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35)
제35화. 아니, 그거 아니라니까 (2)
통칭 .
24년 전 독일 재액은 사실 신좌스킬도, 무기도 뭣도 안 통하던 최악의 7대 재액 중 하나였다.
물론 세상이 아무리 7대 재액이었네, 전설이었네. 난리를 쳐봐야 정작 공략자인 이건은 잘 기억도 못했지만.
“아직도 기억나네요. 10살 때였나, 보름이 지나도록 이건이 적의 소굴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다들 죽었다고 전 방송사에서 라이브로 중계했댔는데.”
“아.”
그 말에 이건은 확실하게 기억을 떠올렸다.
‘뭔가 했더니, 그놈을 잡았을 때구만.’
겨우 재액을 처리하고 나왔더니, 난데없이 장송곡을 떼창하고 있길래 리포터들을 때려 갈겼던 때 말이다.
죽으라고 고사지내는 거냐고, 괴수 시체를 던지는 광경이 라이브로 퍼져 난리였지만, 그거야 제 알 바 아니었다.
확실한 건 까다로운 짐승이었다는 것이다.
자신조차도 잡는 걸 포기할 정도로.
물론 사회자의 설명대로 저 물건으로 그놈을 처리한 것도 맞지만….
“세상에, 교과서에서만 보던 저게 나오다니. 와, 미쳤네 미쳤… 성재님?”
“무조건 존버다! 내 전 재산을 다 건다!”
“…….”
천성재는 아예 눈이 돌아가 있었다.
그러니 하는 말이었다.
‘왜 저거에 환호하는지 모르겠군.’
그러나 쌍아좌 성단장 역시 설마 저게 나올 줄은 몰랐다는 듯, 이를 갈았다.
“아무리 그래도 저걸 사자좌한테 양보할 수는 없는데.”
그러자 이건이 실소했다.
“왜? 너 이건 성물은 사자좌한테 꼬리를 흔들면서 전부 바쳐야 한다지 않았냐?”
최 성단장은 울컥했지만, 참았다.
“이건 물건 중에서는 반드시 얻어야 하는 물건이 있어요.”
“그래?”
“8대 물건이라 불리는 것들인데….”
“심지어 8대 물건씩이나?”
묘한 깐죽거림에 최 성단장이 미간을 꿈틀거렸다.
“…당신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 때라 잘 모르겠지만, 는 성인들 모두가 갇혀죽을 뻔했죠. 그런데 독일에 갇혀서 죽을 거라 생각한 이건이 뜻밖에도 그걸 퇴치하고 나온 겁니다. 바로 저 물건 하나로.”
결국 듣다 못한 물건 주인이 한 소리해줬다.
“저거 무기 아니야.”
생긴 걸 봐도 무기하고는 거리가 멀지 않은가.
“뭐, 막대기로 보이긴 하지만, 무기 맞습니다. 세계 감정사들이 평가하기로는 둔기류일 거라고 하더군요.”
둔기는 개뿔, 그냥 뼈다귀였다.
“아무튼 저걸로 그 끔찍한 짐승을 잡았을 거란 추측이죠.”
잡진 않고 저걸로 길들였었다.
개과의 괴수였으니까.
“저 얼룩은 그 전설적 괴수의 피라고 하고요.”
차마 괴수 똥이라고는 말 못할 일이다.
아무래야 좋았다.
‘감정사가 말한 건 저거였나.’
SS급 감정사가 말한 제 물건은 총 두 가지.
하나는 자신이 노리는 물건이었고, 또 하나는 다른 감정사가 감정했지만, 경매의 하이라이트에 나올 둔기라고 했다.
물론 둔기류 중에 A급 이상을 뽑아낸 기억은 없기에 크게 욕심부릴 생각은 없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분명 감정사는 이렇게 말하지 않았나.
‘그 둔기는 본래 이건 님의 물건이었기 때문에, 출품자가 수익을 이건 님의 이름에 기부한다더라고.’
지금은 정부가 대신 관리하고 있다는 제 성금처가 틀림없었다.
‘분명 내 계좌라고 했나.’
그래서 누가 낙찰해가든 자신에겐 이득이라고 생각했지만…
[자, 이 기세를 몰아 바로 시작합니다! 시작가는 무려 10만 달러!]“50만!”
“100만!”
“500만!”
“1,000마안!”
