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414)
제373화. 바뀌기 시작한 운명 (3)
뭐 아무래야 좋았다.
“개새끼도 찾았으니 여기는 이제 볼일 없어.”
목적을 찾은 이건은 아누비스의 멱살을 잡은 채 질질 끌고 갔다.
덕분에 아누비스는 당황스러웠다.
“정보를 말해 줬음 되었지 않느냐! 어디로 데리고 가려고!”
“어디긴. 이제 집에 가야지?”
“……!”
룰북도 얻었으니 지구에 붙어있는 건 문제 없었다.
그러니 이제 출국장으로 나가기만 하면 그만.
‘가뜩이나 내 땅에 웬 놈팽이들이 놀러 왔다더만.’
하지만 출국장을 통해 나가기엔 자신들에게 원한을 가진 놈, 업적을 노리는 놈, 신앙심 600%를 노리는 놈 등, 귀찮은 놈들이 많았다.
때문에 밀출국하기에 가장 좋은 루트가 저승계의 길.
‘바로 택수가 끌려갔던 길이지.’
그리고 신들은 절대 쫓아올 수 없는 최단 루트.
“그러니까 가자 저승계. 니가 안내해 준다며.”
그러자 당황한 아누비스가 외쳤다.
“안내해줄 수는 있는데! 그 길은 영혼만 지나갈 수 있는 루트라고!”
한마디로 육신과 영혼을 분리해야 하는 루트였다. 그래서 다른 신들이 쫓아오지 못하는 루트였고 말이다.
하지만.
“그게 뭐 어쨌는데?”
“뭐? 그게 어쨌다니! 네놈, 설마 기껏 키운 투신의 육신을 버리고, 식민지 주민의 몸에 빙의할 생각이냐!”
투신이 아무나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수많은 신들 중에서도 열 손가락에 꼽는 이들이건만!’
그러나 이건은 입꼬리를 올렸다.
“어 전혀 상관없음. 나 창조신이야. 몸뚱이야 카피해서 다시 만들면 그만.”
“?!”
그러자 아누비스는 질질 끌려가면서도 당황스러웠다.
‘젠장, 이대로면 이놈이 지구로 가버릴 텐데?’
같은 투신급인 세트가 올 때까지 붙잡고 있어야 하건만!
결국 그가 할 수 없다는 듯 외쳤다.
“안 간다 이놈아! 곤륜을 두고 너 같은 빈털터리 거지 성신을 따를 것 같으냐!”
“!”
“정 그러면 곤륜만큼 커진 후에 와라!”
이건은 뭔 개소리냐는 듯 보았지만, 권속신이 알만하다는 듯 끄덕였다.
“곤륜은 신계 최고의 부자들이니까요.”
“괜히 재물신 중 유명했던 성신, 옥황상제가 과거 의 소속이었던 것이 아니죠….”
그만큼 진귀한 물건도 많은 환상의 무릉도원이었다.
하지만 그거랑 자신이랑 뭔 상관이람.
그렇게 이건이 바라보자 아누비스가 급하게 속삭였다.
“의 도원경에는 특별한 가 있다고 한다!”
“과일을 먹을 바에 치킨을 먹겠다.”
“그게 아니고! 그건 생명의 신격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의 힘을 끌어 올려주는 과실이다!”
“!”
“그거만 있으면 네놈도 필살기인 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을 거고! 안 그래도 순환을 쓰는 조건이 까다롭지 않느냐?”
이건은 미간을 좁혔다.
확실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왜?
‘생명과 죽음의 경험치가 각각 100%야 하니까.’
하지만 지금 상태는 어떠한가.
죽음이야 워낙 하는 짓이 있어 파괴하기만 해도 오르지만, 생명은 거지 같았다.
순수하게 남 좋은 일 착한 일(?), 아니 힐러 활동을 해야 오르는데, 이게 또 죽이고 살리는 걸로는 꼼수로 여기는 듯 경험치가 오르지 않았다.
치사하게 나쁜 마음(?)이라고 안 오르는 것일까.
그리고 얼마나 착한 일을 안 하면 지금도 경험치의 차이가 저따위일까 싶지만 권속신들은 납득했다.
“뭐 의 신격 자체가 정의롭고 착한 신들이 발휘할 수 있는 신격이니까요.”
“사실 주인님이 가지시게 된 것도 기적이죠.”
“뭐 새끼들아??”
그나마 군주 급을 잡아야 생명 수치가 오를 텐데 그런 놈이 흔한가.
그리고 그 속내를 읽은 듯 아누비스가 속삭였다.
