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343)
외전 16화. 네가 좋아 (2)
“무슨 소리야! 내가 관심 있는 쪽은 넌데!”
뜻밖의 말에 모두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재원은 ‘어, 결국 말하셨네.’ 하며 먹고 있던 주먹밥을 흘렸고, 휴고는 턱이 빠지려고 했다.
특히 옆에 있던 헤일리는 설마 헤이지가 이렇게 나올 거라곤 생각도 못했던 걸까. 망했다 싶은 표정을 짓고 있었고 말이다.
그리고 장본인.
이건 역시 놀란 듯 눈을 꿈뻑거렸다.
그는 굉장히 의외인 듯했다.
“어… 관심 있는 쪽이 나…?”
“그래.”
머리를 쓸어 넘기는 헤이지는 조금은 기대하듯 이건을 보았다.
늘 당당한 그녀였지만, 아무리 그래도 속마음을 꺼내는 이 순간만큼은 좀 부끄러운 눈치였다.
그리고 헤이지의 마음을 느낀 것일까. 헤이지를 보며 눈을 깜빡이던 이건은 곧 수긍했다.
“어, 그렇구나.”
“!”
나쁘지 않은 목소리에 헤이지의 얼굴이 좀 밝아졌다.
그리고 이건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내 능력에 관심을 가지는 건 알겠는데, 우리 밥… 택수도 엄청 세졌어. 팀원으로 쓸 만할 걸?”
“?!!”
헤이지는 얼굴이 굳었다. 동시에 휴고는 그게 아니라는 듯, 기겁해서 이건을 붙잡았다.
열 받으면 웃으면서 하늘에서 운석을 소환하는 헤이지의 성질머리를 알기 때문일까.
“스, 스승님!!! 파티원 이야기가 아니라 헤이지 씨는… 컥!”
빡친 헤이지가 먼저 이건의 멱살을 잡았다.
“이 멍청아! 그런 관심이 아니라!”
그녀는 열 받은 듯, 이건의 얼굴 가까이에서 말을 이었다.
“나는 네가 좋은… 꺄아악!!”
헤이지는 말을 잇기도 채 전에 헤일리에게 걷어차여 하늘로 날아갔다.
그리고 헤일리는 큰일 날 뻔했다며 헉헉거렸다.
이건은 눈을 땡그랗게 뜨고 있었지만 말이다.
“저, 전갈아?”
“괴수가!!”
“?”
“괴수가 있었다. 그래. 괴수가 있어서 날린 것이다. 신경 쓰지 마라.”
“…지, 진짜?”
아무리 봐도 괴수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인간은! 인간은 느끼지 못하는 괴수였다.”
“…너도 인간 아냐?”
그 말에 당황한 헤일리가 뭐라 하려는 때였다.
번쩍!
“?!”
헤일리는 머리 위에서 떨어진 헤이지 때문에 비명을 질렀다.
“큭!”
그리고 텔레포트로 나타난 헤이지가 씩씩대며 헤일리에게 손을 얹었다.
“방해하지 마!”
동시에 헤일리가 순식간에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텔레포트로 방해꾼을 날려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건에게 말했다.
“잘 들어, 나는 네가 좋다고! 네 능력도 좋은데, 이성적인 의미로 좋아한다고! 그 과감한 행동력도, 네 더러운 성격도 모습도 얼굴도 전부 좋아! 알았어?”
이건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거 뭔가 정신 공격인가?
그는 매우 혼란스러운 듯했다.
그리고 이건이 멍하게 있자, 휴고가 콕콕 찔렀다.
“스승님…!”
“어? 어 그래. 고맙다.”
“!”
헤이지는 두근거리며 그 다음 말을 기대했다.
하지만 1초, 2초 3초.
아무리 기다려도 이어지는 답이 없자, 결국 헤이지가 눈을 깜빡였다.
“그, 그게 끝?”
침묵하던 이건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좋은 사람 만나라?”
“……!!!!”
