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42)
제42화. 세상에,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었어 (2)
“와, 너 엄청 끈질기다.”
이건은 눈앞에 있는 30대 남자를 향해 말했다.
아주 가관이라는 표정이었다.
“나 사내새끼한테 집착 받긴 싫은데.”
그러자 상대는 기가 막힌 듯했다.
“저도 집착하기 싫습니다.”
이건의 앞을 가로 막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쌍아좌 성단장.
최성혁이었다.
그리고 숨어 있긴 하지만, 제 얼굴을 팔아먹었던 힘법사 호위도 함께였다.
최성혁은 카페에 가려는 이건을 가로막고 서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가증스럽게 그를 보았다.
‘분명 한국 투 톱이라고 했나.’
한국의 영웅인 이건을 이어 한국이 자랑하는 굴지의 S급들이 있다고 했다.
하나는 근접 최강 사자좌 성단장.
그리고 또 하나가 바로 이 마법 최강 쌍아좌 성단장이다.
쌍아좌 불모지인 한국에서 무려 랭킹 1위까지 끌어올린 수완가로 유명하댔다.
‘한마디로 지독한 놈인 거지.’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알게 뭐람.
바게트 빵을 통째로 씹던 이건이 최성혁을 걷어차려고 했다.
“나 바빠, 새끼야. 비켜.”
그러나 최성혁은 느긋하게 웃었다.
발차기쯤이야 최강의 마법 방어 앞에선 아무것도 아니었다.
“저도 바쁜 몸입니다. 오늘도 성녀의 호위가 있어서… 컥!”
이건의 발을 붙잡던 최성혁의 얼굴이 핏기가 사라졌다.
‘뭐 이런.’
마법 방어를 했는데, 아려오는 고통이 끔찍했다.
그러나 정작 발차기를 날리던 이건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성녀 호위? 네가?”
필시 그 말에 이건이 힘을 빼지 않았으면 최성혁의 갈비뼈가 바스러졌으리라.
심지어 힘을 완전히 뺀 것이 그 정도.
그걸 아는 걸까 모르는 걸까, 최성혁이 고통을 참으며 웃었다.
“성녀의 기자회견이 7시부터 강남 거래소에서 있으니까요. 성녀의 의뢰로 전 신좌 성단장들이 소집되었거든요.”
아니, 사실 성녀가 말한다는 20년 전 이건과 관련된 일이 궁금해서 다들 의뢰를 수락한 것이지만.
그 말에 이건이 가증스럽단 듯 웃었다.
자기 성역에서 기자회견을 하면 안 되냐길래 지랄 말라며 한국으로 불렀더니.
‘이게 성단장들을 방패로 불렀다 이거지?’
아무래야 좋았다.
최성혁이 어딜 가냐는 듯 필사적으로 이건을 붙잡았다.
“이제 쌍아좌 성단이랑 계약하셔야죠?”
“뭐?”
“쌍아좌한테 수십억 어치 경매품을 낙찰받으시고 입을 싹 닦으시려고요?”
그 말에 이건은 황당하단 듯 숨어 있는 호위를 보았다.
‘저거 여태 말 안했나?’
그랬다.
저 호위는 성재와 한 팀이었다.
안 그래도 성재 때문인지, 어제 자신을 찾아와 필사적으로 물었는데 말이다.
‘이건. 아니죠? 제발 아니라고 해요!’
호위는 필사적인 표정을 보냈다.
내색하지 않지만 이건이면 진짜 X된다는 얼굴표정이었다.
‘뭐 엿 될 수밖에 없긴 하지.’
그도 그럴 게 쌍둥이자리.
쌍아좌는 이건을 굉장히 증오하는 신좌 중 하나다.
뭐, 자신을 좋아하던 성인이 택수 말고 누가 있겠냐마는, 쌍아좌 성인하고는 특히 불구대천지 원수지간이었으니까.
견원지간이라 어쩌다 마주치기만 해도 서로의 목을 따려고 들 정도였다.
실제로 피도 몇 번 봤다.
어쨌든 우두머리가 그따위라 그런지, 쌍아좌 성도들은 전원 자신을 싫어하는 풍토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사실 드라크마에서도 쌍아좌 성단장이란 놈이 자신에게 스카웃 제의를 해와 웃겼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상대에게 쌍아좌 기금을 수십억이나 쏟아 부었으니.
