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372)
제331화. 얼마에 팔았어? (1)
한편 그 무렵 선상 위.
이건이 쓸고 간 크루즈의 파티장.
안에서는 신음소리가 뒤섞여 흐르고 있었다.
“젠장, 뭐야…!”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배 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비싼 음식들은 피와 뒤섞여 바닥을 뒹굴고 있었고, 화려한 테이블은 형체 모를 모습으로 천장에 꽂혀있었다.
물론 천장에 꽂혀 있는 건 비단 테이블뿐이 아니었다.
“크윽…!”
천장에, 벽에, 바닥에. 온갖 신들이 신음을 흘리며 쓰러져 있었던 것이다.
덕분에 겨우 살아 남은 신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게, 아까 그놈이 한 짓이냐?”
“예…!”
놈의 정체는 알 수 없었다.
이상하게도 놈은 신의 기본 능력인 . 즉 을 쓰지 않았으니까.
마치 사용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어르시이인!!”
“괜찮으십니까, 어르신!”
연락이 끊겨 찾아온 권속신부터, 동료 성신들. 파티장에 있다가 봉변 당한 신들까지.
그들은 피떡이 된 신들을 보고 경악했다.
아까 그 미친 놈이 벽에 꽂고 간 신들 중엔 하필 신계의 귀한 몸도 있었던 것이다.
노인으로 보였다.
“아아…! 곤륜의 어르신이!”
“발할라의 사자가…!!”
하필 이들은 8대 세력 내부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인물들이었다.
한 명은 대성신들의 대스승이라 불리는 곤륜소속의 대사부였으며, 다른 하나는 신들 중에서도 가장 포악한 전사들만 모였다는 발할라의 사신! 그것도 유일한 온건파였다!
때문에 대성신 조차도 절대로 건드리지 않는 이들었다.
그리고 아까 그 놈이 뭐하는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니었다.
“위에서 난리가 날 것이다!”
“세상에, 도대체 누가 이 무례하고 끔찍한 일을…!”
그럴 때 바닥에 내동댕이 쳐진 채 코피를 흘리던 신이 눈을 떴다.
“누구 짓이긴…!”
“!”
곳곳에서 피떡이 된 신들이 부축을 받으며 일어났다.
“본인 입으로 하데스가 부른 엔터테이너라고 하지 않았는가!”
“하데스가?”
신들은 크게 술렁거렸다. 그쯤 되자 그들은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있었다.
“그럼 설마 하데스가 벌인 일이란 말인가?”
“그러한 것이다.”
신들의 눈빛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이 고얀 것.”
이 자리는 발이 넓은 하데스가 주최한 자리.
무려 평화협정을 위한 자리였다.
게다가 안 그래도 이 자리엔 희귀한 권속신의 경매권을 얻기 위해 몰려온 신들로도 가득했다.
하지만.
“그래. 이게 다 하데스의 술수로구나.”
“하기야, 그런 걸 팔려고 한 것부터가 말이 안되지.”
목적은 듣지 않아도 뻔했다.
“하데스 놈. 을 위해서 우리를 능멸한 것이 틀림 없습니다.”
그쯤 되자 신들이 흉악한 살의를 뿜어냈다.
지금도 괜히 라는 권속신에게 관심이 쏠리는게 아니었다.
지금 신계는 대성신전이라는 거대한 전쟁이 시작되려 하는 때였다.
쉽게 말해 공석이 되어버린 신들의 왕을 뽑기 위한 후계 전쟁.
“그래서 이런 파티를 연 것이로구나. 이 썩을 놈이!”
“대성신전을 유리하게 이끌려고 암살자를 투입해?”
“분명합니다. 그 엔터테이너란 놈이 하데스의 명을 받고 간계를 꾸민 것이옵니다!”
사실 이건은 아무런 생각도 없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신들은 분노에 눈을 번득 였다.
“허. 세력은 달라도 그래도 기쁜 마음으로 챙겨주려 했더니.”
“은혜도 모르는 놈.”
“아니, 비단 하데스 놈 하나의 문제겠느냐. 놈을 품고 있는 머리에게도 책임이 있다.”
“맞사옵니다.”
성신들은 사납게 몸을 일으켜 세웠다. 당장이라도 전쟁을 벌일 기세였다.
“전 성신에게 알려라! 당장 하데스와 올림포스를 치라고!”
* * *
“오. 여기가 별궁이라고.”
이건은 눈앞에는 드넓은 궁이 있었다.
10층은 제18의 차원층과 다르게 회색빛의 하늘이었다. 아무래도 상층으로 갈수록 햇빛이 들어오고, 하층으로 갈수록 빛이 닿지 않는 구조인 것이리라.
물론 그렇다고 이건이 궁 부지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을 사용했습니다] [성신의 영토 임시 통행증(4등급)]-임무를 위해 권속신에게 배급 가능한 통행증
-계급을 막론하고 사용할 수 있으며, 주인의 영토에 일시적 출입 가능.
