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300)
제299화. 혼돈 (2)
이재원.
고등학생 시절, 이건과 휴고의 잡일꾼으로 지낸 약골 소년.
그리고 이건과 휴고를 친형처럼 따랐지만 악마의 탑 사건 이후였을까.
[인류의 영웅 이건, 악마의 탑에서 사망] [도움받지 못하고 혼자만 악마의 탑에서 빠져나오지 못해]그는 자신의 힘이 부족해서 이건의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절망감에 자책했던 소년이었다.
때문에 힘을 길렀고, 이건을 지키지 못한 만큼 휴고만큼이라도 지키고자 한 신궁좌의 참모.
그리고 그런 그가 지금 현재.
능력치 레벨 19가 되었다.
[축하합니다. 높은 신앙심을 기반으로 뛰어난 실력, 공적을 쌓아 레벨 19가 되었습니다!] [레벨 20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분발하면 합니다! 화이팅!] [레벨 20이 되면 신세계를 맛볼 거야!]“……??”
그간 쌓아온 것이 이번 침공을 통해 빛을 발한 것일까.
갑자기 이건의 목소리로 들려온 알림에 깜짝 놀란 이재원이었다.
아무튼 그런 사기꾼 같은 알림이 들려온 것도 어언 30분 전.
의미도 모를 레벨이 올라봐야 무슨 소용이 있고, 또 뭐가 달라지겠는가 싶었지만…
“……?”
한지민을 바라보는 이재원의 표정이 이상해졌다.
‘뭐지?’
한지민. 분명 성재의 단짝 친구라고 들었다.
그리고 저 아이는 며칠 전에도 보긴 했지만, 그땐 저런 느낌이 아니었는데…
‘뭐지? 저 쎄한 기운은.’
그랬다.
레벨 20을 앞둔 지금 이 시점.
이재원의 감각은 확실히 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재원은 곧 고개를 저었다.
‘뭐, 그냥 괴수들이 어지럽게 들어온 전장이라 그런 건가.’
워낙 곳곳에서 괴수들이 난동을 부리고 있으니 이해는 갔다.
하지만.
‘역시 굉장히 찜찜하군.’
그래서일까.
이재원은 스킬 하나를 발동했다.
[일거수일투족 (SS)]-지정한 타겟의 신체 일거수일투족을 24시간 은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모든 생체 데이터를 파악한다 (위치, 심장박동수, 다리의 움직임, 눈깜빡임 수, 보고 있는 것 등등)
그건 이재원이 잡일꾼 시절 가지고 있던 스킬로, 어린 시절 신궁좌 성신의 마력에 닿는 바람에 생긴 스킬이었다.
그리고 F급이었던 걸 여기까지 발전시킨 것이었다.
당시엔 이 스킬로 적들의 사망여부, 혹은 이건과 휴고의 상태이상 여부를 파악했었고 말이다.
‘아무튼 이거면 일단 문제없다.’
결국 감시 스킬을 한지민에 걸어둔 이재원이 급히 움직였다.
좀비 인간들이 나타나 상황은 안 좋았지만 그건 상관없었다.
‘도련님의 스킬이면 문제 없다.’
때문에 괴수만 나타나지 않으면 자신들만으로도 이 일대는 사수 가능.
‘그리고 나머지는 이건 님이 그 3마리만 다 잡아주신다면, 인류의 승리…!’
그런데 그럴 때였다.
그걸 비웃기라도 하듯, 한지민의 웃음과 함께 대지가 뒤흔들렸다.
쿠구궁!
동시에 도시 한복판에 거대한 괴수가 나타났다.
[크으륵!!]100층 높이의 괴수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뭐, 뭐야! 저거!”
“어떻게 된 거야! 더 이상 괴수는 나타나지 않는 게 아니었어?! 이 일대는 돔을 다시 펼쳤잖아!”
“나도 몰… 꺄아악!!”
결국 사방에서 비명소리가 터져나오자 천성재가 급히 외쳤다.
“전원, 타겟 변경! 레벨은 높지 않지만, 크기가 크기야!”
