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36)
제36화. 괴이한 침략자 (1)
쿠구구궁!
난데없는 괴수의 침입. 드라크마는 이미 아수라장으로 변해 있었다.
“어서 대피하세요!”
“서둘러 텔레포트 존으로!”
사방에서 비명소리가 울려 퍼지고 건물이 무너졌다. 사람들은 능숙하게 텔레포트 존으로 이동했다.
거기까지만 가면 각자 들어왔던 나라로 되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재액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뭐야! 텔레포트 존이 사라졌잖아!”
보이는 것은 잘려나간 건물의 단면과, 아찔한 높이를 체감할 수 있는 구름들.
“침입자가 텔레포트 존을 날려버렸어!”
드라크마는 신좌의 힘으로 창공을 떠다니는 거대한 부유건물이었다.
안에는 수많은 상가들이 밀집해 있었다. 그리고 텔레포트 존을 날려버리면 도망칠 루트가 사라진다.
물론 가장 피해가 심한 곳은 경매장이 있는 구역이었다.
쿠구궁!
“무너진다!”
경매장 일대는 그야말로 불바다였다. 경매장에서 발생한 재액은 성 내부를 부식시켰고.
“위험해! 도망쳐!”
건물들의 잔해들이 정신없이 떨어졌다.
쿵!
심지어 뜯겨져 나간 성의 잔해들은 허공으로 붕 떠올라 여러 나라 도시로 떨어졌다.
쾅! 쾅!
마치 운석 같았다. 그 광경에 사람들은 경악했다.
“이 대로면 도시들이…!”
“도시에 떨어지기 전에 파괴해라!”
잔해들은 지면에 닿기도 전에 창공에서 터져나갔다.
이곳에 있는 대부분이 각성자들이었기 때문에 이정도 처리는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헉…!”
그들은 자신들을 뒤덮는 거대한 그림자에 주저앉고 말았다.
마치 이것도 막을 수 있겠냐는 듯 떠오른 건 방금 전까지 이건 성물로 난리가 났던 경매장.
전함이 수십 개가 들어갈 크기에 사람들은 질겁했다.
“아, 안 돼! 저건 못 처리해!”
“너무 커!”
그리고 그것이 점점 높이 올라갈수록 사람들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저게 저대로 떨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잘 알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있는 이 부유성은 물론, 밑에 있는 지상의 도시까지 피해를 볼 건 뻔한 일.
결국 성도들이 다급히 외쳤다.
“지금 위치 어디야!”
차라리 바다 위라는 말이 나오면 좋을 것을.
“아시아를 지나고 있습니다!”
“젠장…!”
떠오른 경매장 안에 사람은 없다.
성도들이 스킬로 경매장을 공격했지만, 생채기 밖에 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자이로드롭마냥 천천히 떠오르던 경매소가 멈춘 순간.
“아… 안 돼! 떨어진다!”
비명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그때였다.
팡!
탄력 있는 굉음과 함께 뭔가가 하늘로 치솟았다.
그건 불타오르는 광대한 에너지였다. 그리고 그 거대한 힘이 화살처럼, 그리고 레이저포처럼 날아가 건물을 꿰뚫어버린 순간.
콰과광!
거대한 스타디움이 폭발하며 산산조각 나버렸다.
“헉…!”
휴고였다.
사람들은 돌풍 속에서 그를 보며 주저앉았다. 그는 멀지 않은 곳에서 빛을 내는 활을 들고 있었다.
“신궁좌…!”
“역시 성인! 스케일이 달라!”
하지만 휴고가 집중하는 상대는 달랐다.
그가 무서운 얼굴로 활시위를 겨눈 곳은 경매장이 있던 장소.
그곳엔 3m도 넘을 야수가 두 마리 서 있었다.
침입자였다.
그 형태는 뿔 달린 사자가 두발로 선 모습.
크기는 각각 3m와 5m.
휴고는 이를 갈았다.
‘역시 이건의 성물을 찾고 있어.’
놈들은 사람을 죽이며 짧은 언어로 계속 물었었다.
이건의 성물이 어디에 있느냐고.
그러니 경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도대체 뭐하는 놈이길래 건이의 물건을…!’
바로 그때였다.
“!”
이 중에서 가장 강한 게 휴고라는 걸 알아챈 탓일까. 야수 중 한 마리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나타난 곳은 휴고의 앞.
