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113)
제113화. 보스 불러오라니까? (2)
그를 본 전갈좌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서기관은 긴장했다.
‘그래, 놀라긴 놀라셨을 거야.’
갑자기 불러낸 곳이 이런 곳이니까.
‘무려 성인 2명에 SS급까지 있으니까.’
하지만 서기관은 전갈좌를 믿었다. 그도 그럴 게, 전갈좌는 강했다.
하물며 단순히 힘으로만 강한 사람이 아니었다.
10년 전.
권속신들의 서기관 사냥이 한참일 그 무렵이었다.
자신들의 성도들임에도 불구하고 위험하다며. 그리고 반역을 꾀할 수도 있다며 서기 능력을 가진 성도들은 전부 찾아내 뱃속의 아이까지 없애던 시절.
자신도 섬기던 신에게 이단으로 찍혀 살해당할 뻔했던 때였다.
‘전부 찾아라! 죽여라!’
‘젠장, 빌어먹을 놈들! 본인들이 필요해서 능력을 키워놓고 이 무슨…!’
‘닥쳐라! 신을 위협할 수 있는 자들은 모두 적이다!’
결국 자신도 쫓기고 쫓기다가 전갈좌의 숲속에 쓰러져 있었을 때.
‘죽고 싶지 않으면 먹거라.’
유일하게 자신을 숨겨준 것이 전갈좌 성인, 헤일리다.
그리고 이미 성신과 성도에 대한 믿음은 사라졌지만, 그녀라는 인간은 믿게 된 서기관이었다.
물론 반발도 심했다.
당시 전갈좌 권속들이 현상금을 운운한 것이다.
‘성주님, 서기관의 현상금이 얼마인 줄 아십니까!’
‘맞습니다. 서기관을 바치면 들어오는 돈이 상상을 초월할…!’
하지만 글쎄.
푸학!
헤일리는 반발하는 부하들의 목을 따버렸다.
‘그래. 그렇게 좋아하는 돈. 죽어서도 누려보거라.’
어쨌거나 헤일리는 자신을 숨겨주었다.
당시 서기관을 숨겨준 게 들키면 본인도 입장이 난처해질 상황이었음에도.
아무튼 그렇게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강한 분이었다.
그리고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고고한 분이었다.
실제로 헤일리를 소환한 서기관이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역시 헤일리 님, 흐트러짐 하나 없으시다.’
이건을 보자마자 침착하다 못해 완전히 시간이 정지된 느낌이었다.
‘아무리 성인급들한테 둘러싸여 있어도 곧은 평정심…!’
과연 존경할 만하다며 서기관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리고 뜻밖의 인물의 등장에 누구보다 당황한 건 휴고였다.
‘헤일리.’
그랬다.
전갈좌는 사실상 휴고한테는 은인 격이었다.
10년 전, 아내와 부하를 물어간 두꺼비를 쫓아갔을 때였나.
구경 왔던 성인들 중 유일하게 자신을 구해준 장본인.
어디 그뿐인가.
‘그래? 필요하면 내 땅을 빌려주지.’
당시 정부의 지침이라며, 병원에서도 쫓아냈던 사건 피해자들을 성역에 수용해준 인물이었다.
때문에 자신한테는 은인이 되었지만, 그러한들 제 친구한테는 적이다.
‘왠지 건이 죽음에도 얽혀 있는 것 같고.’
그렇게 생각하면 자신을 구해준 것도 무슨 꿍꿍이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애초부터 위험한 신좌긴 하니.’
전갈좌는 도둑신좌지만, 한낱 좀도둑하고는 차원이 달랐다.
‘전투력만 놓고 봐도 전투신좌와 맞먹을 정도다.’
아니 함정을 만드는 것이나, 괴수를 다루는 것까지 포함하면 어쩌면 그 이상. 대인전에서는 최상급 클래스였다.
괜히 전갈좌의 영역에 들어간 순간, 살아 돌아올 수 있는 자가 없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경계하는 건 당연했지만….
‘웬만하면 붙지 않고 넘어갔으면 좋겠군.’
반면 활을 든 고트는 휴고와 다른 의미로 땀을 삐질 흘리고 있었다.
그건 당연했다.
‘부, 분명 저 사람이 이건 님을 좋아한다고….’
그렇게 그는 힐끗 휴고를 보았다.
그리고 그 시선의 의미를 파악한 휴고가 미쳤냐는 듯 보았다.
휴고 역시 얼마 전. 고트한테서 이야기를 전해들은 것이다.
전갈좌가 이건을 연모한다고.
그래서 휴고는 눈빛으로 으름장을 보냈다.
‘미쳤어? 아니라니까!’
‘하지만요! 재원 형님이 아무 근거 없이 그런 말씀을 하실 리가….’
‘재원이 착각이야! 저 여자가 얼마나 사내놈을 싫어하는데!’
