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41)
제41화. 세상에,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었어 (1)
“야.”
“안 해.”
“야. 나 아직 말도 안 꺼냈….”
“응. 활 대결 다시 안 해. 개구린 아빠.”
빠직.
휴고는 이건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정작 장본인은 그러거나 말거나 흡족하게 제 기록을 확인하고 있었다.
[작열사주인의 성인에게 이겨 작열사주인에게 굴욕을 선사했습니다] [신좌 경험치를 대폭 얻었습니다] [명성을 얻었습니다] [권속들의 사기가 올라갑니다]이건은 원래도 활을 잘 쏘긴 했지만, 사실 그것만으로 이긴 것은 아니었다.
S급
-재료품목
-극한의 상황에서도 명중률 70% 증가
-어지간해서는 끊기지 않는다 (인성 질긴 정도) S급
그랬다.
사실 휴고와 활 대결을 했을 때도 이걸 시험했던 것이었다.
활시위에 몰래 엮었었다.
휴고도 인정하는 활 실력이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원거리 최강좌 성인과 맨몸으로 붙는 건 바보짓이다.
물론 떡칠한 데이터를 사용했던 것은 중간부터였지만.
‘뭐, 역시 성인의 데이터군.’
이건은 아주 흡족해했다.
물론 정작 장본인은 제 아들에게 까여서 분통 터지는 중이었지만.
[작열사자리의 주인이 참을 수 없는 굴욕에 괴로워합니다] [이 시합은 잘못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작열사의 보배를 걸고 다시 한번 하자고 주장합니다]“야! 내 말 듣고 있어? 한 번 더 대결하자니까!”
그러나 이건은 개무시하고 휴고의 데이터가 담긴 실로 뭔가 제작했다.
밧줄이었다.
‘아무튼 거래소에서 얻어온 재료들은 전부 손질했고.’
뼈도 담금질을 했으니 3일 정도만 두면 본격적으로 무기를 만들 수 있을 터.
‘이제 남은 건 불 뿐이군.’
쉽게 말해 대장간의 불이었다.
지금의 창조공방 안에는 작업대만 있을 뿐, 화로가 없었으니까.
물론 일반적인 불로는 안 되고, 괴수의 특별한 불이 필요했다.
‘최소 A급 이상은 돼야 하는데.’
쉽게 말해 지금의 레드존급을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레드 존은 멀어서 곤란하군.’
정말 휴고라도 부려먹어서 성신의 불이라도 24시간 소환시켜야 하나 싶을 때였다.
“아 됐어! 대결은 일단 됐으니까!”
휴고는 목에 핏대를 세우며 책상을 가리켰다.
“저것 좀 어떻게 해보라고!”
“!”
휴고가 가리킨 건 사무실 전화였다.
부르르.
부르르르르.
부르르르르르르르.
그리고 그 엄청난 전화 세례에 휴고는 미칠 것 같았다.
“알아? 벌써 점심 중에만 200통 째라고!”
“그래그래 너 인싸인 거 잘 알겠음. 난 아싸인데 부럽다.”
휴고는 속이 터졌다.
“전부 너 때문이잖아! 지금 정부에서도 난리라고! 널 숨겨두고 있는 거냐고! 숨기고 있으면 빨리 데리고 오라고!”
“그래? 잘난 친구 둬서 고생이 많네. 뭐, 고맙다는 인사는 안 해도 돼.”
휴고는 진심으로 절교를 생각했다.
“됐으니까 너 그 얼굴부터 까!”
“싫어. 만렙 찍으려면 한참 멀었는데.”
“야!”
휴고는 욕을 하려다가 참았다. 화내봐야 저 뻔뻔한 페이스에 휘말리는 것뿐이란 걸 잘 알았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이 말했다.
“됐으니까 넌 내 성금이나 찾아와봐.”
“뭐? 성금?”
“왜. 20년간 내 이름 앞으로 쌓인 게 있다던데.”
“아…!”
그러고 보니 그런 게 있었지.
이건이 죽은 후, 사람들의 후원은 12성인들에게로 향했다. 물론 죽은 이건의 계좌에도 많은 성금과 공물이 들어왔다.
이건에게 은혜를 입은 사람들의 마음이었다.
그런데 다른 신좌들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것까지 가져가려 했다.
그래서 열 받아서 누구 맘대로 거기까지 손을 대냐며 한바탕했던 게 벌써 10년 전이다.
‘지금도 그걸 가져가려고 다들 눈에 불을 켜고 있지.’
