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323)
제322화. 아, 너였구나 (2)
비가 많이 오던 날.
이건은 집 앞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주웠다.
피투성이가 된 아기고양이였는데, 온몸이 부러져 있고 특히 얼굴에 아주 심한 화상을 입고 있었다.
“세상에… 나비야, 어디서 이렇게 다쳐서 왔어.”
물론 그건 힘을 잃은 상태의 헤일리였지만, 그 당시 이건이 그런 것을 알 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 당시 이건은 고아원에서 독립해 혼자서 살고 있던 시기.
아직 학생 신분이라 돈은 없었지만, 그래도 병원에 데려가며 정성껏 아기고양이를 돌봤다.
“빨리 나아서 오빠랑 좋은 곳에 놀러가자.”
기간은 꽤 길었다.
“추운데 왜 밖에 있어. 이리와 오빠랑 같이 자자.”
물론 아직 고아원에 있던 연우와 준우도 그 고양이의 존재는 알았다.
이건이 무척 아끼던 고양이라는 것을.
그래서 갑자기 사라졌을 때, 슬퍼하는 이건 만큼 같이 안타까워했었다.
물론 고양이가 사라지고, 고양이와 같은 곳에 화상을 입은 여자애를 보긴 했었지만 글쎄.
그 당시엔 얼굴만 빼꼼 내미는 그 아이가 누구인지 몰랐다.
하지만 지금 현재.
이건은 눈을 뜬 헤일리의 얼굴을 살살 만졌다.
“이제 다 나았네.”
“……!”
눈을 뜬 헤일리는 무척이나 기뻤다.
그도 그럴게 눈을 뜨자마자 이건이 있다니!
하물며 그 이건이 살살 쓰다듬어주는 꿈이라니!
그야말로 최고의 꿈….
꿈….
꿈?
“??!!?!”
정신을 차린 헤일리는 비명을 지를 뻔했다.
꿈이 아니었다.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고 있는 건 분명 이건 본인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비명을 지를 틈도 없었다.
“엄청 찾아다녔는데, 다행이네. 예뻐졌어.”
이건이 고양이에게 얼굴을 비비듯, 이마를 살짝 비비자 헤일리는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다.
가까웠다.
이건하고 지나치게 가깝고, 입술은 훨씬 더 가까웠다.
그리고 그것이 한계.
[고, 공주님?!!]헤일리는 결국 의식을 잃었다.
머리가 떨어지는 소리(?)가 꽤 커서 부하들은 절규했다.
[공주니이임!!!]이건도 놀랐다.
특히 을 제어하며 헤일리를 살리고 있던 그는 굉장히 당황한 듯했다.
“젠장, 이 이 새끼가 또 사고 쳤나?”
결국 그새 그걸 못 참고 사고 쳤느냐고 타박하자 은 억울한 듯 했다.
물론 시간을 순환시키면서 에너지를 극도로 소비한 탓인지.
폭주 증세는 일시적으로 잦아들었지만, 은 또 다시 거칠게 꿀렁거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곡소리는 덤.
뭐, 헤일리가 살아나자 지켜보고 있던 성인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고, 천 남매는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에게 달라붙으며 오열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아…!!”
주변에 있던 성도들이 깜짝 놀랐다.
이건의 앞으로 유령 같은 이들이 몰려왔기 때문이었다.
“저들은…!”
그들은 다름 아닌 최강의 신이라 불린 뱀주인좌의 권속신들.
[옛 뱀주인좌의 권속신들이 주인의 기척을 느끼고 다가옵니다] [비었던 뱀주인좌의 자리가 채워지자 다른 옛 종들이 오열합니다] [옛 종들이 주인님을 뵙고 싶어 합니다]그들은 일제히 이건에게 다가와 무릎을 꿇었다.
물론 본체는 아니었다.
그들은 13번째 원주인이 죽은 이후, 대부분 다른 성신들에게 강제로 끌려가 있었다.
때문에 지금도 감시를 피해 몰래 온 것이다.
그리고.
[본체로 뵐 수 없지만, 죽기 전에 얼굴을 뵐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합니다] [예전처럼 뱀주인의 힘이 되고 싶지만, 지금 잡혀 있는 주인에게서 벗어날 수 없어 오랫동안 머물 수 없다고 합니다]결국 뱀주인의 위기에, 본래 신좌의 위기에, 제 분신들만 겨우 보낼 수밖에 없었던 권속신들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함께할 수 없지만, 언제든지 도움을 드리겠다고 합니다] [부디 다시 뵐 그날까지 옥체를 보존하시라 합니다]그들을 본 이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고맙다.”