어디 그뿐인가.
당시 이건 얼굴은 끔찍함의 절정을 달리고 있었다.
남자들도 그러했지만, 여자들이란 여자들은 전부 도망갔었다.
앞에서는 아닌 척해도 뒤에서는 어떻게 연애를 할 수 있겠느냐고. 괴물이라고 까는 사람도 많았다.
그런데 저만한 절세미녀였다.
‘눈이 얼마나 높았겠어!’
실제로 이건만 봤다 하면 얼굴도 보지 못하고 도망가지 않았나.
‘아무튼 눈도 못 마주칠 정도로 비위가 상했던 거라고!’
뭐, 이해는 했다.
자신도 그나마 이건의 얼굴이 덜 망가졌을 때 만나서 다행이었지.
전갈좌가 이건을 처음 만난 시기에 만났더라면 자신도 눈을 못 마주쳤을 것이다.
그렇게 휴고와 고트가 속삭이며 아웅다웅 할 때였다.
“20년 만이네?”
이건이 헤일리에게 다가갔다.
그녀를 보는 이건의 눈빛이 험악했다.
“시간 질질 끌기 싫으니까, 본론으로 들어가지.”
“!”
“비명 지르게 하기 전에 얌전히 협력해.”
그 살의에 듣고 있던 서기관이 헛웃음을 흘렸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저분이 너 따위에게 천하게 비명 따위를 지르실 분이….”
“꺄악!!!”
…응?
순간 서기관은 제 귀를 의심했다. 휴고도 당황했다.
꺄악?
“방금 그 비명 전갈좌야?”
고트도 당황했다.
“그, 그럴 리가요. 비명하고 거리가 먼 사람이잖아요.”
“하긴 무슨 괴물을 본 듯한 소리….”
하지만 이건이 헤일리의 어깨를 한손으로 잡는 그 순간!
“꺄아아악!!!”
“!!!”
동시에 헤일리는 황급히 제 입을 틀어막았다.
이번엔 서기관을 포함한 전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전갈좌 성인이 비명을?’
동시에 황급히 고개를 돌린 헤일리는 몸을 덜덜 떨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아니 도대체 왜?’
이건이 왜 여기에 있는데?
그녀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서기관을 보았다.
‘분명 저 아이가 상종 못할 괴물이라면서 소환을…’
하지만 동시에 헤일리는 아차 싶었다.
‘상종 못할 괴물이라는 게 이건이었구나…!!’
헤일리는 심장이 터져 죽으려고 했다.
그녀는 도대체 지금 무슨 상황이 일어난 건지 단번에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을 부른 서기관을 원망했다.
‘저 녀석이 왜 불러도…!! 하필 이건의 앞에!’
그도 그럴 게, 헤일리는 이건만 보면 완전히 머리가 새하얗게 변했다.
이건이 눈앞에 있으면 눈에는 이건 밖에 들어오지 않았고, 목소리도 이건의 것 밖에 들리지 않았다.
아예 사고회로가 굳어버리는 것이다.
어쨌거나 이건만 보면 도저히 본심을 숨길 수가 없어서 그렇게나 도망다닌 건데!
‘그런데 이렇게 가까이…!’
뭐 아무래야 좋았다.
‘그래 괜찮다.’
이건도 20년 전하고는 생김새가 완전히 달라졌다.
이 정도면 자신도 최대한 다른 사람으로 세뇌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평정심을 가장한 헤일리가 고개를 돌렸다.
“그래. 이건. 살아 있다는 말은….”
하지만 고개를 돌린 헤일리는 또다시 비명을 지를 뻔했다.
그리고 당황한 그녀가 다시 시선을 피해서 말을 이었다.
“…들었다. 살아 있다고. 뉴스로도 이미 확인했지.”
아주 고개를 돌리다 못해 목이 꺾일 지경이었다.
그래서일까.
이건이 험악하게 헤일리를 노려보았다. 그는 굉장히 불쾌해보였다.
“야. 사람이 이야기하는데 면전에서 아주 개무시를 해?”
아니 무시가 아니라…!
당황한 헤일리가 다시 이건을 보았지만, 목은 다시 홱 꺾었다.
동시에 그녀는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어마어나암 진짜 이건이다!’
확실했다.
화난 음성도, 말하는 톤도, 어조도, 눈빛도, 하물며 그 냄새까지 본인이 맞았다.
‘어떡하지. 이 대로면 표정이….’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번쩍!
헤일리가 소환되었던 마법진에서 흑색 기둥이 치솟아 올랐다.
“!”
이에 휴고와 신궁좌 성도들, 천성재도 바로 경계했다
흑색 기둥에서 거대한 살의가 터져나온 것이다.
엄청난 힘을 가진 뭔가가 기둥 안에 있었다.
