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21)
제21화. 재미있는 걸 얻었네 (1)
휴고는 심장이 떨어질 뻔했다.
“거, 건아?”
휴고는 이건이 갑자기 저리 움직일 때면 괜히 살이 떨렸다. 워낙 이건이 남들은 잘 느끼지 못하는 걸 느끼다보니 그렇기도 했지만.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사무실이 좁아? 의자가 마음에 안 드니? 뭔지는 몰라도 기물은 파손하지 마라.”
그러자 이건은 황당하다는 듯 제 친구를 보았다.
아니 도대체 쟨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기에 저런 말을 하는 걸까.
그러던 이건은 창 밖을 내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기운이 느껴졌는데.’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좋아. 그럼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볼까.”
“뭐?”
무슨 단계냐고 물어볼 시간도 없었다.
“큭!”
번쩍!
이건이 스킬을 발동하자 녹청색의 빛이 터져나왔다.
그와 동시에 바닥에 펼쳐진 것은 반 평짜리 마법진 공간.
[한칸공방 (lv.99) ▶ 창조공방(F)] [창조공방]– lv.1 (변기 위에서 취미 생활을)
– 현재 크기 1.6㎡ (세상에서 가장 작은 공방)
덕분에 지켜보던 휴고는 깜짝 놀랐다.
저건 분명 이건의 공방 스킬이었다.
하지만 20년 전에는 이런 있어보이는 느낌이 아니었는데.
비유하자면 마력으로 인형에 눈알을 붙이던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맨바닥에서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냥 쓰잘데기 없는 폐품을 조립하는 느낌이었는데.’
게다가 스킬을 쓰면서 생기는 마법진이 문제였다.
그도 그럴 게 뱀의 형상을 한 마법진에 여러 도형과 알 수 없는 문자들. 거기에 얼핏 똬리를 튼 3마리 뱀의 형태까지.
‘12성신의 문양이 아니야.’
하지만 이건은 신경도 쓰지 않고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다.
그건 다름 아닌 손톱 크기의 결정들.
휴고조차도 처음 보는 물건이었다.
하지만 이건이 소중하게 보관한 걸 보면 중요한 것일까.
그래서 진지하게 물었다.
“뭐야, 그게?”
“내가 알게 뭐야?”
“???”
휴고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보았지만, 이건은 씨익 웃었다.
“지금부터 시험해볼 거.”
“!”
이건의 악랄한 미소와 함께 결정이 하늘 위로 내던져졌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쾅!
마법진의 뱀이 입을 쩍 벌린 모양으로 바뀐 것이다.
그리고 목소리가 들려왔다.
[데이터 사용을 결정하셨습니다] [해당 데이터들은 물건제작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한번 사용된 데이터는 파기됩니다]B급 데이터
– 1~5초간 은신 / 상태이상
A급 데이터
– 마니아의 까다로운 집념 (완성도 20% 증가)
A급 데이터
– 독기 내성
B급 데이터
– 나만 잘되면 돼 (아군 마력 흡력)
S급 데이터
– 재물을 끌어 모으는 목소리
이건이 흥미롭다는 듯 웃었다.
‘제작 쪽 물건이라더니.’
이거면 자신이 생각한 것도 가능할지 몰랐다.
그리고 그때였다.
이건이 조각칼 하나를 들자 휴고가 당황한 듯 그를 보았다.
그도 그럴게 이건은 싸움이나 제작이나 실력은 뛰어나도, 생명 소비가 너무 심했으니까.
그래서일까.
“뭐야, 너 설마 다시 성물을 만들 거야?”
“당연한 거 아니야? 원래부터 하던 직업인데. 그리고 이제 생명 소비도 안 해서 괜찮아.”
“……!”
“그리고 아까 놈들을 어떻게 처리할 거냐고 물었잖아.”
양웨이를 상대해보니 알았다. 놈들의 귀찮은 신좌스킬을 파괴하기 위해선 그에 걸맞는 무기가 필요했다.
비록 맨손으로 치긴 했지만, 전투하고 제일 거리가 먼 양웨이를 팰 때 그 정도였으니.
“전투 신좌들은 그에 걸맞는 무기가 필요하겠지. 내 무기도 없는 판에, 임시용품이 필요해.”
“!”
하물며.
“놈들을 찾아가는데 그냥 갈 순 없잖아?”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결정들이 이건의 주변에 몰려왔다. 마치 자신을 선택해달라는 듯 그의 주변을 빙글 빙글 돌았다.
하지만 이건은 가장 눈 여겨봤던 파란결정에 손가락을 댔다.
그런데 그 순간, 경고 소리가 들려왔다.