가격은 순식간에 올라갔다. 시작가가 의미가 없을 정도였다.
게다가 놀라운 일이 생겼다.
[당신의 마력으로 만들어진 물건이 추앙받습니다] [명성은 신좌의 신좌스킬 외에 생성에 영향을 줍니다] [뱀주인좌의 위상이 올라갑니다] [신좌경험치가 올라갑니다] [성도가 아니기에 경험치는 1%씩 들어옵니다]그 목소리에 이건은 눈을 반짝였다.
제 물건을 낙찰하고 사자좌의 가죽을 벗기려고 왔더니, 이게 웬 떡이래.
하지만 가격 경쟁은 이제 시작이었다. 사람들의 함성 속에서 가격표는 끊임없이 올라갔다.
“1,300만!”
“1,500만!”
“2,000만!”
“3,000만!”
올라가는 가격에 텀 따위는 없었다. 그야말로 피 튀기는 경쟁이었다.
게다가 경매장 안에 있는 사람들의 숫자만 만 명 이상.
와아아아아아!
엄청난 함성소리가 울려 퍼졌다.
[신좌 경험치가 올라갑니다] [신좌 경험치가 올라갑니다] [신좌 경험치가 올라갑니다]그뿐이 아니었다.
“자, 잠깐 성단장들이 몇 명이야!”
잠시 주변을 살펴보던 호위가 이건 옆에서 식겁했다.
“처녀좌 한국, 유럽 성단장에 황소좌… 염소좌, 게좌…. 와, 그 게으른 쌍어좌 성단장들까지 있어! 이거 무슨 올스타전도 아니고…!”
그 말에 천성재는 입을 벌리며 슬그머니 버튼을 내려놓았다.
벌써부터 기에 눌리는 느낌.
성단장급은 전원 최소 S급 이상이다. 심지어 죄다 스타급.
그리고 그들은 평소 한자리에 모이는 법이 없었다.
성인급의 일이나, 공식행사, 레드존 급의 일에만 얼굴을 비추는 아주 귀한 몸들이었다.
‘하물며 경매 따위.’
부하들을 내보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심지어 S급의 진귀한 성물이 경매에 나온다고 해도 말이다.
오죽하면 희귀 레벨 S급의 성물이 나온 적이 있었는데, 그 마저도 길가의 돌멩이 보듯 하는 놈들이었다.
그런데 그러던 놈들이 직접 행차해?
고작 A급짜리가 끼어들 판이 절대 아니다.
“3,000만!”
“3,500만!”
“4,000만!”
하물며 마이너 성단도 아니고, 세계에서 유명한 직영급 거물들이었다.
결국 그들이 핏대를 세우며 가격을 올리자 최 성단장이 혀를 찼다.
“저 한심한 자식들.”
호위와 천성재는 상관의 반응을 이해했다.
그도 그럴 것이 평소 이건을 무시하던 것도 저들이었기 때문이다.
까내릴 땐 언제고, 정작 그의 물건엔 저렇게 눈에 불꽃을 튀기며 달려든단 말인가.
“맞아요. 아무리 이건의 8대 물건이라도 저건 좀 아니….”
“1억!”
“?!”
최 성단장의 외침에 호위와 천성재가 입을 떡 벌렸다.
기어이 쌍아좌까지 경쟁에 끼어들었다.
[1억! 한순간에 1억 달러까지 올라갔습니다!]순식간에 치솟은 가격에 다른 성단장들이 이를 갈았다. 거기에 잠시 따가운 시선은 덤.
경쟁은 순식간에 성단장들의 싸움으로 변했다.
“1억 1천!”
“1억 2천!”
“1억 5천!”
가격 상승에 텀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는데, 아랑곳하지 않고 사방에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때마다 전면의 전광판에 숫자가 갱신되고.
[3억 2,000만!]순식간에 불어난 금액에 호위는 질색했다.
더 놀라운 건, 이 모든 과정이 고작 2분도 안 돼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티켓팅 현장도 아니고.’
쿵쿵쿵!
경매장이 크게 들썩였다.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었다.
물론 미친 듯 치솟는 가격에 정작 물건 주인은 볼만 긁었지만.
그야 기분은 좋았다.
평가도 좋게 해주고, 경험치도 얻고, 꽁돈도 생기는 것이니 자신이야 개꿀이었지만 3억 달러라니.
‘얘들아… 저거 그냥 개뼈다귀야.’