동시에 기둥 안에서 음산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왕이시여, 어찌 이런 곳까지 출타하셨나이까] [왕께서 직접 나설 정도의 적인 것이옵니까]“……!”
그 목소리와 함께 뭔가가 빛기둥에서 걸어 나왔다.
네 마리였다.
그리고 느껴지는 엄청난 살의.
[경고. 권속신급의 힘을 가진 자들입니다] [바로 성역을 펼치고, 전투에 임전해야 합니다]목소리도 경고했다.
휴고는 모습을 드러낸 넷을 보며 침을 삼켰다.
‘괴수?’
두 마리는 거대한 전갈에 가까웠고, 말하는 한두 놈은 인간처럼 생겼으나 생김새는 끔찍하게 생겼다.
딱딱한 갑각과 같은 피부는 검은 일색이었고, 엉덩이 쪽엔 전갈의 꼬리를 가졌다.
하물며 얼굴 역시 전갈과의 괴물이다.
그래서 휴고는 이를 갈았다.
‘틀림없이 괴수다.’
권속신 따위가 아니었다. 그리고 처녀좌가 전갈이 괴수와 소통하는 걸 봤다더니.
‘정말 그쪽과 연관이 있던 건가.’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그들이 이건을 노려보았다.
이건에게서 느껴지는 살의를 바로 감지한 탓이다.
[왕이시여. 저 남자는 누구입니까] [왕께 아주 위험한 살의를 풍기고 있습니다]부하의 말에 헤일리가 이건 쪽으로 몸을 돌리며 답했다.
“…저 사람은.”
물론 시선은 천장에 박혀 있었다.
하지만 이건을 유심히 본 충신들이 이빨을 드러냈다.
[이건…!] [역시 그 타겟이군요]우득.
괴물들이 사납게 꼬리를 치켜들었다. 동시에 성도들이 경계했다.
“이건 님!”
[저희가 죽이겠습니다]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두 마리의 전갈이 이건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때였다.
푸학!
“!”
순식간에 괴물 전갈 중 한 마리의 몸통이 잘려나갔다.
충신들은 어리둥절해졌다.
헤일리의 손에는 칼날과 같은 검은 채찍이 들려 있었다.
“손이 헛나갔다.”
[…예?]“그러게 누가 내 앞을 가로 막고 있으라 했나.”
이에 부하들이 당황하며 바로 물러섰다.
충신도 서둘러 지시했다.
[죄송합니다. 그러면…!]전갈 괴물은 이번엔 헤일리의 옆으로 돌아가서 이건에게 향했다.
하지만.
푸학!
이번에 잘려나간 건 부하의 머리!
충신들은 당혹스러웠다.
[……?!!] [왕이시여?!]“숨소리가 거슬렸다.”
[예?!]“그러게 그런 소리를 내며 지나가라 했나!”
[공주님?!]충신 부하들은 단체로 멘붕에 빠졌다.
그리고 그 광경에 천성재와 고트는 입을 떡 벌렸고, 휴고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물론 이건은 쟤가 왜 저러냐는 듯, 괴상하게 보았지만 그쯤 되자 휴고도 뭔가 깨달은 것이다.
전갈좌가 이건을 좋아한다고 하더니.
‘서, 설마 진짜였어?!’
* * *
한편 그 무렵이었다.
쿵!
아시아.
철혈의 대지가 기염을 토하며 하늘을 향해 울고 있었다.
쿵! 쿵!
그리고 그곳은 미지문명의 영역.
하물며 인간이 결코 침범할 수 없는 블랙존이다.
물론 수년 전만 해도 인간들의 대도시가 있던 곳이지만, 이미 미지문명에 먹힌 죽음의 땅.
평소라면 괴수들이 평범하게 치고 박고 있을 땅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따라 검은 땅에서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쿵쿵쿵!
괴수들은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듯, 하늘을 보며 포효했다.
그리고 그 순간 하늘에서 검은 빛이 쏟아졌다.
쿵!
마치 이 시간에 예기된 듯한 현상.
그건 검은 빛의 기둥이었다.
펑!
그리고 첫 번째 기둥을 시작으로 사방에서 검은 빛들이 떨어졌다.
펑펑펑!
동시에 검은 빛 안에서 누군가가 나타났다.
그건 하늘을 나는 말에 탄 유령기사 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그들의 존재는 지금까지 지구에서 발견되지 않은 힘.
레드존 급, 블랙존 급.
아니 그 블랙존 급을 비웃기라도 하듯, 인류 최악을 훨씬 웃도는 힘.
마침내 블랙존의 괴수들은 제 주군들을 향해 높게 포효했다.
곧 그들이 하늘로 신호를 보냈다.
“우오오오오!”
침공의 알림이었다.
그 시간은 67시간 후.
이건의 페널티가 끝나기 조금 전이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오피러브
늑대훈련소
TXT viewer control
재앙급 영웅님이 귀환하셨다-113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