[제작을 시작하는 순간, 뱀주인좌의 성향에 이 추가됩니다.] [한번 추가된 성향은 바꿀 수 없습니다. 정말 계속 진행하시겠습니까?]“!”
이건은 놀랐지만, 내용은 뜻밖이었다.
[ 성향 추가 시]– 근력(힘), 체력, 인내 수치 영구증가
– 특별 등급이 나올 확률 증가
– 재료보호 버프: 만진 물건의 신선도, 내구성, 손실율 보호
– 제작 성공 시 : 만든 물건의 수치만큼 신체 능력 영구 증가
– 제작 실패 시 : 페널티(신체 능력 50% 감소/168시간), 마력감소, 신위 하락
이건은 상당히 흥미로워했다.
성향이라는 것도 물건을 만드는 데 실패만 안 하면 큰 이득인 성향이 아닌가.
잡템을 만들어도 이득이었다. 전설급을 만들 수 있다면 두말할 것도 없었고 말이다.
‘뭐, 문제가 되다면 페널티 쪽이긴하지만.’
마력이랑 신위는 자신의 특성 덕분에 주변에서 채울 수 있다 해도, 한번 실패할 때마다 168시간 페널티라니, 조금 귀찮은 일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정말 계속 진행하시겠습니까?]그말에 이건은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 그리고는 바로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택수야.”
이건의 부름에 멍하게 보고 있던 휴고는 재빨리 뼈와 나무토막를 던져주었다. 이건이 마트에서 거미들을 잡으면서 주워온 재료들이었다.
그리고 팔뚝만한 나무토막을 받은 이건이 조각칼을 세우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드드득!
마법진의 가운데에 있던 뱀이 기둥에 감겨들었다.
그리고.
[창조공방을 사용중일 때는 해당 버프를 받습니다] [, 이 발휘됩니다] [스피드 10% 증가] [개인특성 , , 가 발휘됩니다]동시에 이건이 나무토막을 허공에 던지고.
투각!
칼을 휘둘러 모서리들을 큼직하게 쳐냈다.
빠각! 파각!
나무토막은 순식간에 오각형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바꿔든 건 작은 조각칼.
조각칼에 마력을 불어넣은 이건의 눈빛이 변했다.
그의 시선이 토막의 중점을 쏘아보았다. 마치 나무 안에서 뭔가를 끄집어낼 듯한 시선.
그리고 그렇게 얼마나 쏘아보았을까.
팽팽한 줄 위에 뭔가가 떨어진 듯한 그 순간.
쉭!
이건의 손이 보이지 않는 속도로 움직였다.
쾅!
마치 바늘로 나무토막을 찌르는 것 같은 손놀림이었다.
콰각! 콰각!
그렇게 신들린 칼은 순식간에 윤곽을 깎아내고, 전체적인 형태를 만들어냈다.
그뿐이 아니었다.
형태를 만들던 칼은 V자로 같은 곳을 찍어 내렸다.
투각!
깃털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나타난 것은 분노한 짐승이었다. 마치 부리로 지렁이를 찔러 죽일 듯한 새 한 마리.
물론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이건은 아까 전에 고른 결정을 들었다.
B급 데이터
-1~5초간 은신 / 페널티: 상태이상 (흡혈 or 무력감)
동시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먼저 결정에서 데이터를 추출해 주십시오.] [추출도에 따라 추가 능력치가 결정됩니다]곧 결정을 살짝 터치하자 빛나는 글씨가 실처럼 손가락에 딸려 나왔다.
마치 탄력 있는 푸딩 같았다.
그리고.
[해당 데이터 추출 확률 60%] [추출과정에서 데이터가 파괴되지 않게 조심하십시오. 집중력에 따라 확률도가 올라갑니다]이건은 웃으며 거미줄 뽑듯, 집중해서 문자를 뽑아냈다.
[B급 데이터를 손실 없이 성공적으로 100% 추출했습니다.] [능력치를 최상의 형태로 추출했습니다]-5초간 은신 / 페널티: 상태이상 (흡혈)
그리고 추출한 데이터를 만든 파랑새에 넣었다.
번쩍!
[성물 하나를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경험치가 대폭 올랐습니다] [성향과 관련 능력이 추가되었습니다] [, 특성으로 성물에 능력이 추가되었습니다]B급
-은신 스킬 (모기데이터) (B급)
-상대를 몰래 추격해 폭발한다.
-건들면 죽여버린다 스킬 (B급) (추가 특성)
-대가를 바치지 않으면 물린다. 피를 대량으로 뽑힌다. (추가 특성)
동시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파랑새가 먹이를 달라고 아우성칩니다]“아악! 뭐야 이거!”
파랑새가 눈을 번득이며 요동을 쳤다.
당장이라도 휴고를 물어뜯을 기세에 이건은 드물게 흥미로워했다.