헤이지는 충격을 받은 듯했다.
그리고 충격을 받은 헤이지가 휘청거리며 텔레포트로 사라지자, 비명을 지른 건 휴고였다.
“스승님!!”
“뭐?”
“뭐라니! 왜 그렇게 침착하세요?!”
“뭐가?”
“방금 사랑 고백 받으셨잖아요!”
이건은 뭔 개소리냐는 듯 썩은 표정을 지었다.
“너 그게 진짜로 고백한 거라고 생각하냐?”
“예?”
“지금 자기들 물건 제작해달라고 난리도 아냐. 뭔들 말을 못해. 그래도 좀 믿을 말을 해야 들어주지.”
“믿을 말이라면…”
-그 과감한 행동력도, 네 더러운 성격도 모습도 얼굴도 전부 좋아! 알았어?
휴고는 얼어붙었다.
서, 설마.
이건은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누가 이런 얼굴이랑 성격을 좋아해. 아무튼 가자. 이 동네는 공기가 안 좋아.”
“……!!!”
휴고는 충격을 받은 듯 이건을 보았다. 아무리 그래도 고백을 받은 이건의 표정이 너무 이해가 안 갔기 때문일까.
결국 그렇게 의문만 남기며 휴고가 이건을 따라 사라질 때였다.
[휴. 성공이로다!]둘이 있던 바닥에서 누군가가 머리를 빼꼼 내밀었다.
그건 다름 아닌 전갈좌의 괴물 부하들.
그들은 헤이지를 찬 이건의 뒷모습을 보며 몹시 기뻐했다.
[좋다. 우리가 공주님 대신 저 인간을 지켜냈도다!] [우리가 수를 쓰지 않았으면 바로 고백에 넘어갔겠지!] [하긴, 쌍아좌랬나? 그래봐야 우리 공주님한테는 발톱의 때만큼도 못 미치지만… 인간치고는 뭐 굉장한 미인이니까요…!] [하물며 저 인간, 틀림없는 모쏠입니다! 냅뒀으면 여색과 분위기에 백퍼 넘어갔을 테죠!]그랬다.
그들은 이건이 헤이지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수를 쓴 것이었다.
[전갈좌 필살 궁극기! 애정에 둔감해지는 독!] [일명 !]전갈좌 권속신들은 와아 좋아했다.
[이 독 앞에서는 어떤 핑크빛 망상도 색욕도! 이건의 사고를 지배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와아 좋아하며 사라질 때, 그 광경을 지켜보는 이들이 있었다.
[이런, 전갈 이 간교한 것들 같으니.] [간악한 속임수로 우리 사도를 상처 입게 하다니…!]그들은 다름 아닌 헤이지와 같은 소속의 쌍아좌의 요정들.
요정들은 눈을 번뜩였다.
* * *
“뭐라고요? 헤이지가 이건을!?”
중국 하얼빈.
러시아로 가는 중인 소피는 충격적인 이야기에 비명을 지를 뻔했다.
다름 아닌 양웨이의 말 때문이었다.
“그 말 진짜에요?”
“그래 분명 내가 똑똑히 들었다니깐!”
아직 붉은 눈이 나타나기 전.
그들은 훗날 4대 대토벌 중 하나라 불리는 을 위해 팀 단위로 움직이는 중이었다.
러시아에 눌러 앉은 괴수는 러시아 뿐 아니라 전 대륙을 위협하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12인이 모두 초대 받은 것이다.
금강불괴의 철벽
인류최종병기
최고 지략가
파괴의 야인
희대의 검술 천재
재료 생산자
신의 대장간
만변의 마술사
치료의 구원자
그리고 마지막, 풍요의 구원자라는 이름으로 물량 수급을 맡고 있는 .
양웨이는 이번에 팀을 맺은 이들에게 속삭였다.
“진짜로 그 인류병기가 이건한테 고백했다니까?!”
