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of the Alter Lands RAW novel - Chapter 278
278화. 삼신검을 얻은 영주님
일월성교회의 주교, 성기사 중에 전장을 경험해 보지 않은 자는 없었다.
그들이 가장 많이 투입되는 현장은 대규모 [정화의 의식>이 필요한 곳.
다시 말하면 이 자리의 교인들은 온갖 끔찍한 것에는 이골이 난 이들이었다.
그런 그들도 악마가 고통을 부르짖는 것은 오늘 처음 보았다.
“컥! 으, 으아아아!”
-컥! 으, 으아아아!
카민이 던진 성검에 꿰뚫린 대주교 헤르딤의 모습에 홀로그램이 덧씌워진 것처럼 악마의 형상이 나타나자 다들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어서 저놈을 죽여!”
-어서 저놈을 죽여!”
자신이 악마임을 들켰다는 사실에 헤르딤, 아니 제40 악마 라움은 핏발 선 눈으로 거칠게 명령했다.
그의 전신에서 엄청난 마기가 쑥 솟아 나와 피를 흘리며 쓰러진 주교들에게 뻗어갔다.
“일월성신이시여. 당신의 아이들을 보호해 주소서!”
화들짝 정신을 차린 이사벨라가 급히 [기원>을 발동했다.
주교들의 신성력을 받아 힘을 썼던 헤르딤과는 달리 이사벨라는 혼자서 악마의 마기를 감당해 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막아 내는 게 고작.
“카민 경…!”
잠깐 혼란스러웠지만 이사벨라는 제40 악마의 모습을 알고 있었기에 어느 쪽이 적인지 확실히 구분할 수 있었다.
“특임 성기사로서 첫 번째 임무입니다. 제40 악마를 죽여 주세요.”
그 말에 피투성이가 된 카민이 씩 웃었다.
“일월성신을 위하여.”
그렇게 말하며 마검을 뽑아 든 카민이 라움에게 달려들었다.
* * *
반파된 일월성신의 홀을 지켜보며 주교 헤브리는 한숨을 쉬었다.
“불과 반나절 사이에 너무나 많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꿈인가 싶은 정도입니다.”
치지직!
주교 카라코바가 바닥에서 꿈틀대는 마기를 성력으로 지워 내며 그 말을 받았다.
“대주교 헤르딤이 악마였다니… 정말 상상도 못 했습니다.”
“예. 레온 주교가 마인이었다는 것도.”
다시 생각해도 식은땀이 흘렀다.
마계종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전혀 몰랐으니.
“그래도 헤브리 주교는 다행입니다. 악마가 리스트레토 경을 공격할 때 성력을 보태지 않았으니. 저는 부끄러운 짓을 했습니다….”
하알룬 사원의 총책임자인 주교 헤브리의 신뢰도는 80.
카민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기에 그는 끝까지 그를 믿었다.
하지만 신뢰도가 50인 주교 카라코바는 긴가민가하면서도 대주교 헤르딤의 편을 들었다.
“하알룬 영주의 성격을 보았을 때, 교의 허물을 그리 신경 쓰지 않을 것입니다. 그의 인품은 훌륭하고, 마계를 상대로 한 치 물러섬이 없습니다.”
주교 헤브리는 유독 심하게 파괴된, 제40 악마 라움이 난동을 부린 부분을 보며 인상을 썼다.
“일교의 대주교가 악마였으리라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리스트레토 경이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습니다.”
“오늘의 모습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만약 그분이 아니었다면….”
상상도 하기 싫은 일에 헤브리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바알의 석판 사건 때도 느꼈지만 리스트레토 경은 정말 비범한 인물임이 틀림없습니다.”
“예. 모두가 같은 것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에게 특임 성기사의 자격을 주는 것을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으니까요.”
“그건 그렇고… 이런 일을 대체 얼마 만에 해 보는지 모르겠습니다.”
악마와 마인이 등장해 일월성신의 홀을 이 모양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밖으로 새어 나가면 큰일이었다.
그렇기에 주교들이 직접 잔해를 치우고, 보수공사를 해야만 했다.
“아무튼 얼른 작업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복구해야 하니.”
“예. 이제 다시 움직이시죠.”
* * *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이렇게 악마를 또 한 마리 잡고 나자 많은 것이 손에 들어왔다.
[헤브리의 신뢰도가 상승했습니다.] [ (80) → (100) ] [카라코바의 신뢰도가 상승했습니다.] [ (50) → (100) ] [….]일단 일월성신의 홀 안에 있던 사람들의 신뢰도가 크게 올랐다.
