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371)
제330화. 찾으러 왔는데? (4)
뭐? 여기에 누가 있어?
이건은 드물게 눈을 반짝였다. 아니 반짝이다 못해 사납게 번득였다.
아니나 다를까.
“야. 그거 자세히 말해봐. 누가 여기에 있다고?”
이건이 다가오자 여신들은 몹시 기뻐했다.
“아! 하데스 님이요?”
그들은 행여나 이건이 다른 곳으로 갈까봐 신이 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앞 다투어서 해주었다.
“그게, 얼마 전에 희귀한 권속신을 얻었다고 하십니다! 호구…랬나? 그래서 그 축하를 위한 연회 때문에 18층에 오셨다고 해요!”
“신계의 축복이라며 하데스님 외에도 유명한 성신들이 다 몰렸다고 들었습니다!”
그 말에 이건은 가증스럽다는 듯 웃었다.
오호라.
그러니까 지금 남의 소중한 친구를 빼앗아 가놓고 파티 중이시다?
이건은 그 어느 때 보다 빡친 듯 핏대를 세웠지만, 뭐 아무래야 좋았다.
지금 상황에선 오히려 이득.
“그래서 걔. 어디 가면 만날 수 있어? 볼일이 좀 있는데.”
그 말에 여신들은 어째서인지 당황스러운 듯 눈치를 살폈다.
“아….”
“왜. 무슨 문제 있어?”
“아뇨. 계신 곳을 알려드리는 건 어렵지 않은데, 만나시는 것까지 가능하실지….”
“맞습니다. 올림포스 관계자 아니면 아마 들여보내주지도 않을 것이옵니다.”
“워낙 상급신이셔서 직접 뵙기는 힘드니….”
그 말에 눈살을 찌푸린 이건이 뭐라고 하려 할 때였다.
“아! 하지만 저 권속이면 쉽게 들어갈 수 있겠네요.”
“!”
여신들은 뜻 밖에도 행복해 죽으려는 사티로스를 가리켰다.
“너도 올림포스의 권속신이 아니더냐. 연회장에 쉽게 들여보내줄 텐데?”
“그래. 네가 이분을 소개 시켜드리거라. 그럼 하데스 님도 기뻐하지 않으시겠느냐.”
“!”
의외의 사실인지 이건은 사티로스를 보았다.
그러나 정작 사티로스는 경기를 일으켰다.
“아악! 꺼져! 이미 올림포스에서 신적 파인 지가 언젠데 누가 누굴 소개해!”
“어머. 신적은 아직 안 파이지 않았느냐. 비록 신계에서 음란마귀로 추태를 부리다가 신들의 분노를 샀긴 했지만. 아직 널 찾던데.”
“아악, 안 돼! 그분들 뵈면 난 죽는다고!”
애초에 올림포스에서 알면 안 되는 정보를 알게 되어서 밀입국을 시도했던 것이 아닌가.
자신의 입국 기록이 남는 순간, 무서운 기세로 자신을 잡으러 올 테니까!
그래서 불길함을 느낀 사티로스는 도망치려 했지만.
“됐으니까 너. 따라와.”
이건이 눈을 번득이자 사티로스는 비명을 질렀다.
“아악! 꺼져! 내가 왜!”
사티로스는 언제 이건을 형님이라고 불렀는지, 빼액거렸다.
“가려면 너 혼자가! 아까는 신격을 못 쓰니까 작전상의 이유로 굴복한 거지! 이젠 신계 안이라 나도 신격을 쓸 수 있거든? 그래, 광석이 신격화되어서 몸뚱이만 튼튼한 아류신 주제에!”
“!”
사티로스는 어디 덤벼보라는 듯 쨉쨉 주먹질을 했다.
“내가 비록 신들의 미움을 사긴 했어도, 이라는 이름을 대면 모르는 놈들이 없는 이름 있는 신이구만. 어디서 감히 하급신이 괘씸하게….”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쿠구구궁!
“아아악!”
순식간에 뱀주인좌의 마력이 치솟았다. 그리고 힘을 개방하자 아까와는 다르게 번득이는 붉은 눈.
“맞고 따라올래. 아니면 그냥 맞고 따라올래?”
“알겠습니다!! 다리를 분질러서라도 당장 따라가겠습니다아!!”
“아니. 다리를 분지르면 내가 귀찮으니까 됐고.”
사티로스, 아니 판은 눈물을 흘렸다.
* * *
제18의 차원층은 하층이지만, 괜히 유흥의 차원이 아닌 것일까. 대륙 전체가 화려한 밤의 도시였다.
그리고.
“바로 저기입니다. 분명 하데스 님이 저곳에 들어가시는 걸 봤어요.”
꺄꺄 좋아하는 여신들이 가리킨 곳은 호수. 거기에 거대한 크루즈가 있었다.
