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791
제791화
“왜 답이 없죠?”
라온이 희극제의 앞에 선 채로 입매를 비틀어 올렸다.
“쉽잖아요. 오황을 따르고 살아남을 것인가, 오마를 따르고 죽을 것인가.”
그는 어느 쪽을 골라도 된다며 검지와 중지를 곧게 펼쳐주었다.
“어, 어….”
리메르가 눈을 부릅떴다. 갑자기 죽고 사는 말을 꺼낼 줄은 몰랐다는 듯 당황한 표정이었다.
“조, 조카?”
즐겁게 웃고 있던 발데르도 안색이 새까매졌다. 그 역시 당황했는지 입술을 살짝 떨었다.
“지금 저희를 협박하시는 건가요?”
희극제는 오히려 잘 되었다는 듯 진한 미소를 그렸다.
“대륙 최강의 가문으로 이름 높은 지그하르트가 힘으로 목줄을 채우려고 하다니,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선택이군요.”
그녀는 비웃음을 흘리며 턱을 치켜들었다.
“하지만 저와 백경은 힘에 굴복하지 않습니다. 그 어떤 외압이 들어오더라도….”
“착각은 자유라지만, 너무 심하시네.”
라온이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후비며 한숨을 내쉬었다.
“무슨….”
“설마 지금 우리가 백경 따위에게 협박한다고 생각한 거예요?”
역으로 비웃음을 그리며 고개를 저었다.
“지그하르트를 너무 무시하시는군요. 당신의 말대로 대륙 최강의 세력인 우리가 무방비 상태인 댁을 공격할 리가 없잖아요.”
라온은 정신을 차리라고 말하며 본인의 관자놀이를 가볍게 두드렸다.
“우리는 신주오령이 어떤 선택을 하든 곱게 돌려 보내드릴 겁니다. 오히려 호위까지 붙여드려야죠.”
“그, 그럼 조금 전에 죽는다는 말은….”
“전쟁 이후.”
조롱이 비치던 라온의 눈동자 위로 진중한 빛이 번뜩였다.
“오황오마의 전쟁이 끝난 뒤 우리가 승리한다면….”
펼쳤던 손으로 주먹을 말아쥐며 어금니를 씹었다.
“신주오령이 쌓아두었던 모든 것을 무너뜨릴 겁니다.”
“으음….”
희극제는 폭풍 같은 라온의 기세를 느끼고 마른침을 삼켰다.
“아, 물론 해적왕은 빼야죠.”
라온이 손가락 하나를 다시 펴며 웃었다.
“당신이 더 잘 알고 있겠지만, 실질적인 해적왕은 저희 쪽 사람이라서 제외하겠습니다.”
신주오령이 아니라, 신주사령이라고 말하며 턱을 모로 틀었다.
“다시 말씀드리죠. 당신들이 오마의 뒤에 선다면 전쟁이 끝난 후 신주사령이라는 이름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라온은 살기가 뚝뚝 흘러내리는 음성을 뱉으며 희극제의 떨리는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무력이 그녀보다 훨씬 약한 건 사실이지만, 지금 이 상황을 지배하는 건 무력이 아니라, 심계와 정보였다.
“전쟁 이후….”
희극제가 이빨 자국이 새겨질 정도로 강하게 입술을 씹었다.
“그럼 우리가 오마의 편에 선다고 해도 전쟁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는 뜻인가요? 지금도 밀리는데 대체 어떻게….”
“그건 당신이 알 바가 아닙니다.”
담담하게 고개를 저었다.
“적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중요한 정보를 넘겨줄 필요는 없죠. 당신은 선택만 하면 됩니다. 지그하르트에게 죽을지, 혹은 지그하르트를 따를지.”
라온은 흔들리는 희극제의 눈동자를 보며 선택을 강요했다.
‘머리가 복잡하겠지.’
희극제는 본인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생각하며 지그하르트에 찾아왔고, 실제로 그녀에게는 전쟁의 판도를 바꿀 힘이 있었다.
‘하지만….’
정보가 부족했어.
지금 희극제는 해적왕을 제외한 신주사령이 통째로 오마에 가도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머리가 어지러워진 상태다.
본래부터 심계가 뛰어나고 머리가 좋은 그녀이기에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알 수 없는 곳까지 날아갔을 게 분명했다.
‘그게 내가 노리는 부분이고.’
희극제와 백경은 대담한 듯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모든 것을 계산에 넣고 움직인다.
이번 일처럼 알 수 없는 의문이 생긴다면 섣부르게 결정하지 않을 것이다.
“가, 가주님!”
