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word demon change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64
064. 내부자
‘강검대는 처음부터 호남에 있지 않았다, 서쪽, 아마 정검대와 같은 귀주 아니면 그보다 더 서쪽에 있었다.’
장판교는 강검대가 처음부터 호남에 있지 않았다는 확신을 가졌다, 그리고 동시에 의문이 생겼다.
‘그렇다면 그들은 여태 어디서 뭘 하고 있었던 거지?’
장판교는 이미 이번 임무가 귀주와 호남에서 날뛴 마두를 척살하기 위한 게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이번 임무의 진짜 목적이 무엇이며 도대체 왜 이런 번거로운 수를 쓰고 있느냐는 것이다.
후자의 답은 간단했다.
‘떳떳하지 않은 짓을 하고 있는 거겠지…….’
당연한 예기지만 그 목적이 정당한 것이라면 이렇게 번거롭게 행동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아군들의 눈마저 속이며 행동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는 불온한 일을 불온한 목적으로 벌이고 있기 때문일 터였다.
‘그렇다면 결국 중요한 것은 그들의 ‘진짜’ 목적이군.’
장판교는 짐작 가는 부분이 있었다.
현재 작전에 투입된 강검대와 정검대, 이중 강검대는 아예 부대 전체가 이 떳떳하지 않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보아야 했다, 그리고 아마…….
‘남궁정민…… 그 인간을 포함해서 정검대의 일부 인원도 거기에 한 발 걸치고 있겠지…….’
그리고 그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던 정보, 그것이 바로 귀주에서 사인표를 두들겨 패 준 사 인조에 대한 이야기였다.
거기에 더해 정검 칠조가 그 정보를 보내고 얼마 안 있어서 사인표가 살해당했다.
사체에는 지독한 고문의 흔적이 남아 있었고 그 방식은…….
‘강검대 놈들의 방식이었지…….’
적을 심문할 때 일단 손가락부터 부러뜨리고 보는 강검대의 소름 끼치는 전통을 떠올리고 장판교는 몸을 떨었다.
‘결국, 그들이 쫓는 것은 사인표를 손 봐준 그 사인방이라 봐야겠지…….’
사인방의 특징은 주변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랬다.
이남이녀, 남자 쪽 중 한 명은 잘생긴 미공자였다 하며 약간 부자연스럽게 눈이 처진 게 인상적이라 했으며.
다른 한 명은 덩치가 좋은 사내였고 인상이 사나운 것에 비해 이상하게 앳되게 보이는 게 기억에 남는다고 하였다.
여자 쪽은 한 명은 미인이기는 하나 눈이 샐쭉하여 매우 성격이 드세 보이는 여자였다고 한고.
다른 한쪽은 굉장히 미인이었으나 이상할 정도로 죽립을 깊게 눌러쓰고 어색할 정도로 사람과 눈을 마주치는 것을 피했다 한다, 그리고……
‘배가 좀 부풀어 있었다고 했다…… 임산부인가…….’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들이 친해 보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구랑 누구가 연인이거나 부부 사이인 걸로는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남은 세 명이 임산부인 여자를 지키려는 듯이 행동했다고 했으니.
이 말은 즉…….
‘임산부와 그녀를 지키는 세 명의 남녀라…….’
상식적으로 보면 그 세 명이 임산부를 지키고 있고 강검대의 목표는 그 임산부라고 보아야 했다. 그렇지 않다면 도주에 거치적거리는 임산부를 데리고 다닐 이유가 없으니까……
정천맹이 이런 번거로운 수를 쓰면서까지 쫓아야 할 임산부…… 장판교는 머리를 최대한 굴려 보았지만 역시 짐작가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분명 무언가 이유가 있을 터이다…… 상황을 보면 강검대는 정보를 얻기 위해 사인표를 죽이기까지 했다.’
정확히는 자신들이 어떤 정보를 캐 갔는지를 감추기 위해 죽인 것이겠지만 그게 그거였다.