그 말에 오열한 권속신들은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이제 남은 것은 쌍아좌에게 잡혀 있던 일남이, 이남이, 삼남이의 대장.
마치 하얀 털이 수북한 거인, 예티같은 신이었다.
[이 이제야 뱀주인을 뵙는다며 기뻐합니다] [자신이 보낸 부하들이 부족해서 뱀주인에게 큰 도움을 못 드려 죄송하다 합니다] [새로운 뱀주인에게 충성을 맹세할 것을 약속합니다]그 알림에 이건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허락한다.”
동시에 거대한 빛과 함께 털이 수북했던 신의 모습이 변했다.
아름답고 강인한 여자의 모습이었다.
[뱀주인좌의 수문장 (헤임달) (최상급)] [광명의 신(최상급)이 뱀주인좌의 권속이 되었습니다] [어전 권속신(성신 직속)의 자리에 넣을 스펙을 가지고 있습니다. 배치하시겠습니까?]“아니. 거기엔 먼저 넣을 놈이 있어서.”
그리고 그때였다.
신앙심은 물론, 의 존재가 완전히 분해되었기 때문일까.
이건은 굉장히 귀찮은 듯 귀를 후볐다.
“내 땅.”
[가 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영웅들을 권속신으로 길러 다른 외부의 성역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같은 이치로 다른 곳을 지배하는 성신들이 뱀주인좌의 성역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이건은 그딴 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듯 주변을 살폈다.
이제 헤일리도 되돌려놓았겠다, 남은 것은 연우와 휴고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전에.
“휴고. 이리 와라.”
이건의 부름에 휴고가 오열했다.
“역시 잘못 들은 게 아니었어! 스승님이 또! 내 이름을 불러 주셨어!”
그리고 그 모습에 뒷정리를 하는 성인들은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휴고가 어느 순간부터 이건 탈덕(?)을 해버려서 잊고 있었는데, 분명 자신들이 아는 휴고는 저랬다.
반면 그 광경을 보는 처녀좌. 은 생각에 빠진 듯했다.
그도 그럴게 이건은 신좌 통일을 이루면서 지구의 유일신이 되었다.
때문에 생각하게 되는 것이었다.
‘어쩌면 뱀주인은 이것을 계획했던 것일까.’
13번째 원주인.
그는 신계에서도 이름을 날리던 최강의 신 중 하나로, 신계의 주춧돌들이라 불렸다.
물론 마법사형 성신으로 이건과 다르게 전투능력이 뛰어났던 건 아니지만, 주신들조차 두려워했던 신.
하지만 그 누구보다 노예취급 받던 권속신들을 아껴주던 상냥한 신.
비록 다른 신좌였지만, 자신들도 잘 따르던 신이었다.
하지만 찬탈의 날.
도망쳐야 한다는 자신의 말에 그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지.
‘아니. 이거면 됐다.’
‘예?’
‘놈들은 비열한 찬탈자. 이걸로 내 는 끝났으니.’
‘……!’
그랬다.
그는 동료들이 권속신들에게 살해당하고, 자신도 죽어가고 있음에도 웃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원주인들이 죽어야 마땅한 존재였던 것 마냥.
그리고 그 미소가 유독 마음에 걸려 줄곧 를 지켜봤다.
그 결과, 드는 생각은 딱 하나.
‘뱀주인은 설마….’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였다.
“아악!! 스승님!!”
이름을 불려 좋아하던 휴고가 비명을 질렀다.
그는 이건에 의해 원래의 시간으로 돌려보내지고 있었던 것이다.
[의 데이터를 사용합니다] [ (1회)]이건은 검은 보석을 깨트렸다.
그리고 그건 어린 을 죽이면서 얻었던 수많은 데이터 중 하나.
뭐, 어린 의 데이터이기 때문에 대단한 능력은 쓸 수 없지만, 휴고를 원래 시간으로 돌리는 것 정도는 가능했다.
그리고 그 탓일까.
“아악!!”
휴고는 거대한 빛에 휩쓸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은 휴고의 이마를 붙잡았다.
“스, 스승님?”
“잘 가라. 거기 있는 나한테 잘 버티라고 안부나 전해주고.”