희극제가 라온을 벗어나서 글렌에게 다가갔다.
“이대로 광풍대주의 판단에 지그하르트를 맡기실 생각이십니까? 실적은 인정하지만, 아직 어리지 않습니까!”
그녀는 손끝을 떨면서 제대로 답을 해달라고 외쳤다.
“이곳은 지그하르트의 심장이오.”
카룬이 검병에 손을 얹으며 섬뜩한 안광을 번뜩였다.
“목소리를 낮추시오.”
그는 또 큰 소리를 낸다면 검을 빼 들을 것처럼 차가운 기파를 일으켰다.
“뒷일은 모르겠지만, 시원한 게 좋지!”
발데르는 라온의 말을 믿겠다며 큼지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가주님….”
데니어는 두 형제와 달리 신주오령과의 거래가 이런 식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듯 글렌을 바라보았다.
“내 생각과….”
글렌이 라온을 바라보며 잔잔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광풍대주의 뜻은 같소.”
그가 희극제에게 시선을 돌리며 손끝을 까딱였다.
“그리고 협박을 한 건 우리가 아니라, 그쪽이 먼저 아니었나?”
“제, 제가 언제….”
“오마가 먼저 큰 보상을 약속했다는 게 그런 의미지. 중간에 서서 이득을 재겠다는 뜻이니까.”
글렌은 냉랭한 눈빛으로 턱을 틀어 올렸다.
“오마가 어떤 존재들인지 알고 있으면서 그런 협박을 해오다니, 신주오령은 내 생각 이상으로 추한 곳이구려.”
“으음….”
희극제는 할 말이 없다는 듯 입술을 씹었다.
“죽든가 따르든가. 내가 할 수 있는 말도 그뿐이오. 다만 바로 선택을 강요하는 것도 좋은 방식이 아니지.”
글렌이 옥좌에 등을 파묻으며 고개를 저었다.
“백경에 돌아가서 깊이 생각을 해본 후 답을 보내시오. 다만….”
그는 시간을 주겠다고 말하면서도 건조한 눈동자를 드러냈다.
“전쟁이 가속화되기 전에 보내는 게 좋을 것이오. 박쥐는 어디에 가도 환영받지 못하니까.”
글렌은 본인의 할 말이 끝났다는 듯 손을 털었다.
“쯧쯧.”
라온이 희극제를 보며 짧게 혀를 찼다.
“도와주겠다고 찾아왔으면 알아서 잘 챙겨줬을 텐데. 이래서 머리만 굴리는 것들이 멍청하다는 소리를 듣는 거예요.”
그는 한심하다고 말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조금 전 진중한 눈빛을 드러내던 사람과는 아예 인격이 달라진 것 같았다.
“원래 도박판에서도 본인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제일 먼저 돈을 잃는 법이지. 우리 집에서 심부름하는 사람 원래 교수였어.”
리메르가 바보들이라며 코웃음을 쳤다.
“우리 집?”
“아, 우리 도박장? 계속 가다 보니 친근해져서….”
그는 가끔 도박장에서 자기도 한다며 웃었다.
“크윽….”
희극제는 라온과 리메르의 조롱 섞인 농담을 듣고서도 반박하지 못하고 입술만 깨물었다.
“…그럼 돌아가 보겠습니다.”
그녀는 글렌에게 조심스럽게 허리를 숙인 후 뒤로 물러섰다.
“마중은 나가지 않겠소.”
글렌이 가보라는 듯 손을 저었다.
“예.”
희극제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서 뒤를 돌았다.
그녀는 당황을 숨기지 못한 수하들을 데리고 알현실을 떠났다.
“크하하하하!”
발데르는 희극제가 완전히 나가기도 전에 천장이 울릴 정도로 큰 웃음을 터트렸다.
“너는 어떻게 그렇게 배짱이 두둑한 것이냐!”
그는 잘했다는 듯 라온을 향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발데르. 웃음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
카룬이 발데르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다만 그도 잘했다는 것에는 공감하는 듯 라온에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광풍대주의 말대로….”
글렌이 옥좌에서 일어나 알현실에 있는 간부들을 굽어보았다.
“지그하르트는 그 어떤 협박에도 굴하지 않는다. 보상을 두고 저울질하는 박쥐들에게는 동화 한 닢조차 꺼내지 않을 것이다. 모두 명심하도록.”
“예!”
그의 당대한 선언에 감격했는지 검사들의 눈빛이 칼날처럼 번쩍였다.
“가주님. 회의가 끝났으니, 먼저 나가봐도 되겠습니까?”
라온은 급한 일이 있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지.”