“그 상태면 수백 년은 있어야 을 쓸 수 있지 않겠느냐? 그 사이 지구를 탐내는 성신들과 맞붙을 수는 있겠느냐?”
“…….”
이건은 미간을 좁혔다.
즉 이놈이 말하는 건 일단 지구가 아니라, 에 먼저 가는 게 낫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복숭아를 노리고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꼬시는 아누비스는 입꼬리를 올렸다.
‘뭐, 어차피 그 복숭아는 내가 슬쩍할 거지만.’
그 복숭아는 다른 세력신들도 탐내는 보물.
그걸 가지고 에네아드로 귀환하면 자신도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아누비스는 내색하지 않고 말했다.
“아무튼 나를 곤륜에 넘겨주는 척 하면서 곤륜의 복숭아를 노리는 게 너한테도 이득이지 않겠느냐?”
“대성신의 보물이라며. 니 새끼 몸값이 그 정도 된다 생각하는 거냐?”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뭐 그 복숭아라면 구경시켜드릴 수 있죠. 그만한 대가를 내놓으면.”
“!”
가게 직원들의 말에 고개를 돌린 이건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
그도 그럴게 방금 전까지 귀여운 모습이었던 직원들의 모습이 변해 있던 것이다.
작았던 체구는 언제 그랬냐는 듯 거대해졌고, 귀여웠던 눈망울도 얼굴도 순식간에 악귀로 변해 있었다.
웬 놈들인가 했지만, 곧 놈들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주인님! 큰일입니다! 이놈들, 대성신의 직속신입니다!”
“전당포를 맡는 하급신들이 아니에요!”
“!”
그말과 함께 주변의 환경이 바뀌었다.
[의 영역에 들어왔습니다]의 공무원 전당포인 줄 알았던 간판이 대성신의 건물로 변한 것이다.
그리고 그 낯익은 문패에 이건이 눈살을 찌푸렸다.
‘택수를 경매장에서 제일 먼저 낙찰해갔던 그놈들이잖아.’
아니나 다를까.
“우리 아가씨가 낙찰한 를 빼앗아가고, 대성신의 귀중한 어르신을 그 모양으로 만든 걸 벌써 잊은 건 아니겠지.”
아무래도 놈들은 전당포 직원 인척 함정을 파놓고 기다렸던 모양이었다.
문제는 그뿐이 아니었다.
“주인님, 저놈들은 신들을 잡아먹는 식귀 입니다!”
“!”
그들은 크루더들하고는 다르지만, 신계에서도 공포의 대상으로 떠오르는 종족!
이건은 바로 죽음의 권능을 사용하려 했다.
하지만.
[경고. 권능이 통하지 않습니다] [해당 공간은 의 결계가 펼쳐져있는 공간입니다] [평화롭고 싸움 없는 도원향의 고유 결계 효과로 권능이 해제됩니다] [모든 무장이 해제됩니다]“!”
권능이 발동되지 않았다.
동시에 붙잡힌 아누비스의 비명 소리도 들려왔다.
“젠장! 어쩐지 신들을 상대로 배짱 장사를 한다고 했다!”
자신은 둘째 치고, 자신을 찾으러 온 이건이 성신임을 알면서도 이자놀이를 하는 둥 묘하게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다 싶었다.
‘뭐, 곤륜 자체가 신들 상대로 대부업을 할 정도면 보통 놈들이 아니지만!’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대성신의 힘으로 힘을 숨기고 있던 곤륜의 신들이 이빨을 드러냈다.
“주인ㄴ…컥!!”
권속신이 먼저 삼켜지자 아누비스는 눈을 질끈 감았다.
식귀들은 잡아먹은 권속신들을 절대 놓아주지 않았다.
‘저놈은 끝났….’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푸학!!!
“!”
천공의 단죄를 소환한 이건이 적의 머리를 두 동강 냈다.
삼켜진 권속신은 뱃속에서 흘러나왔다.
“컥, 주인ㄴ… 송구하옵….”
“무사하면 됐다.”
그러나 정작 식귀들은 동료의 죽음보다 이건이 소환한 천공의 단죄에 굉장히 놀란 듯했다.
“잠깐, 저 신기는 무엇이냐…!”
눈이 휘둥그레진 식귀들은 뜻밖의 말을 했다.
“그 무기를 주면 이자 값으로 쳐서 이 에네아드 지주신은 되돌려주마.”
“아니, 우리가 포획한 권속들도 주지.”
그말에 아누비스는 핏대를 세웠다.
그도 그럴게 곤륜은 이 신계에서 가장 눈이 높았다.
