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22)
제22화. 재미있는 걸 얻었네 (2)
휴고는 이건이 꺼낸 물건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야! 너 그거!”
이건이 꺼낸 건 바로 양웨이의 황금 궤짝이었다. 그것도 흉흉한 마력이 뿜어져 나오는 물건이었다. 덕분에 휴고는 경악해서 바로 제 능력을 썼다.
팟!
상당한 마력과 함께 쾅쾅, 문이 닫혔다.
[신궁좌 성역의 결계, 화염지옥터가 발동됩니다] [ 성역 인마궁의 특성 : 작열, 미래예지, 영웅의 수련, 영웅의 무덤] [주의. 강력한 결계가 발동합니다. 자칫 심각한 화상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보호를 위해 뱀주인자리의 성역이 필요합니다] [조건과 레벨이 낮아 해당구역은 뱀주인자리의 성역으로 지정할 수 없습니다] [사자(死者)의 기운이 느껴집니다]그리고 궤짝의 힘이 새어나가는 걸 막기 위해 결계를 친 휴고는 뒷목을 잡았다.
그건 그럴 수밖에 없었다.
“너 백양좌 구역에서 일반 등급 보물만 훔쳐 온 거 아니었니?! 이건 놓고 오랬잖아!”
“뭐래, 그딴 등급으로 성이 찰 것 같냐? 최소 성인 등급은 되어야지.”
그랬다.
눈앞에 나타난 황금 궤짝은 바로 성인들의 SS급 .
성인들의 최고 상징 무구이자, 그 무엇으로라도 절대 대체하지 못하는 신의 보물이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각 신좌의 대표 보물이었다. 이걸 뺏는다는 건 곧 전쟁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너 이게 어떤 물건인데, 어쩌자고 최고 등급을 가져와! 이러다가 다른 성인들이 눈치라도 채면!”
그러자 이건이 비웃었다.
“왜? 오택수가 생각 이상으로 가난한 빈곤신좌라니까 내 지갑으로 쓰려 가져온 건데.”
“뭐라고? 빈곤신ㅈ….”
휴고는 눈에서 빔을 쏘려 했지만, 동시에 이건이 왜 이걸 훔쳐왔는지 이해했다.
저건 옛날부터 이건이 눈독을 들이던 물건이었던 것이다.
왜?
‘이 성물만 있으면 건이는 뭐든 만들 수 있다.’
무기나 성물을 만들 땐 재료가 무식하게 많이 필요한데, 심지어 그 재료들조차 보통 구하기 힘든 것들.
재료엔 괴수의 물건은 물론, 세계적으로 귀중한 국보도 섞여 있었다.
하지만 재료랍시고 국보를 훔쳐올 수도 없는 노릇이고. 보통은 국보를 빌려오는 대신 결과물은 나라에 기증하는 식이 되었다. 그래서 물건도 자주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증식이 되는 성물만 있으면 전혀 상관없지.’
그랬다.
이 어전성물의 정식 이름은 .
재물신좌답게 금고형 성물로, 무엇이든 보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관한 물건을 증식까지 시킬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저장고였다.
한마디로 재료도, 금도, 스킬도, 병사도 증식 시킬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래서 다른 성인들도 엄청나게 탐내는 보물인데.’
그런데 그걸 어떻게 가져온 건지.
“그리고 보아하니 벌써 뭔가 들어 있는 것 같고?”
이건은 궤짝을 흔들며 웃었다.
“아무튼 이걸 열어서 재료도 증식시키고, 놈들한테 엿도 먹일 거야.”
“어떻게?”
이건은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이걸로 놈들의 재산을 빼돌리는 거지.”
“!”
그도 그럴게 이 금고는 다른 12신좌들이 애용했던 보물이었다.
부피, 무게, 질량 상관없이 무엇이든 보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물건에 따라선 증식도 가능하니 그 양웨이가 그냥 지나칠 리가 없던 것이다.
중간거래상 겸 재산 불리기 용도로 써먹는 놈이었다.
즉.
‘이 무한의 저장고엔 그놈들의 재물도 들어있을 거란 소리지.’
이건이 악랄하게 웃었다.
“게다가 너를 뺀 나머지는 대부분 똥털한테서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며. 그러니 이걸로 놈들의 돈줄도 잘라낸다는 거지.”
“어떻게?”
“너 내 말을 뭘로 들었냐? 그러니까 이 궤짝을 열어서….”
“그러니까 어떻게? 이 성물을 발동 시킬 수 있는 사람이 없는데.”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이건은 미간을 좁히며 친구를 보았다.
“뭐야. 너 이것도 못 쓰냐?”
“이봐요. 나 신궁좌 성인이에요!”
애초에 성물은 아무나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쉽게 말하면 각 성신의 세례를 받은 인간.
즉, 백양좌의 성물은 백양좌 성신의 눈에 든 인간만 쓸 수 있는 것이다.
시중에 팔리는 하급 성물이야 이용 계약서로 대체한다 쳐도 말이다.
‘물론 아무나 성물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성신도 있지만.’