글렌이 손을 젓자 알현실의 문이 열리고, 라온이 먼저 밖으로 나섰다.
“…….”
데니어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은 채 수분이 하나도 남지 않은 듯한 눈동자로 라온의 등을 쫓았다.
* * *
“주, 주군.”
수검단주 사칸이 희극제의 뒤로 붙으며 마른침을 삼켰다.
“정말 이대로 떠나야 하는 겁니까? 이러면 저희의 계획이….”
그는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목소리를 떨었다.
“일단… 큭!”
희극제 아리엘이 답을 하려다가 입 밖으로 붉은 핏물을 토했다.
‘빌어먹을….’
이번에는 자신에게 주도권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역공을 당해서 또 내상을 입었다. 지독한 악몽을 꾸는 기분이었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겠어.’
라온 지그하르트라는 인간에 대한 대비를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이 아예 깨져버렸다.
놈의 무력만큼 혓바닥도 성장하는 것 같았다.
“주군!”
사칸이 희극제의 손에 떨어진 핏물을 보며 비명을 질렀다.
“괜찮다.”
아리엘이 손수건으로 피를 닦아내며 고개를 저었다.
“입 안에서 피가 터졌을 뿐이야.”
한참 어린 라온 때문에 내상을 입었다는 걸 들키기 싫어서 혀를 씹었다고 중얼거렸다.
“차라리 오마에 붙죠.”
마장단주 베리올이 주먹을 들어 올렸다.
“허세를 떠는 게 분명합니다. 오마에 붙어서 놈들이 후회하게 만들어주는 게….”
“안 돼.”
아리엘이 입술에 묻은 피를 닦으며 고개를 저었다.
“허세인지 아닌지 알기 전에는 움직일 수 없어.”
라온 지그하르트도, 글렌 지그하르트도 금방 들킬 거짓말을 할 정도로 멍청한 자들이 아니다.
해적왕을 제외한 신주오령 중 넷이 오마에 붙어도 이길 자신이. 아니, 최소한 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 게 분명했다.
‘대체 뭐지?’
현재 퍼져 있는 정보들을 규합해 보아도 떠오르는 게 없었다.
오히려 드래곤이나, 천족의 등장 때문에 지그하르트와 오황에 불리한 부분만 생각났다.
“복귀하는 대로 오황오마에 대한 정보를 모조리 갱신해. 특히 지그하르트의 것은 전부 가져오고.”
아리엘은 지그하르트의 정보를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확인하겠다며 입술을 씹었다.
“분명 무언가가 있을….”
그녀가 피에 젖은 손수건을 주머니에 넣을 때 뒤편에서 나지막한 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보니, 라온 지그하르트가 다가와 있었다.
“또 무슨 일이죠?”
아리엘은 최대한 평온한 표정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이마에 돋아난 두꺼운 힘줄은 숨기지 못했다.
“의뢰할 게 있어서요.”
라온은 차분한 눈빛으로 손을 뻗었다. 저대로 놈의 팔과 허리를 접어버리고 싶었지만, 입술을 깨물고 참았다.
“의뢰라뇨?”
“백경의 정보는 암시장만큼이나 유명하지 않습니까. 그 정보를 믿고 의뢰를 하겠다는 겁니다.”
그는 단순한 의뢰일 뿐이라며 웃었다.
“저희는 좀 비싼데요?”
아리엘이 미간을 살짝 구기며 답했다.
“제가 찾는 건 영혼석이라는 물건입니다.”
라온은 비싸다는 말을 무시한 채 영혼석의 이름을 꺼냈다.
“여, 영혼석? 당신이 영혼석을 어떻게….”
아리엘이 마른침을 삼켰다. 영혼석의 존재 자체를 아는 사람이 극히 드문데, 라온의 입에서 저 단어가 나왔다는 게 경악스러웠다.
“직접 가져오거나, 위치를 알려준다면 그에 합당한 보상을 드리죠. 아마 당신이 원하는 걸 겁니다.”
라온은 의뢰를 하면서 백경을 시험하는 것처럼 여유로운 미소를 그렸다.
“그럼.”
그는 알아서 하라는 듯 손을 젓고서 미련 없이 가주전을 떠났다.
“…….”
아리엘은 떠나가는 라온의 등을 보며 입술을 씹었다.
‘영혼석은 어떻게 알고. 그걸 또 왜 찾는 거지?’
정말 중요해서 찾는 건지, 아니면 자신들을 시험하는 건지 모르겠다.
머리가 너무 복잡해서 저 꼬맹이 놈을 후려 패고 싶을 정도였다.
“망할….”