사인표는 분명 개자식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사인가의 가주에게 있어서는 금지옥엽 내 자식이었고 그런 사인표의 죽음 때문에 귀주는 지금 발칵 뒤집혀 있는 상태였다.
지금이야 아직 들키지 않은 것 같지만 들키게 되면 이야기가 아주 복잡해진다.
당장 사인가도 문제였지만 사도 문파들의 연합체인 사인련이 끼어들면 일이 복잡해지는 걸 넘어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마저 있었다.
‘그런데도 쫓아야 하는 임산부라니…… 도대체…… 도대체 너희는 누구냐?’
장판교가 고민을 하든 하지 않든 이미 임무는 내려왔고 그는 거기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흉수를 찾겠다고 눈을 벌겋게 뜨고 있는 사인가 때문에 상당히 일이 귀찮아지기는 했지만 정천맹에서도 손꼽히는 정예인 그들이 귀주를 빠져나가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게 광서성에 내려온 정검 칠 대는 다시 귀주에서 했던 것처럼 정보조사에 착수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여전히 마두를 추적하는 것에 비해 장판교는 임산부가 포함된 사 인조를 찾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그들의 용모파기의 특징을 보건대 역용으로 얼굴을 바꾸었을 소지가 다분하다, 외모보다는 체격이나 인물 구성, 그리고 임산부라는 특성을 중심으로 찾아야 한다.’
방향을 정했으니 그 다음은 노력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에 장판교는 상당히 이질적인 정보를 하나 입수했다.
‘남녕행 선박에서 일어난 괴현상이라…….’
최근 남녕으로 가는 배편에서 이상한 사건이 하나 일어났다고 한다.
밤중에 선박의 내부에서 칼부림이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선박에서의 칼부림이 그렇게 드문 일은 아니었다, 당장 수적들이 멀쩡히 가던 선박에 처박고 노략질을 하는 경우 따위야 흔한 일이니까.
하지만 이 사건은 뭔가 달랐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갑자기 배 내부로 검은 옷을 입고 칼을 든 무림인들이 들이닥쳤고 그것을 또 다른 무림인들이 순식간에 처리하고는 배 밖으로 던져 버렸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들이 배 위에 갑자기 나타났다는 것이다.’
노략질이 목적인 수적이라면 당연히 배를 타고 나타났을 테니 갑자기 나타났다 표현할 이유가 없었다, 이는 곳 이들이 물속을 헤엄쳐서 배로 접근했다는 말이고 이런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이들을 수귀라고 불렀다.
‘즉, 누군가 수귀를 고용해서 배 위에 탄 누군가를 암살, 혹은 포획하려 했다는 것이 된다…….’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수귀들을 처리한 무림인들이 네 명이 아닌 다섯 명이었다는 것이다.
더욱 헷갈리게 하는 것은 증언 중에는 분명 임신한 여성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새롭게 나타난 다섯 명째는 뭐지? 이 장소에서 합류한 동료인가? 그도 아니면…….’
하지만 그런 장판교의 의문은 머지않아 풀렸다, 정보를 더 모으는 과정에서 그후 갑판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정보를 얻은 것이다.
‘거대한 화염 덩어리를 날려서 강을 증발시키고 강바닥이 드러나게 하였다…… 이런 황당한 짓거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광서에 단 한 명뿐이다!’
입단속을 시킨다고 시킨 강무정이었지만 그런 터무니없는 짓을 벌여 놓고 이야기가 완전히 퍼지지 않게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리고 이 정보를 통해 장판교는 도주중인 사 인조를 당대 염혼문의 문주가 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염혼문주가 도왔다면 최소한 그들이 악인은 아니라는 건데…….’
미래에는 염성이라 불리는 강무정이었지만 지금 이 시대에는 염성이라는 이름보다는 협화객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유명했다.
별호에 협자가 들어가는 만큼 강무정의 정의로운 성격은 무림에서 유명했다.