하지만 성신의 성향이 어떻든지 간에 어전성물 등급 정도면 성신의 자존심과 같은 보물.
그걸 타 신좌가 쓸 수 있게 내버려둘 리가 없다.
‘뭐, 이놈은 다르지만.’
방법은 안 알려줬지만, 이건은 다른 12명의 SS급 성물도 태연하게 훔쳐 쓰곤 했다.
제 신궁(神弓)도 말도 안 하고 써놓고, ‘좀 빌렸다.’ 하고 개조해놓기 일쑤.
어쨌든 본인이 타 신좌 물건을 막 쓸 수 있으니, 자신도 당연하게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건가?
아니나 다를까.
“왜 못 쓰는 건데?”
왜 이딴 것도 못하냐는 시선에 휴고의 눈썹이 살짝 꿈틀거렸다.
“그러는 넌. 왜 굳이 나한테 그걸 쓰게 하려는데?”
“마력의 소비가 무식하니까?”
“!”
이자식은 자신을 마력 셔틀로 보는 건가?
휴고는 어처구니없게 바라보았지만, 이건은 뻔뻔했다.
성인들은 마력을 성신에게 공급 받으니까 괜찮겠지만, 자신은 자급자족이다.
이딴 걸 쓰고 나면 탈진해 쓰러지는데, 미쳤다고 자신이 이걸 쓰고 앉았나.
“넌 12명 중에 내가 유일하게 인정하는 녀석이야. 그런데 왜 이딴 쉬운 것도 못 하는지 모르겠네.”
“네 기준이 또라이란 건 죽어도 인정 안하지?”
“거참, 기껏 방송국에 선전포고장도 보내놨는데 옆에 있는 놈이 도움이 안 되네.”
“뭐? 뭘 보내?”
“아, 몰라 시끄러워. 비켜.”
“아니 방송국에 뭘 보냈냐고!”
휴고는 순간 불안해졌지만, 이건은 웃으며 궤짝에 손을 올렸다.
* * *
한편 그 무렵, 방송국이 떠들썩했다.
물론 양웨이의 행방불명이며, 양웨이가 생매장을 지시한 사건하며. 여러 가지로 소란스러웠지만 지금은 그런 이유가 아니었다.
“뭐야, 이 퀵 배달물?”
의문의 배달품을 받은 PD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배달된 건 정체를 알 수 없는 소포 하나.
“뭐지?”
그런데 박스를 살펴보던 PD가 깜짝 놀랐다.
‘이 사인은…!’
틀림없는 이건의 사인이다.
그에 대해서 모를 수가 없었다. 현재 세상에서 가장 관심받는 이슈는 각성자들이었으니까.
하물며 이건이면 지금 세상에서 가장 전설적인 인물이 아닌가.
당황한 PD가 송장라벨을 자세히 살피자 놀라운 게 적혀 있었다.
[보낸이: 이건] [주소: 악마의 탑]“……?!”
그랬다.
그건 바로 이건이 보낸 물건.
PD는 다급하게 박스를 뜯었다.
그리고 마침내 내용물을 확인한 PD는 비명을 질렀다.
“악!”
엄청난 비명소리에 사람들이 몰려왔다.
“PD님! 괜찮으세요?”
“무슨 일이세요!”
결국 자지러졌던 PD가 박스를 가리켰다.
“괴, 괴물…!”
“!”
박스에서는 꿀렁이는 슬라임 한 마리가 슬렁슬렁 기어나오고 있었다.
“뭐야! 괴수야?!”
처음보는 괴상한 물체에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려 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어, 어어?”
슬라임이 뭔가를 물고 있었다.
회색의 비닐팩이었다. 그리고 콱 삼키기 전에 빨리 받기나 하라는 듯, 몸집을 크게 키웠다.
사람들은 기겁했다.
“PD님!”
결국 벌벌 떨던 PD가 물건을 받았다. 동시에 옆에서 돌고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꺄악! 이거 뭐야!”
“괴수야?!”
들어오던 사람들은 땅을 기어가는 푸딩을 보며 질겁했다.
어디 그뿐인가. 왠지 모르게 슬라임이 아이돌들 치마 밑으로만 가는 것 같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P, PD님. 봉투에 뭔가 써져있어요.”
“?”
“빨리 뜯어보세요!”
그리고 정신없이 봉투를 뜯은 그들은 깜짝 놀랐다.
“사진…?”
그랬다.
봉투 안에는 사진이 들어있던 것이다. 그것도 양웨이의 사진이.
“아니 이 사람 행방불명되었다고 난리 나지 않았어요?”
“맞아. 한국에 거미여왕이나 풀어놓은 주제에 생매장 하려다가 걸려서 냅다 잠수 탔다고…”
하지만 사진을 본 사람들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다.
그도 그럴 게, 찍혀 있는 장면이 문제였던 것이다.
그건 피투성이가 된 양웨이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미치지 않고서야 백양좌가 이딴 걸 방송국에 보냈을 리 없을 텐데.
