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344)
외전 17화. 네가 좋아 (3)
빠각!!!
엄청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와 함께 황소좌 이반이 쓰러지고, 다른 사도들은 턱이 빠질 듯 입을 떡 벌렸다.
“저, 저 약골이….”
“이반을 날렸어?!”
특히 장루이는 드물게 웃음기가 사라진 채 그들을 확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시 확인해도 쓰러진 것은 이반이고, 주먹을 날린 건 휴고였다.
때문에 그들은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말도 안 돼…!!”
“저놈의 실력은 우리들이 가장 잘 아는데…!”
안 그래도 휴고는 종이인형이라는 별명을 가진 놈이 아니었던가.
그런 주제에 정의감 넘치고, 입만 살아서 괴수들에게 얻어터졌던.
그랬는데!
“휴고오…!! 멋져요!”
소피는 코피를 쏟을 듯 입을 틀어막았고, 이반은 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부상을 입었다기보다는 정신적인 충격 때문이리라.
‘이 내가. 저딴 새끼한테 맞고 날아갔다고??’
휴고는 그래봐야 자신의 샌드백이었다. 얼굴을 잡히면 벗어나지도 못하고 얻어맞을 뿐인!
그리고 정작 이반을 날린 장본인조차 믿기지 않는 다는 듯, 제 주먹을 보고 있었다.
그도 그럴게 자신은 이건의 팔을 5도도 꺾지 못하지 않았던가.
그랬는데…!
“스승님!”
“그래 내가 그랬잖아. 가르쳐준 대로만 하면 된다고.”
“역시 스승님! 확실히 스승님보다 느렸어요!”
“그래. 쳐맞은 보람이 있어 다행이구나.”
휴고의 쾌재에 장루이는 이건을 노려보았고, 사도들은 공포에 질린 듯 이건을 보았다.
“쳐맞은… 아니, 가르쳐준 대로…?”
“세상에 이건한테 배우고 있다는 소리는 듣긴 했지만….”
“그래봐야 4개월 전 아니었어?”
고작 몇 개월 사이에 사람이 이렇게 바뀔 수는 없는 것이었다.
“이건, 저거 도대체 무슨 마법을 부린 거야…?”
스티븐의 말에 장루이가 불쾌한 듯 미간을 좁혔다.
“교육으로 저게 가능할 리가 없잖습니까. 당신들이 몰래 버프를 걸어준 게 아닙니까?”
장루이의 시선을 받은 헤이지와 소피는 뭔 소리냐는 듯 화를 냈다.
“저딴 게 가능하면 진작 버프 스킬을 당신들에게 팔았죠!”
“가능하면 나도 근접으로 전향했게?”
뭐, 그건 그렇다.
실제로 버프를 받은 기색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소름이 돋는 것이었다.
그 약골을 저렇게 만들어 놓았다니.
“…그러면 나도 이건한테 가르쳐달라고 하면 저리 될 수 있나?”
“닥쳐 괭이! 우리 사부한테는 내가 먼저 가르쳐 달라고 할 거거든?!”
그리고 아직도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한 이반을 보며 이건이 비웃음을 흘렸다.
“병신새끼. 활잡이가 훨씬 몸빵을 잘하겠네.”
“……!!!”
“위임건은 원래 계획대로 택수한테 넘긴다.”
이반은 울컥했지만,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이 늘 샌드백으로 삼았던 휴고한테 반격을 당했다는 것만으로도 멘붕이 온 듯했다.
그리고 그때였다.
장루이가 그런 이건을 보며 미묘하게 웃었다.
“너무 잘나면 튀는 돌이 되기 마련인데.”
동시에 그런 그의 생각을 읽은 듯, 장루이의 그림자가 꿈틀거리며 움직였다.
‘선을 넘기 전에 처리해두는 게 좋겠군.’
그리고 그 광경을 본 것일까.
헤이지가 미간을 찌푸렸다.
* * *
그날 밤이었다.
러시아에 들어가기 직전.
사도들이 팀별로 흩어져 각자의 장비를 정비하고 있는 늦은 밤.