물론 지구에서 보던 크루즈보다는 훨씬 고도화된 느낌의 형상이었다.
그리고.
‘확실히 느껴지는 군.’
배 안에서 낯익은 기운이 느껴졌다.
물론 누가 출입했는지 숨기기 위해 권속들이 암막 권능을 치고 있었지만, 개코 같은 이건은 속일 수 없었다.
그리고 이건이 배 입구로 향하는 그 순간.
“누구냐!”
당연하게 권속신들이 이건을 가로 막았다.
몸통은 경호원 마냥 양복을 입은 사람이었지만, 머리는 목이 긴 뱀.
[신명: 12가지의 시련] [신격: 히드라 (권속신)] [소속: 황천의 주인 (하데스)] [네메아의 아홉 쌍둥이 물뱀]좋은 정보가 뜨자 이건은 웃었고, 판은 질색했다.
‘목을 잘라도 죽지 않고, 가진 독은 신도 죽인다는 하데스의 권속신…!’
때문에 그는 냅다 도망치려 했지만, 이건이 도망치려는 판의 배낭을 움켜잡았다.
딱히 이건이 힘을 주지도 않았음에도 판은 1mm도 나아갈 수 없었다.
그 순간, 아홉 쌍둥이 중 하나가 눈을 부릅뜨고 그들을 죽일 듯 보았다.
“하급신 따위가 여기는 무슨 볼일이지?”
이건은 방긋 웃으며 판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판은 기겁해서 배낭을 내밀었다.
“아! 그! 이 녀석은 하데스 님의 권속이 되고 싶어서 온 놈이로다!”
“권속신?”
“무신인데! 전투력이 쓸 만해서 데려왔느니라. 그리고 기특하게도 지참금도 가져왔지 뭔가!”
“지참금?”
곧 판이 배낭을 열자 물뱀들은 크게 감탄했다.
“오오! 모두 달란트가 아닌가!”
“이 녀석, 굉장한 부자로군!”
그 말에 판은 땀을 삐질 흘렸고, 이건은 비릿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신계 똥멍청이들이 돈 밝히는 건 아주 잘 알았다.’
그렇다면 아주 철저하게 이용해주마.
아니나 다를까, 이건은 손을 내밀었다.
“자. 이거는 수고비.”
이건이 놈들에게 달란트를 쥐어주자 판은 공포에 떨면서 이건을 보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건이 달란트에 수상한 장치를 설치하는 걸 봤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하는 말이었다.
‘이놈들이 이딴 거에 속을 것 같냐? 지금도 일부러 잡아두려고…’
“크읍, 눈치 빠른 놈. 이놈은 될 놈이야. 사회생활 잘하겠어.”
“판 님이 데려온 녀석이면 실력은 보증이 됐겠지.”
“따라와라. 주인님도 기뻐하실 것이다.”
오히려 순순히 들여보내주자 판은 머리를 움켜쥐었다.
‘눈치채라고! 왜 몰라, 왜!’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그들은 크루즈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갈수록 이건의 눈빛은 더욱 변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저 안이다.’
문 너머, 홀 안에서 하데스의 기운이 느껴졌다.
하지만.
술렁술렁.
‘!’
갑자기 홀 안에서 기이한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이에 이건이 급히 연회장 안으로 들어가자 안에 있던 다른 경비가 막았다.
“야! 거기 하급! 어딜… 컥!”
“하급이라 하지 마라! 저분은 고객님이시다!!”
“뭐?!”
이건을 들여보낸 물뱀들은 눈을 가늘게 뜨며 작게 속삭였다.
“돈이 아주 많으신 분이야.”
“!”
그들이 음흉하게 이건의 주머니를 노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안에 들어간 이건은 움찔했다.
파티장 안엔 호화 드레스와 신의(神衣)를 입은 신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없어.’
하데스는 아무리 봐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이건은 자신을 데려다 준 쌍둥이 물뱀에게 싸늘하게 읊조렸다.
“야. 하데스 어딨어.”
“아, 아니 그게 안 계실리가….”
“아. 하데스 님? 주인님이라면 급히 10층 별궁으로 돌아가셨는데? 사모님께 걸렸거든.”
“?!”
물뱀들이 경악했지만, 정작 이건은 흥미로운 듯 웃었다.
“뭐야. 그럼 그리로 가면 되겠네.”
오히려 잘 됐다.
와이프가 있다면 이야기는 더 빨라지리라.
“별궁인지 뭔지, 10층으로 안내해. 만나게 해준다고 했지?”
그러자 물뱀 형제들은 정색하며 이건을 보았다.
“안 된다.”
“뭐?”
“그냥은 안 돼. 이곳은 유희 중인 곳이니 괜찮았지만, 그곳은 위대한 신의 궁전. 사전 허락 없이는 절대 가서도, 들어갈 수도 없다.”