‘……!’
당황한 휴고가 급히 물러서며 거리를 벌리는 순간.
빠각!
사내의 발차기와 함께 야수가 날아갔다.
쿵!
3m의 거구를 무슨 축구공 차듯 날려버린 남자가 혀를 찼다.
“자식아, 그렇게 굼뜨면 뒤진다고 했냐 안했냐.”
“건ㅇ…컥!”
“그거 폼으로 들고 다닐 거면 내놔. 근접 병신아.”
이건은 휴고의 허리에서 단검 두 개를 뽑아갔다.
챙!
뽑히는 게 보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빠져나간 칼은 미친 듯이 야수의 생가죽을 벗겨냈다.
서걱! 콰가각!
순식간에 포효소리가 울리고, 핏줄기가 분수를 그렸다.
그걸로 일단 일단락.
걸린 시간은 10초도 채 안 됐다. 소름 돋을 정도로 깔끔한 칼솜씨였다.
그래서 입을 벌리고 있는데, 이건이 비웃었다.
“하여간 전투신좌라는 것들이 나 같은 약한 생산직보다 못해요.”
휴고는 울컥했다.
생산직은 개뿔이. 제작군이라고 사기치는 워리어 주제에!
휴고가 뭐라고 하려 했지만, 이건이 쌍칼의 피를 촤악 털어내며 물었다.
“그 오줌싸개는?”
“네가 정화조에 버리라며!”
이건은 깔깔깔 웃어댔다. 정말 거기에 던지고 왔냐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얼굴을 구기던 휴고는 다급해졌다.
“그 여자가 중요한 게 아냐! 저게 네 무기를 찾는다고!”
“뭐? 내 무기?”
“그래! 경매물품으로 나왔을 거. 독일사건 때 썼던 네 전설의 무기 말야.”
그렇게 말하고 휴고가 급히 주위를 살폈다.
“그거 어딨어? 당연히 낙찰했지?”
“아 그거….”
바로 그 순간이었다.
“비켜!”
쩌렁 쩌렁한 소리와 함께 마초적인 남자가 나타났다.
사자좌 스티븐이었다.
하지만 그가 들고 있는 무기에 휴고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저건 분명…!’
당황한 휴고가 이건을 쏘아 보았다.
“잠깐, 너 낙찰받은 거 아니었어? 낙찰하러 간다고 나한텐 성녀 뒤처리나 시키더니, 설마 너 쟤한테 저걸 뺏긴 거야?”
휴고의 분노에 이건이 걱정 말라고 했다.
“아. 상관없어. 저거 그냥 뼈다귀….”
“와, 세상에 어떻게 저 전설급 무기를 뺏길 수 있지?”
“아니 그러니까 저거 뼈다귀….”
“네가 그러고도 물건 주인이야? 저건 나도 진짜 탐났던 건데!”
“이 자식이 이젠 듣지도 않네.”
하지만 정정해주기도 채 전에 멀리 있던 사자좌가 나섰다.
“안에 담겨 있는 SS급 스킬을 시험해볼 때가 왔다!”
“오오오오!”
마침내 사자좌가 하얀색 뼈다귀를 들고 야수에게 달려들었다.
엄청난 기백이었다.
동시에 다급해진 휴고가 활시위를 겨누었다. 그 방향은 다름 아닌 사자좌의 팔.
“안 그래도 강한 놈인데 네 무기까지 들면 어쩌라고!”
사자좌가 놈을 처리하는 순간이 기회.
그리고 마침내 전설의 무기가 야수의 몸통을 찍어 내렸다.
하지만.
덩!
무기치고는 굉장히 가벼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 * *
모두의 표정이 변했다.
“컥!”
달려들었던 사자좌가 그대로 걷어차여 날아간 것이다.
“성주님!”
야수는 맞은 부위가 가려운지 벅벅 긁었다.
SS급 스킬이 발동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데미지가 들어간 것도 아니다.
그래서 사자좌의 성도들은 당황했다. 모든 공격무기를 다루는 전투신좌로서 확신했다.
일단 무기의 반응이 아니었다.
비유하자면 플라스틱 딸랑이로 맹수를 때리는 격이다.
이에 당황한 사자좌가 다시 달려들었다.
하지만.
덩덩!
