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3)
제3화. 이 자식들 가만 안 둔다 (2)
“뭐라고요?”
“그게 정말입니까?”
지상파 보도국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하루에도 수천 가지 속보를 접할 PD에, 뉴스데스크에 올라가려던 아나운서들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조금 전에 들어온 긴급 속보 때문이었다.
“정말 그 탑이 부서졌대요?”
“심지어 안에서 누군가 나온 흔적이 있어?”
그러자 소식을 물고 왔던 막내 PD가 외쳤다.
“그렇다니까요! 지금 전 세계가 난리가 났어요! 벌써 기자들이 탑 쪽으로 향했다고요!”
“CNN, BBC는 이건이 아니냐며 벌써 헤드라인까지 뽑았다고요!”
마침내 포커페이스 국장마저도 볼펜을 떨어트렸다.
그랬다.
세상은 현재, 신에게 힘을 받은 능력자들이 활약하는 사회.
라고 불리는 능력자들이 국가를 지키는 사회였다.
그리고 오늘은 안 그래도 국내 1위의 공략단의 에이스이자 재벌 집 자식으로 유명한 윤시우가 A급 성도로 승격되어 큰 화제였다.
그도 그럴게 비록 S급은 아니지만, 한국은 신의 가호 없이 버려진 땅.
그 귀중한 상급 성도가 또 나타났다고, 메인 언론사에서 둥기둥기 빨아줄 참이었다.
오늘 밤 메인 뉴스도 그것이었고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딴 망나니를 빨아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아니 하다못해 지금 당장 최고 등급이 땅에서 솟아난다 해도 묻힐 것이다.
왜?
‘미친, 이건이라니!’
이제는 전설로 남은 의 공략멤버였고, 인류사에 있어 가장 최악의 고비를 넘겨준 영웅.
그는 최초의 각성자라 불리는 13인 중 하나였다.
물론 20년이 지난 지금. 당시엔 13명뿐이었던 각성자들도 나라마다 수천, 수만씩 늘었지만 글쎄.
‘최초의 각성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
현재.
황도 12궁의 《12성인(聖人)》이라 불리는 그들은 살아 있는 영웅이었고, 스타였으며, 지금은 국가원수보다 더한 권력을 누리고 있었다.
아니, 독재자에 지배자들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견주었던 것이 이건.
그게 바로 한국의 영웅이었다.
아무튼 인류사에 길이 남는 곳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이건의 무덤이 박살 났다?
어떤 의미로든 세계가 술렁거릴 것이었다.
다행히 안에서 괴수가 나왔다는 말은 없었지만.
“혹시 이건이 아니라, 테러리스트의 짓은 아닐까요?”
“뭐?”
“그 탑은 12성인의 업적물로도 유명하고, 지금은 12명에게 반대하는 세력들도 많잖아요.”
“맞아요. 관심을 끌려는 거거나, 단순한 해프닝 일수도 있어요.”
“그러면 12명은 뭐라는데?”
그러자 기사를 확인하던 PD가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
* * *
“노코멘트.”
중국, 호화 리조트.
양웨이는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과거 이건과 함께 에 들어갔던 12인이자, 지금은 모든 성도들의 최고봉인 .
그리고 그 중, 백양좌. 양(羊)자리의 성인인 그는 이를 갈 수밖에 없었다.
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한국의 사건을 접한 그는 아주 앵무새가 된 기분이었다.
도대체 이 일로 같은 대답만 몇 십 번을 반복해야 하는 건지!
하지만 그 와중에 또 우르르 기자들이 찾아와 양웨이는 아예 자리를 피했다.
“젠장.”
분명 다른 녀석들도 지금쯤 비슷한 상황이리라.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물론 탑이 부서졌다는 건 제 알 바가 아니었다.
한국이야 워낙 흉악한 괴수들이 많으니 주변 괴수의 짓일 수도 있었고, 아니면 언론에서 말하는 대로 각성자 테러리스트의 짓일 수도 있는 일이었다.
어디 그뿐이랴.
‘그 일대엔 이건의 추종자들까지 종종 출몰한다고 했다.’
어쩌면 목숨 아까운 줄 모르고 들어간 젊은이들이 친 해프닝일지도 모른다. 어차피 그 정도로 어떻게 될 탑도 아니었다.
그러니 탑 자체에 대한 건 크게 신경 쓸 것이 없었다.
‘문제는.’
새끼들이 정줄을 놓았는지, 세계에서 미친 듯이 찍어내는 헤드라인이었다.
어떻게 써내도 이딴 걸 써낼 생각을 하는 건지.
‘미쳤어? 어떻게 그 탑에서 20년 동안 살아남는데?’
지가 무슨 암굴왕도 아니고.
그 탑의 무서움은 누구보다 자신들이 가장 잘 알았다.
‘거기에 있던 괴수들만 최소 수 만이었다.’
그 안은 지옥이었다.
그야말로 붉은 눈의 목만 가지고 나온 것도 기적.