피해범위가 컸다.
“여기 대피소에는 예린이 누나랑 지훈이 형이 남아서 대피소 스킬을!”
그 말에 한지민이 급히 외쳤다.
“성재야! 여기 대피소엔 내가 있을게! 어차피 난 도움이 안 되니까, 여기 대피소에서 보호권능을 쓰고 있을게! 그러니까 S급 한사람이라도 더 괴수한테!”
“그래! 부탁해!”
마침내 전투원들이 모두 괴수를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뱀주인좌의 가호를 받는 그들은 그야말로 속전속결이었다.
콰직! 콰직!
그리고 그들이 그만한 활약을 할 수 있는 것도 이건이 4대 재앙들을 잡았기 때문일까.
-이건, 대단합니다! 이건이 흩어지려는 괴수들을 붙잡고 있어요!
-괴수의 목이 잘려나가고 있습니다!
-저 괴수들이 쓰러지면서 세계에서 일어난 이변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세상에, 전 세계에서 대여스킬을 빌리고 있을 텐데, 그 벅찬 상황에서도 저런…!
세상에 이건의 뉴스가 퍼져나가고 있는 그때였다.
[키에에엑!!]“……!!”
괴수에게 치명타를 입힌 이재원이 돌연 움찔했다.
한지민에게 걸어둔 스킬 때문이었다.
한지민이 대피소를 떠나 이상한 곳으로 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방향은 다름 아닌 돔 근처.
‘뭐야. 거기는 왜 가는 거지?’
좋게 말해 그 일대에 갇혀 있는 사람을 구하러 가는 거라고 쳐도, C급 각성자가 유유히 갈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하물며 이곳의 돔은 이건의 힘으로 만들어진 돔.
‘설마 그걸 파괴하려는 거라면.’
돔과 연결된 이건 님한테도 위험이 생긴다.
결국 이재원이 미간을 좁혔다.
“벤. 잠깐 자리 지키고 있어.”
“에, 예? 어디 가시려고요?”
“괜찮아. 금방 다녀올게.”
이재원은 은밀하게 한지민의 뒤를 밟았다.
그리고 그때 고트는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10년 전.
이재원과 사모님이 사라질 때 비슷한 느낌이었다.
* * *
그리고 이재원이 사라지기 아주 조금 전. 세계는 패닉에 빠져 있었다.
그도 그럴 게 믿었던 이건이 재앙에게 잡아 먹혔으니까.
“이건 님!!!”
심지어 그냥 잡아 먹힌 것도 아니었다.
‘아악!! 살려주세요!’
‘병신아, 위험해! 비켜!!’
‘이건 님!’
그랬다.
이건은 재앙에게 먹힐 뻔한 사람들 대신, 잡아 먹힌 것이다.
하물며 전 세계에 방어와 재생 권능을 뿌리고 있던 것이 부담이 되었던 것일까.
“세상에, 이건 님이 부리던 그 붉은 눈도…!”
이건에게 힘을 받고 있는 붉은 눈은 형제인 에게 깔려 있었다.
동시에 이건을 삼킨 이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드디어 먹어치웠다!]세상을 뒤흔드는 거대한 포효였다.
그리고.
[다음은 너희다]“……!!!”
그 위압감에 사람들은 오금이 저려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
‘젠장…!’
‘이건은 어떻게 저런 놈과 눈을 마주할 수 있는 거야…!’
하지만 성도들은 무기를 들고 일어섰다.
평소라면 상대도 안 될 걸 알기에 당연히 도망쳤겠지만, 지금은 달랐다.
“젠장, 이건 님을 구해라!”
“이제는 우리가 구할 차례다!”
성격은 개떡 같지만, 이건은 제 몸이 망가지는 것도 아랑곳 않고 인류을 지켜온 사람이었다.
20년 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이건 님을 구하라!”
“하, 하지만 가능할까요? 이미 소화되셨을 것 같은데요!”
“알게 뭐야! 일단 갈라! 이건 님은 우리를 위해 희생을…!”
그런데 그때였다.
[카 아아악!!]“!!!”
