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108)
제108화. 지식의 시련 (1)
안에서 튀어나온 것은 다름 아닌 사람의 손이었다.
휘익!
그리고 험악하게 날아오는 손과 다리에 모두가 당황했다.
“토, 토막 시체?”
덕분에 슬라임을 끌고 왔던 신궁좌 성도들이 당황했다.
물론 여기로 끌고오기 전. 슬라임이 신이 나서 포로를 잡아먹은 건 사실이지만.
“안에 넣은 건 분명 살아있는 사람이었는데…!”
“설마 슬라임이 그 사이 소화시킨 건…!”
물론 평소라면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상대가 무려 이건의 슬라임이었다.
주인새끼를 닮아 뭔 사고를 칠지 모르는 놈이 아닌가.
그러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야! 유일한 단서인데!”
하지만 우왕자왕하는 부하들과 다르게 휴고가 사납게 미간을 좁혔다.
“비켜봐.”
뭔가를 눈치챈 것일까.
휴고가 부하들을 밀치고 슬라임의 입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런데 그 순간이었다.
‘!’
안에서 뜻밖의 물건까지 튀어나왔다.
휙!
“……!”
그리고 이번에 튀어나온 것은 말 모양 조각상!
“아…!”
휴고의 시선이 자신도 모르게 백색 조각상을 따라갔다.
그건 당연했다.
‘신궁좌 바이블 원전!’
그랬다. 저건 보통의 조각상이 아니었다.
평범한 말조각상으로 보이지만, 하나하나 신궁좌의 역사가 새겨진 원전이었던 것이다.
당연히 성인으로서 절대 사수해야 하는 물건!
덕분에 당황한 휴고가 본능적으로 손을 뻗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
그것을 노린 것인지.
[그림자의 이동]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안에서 누군가가 튀어나왔다.
쾅!
“!?”
눈앞에서 검은 뭔가가 사라졌다.
마른 체구의 인영 하나가 그들의 사이로 탈출한 것이다.
“아!”
엄청난 스피드였다.
순간 휴고조차도 시야에서 놓쳐버릴 정도였다.
그래서 솔직히 당황스러울 지경이었다.
‘아무리 시선을 빼앗았거니.’
성인의 시야에서 사라지다니, 보통의 속도가 아니다.
덕분에 이건도 감탄했다.
“오. 제법인데.”
그러나 여유롭게 감탄하는 이건과 달리 휴고는 매우 당황한 눈치였다.
그도 그럴 게, 이 정도의 스피드면 당연히 보통의 인간이 아니다.
‘상급 각성자.’
뭐, 서기관 정도면 충분히 가능하겠지만 휴고가 놀란 포인트는 그쪽이 아니었다.
‘전갈좌!’
그랬다.
전갈좌는 도둑신좌의 이름에 걸맞게 12신좌 중 최강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신좌.
그리고 서기관은 지금 그 전갈좌의 힘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래서 휴고는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설마 서기관이 전갈좌의 성도?’
이건 엄청난 일이었다.
왜?
‘서기관이 신좌를 따를 리가 없는데!’
그랬다.
그들은 신의 은총을 받고 각성했으나, 결과적으로 신을 배신한 자들.
덕분에 권속신들에게 괘씸죄까지 덧붙여져 사냥당한 것이 아닌가.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사모님의 병실 쪽으로!”
“?!”
검은 인영이 1인실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당황한 휴고와 신궁좌 성도들이 활을 들었다.
하지만.
[우매한 태양들은 진정한 태양 아래서 무릎을 꿇는다.]“?!”
낯익은 목소리와 함께 신궁좌 성도 전원이 무릎을 꿇었다.
쿵!
“크윽!”
“저게 또!”
성도들은 이를 갈았다.
하물며 이번에는 더욱 강도가 세졌다. 마치 프레스로 짓누르듯, 등과 머리까지 짓눌렀다.
“으윽…!”
그리고 완전히 짜부라지지 않기 위해 겨우 팔로 버티고 있는데, 웃음소리가 오른쪽 귀를 때렸다.
“하하하! 전부 네발짐승이네. 역시 신을 따르는 놈들은 다 등신들이야!”
긴 머리의 인영이 휴고 일행을 비웃으며 사라졌다.
잘난 성인까지 무릎 꿇릴 수 있는 게 어지간히도 고소했던 모양이었다.
결국 힘이 빠진 채 무릎이 꿇린 휴고가 이를 갈았다.
아까 날아왔던 말 조각상도 그렇고.
“역시 저게 신궁좌 바이블 원전을 가지고 있었어…!”
그래서 이런 짓이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원전은 방금 던졌던 것 하나가 아니었다.