대부분은 100을 찍었고, 일부는 아직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든지 60~70 정도에 머물렀다.
?곧 일월성신의 홀에서 사제 서임식이 있는데 큰일이군요. 이 일이 새어 나가게 하면 안 되니 우리 손으로 복구해야 할 텐데….
?얼마 남지 않았군요. 그렇다면 이렇게 해 보시죠.
프로 삽질러인 나는 주교들에게 노가다 강습을 진행했다.
그리고 3교대로 빡세게 복구 노가다를 시켰다.
사건 이후에도 신뢰도는 조금씩 올랐는데, 갑자기 멈춘 게 어쩌면 그 영향일지도.
아무튼 주교들의 신뢰도가 100에 도달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코난의 신뢰도가 상승했습니다.] [ (0) → (100) ] [알리샤의 신뢰도가 상승했습니다.] [ (0) → (100) ] [한스의 신뢰도가 상승했습니다.] [ (0) → (100) ] [….]이름도 알지 못하는 자들의 신뢰도가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도 스팸메일처럼 몇 시간을 끊이지 않고.
그 때문에 이사벨라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미뤄야 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이유는 알고 있었다.
[이름 : 하알룬] [주민 : 5600+] [발전도 : 45] [인지도 : 84] [지지도 레벨 : 15] [자금 : 853,370길] [고트발 상단 계좌 : 990,000길] [코어 : 90개]확인해 보니 지지도 레벨이 4에서 15로 급격하게 올라 있었다.
주교들의 신뢰도가 100이 되자, 그들을 따르는 신뢰도 100의 사람들이 저절로 편입된 것이다.
사이비 교단 컨셉 플레이는 이런 다단계 신뢰도 획득을 이용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단번에 11레벨이 올랐으니, 1,100명이 불어난 셈.
주교당 100명 내외가 딸린 듯했다.
그리고 저들의 활동이 길어질수록 그 숫자도 늘어날 테고.
이번 일로 얻은 것은 지지도 레벨뿐만이 아니었다.
전리품 중 가장 기대가 되는 것은 제40 악마 라움의 힘이었다.
“이제 분석이 끝났나?”
-한참 전에 끝이 났다. 라움의 능력은 대강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네게는 쓸모없는 힘일 것 같군.
“그래? 뭔데?”
-「내면의 거울」이라는 힘이다.
「내면의 거울」?
이름만 들어서는 무슨 힘인지 잘 알 수 없었다.
일단 정신 계열인 건 확실한데.
-간단하게 말하자면 대상을 솔직하게 만드는 힘이다.
“내게 쓸모없는 힘이라고 한 이유가 있었군.”
엔드라와 함께한 지 시간이 꽤 흘렀기에 그도 내 기억을 읽는 능력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 라움은 인간의 탐욕을 드러내어 마인화 시키는 데 이용한 것 같지만… 네게는 쓸모가 없겠지.
엔드라의 말대로 내게는 크게 쓸모없는 힘 같았다.
그래도 기억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쓸 수 없는 상대도 있으니까 있어서 나쁠 건 없겠지.
“그보다 저번에 말했던 건 연구해 봤나?”
-마검 레비튼을 말하는 건가?
“그래.”
레온을 잡을 때, 나는 흙의 정령의 힘을 이용했다.
레온이 깨부순 건 내 인형이었던 것.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마검 레비튼에도 슬롯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악마 사냥꾼의 힘을 가져다 버프로 써먹는 능력은 나에게 필요가 없으므로, 마인 린디아를 죽이고 얻은 「흙의 정령사」를 덮어씌웠다.
하지만 모 만화 캐릭터도 아니고, 성검까지 얻은 마당에 검을 세 자루나 쓸 수는 없었다.
그래서 엔드라에게 부탁했다.
마검 레비튼도 마기로 이루어져 있는데 흡수할 수 없냐고.
-내가 보기에는 가능할 것 같군. 다만 나는 마검 안에 갇혀 있기 때문에 이 작업을 할 수 없다.
“그럼 게헤른과 엘라힘에게 부탁해야 하나?”
-아니. 그들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이건 마기가 깃든 물건이니… 인간이나 엘프가 다루기는 힘들지.
“그렇다고 몬스터인 코볼트에게 부탁할 수는 없잖아.”
-아마 드워프라면 다룰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용족과 싸우면서 마기에 대해 연구해 왔으니까. 실제로 마검 중 몇 가지는 용족의 노예가 된 드워프가 만든 것도 있다.