이건을 삼킨 이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의 입에서는 놀랍게도 토치처럼 화염이 치솟아 오르고 있었다.
그래서 이 내뿜는 화염인가 싶었지만 이게 웬걸.
[아악! 이 미친놈이!]은 배에서 끓어오르는 죽음의 화염에 피를 토했다.
그뿐이 아니었다.
그 화염과 함께 들려오는 목소리에 사람들은 자신의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하!! 좋네! 역시 이 새끼들 식도는 쓸만할 줄 알았어!!”
“?!!”
어쩌면 이건은 잡아먹힌 게 아니라, 일부러 놈의 몸 안으로 들어갔던 것일까!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입안에서 꼬마가 튀어나왔다.
콰직!!!
“이, 이건 님!!!”
“괘, 괜찮으십…아악! 손에 들고 계신 건 또 뭡니까!!”
“애기 선물!”
“?!!”
이건이 뜯어서 나온 건 정체 모를 곱창 줄기 같은 물건이었다.
[의 경험치가 올라갑니다] [의 힘이 더욱 강력해집니다] [의 힘이 5단계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경고. 이 5단계가 될시, 이 자동으로 소멸합니다]그 알림에 이건은 미간을 찌푸렸다.
경험치를 신좌에 쌓아두는 식으로 죽음의 성장을 지연시키고 있지만, 그래도 상대가 을 성장시키기에 너무나도 넘치는 영양분인 것일까.
‘칫, 이 사라지는 건 아까운데.’
분명 둘 다 쓸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물론 연우나 준우의 경우엔 각자 생명과 죽음을 맡았지만, 자신은 분할하는 방법을 쓸 수 없었다.
왜?
[신격을 이관시키려면 최소 100년 이상의 텀이 필요합니다] [불안정할 시기라 이관 도중 신격이 흩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자신이 신격을 이관받은 건 그래봐야 24년 전.
‘기간이 모자라다.’
하지만 사자좌 성신, 금수주인은 분명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네가 쓰는 과 은 원래 13번째 원주인의 능력이야.
-그래?
-아무튼 원주인들중에서도 13번째는 특별했지. 같은 원주인이라 해도 13번째는 수준이 달랐어. 임시로 가지게 된 의 신격도 원래는 뿐이었는데, 놈의 능력으로 까지 생겨버려서 말이야. 생명과 죽음을 동시에 품고 그 미친 능력이 탄생한 거지.
-!
잘 모르겠지만, 그럼 그 힘이 추후 연우와 준우에게 향했다는 것인가.
-아무튼 그 재능충은 뭐든 잘 만들었지만 진짜 특기는 . 놈은 ‘능력’을 창조해서 약한 권속이나 무생물에 능력을 부여했지.
놈은 13번째 원주인과 친했는지, 다양한 걸 이야기했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네놈이 말하는 연우나 준우는 몰라도, 원주인은 두 신격을 동시에 쓴 것 같은데.
-그래?
-뭐, 그 힘이 워낙 미지의 능력이고 보통이 아니라, 천하의 그 재수없는 재능충도 애 좀 먹은 것 같지만.
아무튼 그게 금수주인이 한 말이었다.
그래서 이건은 확신했다.
‘죽음과 생명, 둘 다 각성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거다.’
방법은 뭔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때였다.
[시건방진 놈! 어디 네놈이 지키고자 한 인간들에게 죽어봐라!]식도를 뜯긴 의 힘으로 시민들이 조종당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인들에게 이건을 죽이라 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가증스럽다는 듯 적들을 보던 이건이 눈을 번득였다.
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했다.
어쩌면 죽음과 생명을 동시에 쓸 방법을 눈치챈 것일까.
‘그래, 그거다.’
* * *
한편 그 무렵이었다.
“헉…! 헉! 끝났다. 여기는 끝!”
갑작스럽게 나타난 괴수를 처리한 천성재는 겨우 숨을 고르고 있었다.
“성주님, 수고 많으셨어요…!”
하지만 곧 천성재는 기이한 듯 주변을 살폈다.