왜 무기라고 착각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건 정말 아무런 능력도 없는 쓰레기였다.
당시 독일에 있던 짐승은 비유하자면 무적 상태.
그 크기는 무려 집 한 채였고, 삽살개처럼 눈도 안 보이는 놈이 강하기는 무지 강했다.
거기에 갇히기까지.
하마터면 잡아먹힐 뻔했지만, 운 좋게도 공략법을 알아냈었던 것이다.
특정한 물에 약해서 거기에 던져버리기만 하면 되었지만, 순순히 들어갈 리도 없었고.
그래서 갇혀 있는 동안 저 뼈다귀를 만들어 길들였다. 베이스 재료야 쌓이고 쌓인 게 괴수 뼈였고 말이다.
결국 최후엔 만들어낸 함정으로 뼈다귀를 던져 스스로 뛰어들어 죽게 했는데….
‘왜 저게 괴수를 잡은 둔기로 둔갑한 거지?’
그렇게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데, 호위와 천성재가 그 답을 알려줬다.
“와, 저 도도한 성단장들 눈 돌아간 거 보여요?”
“어쩔 수 없지. 지금으로 치면 레드존이나 블랙존 사이의 괴수를 저걸로 잡은 거니까.”
“진짜 저걸로 잡은 게 맞긴 하고요?”
“이건 님이 그리 말씀했잖아.”
아.
내가 잘못한 거구나.
‘미안.’
누가 낙찰해갈지 모르겠지만, 이건은 일찌감치 사과했다.
그리고 듣자하니 이유는 그뿐이 아닌 듯했다.
“너희는 어릴 때라 모르겠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부분이야.”
“!”
말을 꺼낸 건 최 성단장이었다.
그는 얼마까지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지 핸드폰으로 확인 중인 것 같았다.
“성녀께서 아침 방송 중에 말씀하셨거든.”
성녀?
지금쯤 자신에게 맞고 사경을 헤매고 있을 소피 마르디?
이건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생각해보니 독일 사건 직후였나.
병원에 입원해 있었는데, 꼴에 주치의 행세하던 성녀가 찾아와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던 것도 같다.
무기도 스킬도 안 통하는 걸 도대체 무슨 수로 잡은 거냐고.
뭐, 먹던 밥그릇까지 뺏어가길래 저 뼈다귀를 던지며 쫓아냈지만 말이다.
‘너도 저걸로 없애기 전에 꺼지시지?’
그렇게 뼈다귀는 소피에 의해 무기로 둔갑한 모양이었다.
그때 타오르는 열기에 신이 난 듯, 마이크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렇습니다! 무려 이건이 적진에서 얻어왔던 무기입니다! 성녀님의 증언에 따르면 저 무기엔 숨겨진 스킬이 있을 거라고 하죠!]‘없다니까.’
[하물며 당시 괴수는 지금의 레드존 급 이상 레벨! 담겨있는 스킬 레벨은 SS급 이상일 것이 틀림없을 겁니다!]“3억 3천!”
“3억 4천!”
“3억 6천!”
[과연 숨겨진 SS급 스킬을 가져가게 될 행운의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아니 진짜 그냥 뼈다귀라니까.
이쯤 되니 성단장 급들이 눈에 불을 켜는 이유도 알 것 같았다.
“반드시 낙찰해라!”
그래도 이건은 나름 뿌듯했다.
비록 뼈다귀지만, 제 새끼가 이런 귀한 취급을 받았으니까.
[3억 9천! 3억 9천까지 나왔습니다. 더 입찰하실 분은 안계십니까!]“4억!”
[네! 4억 나왔습니….]바로 그때였다.
“10억!”
쩌렁 쩌렁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경매장의 함성이 묻힐 정도의 소리였다.
그리고 순식간에 찾아온 정적.
무섭게 달려들었던 성단장들 마저도 꿀먹은 벙어리가 될 정도였다.
사회자조차도 놀라 마이크를 떨어뜨릴 뻔했다.
사자좌였다.
그리고 그가 말했다.
“10억. 내 말 안 들려?”
“……!”
험악한 으름장에 놀란 사회자가 급히 마이크를 고쳐 잡았다.
[아… 네! 그… 갑자기 상상도 못할 가격이 나와서 다들 당황하신 눈치인데요!]그야 그럴 것이었다.
10억 달러라니.
‘무리지.’
