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130)
제130화. 죽을 것이냐, 살 것이냐 (3)
활시위가 빠지고, 활이 굽자 휴고가 비명을 질렀다.
“으엉?!”
휴고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와장창!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맹렬한 태양의 빛을 머금은 활이 힘없이 박살이 난 것이다.
덕분에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경악했다.
‘어, 어전성물이!’
괜히 어전성물이 아닌 터라, 분해되는 부품마저도 태양의 빛처럼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그러면 뭘 하나.
“악!”
분해된 활의 모습에 휴고의 머리는 새하얗게 변하고 말았다.
‘아니 잠깐! 뭐야 이거!’
왜 잘 사용하던 활이 갑자기 분해된 건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건 그럴 수밖에 없었다.
‘건이가 고쳐준 게 박살날 리도 없는데!’
이건의 실력은 누구보다 자신이 더 잘 알았다.
답지 않게 철두철미한 성격이었고, 때문에 제 물건에 대한 자부심도 높다.
그래서 자신이 물건을 부수고 오면 노발대발 화를 내던 성격이 아닌가.
그러니 활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 테고.
그렇다면!
‘젠장. 어전성물이라고 파워를 너무 높게 냈나!’
어전성물이 있으면 성인도 힘을 100% 낼 수 있다.
그래서 간만에 신이 나 힘을 끌어올린 게 문제였던 모양이었다.
그랬기에 휴고의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하나였다.
‘거, 건이 한테 죽었다.’
아니 그것보다.
“죽어라! 신궁!”
당장 이놈한테 죽게 생겼다!
아니나 다를까, 활이 부서지자마자 황소좌가 미친 듯이 돌진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쿠구궁!
그 모습은 마치 붉은 천을 본 듯한 투우소의 모습!
“얌전히 굴복하면 그 능력을 높이 사서 아군으로 삼아주려 했건만. 아주 네 명을 재촉하는 구나.”
“으아이씨?!”
평소 이성적에 냉철한 성격이었지만, 제 능력을 발휘한 황소좌의 눈빛은 전혀 달랐다.
모든 것을 파괴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광적인 눈빛!
콰과과광!
눈빛까지 변한 황소좌의 몸에서 갈색의 빛이 치솟았다.
그리고 그가 지나온 자리가 파괴되며 부서져 나갔다.
엄청난 위력이었다.
그리고 속도도 굉장히 빠르다!
‘젠장!’
휴고는 다급하게 자리를 벗어났다.
휙!
활잡이 특유의 날렵한 몸놀림으로 높은 담벼락에 올라서고.
동시에 신궁좌 건물 3층의 에어컨 실외기에 사뿐히 올라탔다.
하지만.
쾅!!!
“!!?”
돌진하는 황소좌의 주먹이 신궁좌 성역 건물의 벽에 부딪치고.
쩍, 쩌어억!
“아이씨! 이게 얼마짜리 건물인데!”
5층짜리 빌딩에 금이 가면서 외벽의 창문이 깨지고, 기둥이 흔들렸다.
그리고.
콰과광!
신궁좌 성역 외벽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엄청난 소리와 함께 휴고가 올라타고 있던 실외기도 떨어졌다.
“젠장!”
급히 신호등 위에 내려앉은 휴고가 쌍욕을 했다.
“저 힘만 무식한 놈이 진짜!”
신궁좌 건물 3분의 1이 완전히 무너지고 있었던 것이다.
[성역 일부가 파괴되었습니다] [성신의 힘을 성역 방어와 복구에 모두 돌립니다]휴고는 괴수의 공격에도 버틴 성역이 무너지자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역시 3대 전투 신좌.’
황소좌는 전투 능력으로 항상 탑 3에 거론되는 놈들이었다.
첫 번째가 세상의 모든 무기를 다루는 금빛 워리어 집단 .
두 번째가 제약과 서약으로 특수 능력을 끌어내는 마전사 집단 .
세 번째가 절대적인 방어력을 바탕으로 돌진하는 금강불괴의 무투집단 .
뭐, 원래는 신궁좌도 전투신좌.
절대명중의 사냥꾼으로서 4대 전투신좌라 불려야 하지만 그래봐야 꼴지 신좌다.
‘아무튼 황소좌는 골치 아프다.’
전투신좌 중에서 사자좌는 무기의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건에게 집착했고, 무기만 박살내면 어느 정도 승기가 보였지만 황소좌는 달랐던 것이다.
‘몸뚱이 자체가 무기인 놈들이다.’
황소좌는 대다수가 무기를 쓰지 않는 순수 근육 집단이었다.
실제로 저 우악스러운 팔 하나로 자신의 어전성물도 박살 낸 놈이 아닌가.
아니다 다를까.
빠각!!
