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431)
제390화. 세뇌? (4)
30분 전.
이건은 사실 차원의 틈에 있었다.
헤일리와 닮은 군주가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몹시 아름다운 여인을 보던 이건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딜 봐도 닮았는데. 헤일리의 가족인가.’
실제로 이건은 헤일리에게 물은 적이 있긴 했다.
-그래서 너 부모님은 어떻게 됐어? 전부 돌아가셨냐?
-부모님?
그 말에 옆에 있던 성인들은 기겁해서 ‘아빠는 이건 니 새끼가 죽였잖아!’ 하고 패륜아 보듯 바라보았지만, 글쎄.
‘은 헤일리의 친부가 아니었다.’
을 죽이기 위해 온갖 차원을 돌아다니면서 그의 기억을 읽었기에 확실했다.
은 어린 헤일리를 데려와 부친 행세를 한 개사기꾼, 아니 아니 양아버지.
‘모친은 분명 군주였나, 그랬다고 들었는데.’
아무튼 이 친부가 아니라면 진짜 아버지는 따로 있다는 것이다.
‘그럼 진짜 부친은 누구지?’
헤일리는 크루더들처럼 괴물로 변신하지도 못했고, 오히려 성인으로 지내도 위화감이 없을 만큼 괴수의 냄새도 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다는 건.
‘혼혈일 가능성이 큰데.’
뭐, 아무래야 좋았다.
그 뒤에 이건은 헤일리에게 이렇게 묻지 않았던가.
-그럼 모친은 안 보고 싶어? 찾아줄까?
그 말에 성인들은 질색하며 ‘이젠 모친까지 찾아내 죽일 셈이냐!’ 라는 눈으로 바라보았지만 헤일리는 씁쓸한 듯 말했었다.
-모친은 어린 시절, 한테 당하신 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의 밑에서 계속해서 찾았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어서….
하지만 지금 이 순간.
헤일리와 똑 닮은 여인을 본 이건의 눈이 반짝였다.
‘저 사람이 헤일리의 모친인가?’
헤일리가 인간 크기라면, 저 여인은 거인족과 비슷한 크기였다.
하지만 여인은 거대한 나무에 박혀있듯, 파묻혀 있었던 것이다.
그뿐이 아니었다.
‘시체다.’
석상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는 여인의 몸에서는 생명의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비슷한 광경을 본 적이 있지 않은가.
‘시공간의 군주도 저런 식으로 악마의 탑에 갇혀 있었는데.’
그렇다면 저 여자도?
확실한 건 저게 지구에 나타난 새 성인들에게 힘을 주는 원천이라는 것이었다.
그 증거로 여인을 파묻고 있는 나무에서 빛의 줄기가 뻗어나가고 있었다.
마치 불을 옮기는 수도관과 같았다.
[발할라의 세계수 이그드라실 (sss)]그리고 그 식물의 모습에 이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저건 분명 20년 뒤 지구를 뒤덮고 있던….’
확실했다.
지구의 인간을 모두 죽인 그 식물이었다.
‘설마 저 여자가 지구로 옮겨지면서 그 꼴이 나는 건가?’
뭐, 아무래야 좋았다.
눈앞의 신들이 급하게 움직였다.
“이봐, 드루이드! 넋 놓지 말고 잘 보고 있어. 슬슬 이것도 이동할거니까.”
“아, 에덴이 새로 찾은 땅에 보낸다고 했지? 지구였나? 그런데 거기 괜찮아? 이거 옮기면 그 땅의 생명들은 다 죽을 텐데?”
“알게 뭐야, 이름 없는 성신이 다스리는 땅 따위. 슬슬 영양분 많은 땅으로 옮겨야해, 더 냅두면 이 차원이 망가지거든. 그리고 에덴과 에네아드가 빨리 방 빼란다.”
“아오, 이 나무가 죽으면 신계가 무너지니 어쩔 수는 없다만….”
“뭐, 저거는 태고신을 대신해서 신계를 지탱하는 힘이니까.”
“하여간 악신들이 태고신을 죽이지만 않았어도.”
“아니지. 진짜 원흉은 태고신을 약하게 만든 군주지.”
그 말에 이건은 핏대를 세웠다.
이야기를 듣자하니 대충 상황이 파악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새끼들이 남의 땅을 가지고 분갈이를 하려 했군?’
그랬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해 가 신들의 존속과 연관이 있는 중요한 나무를 키우고 있는데.