소피는 자신을 불러낸 장루이를 보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러니까 지금 뭐라고 했나요?”
소피는 장루이를 노려보았다.
그러자 장루이는 귀가 먹었냐는 듯 웃었다.
“제가 어려운 질문을 드린 게 아닐 텐데요? 그러니까 이건의 몸 상태에 대해 물었을 뿐입니다.”
그 질문에 소피가 경계하듯 눈살을 찌푸렸다.
“그 오크… 아, 아니 이건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왜 묻는 건데요?!”
“당연히 궁금하니까 묻는 거겠죠?”
“화, 환자의 진료 기록은 절대로 외부에 누설할 수 없다는 걸 모를 리가 없을 텐데요?”
“그 정도로 모범적인 분이 아니신 걸로 아는데요.”
“뭐라고요?!”
소피는 발끈했지만, 곧 신경 쓰이는 듯 장루이를 노려보았다.
장루이는 자신들 중 최고의 지략가.
언제나 그의 전략 덕분에 각종 어려운 토벌도 큰 피해 없이 끝낼 수 있었다.
그만큼 장루이는 고마운 존재였지만, 글쎄.
‘무서운 남자.’
소피는 수많은 사람을 접한 만큼, 사람의 기운을 읽는 것만큼은 도사였다.
그리고 장루이는 뛰어나지만 위험한 냄새를 풍겼다.
그래서 말했다.
“이건이 저한테 치료를 받고 있는 건 맞지만, 내용은 절대 말해줄 수 없어요.”
“이런, 서운할 정도로 경계하시네요. 러시아의 괴수는 강합니다. 전략을 세울 때 이건을 전력으로 넣을 수 있을지 없을지 계산하려는 것뿐인데.”
“그런 거라면 본인한테 직접 물으셔야죠?”
“이건의 성격은 잘 알지 않습니까. 팔이 작살나도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정신 나간 인간입니다. 그런 미친 인간의 입에서 무슨 정상적인 답을 기대하죠?”
“제가 알려드리면, 그걸 이용해서 이건을 함정에 빠트릴 생각은 아니시고요?”
“!”
날카로운 지적에 장루이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푸핫 웃음을 터트렸다.
설마 거기까지 머리가 돌아갈 줄은 몰랐다는 비웃음.
“당신은 이건을 싫어하는 게 아니었나요? 애초에 이건이 다치든 말든 신경 안 쓸 거라 생각했는데.”
“아무리 싫어해도 사람 목숨으로 장난을 치진 않아요!”
“오?”
“아무튼, 두 번 다시는 이런 건으로 불러내지 마세요. 불쾌하니까.”
소피는 씩씩거리면서 돌아섰다.
그 광경에 장루이는 우습다는 듯 큭큭 웃었다.
뭐, 보나마나 휴고 때문이겠지만.
“꼴에 같잖은 영웅 흉내 내기는.”
그리고 굳이 소피가 아니어도 이건의 몸 상태를 알 수 있는 방법은 많았다.
‘어차피 물병좌 성신에게 확인하면 그만이다.’
아주 다들 이건만 바라보고, 이건 중심으로 돌아가고. 돌연변이 한 마리 때문에 분위기가 개판이었다.
때문에 장루이가 웃으면서 부하를 소환했다.
[와라. 이면세계를 이동하는 종이여.]그러자 그림자에서 검은 고래가 치솟아 올랐다.
그리고 그 고래는 신들의 세계를 이동할 수 있는 특별한 권속신.
마침내 장루이가 그 고래의 입에 들어가려는 순간이었다.
쾅!!!
“!!”
하늘에서 날아온 레이저에 고래의 관자놀이가 뚫려나갔다.
그리고 고래가 끔찍한 비명을 지르며 다시 그림자 속으로 돌아갔다.
동시에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서 이건한테 손대려고?”
그 낯익은 목소리에 장루이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실소를 흘렸다.
“얼씨구.”
그도 그럴게, 자신의 권속신을 없앤 건 헤이지였기 때문이다.