“예?!”
“아. 어차피 기억도 못하겠구나?”
“예?! 그게 무슨!”
이건은 대답대신 의 능력을 사용했다.
뭐, 이 휴고는 자신이 존재하는 18,733번째 세계의 휴고.
자신의 과거에 있는 휴고였다.
즉, 이놈이 지금 일을 기억하면 미래가 바뀔 수도 있다.
그래서 이건은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던 것이다.
[으로 이곳에서 있었던 일을 모두 지웁니다]동시에 휴고가 비명을 지르며 시간의 게이트 너머로 사라졌다.
그러나 휴고가 사라진 직후, 이건은 흠칫 놀라 외쳤다.
“아!”
그게 드물게 비명을 지르자, 성인들이 기겁했다.
“뭐야,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젠장. 신앙심도 망각시키는 거 잊었다….”
“뭐라고?!”
“뭐, 기억이 없으니까 신앙심 정도는 상관없으려나.”
“야! 그게 제일 중요한 거거든?!”
그러나 그때였다.
“큭…!”
“삼촌!”
뭔가 말하려던 이건이 심장을 부여잡으며 쓰러졌다.
아무래도 폭주 단계인 6단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게 문제였던 걸까.
[경고. 의 반지로도 한계점에 도달했습니다] [6단계의 신격들이 주인의 목숨을 빼앗아가고 있습니다] [을 택해서 쪽을 죽여야 한다고 합니다]그 말에 이건은 꺼지라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그 둘을 살리기 위해, 아파도 계속 참고 6단계를 유지하고 있던 그였다.
그래서일까.
이건이 재빨리 손짓했다. 그러자 어디에선가 콩콩 슬라임이 나타났다.
“빨리… 연우랑, 택수 부터 꺼내!”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컥!!”
“이건!”
피로가 누적될 대로 누적된 이건이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을 처리하는 데 힘을 너무 소비하기도 했지만, 사실 그는 6단계가 된 시점에서 잠조차 자지 않았다.
아무리 질서의 반지가 있어도, 잠을 자는 순간, 6단계를 제어할 수가 없었으니까.
그런데 그 상황에서 18,000번이 넘는 의 처리에 의 힘까지.
체력이 남아날 리가 없었다.
[신격을 제어할 수 없습니다.] [6단계 신격들이 뱀주인의 몸을 파괴합니다]그와 함께 이건은 의식을 잃었다.
그리고 제어하는 사람을 잃은 죽음과 생명이 미친 듯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젠장!”
천유하와 천성재는 다급하게 각자의 신격을 제어하려 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쿠구궁!
“!!”
그들은 깜짝 놀랐다.
폭주하려던 6단계 신격들이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어, 이건은?”
이건도 사라져 있었다.
* * *
“와!! 인류가 승리했다!”
“이건이! 승리를 가져다 줬다!”
이건이 을 잡은 소식이 전 세계에 퍼져나가면서, 세상은 축제의 도가니가 되어 있었다.
“이제 남은 잔당들만 처리하면 된다!”
“그런 건 금방 처리해!”
“됐고, 이건 님은 어디 계시냐!”
“인터뷰! 인터뷰!”
기뻐하는 사람들은 부지런하게 이건을 찾았다.
하지만 정작 이건은 다른 곳에 있었다.
그리고 그곳은 지구가 아닌 공간.
[건아.]“…꺼져.”
[건아.]“…오택수 꺼져.”
[건아~]“??!!”
이건은 제 귀에 들어오는 바람에 기겁해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벌떡 일어난 그는 주변을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주변은 우주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여기는 어디.’
하지만 더 기이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
이건은 제 앞에 있는 인물을 보고 어안이 벙벙해졌다.
눈앞에는 금발의 미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녀석은 13번째 뱀주인좌의 원주인.’
그리고 표정은 장난스럽지만, 묘하게 오만한 웃음에 이건은 아차 싶었다.
‘을 기원전으로 되돌렸으니, 결국 의 모체였던 이놈이 나타난 거군.’
그래서 이건은 탄식하며 일어났다.
뭐, 연우의 주인이었으니 적은 아니지만.
“내가 지금 당신을 만나고 있을 때가 아냐. 빨리 살려할 이들이….”
[거 오래도 자네. 우리 아들.]순간 이건의 얼굴이 얼어붙었다.
뭐?
지금 이 새끼가 뭐라 했냐?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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