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112)
제112화. 보스 불러오라니까? (1)
천유하는 깜짝 놀랐다.
코인이 바닥에 떨어진 순간. 제 팔이 멋대로 꿈틀거린 것이다.
움찔!
특히 왼팔이 멋대로 움직이며 무기를 찾았다.
그건 전투를 바라는 신호였다.
물론 동전을 경계하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 싸우자! 싸우자!
왼팔은 신이 난 듯이 천유하를 재촉했다.
– 저기에서 고결한 힘이 느껴진다! 강한 놈이다! 싸우자! 싸우자!
아니나 다를까, 팔은 슬금슬금 천유하의 허리에 있던 단검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걸 뽑아 들려고 하는 순간!
턱!
천유하가 오른손으로 제 왼팔을 콱 잡아 눌렀다.
그리고 정색하듯 제 팔을 콱 쥐었다.
‘가만히 안 있어?’
천유하의 으름장에 왼팔은 싫다는 듯 무기를 찾았다.
제가 쓰던 S급 창은 천의 다리를 잡을 때 부러졌으니 망정이지.
그게 있었으면 창을 소환해 주변을 파괴했을 수도 있었다.
결국 천유하가 팔을 움켜쥔 손에 마력을 실자, 왼팔은 조용해졌다.
동시에 천유하는 의문이었다.
‘이게 이렇게까지 흥분한 건 거의 7년 만인데.’
그랬다. 제 팔은 미지문명과 연관이 있었다.
10년 전. 어머니가 사라지고, 아버지가 불명예를 뒤집어썼을 때였나.
아버지가 자신에게 신경을 못 쓰게 된 사이, 다른 신좌의 음모에 휘말려 팔에 악마를 담게 되었다.
물론 자신도 이놈의 정확한 정체는 몰랐다.
단지 제 팔을 이렇게 만든 범인이 말했을 뿐이었다.
[그건 악신이다.]그리고 사자좌 권속신들이 술렁이는 소리를 들었을 뿐이다.
[미쳤나? 인간이 어떻게 그걸 몸에 담고 살아있을 수 있어?] [아무리 사자좌가 금수를 몸에 담을 수 있다 한들, 어찌 저만한 것을 인간이!] [장난하나? 저 계집은 우리 성도가 되기 전부터 저걸 팔에 담고 있었네.] [뭣이!] [허어 실로 끔찍한 재능이로구나. 불경하고 재수없는 것. 어찌 악신을 담은 것이 이 성역에 들어와.] [알았느냐, 앞으론 얼굴도 들지 말고, 입도 벙긋 말고, 없는 것처럼 살아라.] [더러운 것. 네 존재는 인류에게 해악이니라]천유하는 새삼 스쳐가는 옛 기억에 고개를 저었다.
어쨌거나 확실한 건 제 팔에 갇힌 놈은 싸움에 미친 싸움광이라는 것.
그리고 권속신보다 훨씬 상위의 뭔가라는 것.
‘성신은 아니지만, 성신과 버금가는 존재.’
뭐, 나쁜 점은 없었다.
제 팔에 삼켜 목숨을 잃을 뻔했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2년 만에 적응을 끝냈고, 그 뒤론 봉인을 해둬서 날 뛰는 것도 멎었다.
오히려 이 힘을 이용해 죽을 고비를 넘긴 적도 있었던 것이다.
단지 걸리는 게 있다면.
‘삼촌이 돌아오시고 나서부터는 계속 이 난동을 부리네.’
그랬다.
정확히는 악마의 탑이 부서진 날부터였다.
마치 삼촌에 반응하듯, 팔이 미친 듯이 흥분했다.
덕분에 상당히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왜?
‘신기하네. 성인급한테도 반응을 안 하는 놈인데.’
이 악신은 피를 좋아하는 주제에 입맛이 매우 까다로웠다.
쉽게 말해 약한 것은 생물 취급도 안하는 것이다.
게다가 그 기준도 상당히 높다.
실제로 물병좌와 성단전을 펼쳤을 때였나.
성인과 맞붙게 될 때라 기껏 경계하며 봉인까지 풀었지만 글쎄.
악신은 정작 소피를 보자 드르렁 잠만 잤던 것이다.
그나마 제 아버지나 처녀좌 성인 즘은 조우해야 겨우 눈을 떴다. 물론 그조차도 싸울 생각은 1도 없었지만 말이다.
심지어 성신들을 상대로도 편식이 끔찍했다.
그래서 하는 말이었다.
‘이렇게 먼저 튀어나올 정도로 흥분하는 건 드문데.’
삼촌이 강한 건 맞지만, 그래도 이런 반응은 참으로 신기했다.
– 내보내줘! 내보내줘! 제발 만나게 해줘!
뭐, 상관은 없었다.