‘내가 이건이면 얘들은 진짜 뒤지는 거지.’
물론 그걸 모를 리 없었지만, 시치미 뚝 떼고 뜯어먹은 이건이었다.
그리고 잘못하면 책임을 전부 뒤집어 쓸 수도 있는 상황이라 호위는 입을 다물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일이 잘못되어가는 것 같아 진실을 말하려 했지만, 타이밍을 놓치다 못해 최악이 되어버려서 끙끙대는 모습이랄까.
뭐 상관없었다.
‘마침 잘됐네. 다음 타겟은 그 여자였는데.’
안 그래도 한국의 정부 시설도 쌍아좌가 가져가서 짜증났던 참이었다.
한국에 쳐들어온 3인방 중 똥털과 개뼈다귀는 내보냈으니 남은 건 하나.
하지만 쌍아좌 성인은 모든 마법의 정점에 선 굴지의 천재 마도사였다.
자신조차도 짜증낼 힘을 가졌다.
정부 시설이든, 그녀의 성역이든 강력한 디펜스 마법이 걸려있다.
그리고 그걸 뚫는 방법은 딱 하나.
“좋아. 나 너네 성단 들어갈게.”
이건이 해맑게 웃었다.
동시에 호위는 이건 주제에 미쳤냐는 듯 이건을 보았고, 최성혁은 굉장히 기뻐했다.
“쌍아좌 성인께서 무척 기뻐하실 겁니다.”
아니, 안 기뻐해!
오히려 기절할 거라고!
호위는 차마 말 못하고 가슴을 쳤다.
“지금 당장 계약하자.”
어차피 오늘 소피의 기자회견이 지나면 이놈도 제 정체를 알게 될지 모른다.
그 전에 얼른 뽑아먹을 거 뽑고 튀어야 한다.
그러나 최성혁은 어째서인지 뜸을 들였다.
“이제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쌍아좌는 이건을….”
“상관없어. 나 이건 팬 아니야.”
그러자 최성혁은 상당히 놀랐다.
하지만 맞는 말이었다.
‘본인이니까.’
“오히려 굉장히 싫어하지.”
20년 전 얼굴은 말이다.
“하지만 분명 거미여왕을 잡을 때 13번째의 칼 기술을 썼다고….”
“아. 그거 어쩔 수 없이 익히게 된 거라서.”
돈 없어서 제초알바를 할 때였나.
“오히려 인터넷마다 이건 활약 영상이라고 뜬 거 보면, 죄다 삭제하고 싶다니까. 업로더들을 콱 죽여야지.”
올려도 꼭 엽사 따위를 올려놓고 말이다.
“평가도 완전히 잘못됐고.”
그러자 최성혁은 어떻게 받아들인 건지, 이건에게 바짝 친근하게 다가왔다.
“놀랍네요. 하지만 동의합니다. 이건의 실제 실력은 B급 수준이에요.”
“그래, 걔 진짜 개 병신이라니까?”
옆에 있는 호위는 이제 기가 차다 못해 어이가 없는 듯했다.
그러나 이건의 언동을 유심히 관찰하던 최성혁은 웃었다.
‘역시 거짓은 아니군.’
쌍아좌의 감지 스킬이 이건이 진실만을 말하고 있음을 말해주었다.
하지만.
“???”
정작 호위는 기이하다는 듯 이건을 보고 있었다.
왜 진실구별 스킬에 걸리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건은 웃었다.
[상대가 감히 감지 스킬을 걸어옵니다] [성신급 앞에선 통하지 않습니다]최성혁은 별다른 반응이 없자 안도했다.
“그럼 쌍아좌에 입단하는 것으로….”
“대신 조건이 있어.”
“조건?”
“그거 줘.”
이건이 가리킨 물건에 호위도 성단장도 놀랐다.
그건 옷깃에 달린 뱃지.
동시에 호위가 기겁해서 이건을 잡아 끌고 갔다. 그리고 몰래 속삭였다.
“저, 저기요! 저건 쌍아좌가 성단장급들한테만 하사하는 특별한 휘장이라고요! 그걸…!”
“닥쳐. 너 이미 나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다 불기 전에.”
아씨!
호위는 울기 직전이었다.