“어? 근데 재원이 형은? 방금까지 있었는데.”
“아, 재원 형님이라면 돔 쪽으로 가신 것 같아요.”
“그래? 거기 수비하러 갔나?”
그리고 그럴 때였다.
[꺄아, 새끼 뱀 님께서 재앙을 둘이나 처리하셨어요!!!]괴수들이 정리되자, 성도들의 TV를 빼앗아서 보는 처녀좌 권속들이 얼굴을 붉혔다.
[역시 새끼 뱀 님…!] [어? 잠시만요! 이거 뭐죠? 새끼 뱀 님의 모습이 좀 변하신 것 같아요!]멀리서 듣고 있는 천성재는 오열했다.
뭔지는 몰라도 삼촌의 활약을 라이브로 못 봐서 슬픈 그였다.
그리고 TV를 보면 괜히 더 가고 싶어질까 봐 꾹 참고 있건만!
“악! 나도 라이브 보고 싶어!”
그런데 그때였다.
그런 삼촌 오타쿠 천성재의 안타까움을 느낀 걸까.
처음 보는 처녀좌 여신이 다가오며 말했다.
[정 그러면 제가 모습을 변화시켜드릴까요? 이건 님도 절대 눈치 못 채게 할 자신 있어요!]“뭐?! 정말?!”
[네, 그런 거에는 자신 있어서…!]그러나 천성재는 입을 삐죽였다.
“뭐 됐어. 욕망이 아무리 중요해도 삼촌이 싫어할 짓은 안 해.”
[그러세요?]“뭐 오히려 이득이야. 폐관수련 하는 느낌으로 레벨을 올리면 되니까. 이거면 내 친구한테도 안 뒤처지겠지.”
[어, 친구요? 혹시 지민 님이요?]“어. 지민이.”
[뒤처진다니, 그분은 C급 성도 아니셨나요? 성재 님은 SS급인데 왜 뒤쳐지신다고…]그 말에 천성재가 눈을 번득였다.
“아니! 뒤처지는 거 맞아. 삼촌이 우리 집에 처음 올 때도 난 쫓아내려 했지만, 지민이는 우리집에 데려왔지. 심지어 석상도 우연히 깨트려서 그 안에 숨어 있던 쌍아좌 성인도 잡아줬지.”
천성재는 입을 삐죽거렸다.
게다가 난 맡지도 못했던 냄새!
“지민이는 삼촌이 처음 집에 왔을 때 좋은 냄새를 맡았다고 했다고. 그거 신들한테 나는 냄새잖아? 아무튼 걘 처음부터 삼촌이 이건 님이라고 믿었다고. 신앙심이랑 덕심에서 완전히 밀렸어.”
그런데 그 말을 듣는 권속신의 표정이 묘해졌다.
[좋은 냄새라니… 설마 이건 님이 완전히 각성하기 전에 그걸 맡았다는 말씀이십니까? 인간이?]“어. 삼촌이 우리 집에 처음 온 날 그랬다던데? 그래서 나한테 손 내밀고 맡아보게 했어. 하지만 난 전혀 몰라가지고…!!!”
결국 자기 친구한테 덕심으로 졌다며 천성재가 화를 내려 할 때였다.
[잠시만요.]처녀좌 권속신의 목소리가 한순간에 굳었다.
천성재를 보는 여신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이상하군요. 각성 전에 그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건 괴수뿐인데요.]“…뭐?”
[드라크마에서 이건 님이 과 싸울 때 기억 안 나시나요? 이 황소와 신으로 각성 전의 이건 님한테서 성신급의 좋은 냄새라며 잡아먹으려고 했잖습니까.]“!”
[그건 신을 먹이로 삼는 괴수들만이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천성재의 얼굴이 얼어붙었다.
그게 뭘 의미하는지 모를 리 없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때였다.
“아, 찾았다. 성재야!”
낯익은 목소리에 천성재가 굳었다.
동시에 그에게 다가온 소년이 천성재의 어깨를 붙잡았다.
“한참 찾았잖아. 여기 있었어?”
천성재가 얼어붙은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한지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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