하물며 요정왕 레리퀸이 빙의한 헤이지의 마력은 상당했다.
그리고.
“이건한테 허튼짓 하면 진짜 너부터 죽여 버린다.”
그 협박에 장루이는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 없던 모양이었다.
“뭐야. 설마 정말로 이건을 좋아했던 겁니까?”
“!”
헤이지는 얼굴을 붉히며 입술을 짓이겼다.
“풉. 양웨이한테 듣기는 했는데, 정말이었습니까? 멀쩡하신 분이 눈이 상당히 낮으….”
쾅!!!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장루이의 머리 위로 운석이 떨어졌다.
재빨리 피해서 망정이지, 잘못하면 정말 깔려 죽었을 것이다.
헤이지는 열받은 듯 장루이를 노려보았다.
“죽는다, 진짜.”
“어이구, 무서워라.”
“아무튼 네가 왜 이건을 싫어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아픈 애 건들지 말고 그냥 냅둬라.”
헤이지의 말에 장루이는 할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알겠습니다. 그러죠.”
“정말이지?”
“파괴력으로 1, 2위를 다투는 인간을 굳이 건드려서 뭐가 좋겠습니까?”
장루이가 고개를 젓자 헤이지는 손을 내렸다.
“약속한 거다.”
헤이지가 믿는 다는 듯 텔레포트로 사라지자, 장루이는 가증스럽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
“처리할 게 한 마리 더 늘었네요.”
* * *
이튿날.
봉쇄된 러시아 동부.
중국을 지나 러시아로 들어가려던 이건은 핏대를 세웠다.
“뭐? 너 지금 뭐라고 지껄였냐?”
“그러니까 동부는 포기하시고, 수도인 서부로 가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갑자기 자신들을 막는 장루이의 말에 이건은 어이가 없어진 모양이었다.
다른 전투원들은 이미 서쪽, 남쪽으로 출발하고 남은 것은 이건 팀 (이건, 휴고) 과 장루이 팀(장루이, 소피, 양웨이, 리브).
그런데 난데없이 장루이 팀이 이건을 막은 것이었다.
그리고 이건은 그런 장루이의 멱살을 잡았다.
“이 미친 새끼가. 너 상황이 어떤지 몰라? 지금 제일 위험한 놈이 러시아 중앙에 있어. 그리고 서부는 결계를 쳐서 비교적 안전하고, 동부는 함락되기 직전이야. 괴수들이 알을 까고 있는 곳이니까!”
“예. 그래서 동부는 아예 폐쇄되었잖습니까. 다른 나라로 괴수들이 빠져나가면 안 되니까.”
“그런데 그 동부를 개무시하고, 서쪽으로 가신다?”
“문제가 있습니까?”
“이 병신이. 알을 막 까고 나온 괴수 새끼가 사람을 얼마나 많이 처먹는지 몰라서 하는 소리야?!”
“어이구 이렇게까지 지능이 낮으신 분일 줄은 몰랐군요. 그러니까 시체를 뭐 하러 구하러 가느냐는 겁니다. 안의 상황이 어떤지도 모르는 동부로 들어갈 바에야, 확실한 서부를 통해서 중앙으로 들어가자는 말을 하는 건데요?”
“말이 안 통하네. 비켜. 니들은 서쪽으로 쳐가든 말든, 난 동쪽으로 진입할 테니까.”
그리고 그런 이건을 보며 장루이가 비웃었다.
“지금 겨우 봉쇄한 동쪽으로 들어가면, 안에서 괴수들이 튀어나올 겁니다. 다른 나라에 민폐가 될지도 모르는데요?”
“튀어나가기 전에 전부 죽일 수 있어.”
“참, 오만하신 건지 용감하다 못해 멍청한 건지. 언제나 자신만만하시네요?”
“나도 확실한 곳 아니면 이렇게 안 움직여. 이미 안에 있는 놈들은 레벨 파악 끝났으니 꺼지시지.”
“아. 그러십니까?”
이건은 괜히 시간 끌지 말라며 장루이를 밀치고 봉쇄된 구역으로 들어갔다.