물론 이건은 자신도 존경하는 한국의 영웅이었다. 설마 이 사람이 나쁜 짓을 할 거라 생각은 안 하지만….
‘아씨 몰라. 난 몰랐던 거야.’
곧 이건이 돌아오자, 최성혁은 흔쾌히 휘장을 건넸다.
“드리죠. 전 새로 만들면 되니까요. 아. 팔진 마세요. 걸립니다.”
상급 성도의 휘장은 그 존재만으로도 마력 부스터 효과가 있었다.
보나마나 몸 가치를 높일 일에 사용하려는 모양이지만, 어차피 성인급이 아니면 제대로 쓰지도 못한다.
그러나 이건은 계획대로라는 듯 웃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
[신의 주시안이 발동합니다]S급
-쌍아좌 성인의 신체조직이 담김
그랬다.
쌍아좌의 마법을 깰 수 있는 조건 중 하나는 시전자의 신체조직이었다.
그게 있으면 얼마든지 쌍아좌의 마법을 깰 수 있는 성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순진한 놈.’
하지만 그걸로 끝낼 이건도 아니다.
그리고 최성혁은 이건이 그새 싫다고 할까, 계약서를 태블릿 PC로 작성해주었다.
“이게 쌍아좌에 들어오게 될 시 받게 될 우대사항입니다.”
동시에 옆에서 훔쳐보던 호위가 기겁했다.
‘미쳤어! 무슨 특약사항이 이래!’
말 그대로 이름만 올리는데 모든 시설은 공짜라니.
하지만 성단장은 웃었다.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 인재다.’
척 봐도 이 소년은 어수(御手)의 인재였다.
신의 왼팔과 오른팔이라는 의미로, 성인들의 직속 보좌인 SS급을 의미했다.
지금도 세상에 딱 10명이 있었고, 그들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의 성신 힘 차이는 컸다.
한마디로 빼앗기기라도 하면 성신의 힘이 반토막 나는 수준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사자좌에는 이미 핵심전력인 여자 어수가 있지만, 쌍아좌엔 없다.
천성재 역시 그 싹이 있어 본인에겐 비밀로 데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이건은 웃으며 말했다.
“조항 하나 추가. 무슨 일이 있어도 이 혜택은 계약기간동안 유지된다로 바꿔줘.”
그러자 최성혁이 돌연 경계하는 시선을 보냈다.
“…왜죠?”
“왜긴. 나 사고 치면 혜택 뺏어갈지도 모르잖아. 한국 1위 성단의 배포가 그거밖에 안 되냐?”
최성혁은 납득했다.
각성자 중에 그런 놈들은 많았다.
“너무 큰 사고는 치지 마시고요.”
최성혁은 조항을 고쳐주었다.
호위가 말리려고 했지만, 이건의 째림에 호위는 깨갱했다.
“계약서입니다. 이건 타도를 위해 서로 힘내봅시다.”
“그래. 그럼 하는 김에 성녀 호위 임무도 투입해줄게. 능력 좀 뽐내게 성녀 바로 앞에 자리 좀.”
“좋습니다. 그래야 쌍아좌가 성장하죠.”
그런데 그때였다.
결국 보다 못한 호위가 뭐라 하기 위해 이건에게 다가간 순간.
[기여도가 들어옵니다] [누군가가 당신의 성물을 사용합니다]“?”
이건이 고개를 돌렸다.
그는 뭔가 발견한 듯했다.
***
“그래서 정말 이건 삼촌이라고?”
“응. 많이 변하긴 했는데 진짜 삼촌이야! 진짜 짱이야!”
카페 안.
이건을 만나기 전, 잠시 누나와 만난 성재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까칠한 동생치고는 보기 드문 표정이었다.
하지만 정작 동생과 마주한 누나는 뾰로통해졌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짱이라면서 왜 사진 한 장 안 보내는데?”
그 말에 성재는 돌고래 비명을 질렀다.
“망할, 찍는 거 잊었어! 넋 놓고 바라보다가…!”
동생은 황급히 핸드폰을 꺼냈다.
“젠장. 지금 삼촌한테 하나 찍어서 보내달라고…!”
“아냐. 됐어.”
하여간 한정 피규어를 사와도 흠집 난 걸로나 집어오는 바보 동생이었다.