심지어 그날. 탑의 괴수들은 탑 안에 남겨둔 채 문을 없애버리지 않았던가.
그렇게 20년이다.
‘진작 괴수 밥이 되고도 남았지!’
살아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그의 손은 조금 떨렸다.
그도 그럴 법한 게, 이건은 자신들 중 제일 강했으니까.
‘그 약점만 아니었어도 절대적인 최강이었을 텐데.’
세상이야 자신들의 공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그 붉은 눈을 공략한 건 전부 그였고 말이다.
‘놈이 정말 살아온다면 끝장이다.’
그러나 그는 곧 고개를 저었다. 왜냐하면 세상엔 가능한 일과 불가능한 일이 있기 때문이다.
‘팔까지 잘린 놈이 그걸 어떻게 다 처리해?’
자신들도 그렇게는 못 한다.
그러나 그걸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 이봐, 양! 듣고 있나?
방한 중이었던 중국 특사단은 성화를 내고 있었다.
– 이건이 살아 있으면, 한국을 길들이는 것도 힘들게 돼. 기껏 망아지 소국에 코걸이를 걸어놨더니!
전화 상대의 노기가 느껴졌다.
– 미국의 는 벌써 일본연합과 손잡고 한국과 동남아시아를 먹지 않았나? 이번에도 일본의 신좌가 선수 치기 전에 우리가 나서야 한다네.
결국 양웨이는 귀찮은 듯 머리를 휘저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 탑 일대는 해프닝이 잦은 곳이고, 설마 중화의 대영웅인 제가 그딴 것들에게 질 거로 생각하십니까?
– 하지만 이건이!
“절대 살아있을 리 없습니다.”
양웨이는 단칼에 자르며 웃었다.
이건에 대해서는 이 세상에서 제일 잘 알고 있으니 하는 소리였다.
왜?
‘이건은 그래봐야 반쪽짜리인걸.’
이건은 분명 강했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놈은 능력을 쓸수록 몸이 망가진다.’
왜?
‘이건에게는 본인을 수호해주는 신이 없다.’
모든 12영웅에게는 자신들을 보호해주고 강하게 해주는 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게 바로 이라 불리는 12신.
하지만 이건은 본래 12영웅이어야 할 역사에 예기치 않게 나타난 존재.
즉, 신이 나타나지 않은 13번째 자리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돌연변이 초인이었다.
하지만.
‘섬기는 신이 없으면 능력의 반동이 몸에 그대로 온다.’
당연한 이야기였다.
평범한 인간의 몸으로 물리법칙을 초월하는 능력을 얼마나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건도 일단 초인 나부랭이였으니, 평범한 인간보단 튼튼했지만 글쎄.’
신의 가호를 받아 몸이 망가지지 않는 자신들과 비교하면 치명적인 수준.
실제로 TV 뉴스에 올라오는 이건의 사진이 그 증거였다.
– 속보입니다. 20년 전, 동료를 위해 희생했던 이건의 마지막으로 추정되는….
얼핏 50대 남성의 모습.
비록 20년 전 사진이긴 하지만 확실했다.
괴물 같은 화상 자국은 기본. 얼굴과 코, 입술은 완전히 뭉개져 마치 성형수술에 실패한 것 같은 끔찍한 괴물 모습.
모두 신의 힘을 빌려 쓰지 못해 생긴 질병과 리스크였다.
‘놈은 능력도 자기 에너지와 수명을 소비해서 써야 했고.’
한마디로 능력을 쓰면 쓸수록 몸이 병신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그 추남의 유일한 약점.’
원래부터 강했고, 악마의 탑에서야 경이로운 능력을 보여줬지만, 그때 이건의 몸은 이미 한계였다. 타고난 전투 센스와 손재주가 실로 아까울 정도였다고 해야 하나.
그러니 한심하다는 것이었다.
‘그 초라하고 못생긴 노인네.’
아, 25살이었으니 노인네는 아닌가.
그에 비교해 자신들은 어떤가. 온갖 부귀영화는 물론, 실질적인 권력까지 누릴 수 있는 화신이 되었다.
“애초에 이건을 12성인들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과분한 일이었습니다.”
– 그럼.
“예. 그놈이 살아있을 리 없습니다. 거기엔 제 손목을 걸 수도 있어요.”
그들은 입꼬리를 올렸다.
* * *
하지만 서울 근교의 분식집.
살아 있는 이건을 데리고 온 장본인들은 입을 떡 벌리고 있었다.
후루룩. 후루룩.
사냥꾼들의 시선 끝에 걸려 있는 건 다름 아닌 한 테이블.
새콤달콤한 양념이 밴 쫄면 가락은 찰지게 끊겼고. 마요네즈와 참치, 김 가루가 버무려진 주먹밥은 비빌 때마다 고소한 향내를 풍겼다.
그리고 데미글라스 소스를 흠뻑 묻힌 돈가스는 김밥 안에서 바삭함을 자랑하며 잘도 목구멍에 넘어갔다.