‘이쪽을 제어하는 건 일도 아니니.’
한 가지 다행인 건, 왼팔은 지랄 맞아도 제 오른팔은 반응이 없다는 것 정도?
그렇게 천유하가 이건의 코인을 집어 들려 할 때였다.
부르르르르!!
“!”
천유하의 메신저로 다급한 메시지가 날아왔다.
제 동생이었다.
무려 긴급표시가 붙은 빨간 메시지가 10통.
하물며 방금 전에 전화를 마친 참이거늘, 이렇게 다급하게?
‘설마. 올리버가.’
당황한 천유하가 급히 메신저를 열었다.
* * *
“보. 보스한테 안내하라고?”
서기관은 당황스러웠다.
아니 갑자기 사람의 머리채를 낚아챈 것으로도 모자라 난데없이 보스라니.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 아악!”
서기관은 머리가 뽑힐 것 같은 착각에 비명을 질렀다.
동시에 이건이 가증스럽다는 듯 웃었다.
“나도 내 성도한테 나쁜 짓 하긴 싫으니까 그냥 말해. 너 전갈좌 밑에 있었지?”
“……!”
서기관은 마치 벌거숭이가 된 듯 얼어붙었다.
고개를 돌리자, 이건은 모든 것을 꿰뚫어보듯 웃었다.
[서기관이 본인의 능력으로 자신의 모든 정보를 숨기고 있습니다] [서기관의 레벨이 높습니다. 성신조차도 서기관이 감춘 스스로의 생체정보에 혼란을 겪습니다] [하지만 해당 인물은 뱀주인좌의 성도입니다. 숨기고 있는 것을 꿰뚫어볼 수 있습니다]뭐, 굳이 꿰뚫어보지 않아도 처음부터 이놈이 전갈좌와 연관 있는 건 알았다.
하물며 그녀가 이놈의 약점이라는 것도.
왜?
– (삭제됨)의 보유 스킬
[(숨겨짐) S랭크 (전갈좌)] [(숨겨짐) A랭크 (전갈좌)] [(숨겨짐) S랭크 (전갈좌)]……
—————-
[(숨겨짐) A랭크 (전갈좌)] [(숨겨짐) B랭크 (전갈좌)]……
——————
그랬다.
놈이 가진 스킬이 전부 전갈좌였던 것이다.
그리고 신좌를 증오하는 놈의 스킬이 전갈좌다?
상식적으로 앞뒤가 안 맞지 않나.
하물며 이놈은 생존자.
아무리 성신을 농락하는 스킬이 있다고 한들, 모든 성신이 눈에 불을 켜고 있는 마당에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그러니 생각할 수 있는 건 하나.
‘분명 전갈좌가 숨겨준 거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갈좌의 이름이 나왔을 때의 저 표정.
‘은인이 아니고서야 저 표정이 나올 수가 없지.’
추측이지만, 거의 틀림없으리라.
그랬기에 이건이 시험하듯 날카롭게 웃었다.
“너 전갈이랑 연관 있는 거 아니까 어서 안내해. 10초 준다, 귀순아.”
동시에 서기관이 이를 바르작 갈았다.
“거 아까부터 누가 귀순이야!”
“9. 빨리 안내나 해. 걔한테도 질문지 던져야 하니까.”
“질문지?”
동시에 머리 회전이 빠른 서기관이 눈을 부릅떴다.
틀림없었다.
이 교활한 놈이 거짓말 탐지기처럼 만년필을 이용해 심문을 할 생각인 것이다.
그래서 하는 말이었다.
“내가 그분한테 이 만년필 쓰게 할 것 같냐! 이 징그러운 마물을!”
이건은 딱 걸렸다는 듯 웃었고, 동시에 만년필이 울부짖었다.
[부오오오!]만년필은 어떻게 자신한테 그런 심한 말을 할 수 있냐는 듯, 또 서기관의 손등을 찔렀다.
덕분에 죽을 것 같았던 서기관이 만년필을 꽉 쥐었다.
“알았어? 성신이 만들어준 모양인데. 세상에 이만한 능력의 만년필이 또 있을 리는 없고! 이거 귀속성이지? 그럼 내가 허락 안 하면 너도 이 만년필은 못 쓴다는 소리잖아?”
서기관은 드디어 이건에게 이길 방법을 찾았다는 듯, 만년필을 부러트릴 듯 잡았다.
“이걸 쓰고 싶으면, 어서 계약서부터 불태워! 쌤통이다 이놈아!”
그러자 이건이 뭐라는 거냐는 듯 손가락을 까닥였다.
“년필이. 이리온.”
동시에 서기관의 손을 찌르고 있던 만년필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는 이건의 손에서 울부짖었다.
