회장.
그리고 이들의 소꿉놀이는 그저 허황된 꿈만은 아니었다.
* * *
“오늘은 누가 이길 거 같나요?”
“나야 모르지.”
“그래도 예상은 되시지 않으세요?”
“내가 무슨 무당이냐?”
“그래도….”
“흐음.”
보조 PD의 질문에 레베카 초이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사실 너무 어려운 질문이었다.
각자 개성이 뚜렷한 두 프랜차이즈가 붙었다.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 우세할 정도로 실력 차가 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서로 가는 길이 다를 뿐.
그런 둘의 대결이니만큼 섣불리 승부를 예측할 순 없었다.
“그래도 난 불프.”
“오올.”
“기세라는 게 있으니까.”
“불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시네요.”
“원래부터 응원했으니까.”
“이야~ 총괄 피디가 불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품고 있는 건 나중에 문제 되는 거 아닙니까?”
“뭔 소리야. 내가 무슨 혜택을 준 것도 아닌데. 그냥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는 거지.”
레베카 초이는 차현식과 친분이 생겼고, 그를 응원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에게 혜택을 줄 정도로 그녀가 부정한 사람은 아니었다.
오히려 더 애정하는 사람에게 더 혹독한 편인 그녀였기에 오히려 어떻게 하면 더 공평할지 생각했을 정도.
그리고 그녀는 차현식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더 붓을 상대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누군가 끼어들거나 도움을 준다면 오히려 기분이 상할 수도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한 발짝 물러서서 그저 마음으로만 응원할 뿐이었다.
“넌 어때?”
“저요?”
“넌 더 붓이 이길 거 같아?”
“정배는 그렇지 않을까요?”
“정배? 너 혹시….”
“에이~ 선배, 저 끊었어요. 이제 그런 도박은 안 합니다.”
“끊어라. 그런 게 진짜 몸에 안 좋은 거야.”
“몸에 안 좋은 거까지야 있습니까?”
“또 전 재산 날려 봐야 정신 차리지?”
“아, 그 얘긴 또 왜…. 이제 진짜 정신 차렸어요. 안 그런다니까요.”
“또 그러면 이번에는 내가 안 봐줘. 너랑 절교야.”
레베카 초이는 보조 PD가 도박에 빠져 큰 빚을 졌을 때 그를 믿고 한자리 내준 사람이었다.
능력 자체는 훌륭하므로 그가 재기에 성공하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그녀의 부름을 받고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았고 재기에 성공하여 빚도 다 갚았다.
“어쨌든 저는 더 붓이요. 아무래도 지난번에는 운이 좋아서 불프가 이겼으니까요. 이번에는 행운의 여신이 더 붓 쪽의 손을 들어 주지 않을까요? 원래 퐁당퐁당이라고….”
“또 도박 용어 나오지?”
“아, 죄송합니다. 어쨌든 전 더 붓이요.”
“그래. 어디 두고 보자.”
“근데 이런 게 소용이 있어요? 사실 누가 이기든 프로그램은 대박이잖아요.”
“하긴. 누가 이기든 서사가 완벽해서 어떤 걸로도 완벽한 그림이 나올 거 같긴 해.”
레베카 초이와 보조 PD는 처음엔 걱정도 있었다.
서사를 만들기에는 이들에게 굴곡이 너무 없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지만 난데없이 불프가 등장하고 예능적으로 씹어 먹더니 이제는 더 붓이라는 밋밋한 서사를 최고의 서사로 바꿔 놓았다.
요즘 술집에서는 더 붓을 응원하는 파와 불프를 응원하는 파로 나뉘어서 누가 더 잘났고 누가 우승할 건지 논쟁을 벌이는 게 유행이라고 했다.
마치 예전에 르브론 제임스와 마이클 조던 중에서 누가 더 뛰어난 농구 선수인가를 놓고 언쟁을 벌이던 농구 팬들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이는 현재 이 프로그램의 인기가 대단하다는 방증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팬이나 프랜차이즈 입장에서야 누가 이기는 게 더 가오가 살고, 이득인지는 명확한 사실이었지만, 제작진 입장에서는 둘 중 누가 이기든 전혀 상관이 없었다.
말 그대로 이기는 편이 우리 편인 셈이었다.
“어? 10시야? 이제 시작한다. 히든 미션은 잘 준비됐지?”
“물론이죠.”
“좋아. 결승전이 그냥 재미없게 흘러가면 안 되니까 제대로 하라고.”
“최고의 명배우들로 섭외했죠.”
“오케이. 그럼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