“아니, 그 여자는 눈이 없대요?! 어떻게 그런 괴물을 좋아할 수 있는데요!”
“그보다, 이 돼지 새끼. 어떻게 네가 그 일을 알고 있는 건데?”
뒤에서 들려온 여자의 목소리에 양웨이가 의기양양하게 코를 문질렀다.
“엣헴! 이건은 돈이 될 것 같아서 계속 감시꾼을 붙여놓고 있거든! 이건의 옷 같은 걸 훔쳐서 팔아먹고 있는데, 아무튼 이 이야기도 언론에 팔면 상당한 돈이 될… 아악!!!”
술술 말하던 양웨이는 돌연 비명을 질렀다.
그도 그럴게 자신에게 말을 건 것은 쌍아좌 헤이지였기 때문이었다.
“아악!! 너, 너… 커헉!”
“통구이로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팔아줄게?”
방긋 웃는 헤이지는 불을 내뿜으며 양웨이의 얼굴을 꽉 부여잡았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모습에 소피가 푸훕 웃음을 터트렸다.
“그보다 헤이지, 이건을 좋아한다는 게 사실인가요? 보는 눈이 생각보다 낮다 못해 문드러졌었군요? 세상에, 옆에 얼마나 멋진 남자가 있는데! 누가 그딴 오크를… 커프헉!!!”
소피는 날아온 핸드폰에 뒤통수를 맞고 쓰러졌다.
핸드폰을 던진 건 낯익은 얼굴이었다.
“듣자듣자 하니까 이 오줌싸개가 진짜 못하는 소리가 없어?”
“이, 이건! 휴고 오터스!”
양웨이가 놀랐다.
그리고 이건이 등장하자 헤이지는 좋아하긴 했지만 굉장히 쪽팔린 듯, 자리를 피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럴 틈도 없이 광장 곳곳에서 낯익은 얼굴들이 나타났다.
“뭐야, 저 새끼가 왜 저깄어?”
“쟤 이번에 팔 부상 때문에 참여 못한다고 하지 않았어?”
“!”
스티븐, 케빈.
거기에 황소좌 이반에 장루이. 물고기좌 리브에 세르게예비치. 마지막 천칭좌 지젤까지.
모든 사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헤이지와 헤일리는 서로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반은 모인 인원을 보고 짜증을 냈다.
“뭐야. 왜 이리 굶주린 놈들이 많아? 이러면 돌아오는 몫이 적잖아. 안 그래도 공헌 순으로 차등 배분 한다고 했는데.”
그래서일까. 이반은 붕대를 감고 있는 이건을 보며 코웃음을 흘렸다.
“이건. 넌 이번에 주먹도 못 휘두를 것 같은데. 괜히 기웃거리지 말고 그냥 돌아가시지?”
그 말에 이건이 조소를 흘렸다.
“개인적으로 이런 걸 받았는데, 무시할 수도 없어서?”
이건이 내민 물건에 모두가 놀랐다.
그건 다름 아닌 러시아 대통령의 직인이 찍힌 친서.
러시아 전역의 통행금지 구역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을 뿐더러, 유사시엔 군대를 움직여도 된다는 대통령 권한의 위임장이었다.
그리고 부디 러시아를 구해달라는 편지까지. 사실상 사령관의 지위를 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때문에 이반은 눈을 부릅떴다.
“뭐야, 우리는 그런 걸 받은 적이 없는데…!?”
“니들은 못 미더운가보지.”
“뭐가 어째?!”
“왜? 지금까지 공적을 비교해 봐도 그렇잖아?”
“이 새끼가 진짜!”
둘의 분위기가 날카로워질 때, 휴고가 말리듯 끼어들었다.
“아! 싸우지 마세요! 스승님은 이번에 서포터로 오신 겁니다! 이번 건은 스승님이 저한테 권한을 이행하셨어요!”
휴고의 외침에 모두가 입을 떡 벌렸다.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모를 리 없기 때문이었다.