“그래. 반드시 대면 허락을 받아야 하느니라. 안 그래도 최근 신앙심 600%인지 뭔지, 귀한 물건을 가져오신 바람에 도둑이 늘어서 말이다. 게다가 그 물건도 자꾸 도망치다 걸려서 경비도 심해졌고.”
“뭐, 상품가치가 떨어지면 곤란하니 다리를 자를 수도 없고.”
“그래도 선약금 많이 받아서 이렇게 파티도 할 수 있었잖아요.”
“하여간 매일 건이 건이 하면서 이상한 종이비행기를 필사적으로 밖으로 날린다는데… 근데 건이는 누구야?”
그 말에 이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아. 그러니까 이 새끼들이 택수를 상품 취급하고 있다는 건가?
“아무튼 기다려라. 성의를 봐서 금방 데려다 주마.”
“얼마나 걸리는데?”
“그건 십….”
빠각!!!
이건은 참지 못하고 물뱀들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연회장 안에서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은 해맑게 웃었다.
“하씨, 십 년을 기다리라고? 이 빌어먹을 신새끼들이 진짜 보자보자 하니까.”
그러자 아직 피떡이 안 된 다른 형제쪽이 당황하며 말했다.
“아, 아니 이보거라. 뭔가 큰 오해를 하는 것 같은데 십 년이 아니라 십….”
십 분이라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그 순간.
빠각!!!!
또 주먹을 날린 이건이 헛웃음을 흘렸다.
“뭐? 십일 년?!!”
그러자 남은 한 명이 급히 외쳤다.
“아, 아니!! 십….”
빠각!!
“십오 년이냐!!!!”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십ㅂ!!!”
결국 마지막 남은 형제까지도 얼굴이 박살나 쓰러졌다.
“하. 십구 년이라니 이 양심도 없는 새끼들.”
그러나 입조차 벙긋할 수 없는 히드라들은 억울했다.
이건은 들을 생각도 없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이건이 물뱀 형제들 품에서 10층으로 향하는 통행증을 발견한 그 순간.
연회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방금 전까지 파티를 즐기던 신들이었다.
“뭐야, 저 애!”
“하데스 님의 경비들을!”
그 외침에 이건이 방긋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그러니까. 니들은 내 친구 팔아먹은 돈으로 먹고 마시고 있는 거구나.”
이건의 눈이 빛났다.
이에 불길함을 느낀 듯, 이건의 그림자 속에서 뱀주인좌 권속신들이 말했다.
[저, 주인님. 안 됩니다. 여기 귀하신 분들이 꽤 계십니다.]“그래. 전부 하데스 친구라고?”
[주인님???]“하하. 죄다 권속으로 삼아서 용용이 습식 사료로 줘버려야지.”
[주인님!!!!]바로 그 순간, 연회장 안에서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빌어먹을, 도대체 네놈은 누구냐!”
“하데스가 부탁한 엔터테이너다, 왜!”
“그게 무… 아악!”
안에서 들려오는 괴이한 음성에 문 밖에 있던 판은 호달달 떨었다.
도대체 신계에 뭐 하는 놈이 들어온 거야!
* * *
그리고 그 무렵.
[만신전 제10의 차원층]별궁으로 돌아온 하데스는 기이한 소리를 들었다.
“뭐라? 지금 뭐라고 하였느냐?”
“그러니까 지금 바깥에, 바깥에!”
“바깥에 뭐?”
“침입자가 쳐들어왔사옵니다! 정문에요!”
“!”
하데스는 미간을 좁혔다.
안 그래도 한참 바쁜 와중에 침입자라니.
“침입자야 외부의 경비가 해야 할 일이 아니더냐. 그 문제를 왜 여기까지 끌고 오는지 알 수가 없구나.”
“그게 평범한 침입자가 아니옵니다. 괴이한 뱀신이…!”
“뱀신…?”
하데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아아.”
그는 한참 까먹고 있던 걸 겨우 떠올리듯, 실소를 흘렸다.
“그래. 그게 자기 권속을 찾으러 여기까지 왔구나?”
“주인님?”
“뭐. 그래도 변방의 이름도 없는 하급신이 용을 쓰긴 했구나.”
하데스는 귀엽다는 듯이 웃었다. 그런 주인의 모습에 가신이 눈치를 보았다.
“저. 그러면 침입자는 어찌할까요?”
“신경 쓸 것 가치도 없는 놈이다. 냅둬라.”
“예?”
“그래봐야 천박한 잡신. 그깟 것은 어차피 이곳까지 오지도 못한다.”
“그럼….”
“그보다 지금 선상 파티장에 있을 귀한 손님들에게나 전하거라. 급한 용무로 먼저 자리를 떠서 미안하다고. 경황이 없어서 연락을 못했지만, 내가 없어도 파티는 오늘밤까지 재미있게 즐기시라고.”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하데스는 즐거운 듯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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