신호등 위에 있던 휴고의 시야가 새까맣게 변했다.
“커헉!”
눈앞에 불꽃이 튀는 느낌이었다.
뒤이어 단단한 배에 통증이 느껴지던 그 순간.
순식간에 휴고가 신궁좌 성역 건물로 날아갔다.
쾅!!
엄청난 힘에 반대쪽 벽까지 뚫고 날아가 지면에 떨어졌다.
쿵!
“헉…!!”
바닥으로 추락한 휴고는 울컥 피를 토했다.
그리고 반사적으로 자신의 배를 만졌다.
‘젠장. 가호를 받고 있었는데.’
갈비뼈가 박살난 건 물론이고, 내장까지 완전히 쑥대밭이 되었다.
결국 휴고가 잠시 다른 곳으로 피하려 할 때였다.
“컥!”
하늘에서 날카로운 철근이 날아와 배에 꽂혔다.
콰직!
두꺼운 철근이 그의 배를 뚫고 땅에 단단하게 박혔다.
뭐, 성인급이니 심장이나 머리가 박살나지 않는 이상 이정도로 즉사하진 않겠지만.
이래서는 움직일 수도 없다.
‘젠장. 역시 신좌의 크기 격차가…!’
상대는 3억의 성도를 거느린 신좌 3위였다.
그때 갈색 빛의 번개를 뿜는 황소좌가 눈에서 빛을 뿜어내며 다가오고 있었다.
아무래도 일부러 심장은 비껴서 공격을 한 것일까.
“어전성물이 고쳐진 줄 알고 솔직히 놀라긴 했다만 역시 고쳐진 게 아니었어.”
“아니…!”
고쳐졌지! 고쳐졌는데 다시 박살난 것뿐이지!
그리고 그 사실을 알면 제 친구가 미친 듯이 화를 내겠지!
‘젠장! 뭐라고 변명하지!’
아무래야 좋았다.
“무식한 소 새끼. 손해배상 청구할 테니까 돈이나 준비해…컥!”
황소좌가 휴고의 배를 뚫은 철근을 비틀며 비웃었다.
“아예 말도 못 꺼낼 정도로 박살을 내면 이건을 배신하고 이쪽으로 붙을까?”
“꺼져. 니네한테 붙을 바에야 우리 집에 똥 싸고 가는 비둘기한테나 충성하지.”
내심 기대했던 황소좌가 눈썹을 꿈틀거렸다.
“그래? 그럼 할 수 없군. 신궁좌의 새로운 성인이나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겠군.”
마침내 황소좌의 주먹이 휴고의 머리로 날아왔다.
콰직!
하지만 그때였다.
“큭?!”
휴고의 머리 위로 한줄기의 섬광이 치솟았다.
번쩍!
그리고 그 섬광에 황소좌의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큭!”
황소좌의 주먹이 망치에 맞듯 튕겨져 나간 것이다.
“이게 무슨…!”
엄청난 살의에 그들이 깜짝 놀랐다. 이번엔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던 천칭좌 성인도 움찔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참, 한심하게 노는구나. 할 짓이 없어서 약한 놈이나 괴롭히고.”
“!”
골목에서 걸어나온 건 다름 아닌 처녀좌, 케빈이었다.
그리고 그의 등장에 황소좌도 천칭도 당황한 듯싶었다.
그도 그럴 게, 하필 휴고를 도와도 저놈이 도울 거라곤 상상도 못한 것이다.
실제로 휴고도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이 새끼가 왜 자신을 돕느냐는 얼굴.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케빈은 휴고의 배를 찌르고 있는 철근을 칼로 베어버렸다.
콰과광!
철근이 종이처럼 잘리며 바닥에 흩어졌다. 그리고 케빈이 치료약을 휙 던지며 말했다.
“분에 넘치게 이건한테 어전성물까지 수리를 받더니, 팔푼이처럼 그걸 깨먹기나 하고.”
“뭐?! 아, 아니!”
“이건의 시간을 빼앗은 주제에 황소한테나 당하고. 같은 전투신좌의 이름이 우는 구나 울어.”
“뭐야?!”
“하여간 밥값도 못하는 덜떨어진 놈. 넌 어디 가서 이건의 파트너 신좌라고 하지 마라.”
“뭐가 어째!”
“됐으니까 부서진 성물이나 주워. 시간을 벌어줄테니.”
“!”
그의 공격의사에 황소좌는 눈살을 찌푸렸다.
처녀좌는 신좌 2위.
검에 있어선 인류최강이라 불릴 만큼 강한 놈이다.
저게 이건 편에 붙으면 꽤나 골치아팠다.
하지만 곧 황소좌가 비웃었다.
누가 봐도 선명한 빈 소매 때문이었다.