“드워프라….”
어차피 드워프도 만나 봐야 하긴 했다.
운철의 결정체, 그리고 크래프트 마스터 피성운에 대해 알아봐야 했으니까.
“아참. 그게 있었지.”
운철의 결정체 하니까 생각나는 게 있었다.
나는 라움이 들고 있던 아이템을 꺼냈다.
부서진 영혼이 한가득 들어 있는.
“영혼 구속구라고 했지.”
-영혼 구속구라. 나는 들어본 바가 없다. 이런 걸 본 적도 없고. 그저 기분이 나쁠 뿐이군.
그건 그랬다.
이 영혼 구속구를 설명하자면 이런 느낌이었다.
방사능으로 변이된 물고기가 가득 헤엄치고 있는 작은 어항 같다고나 할까.
쥐고 있는 것만으로 불쾌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영혼 구속구니까… 영혼을 구속하는 물건이겠지.”
-아마도. 운철의 결정체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게 아닐까, 싶군.
“하지만 거기에는 부서진 영혼이 한 개밖에 없었어.”
-그 부분에서 뭔가 차이가 있을 것 같군.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더 대단한 성능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드는데….
지금으로선 딱히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이건 마법사들에게 물어봐야겠군.”
영혼 구속구를 아공간에 집어넣은 순간,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카민 경.”
다름 아닌 이사벨라였다.
문을 열자, 작은 상자 두 개를 안은 그녀가 보였다.
“이것 좀 받아 주시겠어요? 꽤 무거워요.”
무겁다고 해 봐야 특성으로 떡칠한 나한테는 깃털과도 같았다.
“부탁하셨던 삼신검이에요.”
“상자가 작은 걸 보니 이것들도 손잡이만 있는 형태인가 보군요.”
“네. 라이트 세이버와 빔 사벨도 문라이트 소드와 비슷한 형태예요.”
상자를 열어 보니 그녀의 말대로 손잡이만 들어 있었다.
형태는 다르지만… 이걸로 확신할 수 있었다.
전생에 보았던 세 검과 모두 형태가 같다.
그렇다는 건, 환생자가 만들었거나 제작에 관여했다는 뜻일 테고.
“세 검의 유래에 대해 알 수 있겠습니까?”
“음… 죄송하지만, 삼신검에 대해서 알려진 건 별로 없어요. 제가 알고 있는 건 신성력의 날이 나타난다는 것, 그리고 선택된 자만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두 가지가 전부예요.”
“선택된 자?”
“네. 그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지만… 저는 카민 경이 그 존재라고 확신하고 있어요.”
이사벨라는 뭔가 의미심장한 눈으로 저런 말을 했다.
그게 수상하게 느껴져서 나는 이사벨라의 손을 덥석 잡았다.
“…!”
갑작스러운 행동에 이사벨라는 깜짝 놀랐다.
나는 그 손을 놓으며 웃어 보였다.
“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귀한 존재로 생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네?”
호감도가 100이라 그런가.
이사벨라는 허둥지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다른 것에 집중하고 있었다.
갑자기 이사벨라의 손을 잡은 이유는 그녀가 항상 끼고 있는 반지를 만지기 위해서였다.
정확히는 기억을 읽으려고.
선택된 자에 대해 말하면서 기억을 떠올린 탓인지 곧바로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었다.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 룽고, 리스트레토.] [이 중의 하나를 이름으로 가진 선지자가 나타난다면 인간은 마침내 구원을 얻으리라.] [다만 절대로 이 사실을 선지자에게 알려서는 안 된다.]이사벨라가 말하는 선택된 자는 바로 이 선지자를 말하는 것이 틀림없었다.
…참 어이가 없었다.
이런 말이 무슨 비밀처럼 초대의 성녀로부터 구전되어 오고 있었다고?
이건 누가 봐도 나를 지칭하는 표현이었다.
즉, 이 말을 남긴 초대의 성녀는 내가 커피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생각 없이 성으로 삼을 거란 것도 짐작했다는 점이었다.
그게 누군지는 뻔했다.
월신 김아진.
그러니까 이 녀석은 죽기 전에 뭔가가 잘못됐음을 깨닫고 나에게 뒷일을 맡긴 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아는 아진이라면….
일월성교회에 뭔가 전할 말이나, 단서를 남겼을 확률이 높았다.
나는 삼신검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누가 봐도 여기 있을 것 같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