그리고 그런 저들이 저런 반응을 보인다는 건, 물건의 값어치가 상상 이상이라는 것이겠지만….
“지금 내 신격이 무기 따위보다 못하다는 것이냐?! 심지어 떨이?!”
“잡아먹기 전에 닥치고 있어라! 하룻강아지!”
곤륜이 이건에게 달려들었지만, 이건은 돌연 단죄를 없앴다.
소환을 해제한 것이다.
그 광경에 권속신들이 놀랐다.
“주인님! 어째서!”
이건이 단죄를 집어 넣은 이유는 간단했다.
식귀인 만큼, 신들을 무력화시키는 권능에 특화되어 있는 것일까.
식귀들 때문에 애꿎은 천공의 단죄를 부식시킬 순 없었다.
‘우리 애 아파한다고.’
동시에 이건이 대체품을 불러냈다.
“나와라, 몽둥이! 전부 없애!”
권속신 중 최강의 방패. 투신을 부른 것이었다.
하지만.
[몽둥이(헤라클레스)가 빈사 상태입니다] [소생이 필요합니다]“!”
불러낸 헤라클레스가 변사체(?) 상태로 쓰러져 있자 이건은 어처구니 없어했다.
심지어 독에 당한 듯 딱딱해져 있었다.
결국 쟤는 또 왜 저러냐는 듯이 바라보자, 권속신은 난처해했다.
“그, 그게, 전갈좌 성인에게 이름을 묻다가 쳐 맞아서….”
헤일리에게 이름을 물었다는 말에 이건은 묘하게 핏대를 세우며 쯧 혀를 찼다.
그리고.
“뭐. 그럼 할 수 없지.”
“예. 일단 여기서는 주인님의 신기로…!”
빠각!!!
헤라클레스의 다리를 번쩍 든 이건은 몽둥이처럼 들고 적들을 죽였다.
빠각! 빠각!
식귀들의 능력에 헤라클레스의 몸이 망가졌지만, 이건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했다.
“내 몸보다 단단하니 죽지는 않겠지.”
“?!”
과연 최강의 몸뚱이였다.
그리고 돌아선 이건이 무슨 생각인지 눈을 번득였다.
‘의 복숭아라.’
그리고 그때였다.
“우리 대성신의 먹이나 되어라!”
엄청난 숫자가 한꺼번에 몰려들자, 귀찮아진 이건이 필살기를 썼다.
[나 대신 맞아라 (1성)]그 스킬과 함께 작열사주인과 휴고가 이건의 앞에 떨어졌다.
“뭐야! 이 권능은…”
“나참, 얘는 또 어디에 소환을…아악!!!”
이빨을 드러낸 식귀들을 본 작열사주인과 휴고는 비명부터 질렀다.
“잠깐, 식귀?! 곤륜?!”
상황을 깨달은 휴고는 바로 활로 놈들을 찍어 내렸다.
그리고 바로 조준 준비를 했다.
“건아! 한 번에 쓸어버리게 잠깐 유인 좀….”
그러나 고개를 돌린 휴고는 핏대를 세웠다.
작열사주인과 알아서 막으라는 듯, 이건이 냅다 튀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휴고는 자신도 모르겠다는 듯 권능을 발동했다.
[미의 찬시 (5성)]콰앙!!
“아악!!”
동시에 화살에 맞은 식귀들의 모습이 모조리 아군 인형(이건)으로 변했다.
덕분에 자신들을 향한 공격은 멎었지만, 또 다른 문제가 생겨버렸다.
두두두두두!
“!”
여자 이건의 모습으로 변해도 식귀 본능은 남아 있는 걸까.
그들이 전당포를 벗어나 다른 신들을 잡아먹기 위해 뛰쳐나간 것이다.
작열사주인은 질색했다.
“종자야! 저러면 다른 신들이 무분별하게 잡아먹히지 않느냐!!”
“알 게 뭐야!”
“저놈들은 곤륜 대성신의 부하들이다! 원래대로 안 돌리면 분노를 살 거야!”
휴고는 알게 뭐냐는 듯 슝 도주했다.
그리고 그 무렵.
그 혼돈의 도가니를 관찰하는 한 남자가 있었다.
장소는 곤륜 세력의 땅 .
-도망쳐!
-아악! 종자야! 원래대로 돌려! 어서!
연못에 비치는 이건의 모습에 대성신의 권속신은 미간을 찌푸렸다.
“참으로 천박한 무리들입니다. 권속도 없는 작아빠진 성신이 어디서…”
“전력을 불러 저 건방진 뱀신을 쫓게 할까요?”