“팔도 잃고 전력도 떨어진 검사 놈이 어디서…”
그런데 그때였다.
푸학!!!
황소좌의 두꺼운 팔에서 피가 튀겼다.
“큭!”
그리고 순식간에 축 늘어지는 근육질의 팔.
한쪽 팔의 힘줄이 잘린 것이었다.
황소좌는 핏줄이 선 눈으로 자신의 뒤를 보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처녀좌는 제 뒤에서 웃고 있었다.
“나불거릴 거면 실력으로 말해라, 좁밥 3위.”
“!”
“내 발 밑에 있는 놈이 잘난 듯 나불거리기는.”
황소좌는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역시 2위는 2위인가.’
그리고 그때였다.
“잘됐네.”
“!”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던 천칭좌가 웃음을 터트린 것이다.
“어차피 찾으러 갈 생각이었는데, 여기서 배신자 두마리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니.”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천칭좌의 주변에 노란빛이 솟아올랐다.
그 광경에 휴고도 케빈도 입을 떡 벌렸다.
그도 그럴게 하늘에서 게이트가 열렸기 때문이다.
쿠구궁궁!
동시에 쏟아지는 권속신들!
그 위엄에 케빈도 휴고도 순간 얼어붙었다.
‘젠장…! 88권속들이!’
전부 다 소환된 건 아니지만, 각 권속신들이 불러내는 제 권속들만 합쳐도 수백은 그냥 넘는다.
심지어 하나하나가 신급!
결국 이 상황에 휴고는 당황한 듯 천칭좌를 보았다.
‘빌어먹을, 분신이 아니었나.’
이건의 땅에 들어올 여자가 아니라 당연히 분신이라 생각했건만.
하지만 이 능력을 쓰는 걸 보면 틀림없다.
‘진짜 장본인이다.’
휴고는 이를 갈았다.
‘천칭 본인이면 상대할 길이 없는데.’
거기에 권속신의 군대까지.
결국 휴고가 떨자 케빈이 헛웃음을 흘렸다.
“뭘 떨어. 이쪽도 권속신을 부르면 그만인데.”
휴고가 어처구니없어 했다.
“너 아시아에서는 힘 못 쓰지 않냐? 이쪽엔 처녀좌 성도가 거의 없잖아.”
그러자 케빈이 뭐라는 거냐는 듯 휴고를 째려보았다.
“여긴 신궁좌 성역이다. 당연히 신궁좌 성역의 권속신을 부르면 그만….”
“미안한데. 지금 성역이 무너져서 권속신을 하나도 못 불러요. 그러니까 저거 네가 다 처리해야 해.”
“?!”
뭐, 뭐라고?
하지만 케빈이 당황하거나 말거나 휴고가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난 어전성물이 없어서 40%의 힘밖에 못 쓰고. 아무튼 몸빵 잘해라.”
아니 그건 좀 아니지!
아무리 도와주러 왔다지만!
“장난해! 빨리 어서! 이건을 불러서 어전성물을 고쳐!”
휴고는 질색했다.
“아씨! 붉은 눈을 잡고 있을 애는 왜 불러! 바쁜데! 됐고 너 강하잖아! 닥치고 몸빵해! 난 우리 성역만 지키면 그만이니!”
“야! 너 활 망가트려서 이건을 부르기 싫은 거지!”
바로 그 순간이었다.
쿠구궁!
소환된 권속신들이 케빈과 휴고를 조준하고.
황소좌가 케빈의 어전성물도 박살내주겠다며 돌진할 때였다.
번쩍!
“!!”
거대한 빛과 함께 권속신들이 빛에 휘말려 사라지기 시작했다.
“헉…!!”
빛이 치솟아 오른 곳은 다름 아닌 신궁좌의 성역 건물!
빛에 휘말린 권속신들이 비명과 함께 사라졌다.
그 광경에 모두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도 그럴 게 그 빛은 성신의 빛!
강력한 성신의 힘에 권속신들이 힘을 잃고 사라지는 것이었다.
다른 신좌의 성역이기에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놀란 이유는 따로 있었다.
‘신궁좌의 빛이 아닌데?’
그랬다.
신궁좌의 성역이니 작열사성신의 빛이 폭발해야 정상이건만.
지금 피어오르는 빛은 다름 아닌 녹청빛.
‘뱀주인좌!’
하지만 놀라는 것도 잠시, 황소좌가 비명을 질렀다.
빠각!
휴고를 없애고, 처녀좌의 어전성물을 깨버리려고 했던 황소좌가 사정없이 얻어맞고 날아가버렸다.
동시에 들려오는 목소리.
“새끼들이. 내 성역에서 뭔 짓거리야.”
낯익은 얼굴이 그들 앞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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