또다시 울리는 얕은 소리들.
발동 방법이 잘못되었나 싶어 마력을 불어넣어 때려도 봤지만.
퍽! 덩! 기덕! 쿵! 퍽퍽! 덩! 퍽! 덩덩텅!
“젠장, 왜 데미지가 안 들어가!”
“……!”
“들어가라고!”
덩!
결국 활시위를 겨누고 있던 휴고는 민망해진 듯했다.
“저, 제작자님…. 저거 발동 조건이….”
“있겠냐? 바보야.”
“그럼 혹시 특별한 사용방법이 있으신 건….”
“개뼈다귀에 뭔 사용법?”
“…개, 개뼈다귀라니 그게 무슨….”
“칼슘, 인, 마그네슘, 콜라겐 등 골기질 99.9% 와 0.01%의 이물질로 구성되어 있는 50마리 치 천연 개뼈다귀. 왜. 무슨 문제라도?”
“!”
휴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뼈다귀라더니, 진짜 개뼈다귀였던 거였어?
“그럼 저기서 느껴지는 마력은!”
“니들 전부 바보야? 내 마력으로 만들었으니 마력의 기운은 당연 느껴지지.”
“……?!”
하지만 경악하거나 말거나 사자좌는 힘겹게 10억 달러 무기를 휘둘렀다.
텅! 텅!
물론 전투신좌답게 기본적으로 압도적인 실력이었다.
5m나 되는 야수를 향해 달려드는 속도, 위력, 정밀함.
싸우는 능력만 보면 과연 성인이었다. 이건을 보는 듯한 느낌.
다만 들고 있는 물건이 문제다.
‘개뼈다귀라니.’
“커헉!”
휴고는 되려 두들겨 맞는 사자좌를 보며 탄식했다.
차라리 무기를 안 쓰면 저리 처맞지도 않을 텐데.
‘왜 원래 힘은 쓰지도 않고, 저 무기로 자꾸 뭘 하려는 거야.’
뼈다귀로만 자꾸 뭘 하려다가 쳐 맞으니 안쓰럽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지나자 천하의 사자좌도 당황스러운 기색이었다.
최대한 무기 힘을 끌어내기 위해 제 힘도 안 쓰고 있었지만 글쎄.
‘이럴 리가 없는데.’
분명 이건은 이걸로 독일섬 때의 괴수를 처리했다.
그 당시엔 자신들도 전혀 손대지 못했던 그 개 형태의 짐승을!
‘분명 특별한 스킬이 담겨 있을 텐데.’
사자와의 눈이 분노에 이지러졌다.
그 와중에 야수는 자신을 사냥감으로도 보지 않는 눈치가 아닌가.
쿵!
안 그래도 저답지 않게 쳐맞는 것도 열 받는 판국에, 무시까지 받으니 더 열 받았다.
결국 핏대를 세운 사자좌가 높이 뛰어 올랐다.
“이 짐승새끼가 어디서!”
퍼억!
사자좌가 또 뼈다귀로 야수의 얼굴을 쳤다.
그런데 그때였다.
“이건.”
“……?!”
아까부터 사자좌는 신경도 안 쓰던 야수의 눈동자가 갑자기 돌아갔다.
“이건. 무기.”
시선을 받은 사자좌는 내심 당황했다.
눈빛이 변한 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이 자식, 말을…!’
필시 사자좌가 든 이건의 무기에 반응한 것이었다.
결국 성도들이 나서서 야수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콰과광!
하지만 맹렬한 공격도 잠시, 성도들은 기겁을 했다.
“뭐, 뭐야!”
“고, 공격이 왜 안 통해…?!”
그나마 뼈다귀로 때렸을 때가 제일 공격이 먹혔을 정도다.
그리고 그 광경에 휴고가 눈살을 찌푸렸다.
‘역시.’
아까 전 자신도 저놈들을 추적하면서 활을 쏘았지만, 공격이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까는 단순히 빗나갔나 싶었지만 이걸로 확실해졌다.
‘신종들.’
이건한테도 최근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했던 놈들이었다.
그리고 느낌상으로는 20년 전, 악마의 탑에서 보고 퇴각했던 퇴치불가종 놈들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하지만 건이는 아까 저걸 처리했는데.’
분명 야수 중 작은 쪽을 순식간에 처리하지 않았나.