-단, 해당 영토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체류 가능 시간: 28시간 34분 30초]뭐 반대로 말하면 여기서 도망칠 수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였지만 상관없었다.
“오. 그래도 돈 좀 잘 버나보네, 이 새끼. 터는 맛이 있겠어.”
이건은 별궁을 보며 웃었다.
그러나 이건과 다르게 우는 놈들이 있었다.
[주인니임!!!]이건의 그림자에 숨어 있는 그의 권속신이었다.
[주인님! 정말 이러시면 안 되옵니다아아!!]부하들의 애타는 절규에 이건은 눈살을 찌푸렸다.
“뭐, 어쩌라고. 도대체 뭐가 불만인데?”
아니 정말 그걸 몰라서 하는 소리인가!
이건의 권속신들은 방금 전. 배 위에서의 상황을 생각하기도 싫었다.
도망가는 신들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거기서 피떡이 되어 쓰러졌다.
그래서 말하는 것이었다.
[분명 선상 안에 있었사옵니다! 그놈들이!]신계에는 수 만개의 세력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규모, 위력. 모든 것에서 정점에 선 것이 바로 .
[8대 세력 중 하나인 올림포스 상단은 둘째치더라도, 곤륜과 발할라라니요!] [특히 발할라는 가장 포악한 놈들이온데, 하필 그쪽의 사신을 천장에 대롱 대롱…!]하지만 그들에 비해 자신들은 어떠한가. 다른 세력이야 수백, 수천만의 권속을 거느렸다지만, 뱀주인좌는 딸랑 10명!
숫자에서 이미 게임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동맹인 12신좌의 힘을 빌리자니 불안하고, 흡수한 신좌의 권속들은 아직 충성심이 부족하고.
[아무튼 이 사실이 위에도 올라갈 것이옵니다!] [주인님을 노려올 것이옵니다!]권속들은 절규했지만, 정작 이건은 귀를 후볐다.
“뭔 상관이야. 노리든가 말든가.”
사실 그에게 중요한건 그딴 새끼들이 아니었다.
[주인님?]눈을 번득인 이건은 선상에서 잡아온 피떡 물뱀들. 히드라들의 멱살을 잡아 어디론가 던졌다.
휙!
그러자 총탄처럼 직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쌍둥이 형제들!
쉬익!
그들은 사정없이 하데스 궁 대문에 쳐박혔다.
쾅!!
동시에 대문이 박살나자 경비로 있던 문지기는 크게 당황했다.
“혀, 형제여!!”
함께 있던 검은 개머리 문지기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뭐야! 이 녀석들 네 동생 아니냐?”
“형제여! 무슨 일이냐! 죽지말고 눈을 떠보아라! 형제여!”
물뱀은 애타게 동생을 흔들었다.
하지만 바로 그때였다.
“아항. 너도 아홉 쌍둥이 중 한 마리구나?”
“…?!”
물뱀은 등 뒤에서 들려오는 섬뜩한 목소리에 몸을 떨었다. 소름 끼치는 한기가 목줄기를 타고 흘렀다.
하지만 고개를 돌리려는 그 순간.
쾅!!!
“쿠, 쿨럭…!!”
이건에게 머리를 잡힌 히드라는 피를 토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은 붉은 눈을 가늘게 떴다.
“됐으니까 빨리 안내나 해라.”
그 광경에 옆에 있던 개머리 권속신이 거칠게 포효했다.
[신격: 케르베로스 (권속신)] [소속: 황천의 주인 (하데스)] [지옥의 번견]“네 이놈! 어디서 거지 놈이 굴러와서! 이런 곳에서 동냥을 하느냐!”
지옥의 번견이 거친 오라를 뿜어냈다.
[신적 개방]그리고 그 모습에 이건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처음 보는 힘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반사적으로 저 힘을 쓰게 하면 안될 것 같은 기묘한 느낌.
아니나 다를까, 권속신들이 황급히 외쳤다.
[주인이시여! 정면으로 상대하시면 안 되옵니다!!] [신체를 맞닿으시면 안 되옵…!]하지만 이건은 들은 척도 안했다.
“똥개면 똥개답게 길 안내나 해! 새끼야!”
[?!]“앉아!!!”
외침과 함께 이건의 발이 번견의 머리를 찍어 내렸다.
쾅!!
입구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별궁의 가장 중심 부.
“뭐? 지금 뭐라고?”
하데스는 자신의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집사장은 몸을 떨면서 고개를 숙였다.
“입구가, 입구가 뚫렸습니다!”
“근본 모를 하급 뱀신이 별궁에 이미 쳐들어 왔사옵니다!”
하데스는 어이가 없었다.
입구엔 분명 문지기가 있을 텐데.
그리고 주인의 그 불쾌한 낌새를 읽은 듯, 가신들이 몸을 떨었다. 이 모든 것은 자신들의 불찰이라는 것이다.
“저…주인ㄴ….”