‘17,838개 중 하나다.’
실제로 날아왔던 신궁좌 원전은 방금 사용된 문구와는 다른 문구의 원전이었다.
‘신궁좌 성역에 있는 걸 어떻게.’
어쨌거나 상대가 그걸 가지고 있는 이상, 신궁좌는 손을 쓰지 못한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어휴, 등신아.”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휴고의 눈앞이 깜깜해졌다.
동시에 울려 퍼진 건 병원의 벽이 부서지는 소리!
쾅!
“허억…!”
다짜고짜 이건한테 걷어차여 날아간 휴고가 피를 토했다.
이에 휴고가 머리를 쥐고 벌떡 일어났다.
“이 새끼, 무슨 ㅈ…!”
“이제 움직일 수 있지?”
“!”
휴고는 자신을 짓누르는 힘이 사라짐을 깨닫고 놀랐다.
이건이 자신을 걷어차 날린 곳은 바로 햇빛이 닿지 않는 응달이었기 때문이다.
서기관의 힘을 무효화하기 위함이었다.
방금 전의 문구는 였으니까.
뭐, 이럴 거면 얌전하게 커튼이나 쳐줬으면 좋았겠지만.
애초에 그럴 친절을 베풀어줄 위인도 아니다. 더욱이 이곳이 병원이든 말든 신경 쓸 위인은 더더욱 아니다.
결국 한마디 하려는데 휴고가 깜짝 놀랐다.
“꺄악!”
병실 쪽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1인실 쪽으로 괴한이!”
“뭐? 거기에 있는 건 지금 한 명 뿐이잖아!”
간호사들이 뛰어가는 목소리에 휴고의 눈에 살의가 돋았다.
그곳은 아내의 병실이었다.
‘그 자식이.’
동시에 스킬이 발동되었다.
[미래예지- 추적의 눈]휴고의 눈동자 색이 변했다.
그건 신궁좌의 투시안.
사냥의 신좌답게 벽 너머도 투시 가능하며, 무엇보다 성인에겐 특별한 기능이 하나 더 있었다.
[미래예지]보이는 물체들의 5초 뒤 미래를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스킬이 발동된 순간, 병원의 모든 일을 예측할 수 있었다.
번쩍!
동시에 휴고는 도망친 표적을 찾았다.
5초 뒤의 위치는 마치 붉은색 사람으로 표시되었다.
그리고 그 붉은 사람의 위치는 병실이 아닌 복도 끝!
거기엔 서기관과 제 아내가 있었다.
서기관이 제 아내를 칼로 위협하는 광경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가 서 있을 좌푯값을 파악한 순간.
휴고가 위치를 조준하고.
활시위를 잡아당겼다.
팡!
신궁의 화살이 사람들을 피해 정확히 표적만을 향해 날아갔다.
쾅!
굉음소리와 함께 비명소리가 울렸다.
화살이 명중한 것이다!
그렇게 시퍼렇게 살의를 띈 휴고가 문제의 장소로 향했을 때였다.
쾅!
“지우야! 괜찮…!”
하지만 열심히 달려갔던 휴고는 어이가 없었다.
“!!”
파지직!
이건이 자신이 날려 보낸 화살을 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맨손으로!
“너…!!”
저게 미쳤냐는 시선을 보낼 때, 이건이 되려 화를 냈다.
“야, 너 뒤진다. 이걸 진짜 죽이려고 쏘면 어떡해.”
“?!”
아니 그럼 처분을 해야지. 난폭하게 도주까지 한 놈인데!
게다가 아직 일어나진 않았지만, 제 아내도 습격할 예정이었던 괴한!
그러나 이건은 뻔뻔하게 귀를 후볐다.
“이거 내 노예야. 죽을 때까지 내 바이블을 쓰게 해야 한다고.”
“……!”
휴고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노예? 바이블?’
동시에 그는 이건의 속셈을 눈치챘다. 설마설마 하긴 했지만 정말 저게 서기관을 길들일 생각이었던 건가!
“야! 너 미쳤어? 걘 성신들도 어쩌지 못한 놈이야! 저렇게 포악하게 나오는 이상 처분하지 않으면…!”
“어차피 처분도 못할 놈이.”
“처분할 수 있거든!”
“뭐래. 내 맨손에 막힌 주제에.”
그 말에 휴고는 울컥했지만, 동시에 당황스러웠다.
‘뭐지. 미래예지에 건이는 없었는데.’
그랬다.
분명 5초 뒤의 미래를 봤을 때 이건이 이곳에 있는 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살아있는 모든 인간들의 미래가 보여야 하는데.’
20년 전에는 분명 보였었던 것이고 말이다.