[만년필이 심각한 마음의 상처를 받았습니다] [만년필은 더 큰 고통을 주기 위해 강화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강화를 허락하시겠습니까?]동시에 만년필이 발동되자 서기관은 입을 떡 벌렸다.
“말도 안돼. 귀속성이라며! 그거 나 외엔 못 쓰는 거 아니었어?”
그러자 이건이 가증스럽다는 듯 웃었다.
“뭐래. 난 얘들 만든 부모야. 내 새끼들이 짝을 찾아갔다고 부모 말도 안 들을 것 같아?”
“……?!”
덕분에 서기관은 혼란에 빠졌다.
아니, 저걸 만들었다고?
그게 말이 돼?
물론 그 말을 듣고 있던 휴고는 콧방귀를 뀌었다.
“하여간 꼭 만들어도 지 같은 것만 만들지. 그리고 부모 말? 안 듣는 자식들 많거든?”
“니 자식새끼들 보단 말 잘 듣거든?”
울컥.
휴고가 뭐라고 하려는 찰나 서기관이 도주하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빠각!
서기관은 갑자기 나타난 천성재한테 맞고 날아갔다.
“네가 그런다고 삼촌한테서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
“큭…! 이 꼬맹이가 진짜!”
“우리 삼촌은 성신이시라고!”
서기관은 빠돌이를 무시했다.
성신이라고 비유할 정도로 강하다는 말을 하고 싶은 모양이지만.
‘이제 막 태어난 햇병아리가 나머지 12성신을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아?’
그랬다.
신좌는 이 많아질수록 더욱 강해졌던 것이다.
물론 세상은 뛰어난 성도가 많을수록, 성도 숫자가 많을수록, 신앙심이 높을수록 힘이 강해진다고 알고 있지만 글쎄.
사실 뛰어난 놈들이 많을수록, 성도 숫자가 많을수록, 신앙심이 높을수록, 좋은 이 생기기 쉬운 건 당연한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건 서기관이기에 알고 있는 정보.
‘믿음에는 힘이 생긴다.’
괜히 성경이나 코란, 불경 등이 힘을 가졌다고 표현하는 것이 아니었다.
마치 과거 부처의 힘으로 외적을 물리치고자 했던 팔만대장경처럼.
성서는 인간에게 특별한 힘을 가져다주었다.
안에 담긴 내용물이 사람들이 혹할 내용이면 더욱더!
그런데 햇병아리 신좌라고?
물론 이건이 성역을 펼쳤을 때만해도 어디 거대 규모의 신좌라고 생각한 건 사실이었다.
‘마치 천칭좌 같은….’
그만한 위압감이었으니까.
하지만 전부 착각이었던 것이리라.
‘햇병아리 신좌가 그런 거대 신좌의 힘을 가졌을 리 없지.’
아무래야 좋았다.
서기관은 이건을 쏘아보았다.
‘그래. 그래도 그분의 힘이라면 가능하실 것이다.’
생각을 끝낸 서기관이 황급히 제 목걸이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이건을 보며 외쳤다.
“그래! 소원이면 만나게 해주마!”
“!”
그리고 제 목걸이에 마력을 불어넣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번쩍!
“큭!”
엄청난 마력과 함께 바닥에서 빛의 마법진이 그려졌다.
흑색이었다.
그리고 M자 모양의 마법진에서 검은 빛이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쿵!
목소리가 들린 건 바로 그때였다.
[누가 날 부르는 것이냐.]차갑지만 아주 아름다운 목소리였다.
하지만 목소리만으로도 위압감을 느낄 정도였다.
[도대체 누가 이 귀한 티켓을 사용하려는 것이냐.]낯익은 목소리에 서기관이 외쳤다.
“죄송합니다! 도저히 상종 못할 괴물에게 걸려서 이 귀한 것을 쓰게 되었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이번만 소환에 응해주십시오!”
그러자 흑빛 안에서 들려오던 목소리가 혀를 찼다.
[상종 못할 괴물? 알았다. 이번만 특별히다.]어쩔 수 없다는 듯한 한숨.
결국 흑빛에서 나타난 것은 뜻 밖에도 절세미인이었다.
덕분에 그녀를 확인한 휴고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마치 귀신을 본 듯한 표정.
신궁좌 성도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걸 아는지 모르는 지. 흑빛에서 우아하게 걸어 나왔다.
마치 칠흑 비단결 같은 긴 생 머리카락. 몸의 실루엣이 드러나는 검은색 드레스.
틀림없었다.
‘전갈좌 성인!’
엄청난 힘과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20대 여인이었다.
마침내 소환에 응한 여자가 제 머리를 쓸어 넘겼다.
“그래 말해보거라. 도대체 어떤 놈이냐. 금방 처리해주겠….”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오랜만이다?”
“……?!!”
이건을 본 전갈좌의 표정이 볼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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