탁.
술잔이 떨어지자마자 가신들은 움찔했다.
하데스는 살벌한 눈으로 읊조렸다.
“알았다. 어차피 놈의 목적은 하나.”
“!”
하데스는 헛웃음을 흘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건의 목적은 자신이었다.
“필시 이쪽으로 올 테니. 성대하게 맞을 준비를 해라.”
“!”
인간도, 신도, 똑같이 죽음 앞에서는 평등했다.
하물며 신격도, 신적도 채우지 못한 햇병아리 따위.
그 숨통을 끊어 놓으리라.
황천의 주인은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며 양팔을 벌렸다.
* * *
“야. 여기가 궁 내부 맞아?”
“예…! 맞사옵니다!”
지옥의 번견은 피를 토하면서 이건에게 질질 끌려가고 있었다.
다름 아닌 길 안내였다.
그리고 주변을 살피는 이건은 눈살을 찌푸렸다.
성 내부는 신전과 같은 고풍스러운 느낌과 지구의 현대적인 느낌이 섞인 장소였다.
그런데 그때였다.
“저. 그런데 목적지를 말씀해주시지 않았는데요.”
지옥의 번견이 미간을 좁혔다. 사실 번견은 이 앞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잘 알았다.
‘아무리 그래도 주인님의 그 권능 앞에서는 이놈도 버틸 수 없을 것이다.’
때문에 지옥의 번견은 땀을 흘리면서 물었다.
“저. 역시 하데스 님께 모셔다 드리면 될까요?”
그 말에 이건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 내가 미쳤냐? 누가 그쪽으로 안내하래?”
“예? 그…그럼.”
“와이프.”
번견은 잠시 버퍼링이 걸렸다.
“…예?”
“못 들었어? 하데스 와이프 말이야.”
번견은 비명을 질렀다.
“예?! 사모님이요?!”
“그래. 여기 있지? 하데스, 사모님한테 끌려서 여기 왔다며. 그러니까 거기로 데려가.”
뱀신은 붉은 눈을 번득이며 흉악하게 웃었다.
* * *
그리고 그 무렵이었다.
적막이 흐르는 신의 궁전 내부.
탁. 탁.
손가락으로 의자를 내리치며 기다리고 있던 하데스는 미간을 좁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늦는구나.”
이건이 입구를 뚫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 꽤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분명 번견이 함께하고 있다면 길을 잃지는 않았을 텐데.
이건을 감시할 겸 보내 놓은 정찰 권속신은 별다른 기별이 없었고 말이다.
‘놈의 목적은 나.’
여기까지 자신을 쫓아서 온 놈이었다. 새삼 겁을 먹고 도망가지는 않았을텐데.
‘그런데 왜 안 오는 것이지?’
심지어 놈이 눈치챌 수 있게끔, 자신도 마력을 뿜어내 위치를 대놓고 알려주고 있는데 말이다.
그리고 기껏 놈이 올 걸 생각하고 이곳에 공격스킬을 깔아두었건만.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주인님!”
무슨 소식을 들은 것인지, 가신들이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달려왔다.
“큰일이옵니다! 정찰 보낸 신이 방금 급하게 돌아왔는데! 그 뱀신이!”
“무엇이냐. 설마 도중에 도망이라도 쳤다더냐?”
그러자 가신이 데리고 온 정찰새가 목이 터져라 외쳤다.
“그게 아니라, 그 뱀신이 하필 사모님이 있는 곳으로 가셨습니다!!”
뭐, 뭐?
하데스는 드물게 당황한 기색이었다.
하지만 당황할 틈도 없이 하데스가 급히 아내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려는 순간이었다.
쾅!!!
‘!’
하데스가 기다리고 있던 방의 문이 폭발했다.
“!!”
정찰새 중 하나는 일부러 거의 다 왔을 때쯤에 풀어준 것일까.
연기 속에서 피를 머금은 정찰새들이 바닥에 툭툭 떨어졌다.
그리고.
“뭐야, 기껏 여기까지 왔는데 가긴 어딜 가.”
문 쪽에서 낯익은 얼굴이 걸어나왔다.
그리고 그 얼굴은 분명 하데스가 통신을 통해 본 적 있던 얼굴.
붉은 눈의 청년이 웃고 있었다.
“찾으러 가려는 게 이거냐?”
심지어 낯익은 물체를 어깨에 들쳐 맨 채!
“……!!!!”
이건이었다.
그리고 그의 한쪽 어깨엔 다름 아닌 하데스의 반려신이 쌀자루 마냥 들려 있었던 것이다.
그 모습에 눈을 부릅뜬 하데스는 이를 갈았다.
“너 이 새끼…!”
이건은 딱 걸렸다는 듯이 웃었다.
“됐으니까 내 친구 내놔. 새끼야. 아. 팔아서 이미 없으려나?”
“뭐?”
“그래서 얼마에 팔았냐? 니 와이프는 얼마에 팔아볼까 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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