‘뭐, 그래봐야 건이의 미래는 늘 빗나가긴 했지만.’
이제는 아예 보이지도 않다니.
아무래야 좋았다.
‘건이 때문에 지우가 습격당하는 미래가 사라졌다.’
실제로 이건을 보고 초롱초롱 눈을 밝히는 아내에겐 아무런 일도 없었다.
‘성신의 일이라도 미래가 바뀐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그때였다.
이건과 휴고가 싸우고 있을 무렵.
겨우 목숨을 건진 서기관이 이를 갈며 눈치를 보고 있었다.
‘젠장, 이게 어떻게 된 거야.’
갑자기 나타난 이놈은 또 누구며, 무엇보다 휴고의 아내 쪽이 이상했다.
‘왜 아까부터 서기관의 능력이 안 먹히지?’
서기관은 지금 이순간. 휴고의 아내를 잠시 빌려 튀려고 했다.
기억 왜곡을 쓰려 했었던 것이다.
그런데 저 여자한테만 제 능력이 안 먹혀?
아무래야 좋았다.
‘일단 도망쳐야 한다.’
뭔지는 몰라도 둘이 싸우고 있는 지금이 절호의 찬스!
그렇게 서기관이 슬금슬금 기어서 도망가려는 순간이었다.
바로 그 순간.
“아악!”
이건에게 손이 밟힌 서기관이 비명을 질렀다.
“뒤진다. 어딜 도망가?”
“?!”
험악한 미소에 서기관이 오싹 몸을 떨었다.
눈빛이 영웅이 아닌, 살인범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이 누군가를 불렀다.
“일남이, 이남이, 삼남이.”
그 목소리와 함께 바닥에서 녹빛의 마법진이 일어났다.
번쩍!
[부르셨나이까!]이건은 키득 웃으며 종이를 내밀었다.
“찍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베르세르크가 칼을 높이 들었다.
동시에 까무러칠 만한 일이 벌어졌다.
푸욱!
“아악!!”
서기관의 손등에 칼이 박혔다.
그리고 인주, 아니 피가 흐르자 다른 권속신들이 서기관의 손을 쥐고 계약서에 지장을 찍었다.
서기관은 기가 막힌 듯 했다.
“야, 이게 무슨 짓이야! 아니 그보다 이거 무슨 종이…!”
“음? 별거 아냐.”
이건은 손바닥을 찍은 계약서를 보며 히죽 웃었다.
“영혼 계약서.”
“뭐?!”
“아. 말실수. 포교 계약서.”
“……?!”
예전에 양웨이한테 얻어낸 S급 계약서다. 계약신좌인 케빈한테서 비싼 돈을 주고 사들였다는 그것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무려 요정왕, 레리퀸이 손수 손봐주어 업그레이드된 영혼 계약서.
계약서의 조항은 간단했다.
이건의 신좌에 들어올 것.
이건에게 충성할 것.
이건에게 거짓말하면 뒤질 것.
이건이 준 물건만 쓸 것. 안 그러면 뒤질 것.
뒤질 때까지 자신의 바이블을 작성하며 일을 할 것.
이하 1,000가지.
동시에 계약서에 찍힌 지장이 번쩍이자 계약서의 문구도 번쩍였다.
[영혼계약서가 발동됩니다] [계약 완료] [계약 대상의 영혼의 등급이 높습니다] [조항 몇몇이 수정됩니다]문구는 좀 순화되어 바뀌었다.
이를테면 [이건에게 거짓말을 하면 뒤질 것] 은 [이건에게 거짓말을 하면 머리털이 뽑힐 것] 정도로.
[이건이 준 물건만 쓸 것. 안 그러면 뒤질 것.] 은 [이건이 준 물건만 쓸 것. 안 그러면 죽는 게 나을 복통을 느낄 것] 정도로 말이다.‘뭐,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능력은 출중한 놈이군.’
영혼 계약서의 조항 내용을 순화시킬 정도라니.
역시 바이블까지 수정 왜곡이 가능한 녀석들답다.
하지만 그러면 뭘 하나.
‘이 정도면 아주 충분하다.’
아니나 다를까.
이건이 서기관의 손에 물건 하나를 들려주며 악랄히 웃었다.
“자. 우리 성단에 입단한 선물이다.”
“?!”
입단?
서기관은 뭔 개소리인가 싶었지만, 이건이 히죽이며 마력을 불어넣었다.
‘제 능력만 믿고 깝치는 놈에겐 매가 약이지.’
동시에 거짓말을 못하는 만년필이 포효했다.
[귀속계약을 진행합니다]영혼 계약서보다 더 무서운 계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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