그렇게 장판교가 사 인조에 대해서 더 깊게 조사하는 동안 강검대도 놀고 있었던 건 아닌 모양인지 마두, 아니 사 인조의 행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부터 전 부대원들은 합산으로 향한다.”
“마두가 합산에 있는 것입니까?”
“……그러니까 이렇게 부른 거겠지…….”
마땅치 않은 표정을 한 장판교의 질문에 정검칠조의 조장이 대답했다.
‘합산…… 염성과 만나고 수귀에게 습격을 받은 곳이 전양 부분이니 거기서 동쪽으로 곧장 이동한 건가?’
그렇게 정검 칠 조를 포함한 이번 마두 포획을 위해 파견된 전 인원이 합산으로 향했다.
“작전 결행은 내일 해가 뜨고 나서다, 그전까지 편히 쉬어라.”
긴 임무에 지친 대원들은 대주, 남궁정민의 말에 크게 기뻐했다, 하지만 단 한 사람, 장판교만은 아니었다.
‘마두가 있는 곳을 코앞에 두고 그냥 휴식을 취하라고?’
아무리 그들이 은밀히 움직였다고 해도 대인원이 움직인 만큼 합산에 몸을 숨기고 있다는 마두(진짜로 마두가 있다면)가 눈치챌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었다.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한다면 쉬더라도 일단 합산을 포위하는 포위망을 신속히 전개하고 쉬어야 했다.
‘그런데 그러지 않는다는 것은…….’
보여 주고 싶지 않은, 혹은 알리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는 소리였다.
‘그렇다면 왜 구태여 정검대까지 불러들였는가?’
이미 한통속인 강검대만이 아니라 정검대를 불러들인 이유…… 장판교는 주변을 둘러보고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정검대의 한통속인 사람들도 함께 움직이려는 거군.’
남궁정민, 그리고 정검 칠 조의 대주, 그 외에도 눈에 익숙한 정검대의 대원 몇이 강검대의 대원들과 소곤대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생각은 길지 않았다, 인생 어떤 일이든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결정할 수 있는 법!
각오를 굳힌 장판교는 자신의 입대 동기인 한추영에게 어디 개울가에 가서 몸을 좀 씻고 오겠다. 말하고 자리를 떠났다.
***
사람들의 눈을 피해 합산으로 들어간 장판교는 험한 산세를 뚫고 산을 빠르게 올라갔다.
정말 이곳에 사 인조가 있다면 그들도 분명 추격자들의 추적을 경계하고 있을 터, 예로부터 수성의 기본은 고지를 점하는 것에 있다 한다.
그만큼 넓은 시야를 가지는 것은 중요하고 이는 추적 당하는 사 인조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일 터다.
그렇기에 장판교도 그들이 사방이 내려다보이는 고지에 올라 상황을 엿보고 있으리라 판단하고 산을 오르고 있었다.
순간!
스릉!
장판교는 본능적으로 몸을 숙여 공격을 피했다.
거의 무의식적으로 공격을 피한 장판교는 자신을 공격한 수수께끼의 인물로부터 거리를 벌리기 위해 몸을 굴렀다 그러나…….
우득!
“커헉!”
바닥을 구르고 재빨리 몸을 일으키는 순간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르겠는 인물에게 검을 뽑으려는 팔을 꺾이고 그대로 목까지 붙잡히고 말았다.
“거, 그걸 한 방에 처리 못하십니까? 화 공자?”
“아니, 그게 생각보다 감이 좋더라고? 그리고 형이라 부르라니까!”
제압당해 바닥에 얼굴을 처박힌 장판교는 등 위로 들리는 두 남자의 목소리, 정확히는 한 쪽의 목소리가 놀라울 정도로 어리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그들의 용모파기를 통해 역용으로 얼굴을 바꾸고 있다는 것은 파악하고 있었지만 설마 이 정도로 어린 인물이 끼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다.
게다가 그런 어린 이가 절정의 고수인 자신을 이렇게 간단히 제압했다는 사실에 장판교는 더더욱 놀랄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