“삼촌이라면 굳이 사진을 안봐도 당연히 멋있겠지.”
물론 많이 변했다고 했으니까, 생김새는 더 노인으로 잡아야….
“아, 그런데 마음의 준비는 해. 삼촌 얼굴 보면 진짜 까무러칠 거라서.”
“!”
그 말에 천유하의 동공이 흔들렸다.
서, 설마 노인의 단계를 떠나서 상상도 못할 끔찍한 모습인가?
하긴 그럴 만했다.
‘20년 간 그 지옥 같은 곳에 있었을 테니까.’
그래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게 틀림없었다. 이제야 앞뒤가 맞는다.
하지만 어지간히 징그러운 걸 봐도 꿈쩍 않는 동생이 경고할 정도면, 도대체 어느 정도일지.
‘그래, 놀라지 말자. 실례를 범하면 안 돼.’
그녀는 심각해졌다.
그리고 그럴 때, 천유하에게 연락이 왔다.
[섬광님! S급 임무로 성녀님 호위 건이 들어왔는데 어디 가신 거예요!]지금은 임무 따위보다 삼촌이 더 중요한데.
천유하는 뚱해져서 전화를 받으러 나갔다.
그리고 그럴 때였다.
“홀케잌 포장 주문하신 고객님, 레드벨벳 3단 케이크와 오레오 특대 사이즈 쉐이크 2잔 나왔습니다.”
“오 타이밍 굿.”
성재는 부탁받은 이건의 먹거리들을 받으러 갔다.
하지만.
“야, 천성재. 네가 왜 여깄냐?”
“!”
픽업대 앞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너 요즘 살판났겠더라?”
“전 세계가 그 새끼 톱뉴스로 도배됐잖아.”
시비를 거는 건 다름 아닌 쌍아좌 성도들.
이건이라면 환멸하는 쌍아좌에서 바보스러울 정도로 이건의 팬질을 하고 있는 성재를 늘 골려먹는 선배 무리들이었다.
“오늘도 뭐? 이건 님 만나러 가야 한다고 선배 기념일을 쌩 까?”
“A급 주제에 S급보다 유명하니까 지금 눈에 뵈는 게 없지?”
그 말에 천성재가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 쌍아좌에는 성인의 직계자손이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성단장조차도 건들지 못하는 직계의 가인(家人)들.
건들면 성인의 분노를 사게 된다.
그래서 일부러 상대하지 않은 거지만.
번쩍!
‘!’
바로 그때 천성재가 품에서 뭔가가 빛났다.
이건이 개조해주었던 무기였다.
– 특징: 두 얼굴 병사(S급) 소환
사용자의 성향에 따라 맞기 좋아하는(M), 괴롭히기 좋아하는 병사(S) 소환
– 랜덤 스킬을 발동한다 (추가)
동시에 푸른 연기와 함께 해골이 나타났다.
그리고 해골은 살벌한 고문 기구를 들고 나타났다.
순간적으로 휘몰아치는 마력에 모두가 겁에 질렸다. 천성재도 식겁했다.
‘사, 삼촌! 저런 게 나온다고는 안했잖아!’
뭐가 나오든 놀라지 말라더니!
천성재의 선배들도 일순 겁을 먹은 듯 했다.
‘뭐, 뭐야. 레드존급 괴수?’
‘권속신 급?’
기본적으로 성물은 성신들이 만들어 성도들에게 배포해준다.
때문에 다양한 성물이 있었지만, 저런 흉악한 건 듣도 보지도 못했다.
당황한 천성재가 급히 소환을 해지했다.
쉬익!
해골은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그리고 그 광경에 주저앉을 뻔했던 사내들이 울컥했다. 뭔 수작인지는 몰라도
“천성재 이게.”
“아 됐어. 따라와.”
그렇게 말하면서 그들은 천성재가 들고 있는 이건의 오레오 쉐이크를 각각 뽑아 마셨다.
갑작스러운 공포에 목까지 탔던 모양이었다.
“이 새끼. 오늘이 너 죽는 날이다.”
그 광경에 화장실에서 나오던 천유하가 놀라 달려가려 했다.
그런데.
“헤이, 친구들.”
“!”
누군가가 남자들의 머리채를 움켜쥐었다.
“누가 내 거에 손대라고 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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