물론 괴수를 잡았을 때와 맞먹는 높은 경험치에도 놀랐지만….
‘돌연변이?’
다른 놈들한테서는 본적 없지만, 자신이 만든 물건 중엔 슬라임처럼 살아있는 놈들이 있었다.
아주 가끔이지만, 자아가 있는 물건이었다.
그리고 다른 놈들이 가진 물건 중에선 본적이 없지만, 그렇게 자아를 가진 놈들은 상당한 이득이 되었다.
왜?
[자아를 가진 물건들은 스스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힘의 발현이나, 재생에 있어 독특한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놈들도 이 자아를 가진 물건에는 눈독을 들였었고 말이다.
그런데 그 돌연변이가 또 나오다니.
‘단순한 우연인가?’
이건은 시험 삼아 하나 더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이번에 선택한 건 민성훈의 데이터.
B급 데이터
– 나만 잘되면 돼 (마력 흡력)
동시에 같은 방식으로 나무토막을 쳐대기를 몇 분정도 흘렀을까.
B급
-시간당 10%씩 마력 흡수가능 (B급)
-물건에 이름을 쓰면, 이름의 주인에게 만진 자의 마력이 흘러들어온다. (추가된 특성)
-특성 슬롯 (0/1)
제조가 끝나자 말의 눈이 번득였다.
[적토마가 주인에게 강한 충심을 품었습니다]이건은 흥미로운 듯 웃었다.
‘움직이진 못해도 이놈에게도 자아가 생겼군.’
아무래도 새롭게 힘을 얻은 지금, 만드는 모든 등급의 물건이 돌연변이가 되는 건지도 몰랐다.
‘뭐, D급 이하는 자아를 가졌어도 잡동사니겠지만.’
반면 휴고는 이건에게서 시선을 뗄 생각을 못했다.
두 번 다시 보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광경에 가슴이 벅차올랐던 것이다.
‘역시 저 솜씨 어디 안가는 구나.’
심지어 슬라임은 어디에 갖다 버린 건지, 사용한 도구가 신궁좌 성역에 있던 평범한 도구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리고 그런 그를 향해 이건이 비웃었다.
“야. 입 좀 다물어. 정 그러면 네 무기도 하나 만들어 주랴?”
“진짜?!”
목소리가 좀 컸다. 그래서 순간 민망해진 휴고가 헛기침을 했지만, 그래도 그는 굉장히 좋아했다.
그도 그럴 것이 무기라니!
세상은 모르지만, 이건의 무기는 까다로운 제 성신을 만족시킬 정도로 뛰어났다.
‘괴짜 같은 디자인 센스는 둘째쳐도.’
기대가 안 될 리가 없다.
요즘 날고 기는 천재장인들보다 훨씬 나았다. 아니, 비교도 안됐다.
물론 그걸 아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그러나 이건은 거미뼈를 들며 미소를 지었다.
“뭐, 그래도 패널티 안 붙게 집중해서 만들어야지.”
“뭐? 페널티?”
“어. 성공하면 만들어낸 물건만큼 신체 능력이 올라가는데, 실패하면 168시간 페널티라.”
휴고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이건을 보았다.
“……난 네가 제작할 때 뭘 실패한 걸 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은데?”
이건은 파하하 웃었다.
아무래야 좋았다.
놈들을 잡으러갈 보조 성물까지 만들어낸 이건이 눈을 번득였다.
“자 그럼, 한 놈씩 머리채를 끄집어내러 가볼까.”
사실 지금부터가 본론이었고 말이다.
복수도 복수고, 상급 물건을 만들려면 재료가 좋아야 했는데, 어차피 좋은 재료는 놈들이 독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말에 휴고는 탄식하며 이건을 보았다.
“네 목적은 알겠는데, 양웨이는 운 좋게 자기 성역에서 빠져나온 거잖아. 다른 놈들은 절대 성역에서 나올 리 없다고.”
그러자 이건은 낄낄 웃었다.
“그건 전혀 걱정할 것 없음.”
그 웃음에 휴고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설마 친지를 인질로 잡고 놈들을 끌어낼 거니?!”
이건은 깔깔 웃었다.
뭐 그것도 나쁘진 않다만.
“지금은 그보다 더 간단한 방법이 있지.”
그 미소에 휴고는 불안해졌다.
당연한 일이었다. 저런 미소를 짓는 이건은 꼭 뭔가 사고를 저지른 뒤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닌 듯한 느낌.
아니나 다를까.
“이거면 놈들을 끌어내기 충분할 걸.”
쿵!
이건은 성물들 사이에서 뭔가를 끄집어냈다.
그걸 본 휴고는 비명을 질렀다.
“야! 너 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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