결국 테이블 옆에 쌓인 빈 접시로 키도 잴 수 있겠다 싶을 때쯤.
“아, 이제 좀 살겠네.”
이건이 겨우 배를 두드리자, 소년은 먹던 돈가스를 떨어트렸다.
그리고.
“…김밥천국에서 200만 원 나온 거 실화냐?”
두 사냥꾼의 입에는 아주 날파리가 들어갈 판이었다.
‘혼자서 120인분이라니…!’
하지만 정작 이건은 툴툴대며 물을 따랐다.
“돈 없다고 해서 적당히 먹었다.”
“이게 적당이냐!”
사내는 뒷목을 잡았다.
“진짜 살다 살다 분식집에서 이백만 원이나 먹는 사람은 처음 본다!”
“아 왜. 전부 산다며. 아, 여기 후식으로 라면 추가.”
“야!”
그러자 인스턴트 음식까지 데워온 가게 주인 딸이 까르르 웃었다.
“뭐 어때요. 괴수들한테서 구해줬다면서요. 생명의 은인한테 이 정도면 싸지. 아, 손님. 물 좀 더 드릴까요?”
사내는 어이없어했다.
“너 오늘따라 왜 그렇게 친절해? 하여간 얼굴 밝혀요.”
“왜요, 인상 더러운 아저씨보단 이쪽이 어딜 보나 낫지. 그런데 뭐 하는 사람이에요? 신도? 성도?”
가게 주인 딸이 이건의 얼굴을 자꾸 훔쳐보자 이건은 헛웃음을 흘렸다.
‘취향 한 번 참 특이하군.’
그도 그럴 법한 게 제 얼굴은 방송에서도 징계 먹는 얼굴. 자신조차도 보기 싫어 꽁꽁 싸매는 신체였다.
거울의 존재도 잊었다.
태연하게 바라보는 게 어째 신기하긴 했지만, 사실 지금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었다.
‘팔이 붙어 있어.’
분명 탑 안에서 잘렸다고 생각했는데, 멀쩡했다.
‘팔이 잘린 건 꿈이었나.’
그도 그럴 법한 게 이만한 기적은 그 잘난 12영웅들, 그리고 그들이 섬기던 재수 없는 12성신들조차도 못했던 일.
이건은 바로 손을 뻗어 제 능력부터 썼다.
웅!
손바닥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낯익은 빛.
곧 빛을 내는 구가 나타나자 이건은 콱 주먹을 쥐며 없앴다.
‘능력을 사용하는 데도 지장 없고.’
그러니 이상하긴 이상했다. 죽었다고 생각했는데도 멀쩡하게 살아 있고.
‘새끼가 이번만큼은 미래를 맞추나 싶어서 체념했었더니.’
역시 돌팔이 친구 놈 모가지부터 조르러 가야 하나 싶을 때였다.
“어휴, 아무리 성장기라도 상식적으로 먹어야지….”
사내가 구시렁대며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이건은 제 귀를 의심했다.
‘성장기?’
아니 뭐, 자신을 못 알아보는 건 그렇다 쳤다. 행색이 거지니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성장기라니.
그래서 숟가락에 얼굴을 비춰보던 이건은 움찔했다.
그리고.
“!”
이건은 심각해졌다.
“야. 거울 좀.”
사람들은 의아해 했지만, 가게 주인 딸이 제 손거울을 주었다. 그리고 거울을 확인한 이건은 드물게 놀랐다.
‘뭐야 이거!’
거울 속엔 흉측한 괴물도. 나이보다 더 늙어 보이던 중년도 없었다.
거기에 있는 건 많이 잡으면 20 초반. 어리게 보면 10대 후반으로 보일 만큼 회춘한 모습이 있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얼굴.’
그랬다. 거기엔 신체가 망가지기 전. 원래의 잘생긴 얼굴이 있었던 것이다!
자신이 황도 12궁과 굴욕적인 거래를 해가면서까지 되찾고 싶어 했던 그 원래의 모습!
‘확실히 옛날의 나다.’
그쯤 되자 그는 황급히 제 장갑을 벗고, 긴 셔츠를 들쳤다. 복근을 본 가게 주인 딸이 화들짝 놀라 얼굴을 붉혔다.
하지만 그딴 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간 파이고, 파열되고, 숨쉬기도 힘들 정도로 망가졌던 상처들이 전부 멀쩡했던 것이다.
‘어쩐지.’
늘 쑤시던 부위가 안 아프다 싶더라니!
아직 오감이 덜 돌아와서 고통을 못 느끼는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재생됐어.’
아니 이 정도면, 몸만 새로 태어났다고 해도 무방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이건은 제 귀를 의심했다.
[죽음을 경험하셨습니다] [조건을 만족하셨습니다] [기존의 능력치가 새로운 몸에 전승됩니다.] [뱀주인자리의 힘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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