그 광경에 정부 사람들과 군인들은 걱정스러운 듯 술렁거렸다.
그도 그럴게 러시아 안에는 수많은 국적의 사람들이 있었지만, 전 세계 인구를 지키기 위해 가둬둔 상태였다.
그랬는데.
“정말 저대로 들여보내도 되는 겁니까? 기껏 봉쇄했는데, 잘못하면 바깥까지 위험해지지 않습니까…!”
“에이, 들어가는 게 이건이잖아. 이건은 믿어도 돼.”
동시에 장루이가 차에 올라타려 하자, 소피가 당황한 듯 달려왔다.
“괘, 괜찮은 거예요? 동쪽에 있는 괴수는 새끼라서 난이도가 낮아도 숫자가 너무 많아요! 저 둘만 보내기엔…!”
소피의 말에 장루이가 묘한 웃음을 지었다.
“전 분명 충고했습니다? 본인이 저렇게까지 말하며 무리하게 들어갔으니, 만약 실패하면 본인이 전부 책임지겠죠.”
“뭐라고요?!”
소피가 급히 이건과 휴고를 따라가려하자, 장루이가 잡았다.
“농담입니다. 애초에 한 번도 진적이 없는 사람이 아닙니까. 하물며 다른 나라까지 위험하게 만들 수 있는데, 설마 저자가 토벌에 실패하겠습니까?”
“…뭐, 실력이야 인정하죠! 못생겼지만.”
“예. 실패하면 그거야말로 개망신. 오만한 영웅의 추락인거죠.”
장루이는 입꼬리를 올리면서 서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무렵. 실제로 동쪽으로 진입한 이건은 어렵지 않게 괴수들을 없앨 수 있었다.
콰직!
“스승님!! 이쪽은 뒷정리 끝났습니다! 이 속도면 2일이면 전부 마치고 중앙에서 합류할 수 있겠… 아! 스승님!!”
“!”
습지에서 괴수가 튀어나왔다. 레벨이 높은 놈이었다.
하지만 이건은 단죄를 들며 웃었다.
“저런 것 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욱신!
“윽!!”
“스승님?!”
이건은 단죄를 놓치며 자리에 쓰러졌다.
“스승님!!”
놀란 휴고가 급히 달려왔지만, 이건은 제 가슴을 쥐며 괴로운 듯 피를 토했다.
“커헉…!!”
“스승님! 왜 그러세요!”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이건은 이를 갈았다.
그도 그럴게 고통이 느껴지는 부위는 흉부!
‘젠장, 왜 여기가…!’
동시에 이건은 소피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어, 전체적으로 상태는 양호한데… 흉부에, 여기랑 여기랑 여기에 종양들이 생겼어요.
-종양?
-네. 드리는 약을 먹으면 특별히 문제 되진 않을 거예요. 댁이 일부러 터트리지 않는 이상은 고통도 없을 거고요. 절대 터트리면 안돼요?
-돌았어? 내가 왜 터트려?
-왜긴, 당신 마조잖아ㅇ… 커흐거!!
-잘 참을 뿐이지, 나도 아픈 건 싫거든?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이건은 이를 뿌득 갈았다. 하필 소피가 집어준 부위들만 미치도록 아파왔다.
덕분에 이건은 움직이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
‘젠장. 그 오줌싸개가 뭔 짓을 했나.’
아니, 소피는 아니었다.
희미하게 느껴지는 이 기운은 분명….
‘그 게장 새끼가 진짜…!!’
어쩐지 동부로 가는 일로 자신을 붙잡더니.
‘내 몸을 악화시켜서 공략을 실패하게 할 셈이군?’
실제로 괴수들이 이건과 휴고를 잡아먹고 결계 밖으로 뛰쳐나가려 했다.
이에 이건은 이를 악물고 일어나려 했지만 끔찍한 고통에 다시 쓰러졌다.
“허억…!!”
“스승님!”
그리고 결국 이건의 의식이 흐릿해지려 할 때였다.
[일어나라, 나의 피가 흐르는 자여.]전갈좌의 성신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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