특히 한국정부와 연관이 깊었던 일본의 쌍아좌, 중국의 백양좌, 미국의 사자좌가 끈질겼다. 그 외의 놈들도 침을 흘리고 있었고 말이다.
그러나 이제 그걸 받을 정당한 주인도 나타났다.
이건은 웃었다.
“듣자하니 거기 특별한 아이템이 들어왔단 소문이 있어서.”
의미는 알겠지만, 휴고는 어이없어했다.
“그럼 네가 가면 되잖아. 안 그래도 정부에 쳐들어간다고 선전포고한 게 엊그제 같은데.”
그러자 이건이 질색하듯 얼굴을 찡그렸다.
“내가 가면 그 꼴 보기 싫은 새끼들, 개소리 하는 거 쳐들어야 하잖아. 도움 되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일도 아닌데 시간 낭비야. 난 바쁘다고.”
“난 시간 낭비해도 된다는 거냐?!”
그러나 화를 내던 휴고는 어째서인지 히죽 웃었다.
“그래봐야 네가 없으면 정부도 안 믿을걸? 안 그래도 그 기금 타가려고 지금 이건 짝퉁들이 얼마나 정부기관에 몰리고 있는 줄 알아?”
그러고 보니 그런 기사를 본 것도 같다.
휴고가 의기양양하게 히죽거렸다.
“이제 어쩔 수 없어. 너도 그 잘난 얼굴 깔 수밖에….”
“좋아. 그러면 일단 저게 나라고 하면서 만나.”
“……?”
곧 이건의 손끝을 따라간 휴고가 경악했다.
“?!”
그곳엔 이건이 서 있었다.
보기 흉측한 뭉그러진 얼굴에, 사나운 눈. 흉터에 주름.
떡 벌어진 어깨의 근육남이었지만, 누가 보더라도 추남이라고 부를 만한 사나이가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은 틀림없는 20년 전의 이건.
이건의 슬라임이 변신을 한 것이다.
이건은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내 자랑스러운 성물이야. 저거면 당연히 속을 걸?”
“허.”
휴고는 기가 막힌 듯 보았다.
슬라임은 자신에게 맡기라는 듯, 이건이라면 절대 안할 포즈들을 취했다.
뭐, 저게 이상한 짓만 안한다면 확실히 속아 넘어갈 것 같긴 하다만…
“머리털은 왜 저리 풍성한 건데?”
“뭐?”
“20년 전이면 너 분명 탈ㅁ….”
“닥쳐!”
“컥!”
휴고는 한 대 맞았다.
[데이터를 얻었습니다] [눈치 없는 주둥이 (어그로 +10% 증가)]아무래야 좋았다.
사실 귀찮아서 휴고를 정부에 보내는 거라 했지만, 사실 자신에겐 더 중요한 볼일이 있었다.
“아무튼 나 없는 동안 처리해놔.”
“어디 가는데?”
뭐 최종목적지는 소피의 기자회견장이었지만, 말해봐야 시끄럽게 굴겠지.
“별건 아니고 소개팅.”
“소개팅?”
휴고는 저게 뭔 개소리인가 싶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건은 여자는커녕 타인과 마주보고 있기도 싫어했다.
괴팍한 성격 탓도 있었지만, 외모 탓에 듣지 않아도 될 말을 듣는 게 일상이었으니까.
그런데 뭐?
하지만 그러려니 했다. 지금은 어딜 봐도 길거리에서 전화번호를 받을 얼굴이 아닌가.
“뭐, 누굴 만나려는지 몰라도 어디 한 번 잘 꼬셔 보….”
“아, 성재야. 네 누나 어디래?”
휴고는 마시던 커피를 쏟을 뻔했다. 사래에 걸린 건 덤이었다.
“뭐, 뭐가 어째?! 누나?”
딸 바보 아빠는 당황해서 벌떡 일어섰다.
“콜록…잠깐, 너 만난다는 게… 설마 내 딸!”
그러나 통화 중인 이건은 듣는 척도 안 하고 밖으로 나갔다.
휴고는 바로 쫓아나가려고 했지만, 곧 자리에 앉았다. 어른스럽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그래. 그리고 어차피 유하라면 괜찮을 거야.’
딸은 제 아들만큼 이건 빠돌이는 아니니까.
오히려 한정판 이건 피규어를 사온 성재에게 이게 얼마짜리인 줄 아냐며, 크게 나무라던 믿음직한 딸이었다.
그랬기에 휴고는 안심하고 슬라임 이건을 보았다.