하필 그 나무가 무식하게 영양분을 처먹고 자라서 분갈이를 해야 하고. 그 분갈이 땅으로 지구로 선택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계와 헤일리의 모친이 무슨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야 좋았다.
‘전부 없애고, 저 여자는 구한다.’
안 그래도 헤일리가 웃는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이건이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저게 만일 정말로 모친이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리 생각한 이건이 눈을 번득인 순간.
“누구냐!”
이건이 흉악하게 웃으면서 사라졌다.
동시에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커헉!!”
“악!”
나무를 지키던 적들이 피를 토하며 순식간에 쓰러졌다.
“습격이다!”
“나무를 지켜라!”
“적을 찾아내!”
그러나 그들은 공포에 질렸다. 적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저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싶으면 바로 옆에서 피를 토하며 동료가 죽어나가고.
그리고 그걸 보고 있으면 이번엔 또 다른 곳에서 동료가 죽어있고!
“뭐야, 누구냐! 빨리 상급신들께 연락해!”
“신계의 생명줄이 위협받고 있다고!”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아, 괜찮아요. 그냥 제게 맡겨주세요.]“!!”
하늘에서 울리는 뻔뻔한 목소리에 이건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 목소리는.’
아니나 다를까, 바닥에서 낯익은 남자가 치솟아 올랐다.
그는 다름 아닌 에서 지식을 담당하는 . 미미르와 함께 신계 제일의 지식 보고로 불리는 상급신이었다.
“기어들어온 건 뱀신이죠?”
“뭐?! 뱀신이 쳐들어온 거였어?”
“을 가져갔다는 그?”
“그 미친놈이, 이곳은 또 어떻게 알고…!”
“그보다 저놈, 분명 순위가 8위에서 더 올라갔다고…!!”
“능력 탓이겠냐, 보나마나 에덴 식민지를 먹어서겠지!”
부하들은 입에 거품을 물었지만, 토트는 이건을 보며 여유롭게 웃었다.
“우리 본 적 있죠? 아카식 레코드에ㅅ… 악!!!”
이건은 대답대신 대뜸 토트의 목부터 베어냈다.
“어디서 새처럼 쫑알거려, 새끼가.”
“토트 님!”
토트의 모가지가 땅에 떨어지자, 부하들은 비명을 질렀지만 곧 토트의 목이 도로 붙었다.
“허허 성격 하고는…! 댁이 25년 전 에서 우리 에네아드와 발키리를 조져놓았잖습니까.”
“모르겠는데?”
“어? 뱀이 기억력이 안 좋던가? 컥!!!”
토트는 또 모가지가 잘렸다.
이건은 천공의 단죄를 어깨에 걸치며 입꼬리를 올렸다.
“아카식 레코드는 실제 시간선과는 연동이 안 되는 기록인데. 니 새끼가 어찌 알아?”
“아, 좀! 분신체라고 해도 고통을 못 느끼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나이 많은 원로신을 무시하믄 안 돼ㅈ… 커헉!”
“토트 니임!!”
결국 그쯤 되자 토트는 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뭐 성질 급한 신이라는 건 알았고, 이 나무도 봤으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죠. 못 본 척해주십시오.”
“못 본 척해?”
그는 나무와 여인을 보며 웃었다.
‘저 여자는 옛 대성신과 정을 나눈 죄인.’
하물며 저 여자와 정을 나눈 상대는 귀중한 투신급이었다.
‘손실이 컸지.’
그런 이유로 신들도 저 여자를 악착같이 붙잡았던 것이지만…
“어차피 당신도 한 명의 성신으로서 영토를 지키기 위해 이러는 것이 아닙니까. 그러니 지구와 완전히 똑같은 스펙의 영토와, 똑같은 숫자의 주민들, 권리. 모든 걸 드리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더 많은 땅을 대체품으로 드리….”
“꺼져.”
“예?”
“다른 땅 따위 필요 없어. 나는 그 땅, 지구가 아니면 안 되는 거니까.”
“!”
“거기 있는 그 사람들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새끼야.”
그 말에 토트는 뭔가 굉장히 놀라운 걸 깨달은 듯했다.
“오… 이제야 알겠군요. 당신에게서 인간 냄새가 왜 그리 풍기는지.”
“뭐 인마?”
토트는 입꼬리를 올렸다.