안 그래도 대성신이 아끼는 곤륜의 어르신과 호구의 낙찰까지도 방해하지 않았는가.
“낙찰받으신 여동생님께서는 아직도 를 뱀신에게 빼앗겨 울고 계십니다.”
“의 일로 8대 세력의 대성신들 모두 뱀신에게 언짢아하고 계시고요.”
“뭐 8대 세력이 아닌 이들은 오히려 그 업적을 빼앗으려 뱀신을 추적하는 듯하지만요.”
“물론 그렇게 되기 전에 다른 대성신들께서 뱀신을 처리하려 하실 것 같습니다만, 저희가 먼저…”
하지만 화면으로 이건과 여자 이건으로 바뀐 부하들을 본 대성신은 다른 모양이었다.
“오. 저게.”
상당히 흥미로운 듯한 표정이었다.
* * *
“헉, 헉.”
“아 진짜 겨우 도망쳤네.”
전당포를 빠져나온 휴고와 아누비스는 중립 구역에 있는 숙박 시설에 들어갔다.
신계의 밤은 괴물이 돌아다녀 반드시 실내에 있어야 한다며, 처녀좌 성신이 미리 잡아주었던 곳이었다.
물론 자칫하면 못 들어올 뻔했다.
그도 그럴게 밖은 이미 휴고가 만들어놓은… 아니 풀어놓은 이건 식귀 무리들 때문에 아수라장.
“아악! 살려줘!”
“오지ㅁ… 커흑!”
신계의 모든 길거리는 피와 시체로 난무했다.
덕분에 결계가 있는 숙박시설은 밤이 되기 전에 만원.
물론 식귀들이 먹어 치운 신들의 경험치는 휴고와 이건에게 들어왔지만.
덕분에 사정사정해서 이건을 쫓아온 아누비스는 질색하듯 이건과 휴고를 보았다.
‘도대체 저 두 놈 때문에 신계가 뭔 꼴이냐.’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정작 작열사주인은 아누비스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조카야. 정말 값도 안 치르고 얠 빼앗아와도 되는 것이냐? 그 전당포에 있던 애들, 대성신이 아끼는 놈들이다.”
“알 게 뭐야. 문제 삼으면 갈아버리면 그만이지.”
“너 정말 그렇게 나오다간…!”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번쩍!
돌연 이건의 앞으로 금색의 편지가 한 장 떨어졌다.
그 금색의 편지의 정체를 눈치챈 작열사주인은 그것 보라며 질색했다.
“봐라! 대성신의 선전포고장이다! 곤륜이라고!”
다른 대성신들로도 벅찬데 곤륜까지 엮이면 곤란하다는 눈치였다.
‘곤륜은 신계에서 가장 권속신 비율이 높은 대 세력이 아닌가.’
다른 곳도 꺼릴 만큼 대 세력이었다.
하지만 이건은 눈살을 찌푸렸다.
“니들 언어 읽기 귀찮으니까, 읽어봐. 안에 뭐라 적혀 있는데?”
“뭐라 적혀 있긴, 그 수전노들이라면 보나마나….”
그러나 편지를 뜯은 작열사주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뭐야. 뭔데?”
“아, 아니. 이건 보지 않는 편이….”
작열사주인이 시선을 피하자 이건이 편지를 빼앗아왔다.
그리고 대충 글자는 읽을 수 있는 이건은 제 눈을 의심했다.
[이자 없이 에네아드 지주신을 데려간 것에 대해서는 불문율로 하겠다] [선박 파티에서 곤륜의 대숭상께 손을 댄 것에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 [원한다면 곤륜 쪽에서는 모든 세력에게서 와 뱀주인을 지켜줄 수 있다] [원한다면 지참금 1000억 달란트를 주마]곤륜이 미쳤나 싶을 제안이었다. 뱀주인좌로서는 피할 이유가 없는 제안이었고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마지막 한 줄.
[단. 뱀주인 성신은 곤륜 대성신의 13,888번째 신부가 되어라]“?????”
이게 뭐냐는 듯 작열사주인을 보자 그는 이마를 짚었다.
“아무래도 곤륜 대성신이 종자가 만들어둔 여자 모습 조카가 마음에 든 모양이다.”
“뭐가 어째??”
“그러니까… 한마디로 돈 줄 테니 순환의 힘으로 성별을 바꿔서 시집와라…?”
이건은 돌았냐는 듯 편지를 찢어버렸다.
결국 그 편지에 휴고는 배를 잡고 웃었고, 이건은 죽여 버리겠다며 눈을 번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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