드물게 욕심내던 쌍아좌 성단장도 빡친 듯 웃었다. 설마 저 정도로 세게 나올 줄이야.
[10억 나왔습니다. 입찰하실 분들 더 안 계십니까?]사회자가 다시 물었지만, 경매장엔 적막이 깔렸다.
[안 계십니까?]애초에 저런 금액을 쉽게 부를 수 있는 게 얼마나 되겠는가.
설령 자금을 융통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상대가 상대다.
결국 달려들던 성단장들은 번호표를 던져버렸다.
사방에서 정말 아까워 미치려는 탄식소리가 들렸다.
이건의 8대 물건으로 거론되는 것들은 대다수가 행방조차 알 수 없는 상태.
기껏 그 전설적인 물건을 만져볼 수 있게 되나 했더니.
이쯤 되자 천성재와 호위도 머리를 쥐어뜯으며 아쉬워했다.
“젠장, 이건 님이 사자좌한테… 사자좌한테….”
“와, 저걸 낙찰했으면 우리 쌍아좌는 넘사벽으로 올라갔을 텐데!”
‘아니 그냥 빅 본이라니까.’
그렇게 이건은 사자좌를 보았다. 승리한 자의 여유로움마저 느껴졌다.
감히 너희들 같은 게 자신의 것을 넘볼 수 있겠냐는 당당함.
그리고 시간을 새던 사회자가 마침내 낙찰을 선고했다.
[축하드립니다! 이건의 전설 무기가 무려 상상도 못할 가격! 10억에 낙찰되었습니다! 위대한 전설의 주인엔 사자좌께서 올라가십니다!]엄청난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사방에서 사자좌를 찬양하는 구호성까지 터져 나왔다.
그 구호성에 맞춰 사자좌는 자신있게 주먹을 들었다.
출혈은 상당히 컸지만 상관없었다.
“이것으로 우리 사자좌는 또 한 번의 승리와 영광을 거머쥐게 될 것이다!”
“오오오오!”
뭐, 실제로는 10억 달러나 주고 거대한 쓰레기를 수거해간 셈이지만 말이다.
‘겸사겸사 나도 이득.’
[명성이 생성되었습니다] [신좌경험치가 대폭 올라갔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lv.4)] [포인트가 생성되었습니다]이건은 씨익 웃었다.
그 사이 사자좌가 물건을 받았다.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볼일이 끝났다는 듯, 사자좌가 부하를 데리고 경매장을 빠져나가려는 때였다.
쾅!
“!”
경매장 밖에서 엄청난 굉음이 울려 퍼졌다. 사람들이 술렁거렸다.
“뭐지?”
“폭발사고일까요?”
이건도 고개를 돌렸다. 사람들이 웅성거렸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호위가 대수롭지 않게 낄낄댔다.
“아, 걱정 마세요. 이 근처에 스킬 시뮬레이션 장이 있는데 보나마나 그거일….”
“아니. 무기는 준비하는 게 좋을 걸.”
이건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타겟, 사자좌를 보며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쾅!
이번엔 경매장이 크게 흔들렸다.
동시에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사자좌도 미간을 좁혔다.
그리고 이건의 예상대로 경매장 직원들이 크게 외쳤다.
“큰일입니다!”
“경매소 내부에 재액이 발생했어요! 경매물품에 재액이 끼어들어 왔었나 봐요! 괴수가 이 뒤에 나올 경매품들도 몇 점 가져갔어요!”
성단장들의 눈빛이 바뀌었다.
“등급은!”
“그게 내부의 재액은 다행히도 옐로우 급 정도지만….”
말하는 직원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왜. 또 뭐가 더 있어?”
“정체불명의 괴수가 드라크마에 침입했나봅니다! 관측소에서도 처음 보는 종이라는데, 글쎄 아무런 공격도 안 통한다고…!
성단장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러니 고객님들께서는 어서…!”
말이 떨어지기 사자좌가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낙찰 받은 이건의 성물 보관 박스를 깨트렸다.
콰직!
“!”
그리고 드러난 하얀 막대기.
“사자좌 님…!”
사자좌가 이건의 성물을 들어 올리며 함성을 질렀다.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전설을 시험해볼 때다!”
“오오오!”
사람들이 열광했지만, 정작 한 명. 이건만큼은 쯧쯧 고개를 내저었다.
글쎄, 그거 그냥 뼈다귀라니까 그러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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