아무튼 이 녀석을 데리고 정부사람을 만나면 될 것 같긴 한데.
[don’t worry~ chu chu! ♪] [오빠 오빠 오빠라고 부를래 ♪]아이돌 뮤비를 보고 따라 춤추는 슬라임 이건을 보며 휴고는 얼굴을 구겼다.
이거 정말 안 들키겠지?
* * *
-hk989: 사자좌 레드존으로 퐁당 개꿀잼
-qqq33: 레드존이 아니라 블랙존으로 스카이다이빙이라던데
-King@Jeha: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살아있긴 하냐?
┕qqq33: 사자형 무시마라. 10억 달러짜리 무기 낙찰했다
┕King@Jeha: 그거 이미 고인 됨 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vita: 그 인종차별주의자 꼴좋다. 전에 한국 미끼로 삼을 때 죽이고 싶었는데
-stuki: 그런데 그거 이건이 떨어트렸다던데.
-joy: 이건이 왜?????????
-pasan: 정말 이건이 돌아왔나?
-ffkg: 근데 범인 개잘생겼다고 함
-clio: 이건 아니네
-fai: 이건 아니네 ㅜㅜ
-kon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King@Jeha: ㅅㅂㅋㅋㅋ이건이면 내 손에 장지짐ㅋㅋㅋㅋㅋㅋㅋ
-stuki: ㄴㄴ그래도 가능성 큼. 물병좌 성인한테 남겨진 글씨도 이건이고.
-fai: 그럼 물병좌는 왜 납치한 거임? 솔직히 이건이 지랄은 맞아도 패륜은 아님.
-ㅇㅇ: 역시 뭔가 있는 거
세상이 술렁거렸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소피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바로 병원으로 신나게 몰려온 기자들 때문이었다.
“혹시 20년 전, 이건이 탑을 나오지 못한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까?”
“기사에 실린 이건이 남긴 메시지는 확인하셨습니까?”
“누가 날 죽였냐는 메시지는 무슨 의미인가요?”
“20년 전, 악마의 탑과 관련해서 오늘 기자회견을 하신다고!”
기자들의 외침에 소피는 욕을 할 뻔했다.
20년 전일로 기자회견은 무슨!
그랬다.
기자들은 소피가 기자회견을 한다는 말에 미친 듯이 날뛰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미쳤다고 자신이 기자들을 불러 모으겠는가.
‘그때 일이면 숨겨도 모자를 판에!’
하지만 상황이 이따위로 흘러간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기자들을 모아주세요. 20년 전 진실에 대해서 할 말이 있어요.]바로 자신의 이름으로 기자들에게 연락이 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소피 자신의 짓은 아니었다.
‘그 빌어먹을 남자가.’
틀림없이 자신이 기절해 있는 사이, 이건이 제 핸드폰으로 수작을 부려놓은 것이다.
자신을 압박하는 게 틀림없었다.
‘설마 이러려고 살려둔 건가.’
소피는 덜덜 떨었다.
무엇보다 세상이 자신의 기자회견 소식으로 난리가 나 있었다.
‘심지어 전 세계 생중계라니…!’
벌써부터 길거리의 사람들 하며, 뉴스 하며. 심지어 뉴스와 연관 없는 버라이어티 쇼에서조차 긴급 속보로 알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기자회견장 주변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 뭘 하나.
진실을 말했다간 다른 성인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살해당할 수도 있어.’
그렇다고 기자회견을 없던 일로 하자니.
‘오히려 사람들이 더 이상하게 생각할 거야.’
다른 내용을 말해보면 어떨까, 머리를 굴려보려 해도 소용없었다.
왜?
– 내가 뭘 먹였는지 기억하지?
소피는 제 목을 움켜쥐며 공포에 떨었다.
아직 반응은 없지만, 이건이 분명 뭔가를 먹였다.
‘반지 같은 거였는데.’
결국 창백해진 소피가 핸드폰을 켰다.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었다.
‘대여스킬을 쓰자.’
소피는 크게 결심한 듯 웃었다.
어차피 이건은 여기에 없었다. 자신이 뭘 하든 모르겠지.
그렇게 소피가 핸드폰으로 뭔가 하려는 때였다.
부르르.
“?!”
화면을 본 소피는 비명을 지르며 핸드폰을 던지고 말았다.
마치 소피의 행동을 뻔히 감시하는 듯한 알림들.
[오늘 밤 7시. 기자회견 안 하면 죽여버린다]어떤 놈인지는 확인할 것도 없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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