아리엘은 한참 동안 그 자리에서 서 있다가 무거운 걸음을 옮겼다.
* * *
-이 멍청한 놈!
라온이 별관으로 돌아갈 때 라스가 얼굴을 들이밀었다.
-영혼석을 찾는 것을 대놓고 알려주면 어떻게 하느냐! 다른 물건들도 함께 말해줘서 속였어야지!
라스는 한심하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랬다면 내가 영혼석이 꼭 필요하다는 게 드러났을 거야.’
라온이 라스의 꼬리를 잡으며 고개를 저었다.
-뭐?
‘희극제는 머리가 좋아. 특히 상대의 심리를 읽는 게 특기지. 저기서 여러 가지 물건들을 말했다면 내가 진짜 원하는 물건이 영혼석이라는 게 금세 들켰을 거야.’
희극제는 대륙에서 두 번째로 거대한 정보 단체를 이끄는 거인이다.
그녀의 심계라면 여러 물건을 던져줬을 때 분명 영혼석이 진짜 필요한 물건이라는 것을 깨달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오늘처럼 평정심이 흔들린 상태에서 대놓고 영혼석을 말해준다면 그녀는 영혼석이 정말 필요한 건지, 자신이 시험을 하는 건지 또는 아예 다른 생각에 빠져서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가 없을 것이다.
‘그걸 위해서 불의 고리까지 운용했고.’
조금 전 불의 고리까지 공명시키며 자신의 감정을 가라앉혔다.
극한의 연기를 했기에 아무리 희극제라고 해도 자신이 영혼석이 꼭 필요하다는 건 알 수 없을 것이다.
-망할 대가리 놈….
라스가 라온을 내려보며 콧잔등을 구겼다.
-네놈은 좋겠구나! 똑똑해서 먹고 싶은 것도 많겠어! 그런 의미로 본왕은 빵이 먹고 싶으니라!
녀석은 결국 오늘도 먹는 것으로 말을 끝내며 입맛을 다셨다.
‘나딘빵?’
-아니라고!
라스를 놀리며 별관 앞에 도착했을 때 호수에 서 있는 렉타르가 보였다.
글렌도 그렇고 렉타르도 그렇고 노검사들은 호수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빨리 왔구나.”
렉타르에게 다가가자, 그가 웃으며 등을 돌렸다.
“다 끝났느냐?”
“예. 예상대로였습니다.”
라온은 렉타르에게 가주전에서 일어났던 일을 모두 말해주었다.
“크하하하하!”
렉타르가 턱을 들어 올리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네 말대로 지금쯤 머리가 팽팽 돌아가서 어쩔 줄을 모를 것이야.”
그는 희극제의 망가진 표정을 보지 못한 게 아쉽다며 입술을 말아 올렸다.
“신주오령은 쉽게 움직이지 못할 테고, 영혼석을 찾을 정보 단체도 하나 늘었으니 큰 이득을 얻었구나.”
“예. 운이 좋게 잘 먹힌 것 같습니다.”
“운이 아니다.”
렉타르가 따스한 눈빛으로 고개를 저었다.
“네 계획이 잘 먹힌 것이지. 라온 지그하르트의 검보다 혀를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있던데 정말이었구나.”
그는 손주가 자랑스럽다는 듯 부드럽게 어깨를 잡아주었다.
“다 끝났으니, 이제 말해보거라. 내게 부탁할 게 무엇이냐.”
“광풍대 조장들이 껍질을 깨기 직전인데, 그 녀석들을 성검련에 데려가도 되겠습니까?”
라온이 렉타르에게 고개를 숙였다. 버렌, 마르타, 루난에게 더 강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여전히 친한 모양이군.”
렉타르가 라온을 보며 옅게 웃었다.
“솔직히 수하보다는 친구 같은 녀석들이죠.”
“그럼 좋다.”
렉타르는 머뭇거림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할아버지가 되어서 손주의 친구들을 거절할 수는 없지.”
그는 허락하고 말 것도 없다며 웃었다.
“성검련에 간다는 것에 찬성하다니, 도전 의식이 넘치는 아이들이로군.”
“예? 찬성 같은 거 안 했는데요.”
라온이 렉타르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
렉타르가 눈을 끔벅였다.
“찬성을 안 했다면 반대한 것이냐?”
“아뇨. 물어보지도 않았습니다.”
라온이 서늘한 눈빛을 드러내며 입술을 말아 올렸다.
“가자면 가는 거지. 걔네 의사를 물어볼 필요는 없죠.”
“으음….”
렉타르는 손자의 냉랭한 눈빛을 보며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게 친구가 맞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