특이점이라고 할 만한 건 이건이 빌린다면서 사용한 단검 정도인데.
‘그리고 그 검은 분명…’
이건이 예전에 직접 개조해주었던 검.
‘혹시 건이의 힘과 연관이 있나…?’
그런데 기겁할 만한 건 그뿐이 아니었다.
쿵쿵!
“!”
거친 땅울림에 성도들이 놀란 듯 주변을 살폈다.
박살난 건물들 곳곳에서 전신갑옷을 입은 기사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형태는 중세시대의 갑옷들.
그리고 그 필두에 검은색의 전신갑옷의 전사가 있었다.
“저 갑옷은 경매물품…!”
80%가량 뜯어지긴 했지만, 갑옷을 둘러싸고 있던 노란 띠가 그 증거였다.
필시 경매장 내부에서 발생했다는 그 재액이리라.
그리고 그때 검은 갑옷의 투구가 덜그덕거리며 들어 올려지고, 안으로 흉악한 이빨이 드러났다.
마치 상어와 같은 이빨들이었다.
놀라운 건, 놈의 시선이 사자좌를 향하고 있었단 것이다.
정확히는 사자좌가 든 이건의 무기에.
야수와 목적이 똑같았다.
‘건이의 무기를 노리는 거야!’
아니나 다를까.
“이것들이 감히 누구 걸 노려!”
상황을 눈치챈 사자좌가 포효하고, 외부의 침입자와 내부의 습격자가 사자좌에게 달려들었다.
갑옷이 끌고 온 유령 같은 갑옷 무리들도 일제히 달려들었다.
엄청난 숫자가 주변에 있는 성도들을 덮쳤다.
부유하는 성은 한순간에 아비규환.
“크윽!”
덕분에 활을 쏘고, 때때로 주먹으로 적을 파괴하던 휴고는 빡친 듯 외쳤다.
“너 저기에 무슨 금이라도 발라놨니?! 왜 저것들까지 몽땅 뼈다귀에 환장하는데!”
정작 물건 주인은 웃겨 미치려고 했다.
‘괴수가 왜 내 물건을 노리는 건지 모르겠지만.’
푸악! 푸악!
[신좌 경험치가 올라갔습니다] [신좌 경험치가 올라갔습니다] [데이터를 얻었습니다 (중급종)] [데이터를 얻었습니다 (중급종)] [신위가 축적됩니다] [신위가 축적됩니다] [현재 신위 상태 66%]놈들을 처리할 때 마다 신위가 회복되었다.
‘혹시 신위가 회복되는 등급이 따로 있는 건가.’
어쨌거나 굉장히 좋은 상황이었다.
[신위상태가 70%가 되면 투신본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이건은 웃었다.
지금이야 저 똥개 새끼가 뻘짓을 해서 그렇지.
나름 전투성인이었다. 몸이 단단하기로는 상위권.
그런 의미에선 시험해보기 딱 좋은 상대가 아닌가.
왜?
그도 그럴 게 12성인들 중에는 자신이 폐기물 급이라 부르는 놈들이 있었다.
생선가시도, 해충급도 아닌 놈들.
그들 역시 대다수가 전투성인이었고, 까다로웠다.
그러니 좋은 기회란 것이다.
제 스킬로 어디까지 파괴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건은 갑옷을 일부러 사자좌쪽으로 던졌다.
쿵!
“컥!”
사자좌가 이건을 쏘아보았다.
“새끼가 어느 쪽으로!”
그리고 신위 70%를 채우기 위해 사자좌에게 접근하는 그때였다.
“!”
사자좌에게 향하던 검은 갑옷의 시선이 돌아갔다.
그리고 순식간에 갑옷 무리들을 뚫고 이건에게 달려왔다.
“!”
지켜보던 휴고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칼날 같은 손길이 반원을 그렸다.
“건ㅇ…!”
이건이 몸을 젖혀 피했다. 하지만 곧 그는 의아해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
전신갑옷이 노리는 건 자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놈의 손이 노려온 것은 자신의 허리.
“!”
놈이 노리는 건 제 허리띠에 달라붙어 있던 슬라임이었던 것이다.
“이건. 성물.”
마침내 갑옷이 제 성물을 거칠게 뜯어가려 했다.
이건의 눈에 불꽃이 튀겼다.
“이 자식이.”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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