‘심지어 이 문구…!’
사진에는 굵은 펜으로 박력있게 쓴 문장이 있었다.
써진 글귀는 단 한 줄.
하지만 사람들은 그걸 보고 입을 틀어 막고 말았다.
“이, 이건이 돌아왔다.”
“예?!”
그때였다.
글귀를 본 PD가 급하게 일어섰다.
쾅!
“당장 방송 잡아!”
“네?”
“뭐 하고 있어! 지금 바로 속보 내보내고! 오늘 골든타임으로 특집 배치해!”
“어, 어어? 하지만 그 시간엔 12성인의 특집이….”
“12명 따위 알게 뭐야!”
“타, 타이틀은요?”
“이건이 보내온 메시지! 특종이야!”
“네?!”
* * *
그리고 그렇게 이건의 깜짝 선물로 방송국이 떠들썩한 그 무렵이었다.
사진을 보낸 것으로도 모자라 성신의 보물까지 루팅중인 이건이 웃었다.
[침입자입니다. 백양좌 성신의 허락을 받은 사도가 아닙니다!]낯선 목소리와 함께 상자는 이건의 손을 거칠게 튕겨냈다.
텅!
“건아!”
이건의 손을 튕겨내기 무섭게 궤짝에서 붉은색 마력이 올라왔다.
[위험. 백양좌의 가드스킬이 걸려 있습니다.]이에 당황한 휴고가 급히 보조활을 소환했다.
“건아! 물러서!”
그러나 이건을 입꼬리를 올렸다.
물러서긴 개뿔이.
이건은 강하게 마력을 부여했다.
사실 이건은 제 특성 덕분에 어느 정도 타인의 기술이나 타 신좌의 마력을 따라할 수 있었다.
덕분에 그걸로 스킬과 성물을 개발하고, 타 신좌의 성물도 태연하게 빌려 썼던 것이다.
그리고 평소라면 비위를 맞춰가며 작업했겠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도 없다.
‘백양좌 성신도 도망간 판국에 무슨.’
쾅!
엄청난 마력이 충돌했다. 닥치고 성신의 결계를 박살내려는 것이다.
쾅!
그러자 백양좌 성신이 숨어버렸기 때문인지, 풍압을 동반한 반발력은 금방 사라졌지만.
‘!’
놀란 이건이 황급히 손을 떼버렸다.
그건 당연했다.
‘내 머리.’
이건은 바람에 후두둑 떨어지는 제 머리카락에 상당히 놀랐다.
동시에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백양좌의 성물은 사용할 때마다 머리털을 바치게 됩니다] [경고. 돈을 밝히면 대머리가 될 수 있습니다]“……!”
이건은 아차 싶었다.
모든 성도들은 신에게서 성물이나 스킬을 쓸 때 신들의 요구사항.
즉, 공물이란 이름의 대여비를 바쳐야 했다.
물론 대여비의 정체는 신좌마다 달랐다. 성신들이 각자 바라는 게 똑같을 리 없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성신들은 필요에 의해 인간에게 힘을 주지만, 본인의 유희가 우선인 쪽도 있었다.
즉.
‘똥털, 어쩐지 머리숱이 너무 적다라니!’
휴고도 의외인 듯싶었다.
자신들도 바쳐야 하는 공물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종류는 아닌데.
백양좌의 성도들은 과연 이 사실을 알고 있을지가 의문이다.
곧 이건이 눈을 부릅떴다.
“주변에 백양좌 성도 없냐?”
휴고는 질색하며 이건을 보았다.
“네 머리카락이나 바쳐, 새끼야.”
그러자 이건이 구시렁거리며 양웨이의 시체가 든 트렁크를 노려보았다.
“이 새끼 진짜 죽었어?”
양웨이를 수습해온 휴고는 실소를 터트렸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나?
“그 무식한 힘으로 심장을 찌른 게 누군데! 나라도 죽겠다!”
그러자 이건은 화를 냈다.
“아니. 성인이라는 새끼들은 왜 겨우 그거 가지고 죽어? 뭐가 그리 약한대?”
휴고는 기가 막혔다.
“약하기는 무슨! 애초에 그렇게 찔러놓고 살기를 바라는 네가 비정상이거든!”
“아 됐고, 택수야. 얘 좀 살려봐. 그리고 네 머리카락 좀 바쳐봐.”
“야!”
결국 휴고는 이마를 짚었다.
“아무튼 백양좌 성도를 유괴해와도 무리일 거야. 그 궤짝을 100% 쓰려면 암호가 필요할 테니까.”
“암호?”
“의심 많은 성격이라 성물에 암호까지 걸어뒀을 거거든. 직접 듣기도 했고.”
“암호오?”
그 표정에 휴고가 사고뭉치 아들 보듯 쓰게 웃었다.
“마음은 알겠지만, 성신의 보물등급은 포기해. 애초에 네가 쓰려고 한 게 무리였….”
그러나 그때였다.
화를 내던 이건이 양웨이를 발로 퍽 걷어 찬 순간.
“!”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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