“뭐야. 그럼 실질적으로 휴고가 이번 건의 리더가 된다는 거잖아…?”
때문에 이번엔 가만히 있던 스티븐과 케빈조차 납득할 수 없다는 듯 했다.
“야? 장난해? 데미지도 안 박히는 최약체가 어디서…!!”
“아무리 사부가 말한 거라고 해도 넌 안 돼!”
“이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 자식한테 대행을 맡긴다는 거야!”
“죽습니다, 그만두세요.”
장루이가 딱하다는 듯 혀를 차고, 헤이지나 양웨이도 고개를 저었다.
심지어 휴고의 팬인 소피조차도 아무 말을 하지 못했다.
그들은 모두 알기 때문이었다.
휴고는 전투신좌지만, 괜히 물총이라 불리는 게 아니었다.
같은 전투원이라도 힘이 너무 약해, 늘 괴력을 휘두르는 이반에게 얻어맞고 날아가는 약골이 아니었나.
비전투원인 사도들조차 안쓰럽게 여길 정도였다.
때문에 소피가 조심스럽게 말렸다.
“휴, 휴고. 이번 건은 그냥 이반한테 위임하는 게….”
원래도 이반은 방어신좌.
탱커로서 가장 선두에 서는 선봉장이었다.
그러나 이건이 비웃었다.
“러시아에 나타난 놈이 얼마나 공격력이 높은지 몰라서 그러냐? 역대급이야. 유리 몸이라 가장 먼저 도망칠 놈한테 맡기긴 뭘 맡겨?”
“이건, 이 싸가지 없는 새끼가 진짜!”
결국 빡친 이반이 이건에게 주먹을 날렸다.
이에 놀란 헤이지와 헤일리가 다급히 이반을 막으려 하고, 장루이는 참 웃기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
하지만 그때였다.
콱!!
“……?!”
누군가가 이반의 팔을 잡았다. 동시에 범인을 확인한 사도들은 모두 입을 떡 벌렸다.
“휴, 휴고?!”
이반의 팔을 한 손으로 잡은 건 다름 아닌 휴고였던 것이다.
평소라면 파워 1, 2위를 다투는 이반을 잡기는커녕, 살짝 치는 것만으로도 나가떨어졌을 휴고가!
“말로 하세요. 스승님한테 손대면 저도 가만 안 있습니다?”
이반은 당황하는 것도 잠시, 이를 뿌득 갈았다.
“이 입만 산 허접 새끼가! 맨날 쥐어터지던 새끼가 지금 누굴 막아!”
이반은 이번엔 마력을 실어 평소처럼 휴고를 반죽음으로 만들려고 했다.
그리고 평소처럼 날아오는 주먹에 휴고는 잔뜩 겁먹은 듯 움찔했지만, 곧 이건의 눈빛을 보고 놀랐다.
‘!’
사실 이곳에 도착하기 조금 전.
이건은 이미 이 상황을 짐작했듯, 휴고에게 이런 말을 했기 때문이다.
‘황소 새끼가 빡쳐서 달려들어도 쫄지 말고. 주먹으로 상대해.’
‘예?! 주먹이요? 장난하세요? 이반 씨 힘이 얼마나 센데요! 근력 파워만 보면 사도 중 1, 2위를 다투는…!’
‘괜찮아. 내 말 믿어. 넌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고 힘껏 스윙만 하면 돼.’
그 말을 떠올린 휴고는 사납게 눈을 떴다.
원래부터 뛰어난 스피드와 동체시력을 가진 탓에 이반의 주먹을 피하는 건 어렵지도 않았다.
‘!’
그리고 주먹을 불끈 쥐어 휘두르듯 스윙!
빠각!!!
마침내 휴고의 주먹이 정확히 이반의 얼굴에 맞았다.
돌 같은 주먹을 맞은 이반이 종이인형처럼 날아갔다.
정적이 흘렀다.
모두의 표정이 볼만했다.
최약이 최강을 날려버린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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