저 신은 인간을 사랑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신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그들과 함께 살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 미련 때문에 자꾸 하급신으로 착각할 만큼, 인간 냄새를 풍기는 것이리라.
그걸 눈치챈 토트의 눈이 간악하게, 그리고 음흉하게 휘었다.
‘이게 약점이었군요. 에네아드 대성신께서 기뻐하시겠습니다.’
이거면 뱀신도 없앨 수 있다.
좋은 걸 알아낸 토트가 재빨리 시도하기 위해 사라지려 할 때였다.
“커헉?!”
“토, 토트 님?!”
토트의 모습이 휘청거렸다. 본체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허헉?! 잠깐, 잠깐만!!”
토트는 괴로워했다. 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곤륜의 대성신이 왜…!! 허억!”
“예? 곤륜의 대성신이라니요! 토트님, 그게 무슨!”
부하들이 당황해서 토트를 붙잡고, 이건도 이 새끼가 왜 이러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릴 때였다.
이건의 머릿속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주인이시여! 곤륜이 미친 것 같습니다! 대성신의 모습이 괴이하게 변했는데, 곤륜의 대성신이 미쳐 날뛰면서 신계 신들을 공격…!]이남이의 목소리에 이건은 여우처럼 입꼬리를 올렸다.
“아. 그러고 보니 성공했나? 대성신을 무기로 만들려 하긴 했는데.”
목을 움켜쥔 토트는 당황한 듯 이건을 보았다.
“무, 무기라니! 그게 무슨…!”
“뭐, 날 마누라 삼으려는 게 괘씸해서. 무기로 만드는 장치를 걸고 튀었지.”
“뭐라고요?!! 으오아아악!”
동시에 피를 토한 토트의 모습이 소멸했다.
상황은 모르겠지만, 필시 본체가 곤륜 대성신에게 공격당해 죽든 찢기든 한 것이 틀림없으리라.
그리고 이에 부하들이 비명을 질렀지만, 정작 이건은 표표히 웃었다.
‘작열사 놈한테 만들어준 옷이 발동한 거지.’
그리고 자신이 괜히 작열사 따위를 위해 옷을 만들어줬을 줄 아는가.
옷에 스킬을 걸어, 들려 보냈다. 그리고 그 옷에 휘말린 곤륜 대성신은 지금쯤 이상한 모습으로 변했을 것이었다.
‘뭐… 작열사도 휘말려 죽을 거 같지만….’
그건 알바 아니지.
결국 그쯤 되자 나무를 지키고 있던 신들은 멘붕에 빠졌다.
“자, 잠깐. 아무리 그래도 뱀신을 우리가 처리하는 건 무리인….”
그들은 말을 잇지도 못했다.
“아악!”
퍼걱! 퍼걱!
“악!!!”
[데이터를 얻었습니다] [으로 갈아버립니다] [로 를 으로 만들었습니다]그리고 유유히 군주에게로 다가간 이건이 손을 들었다.
솔직히 살릴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상대가 군주였고, 척보기에도 굉장히 강한 대상이었으니까.
그리고 살려도 자신들에게 무해일지도 좀 걱정이긴 하지만.
[만물부활 (생명 5성)]강렬한 금빛과 녹빛이 나무에 있는 여인을 감쌌다.
그 광경에 나가 떨어져 있던 신들은 비명을 질렀다.
“아악! 저놈이 무슨 짓을!”
그때였다.
쩌억, 쩌억!
돌처럼 굳어 있던 여인의 피부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금 사이에서 빛이 터져 나오면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화르르륵!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맹렬한 불꽃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나무가 살기 위해 생명을 빨아먹던 생명의 불씨였지만, 지금 이 순간.
쿠구궁!
불타는 불꽃의 거인이 눈을 번득이고, 나무보다도 더 강렬하게 타오르는 불길이 순식간에 나무를 태우기 시작했다.
“아아악! 안 돼!!!”
“저 나무가 사라지면!”
그리고 그 모습을 이건이 잘 타들어 간다며 지켜보고 있을 때, 문득 소리가 들렸다.
마치 마지막 생명을 불살라 지르는 듯한 힘겨운 목소리였다.
[크레아토르의 자손이여.]“!”
[에네아드와 발할라를 주의하라. 크레아토르를 처리한 놈들이 그놈들이다.]아무래도 적대를 하는 목소리는 아니었다.
때문에 이건이 말했다.
“쉬고 있어. 딸한테 알려줄 테니.”
그런데 그때였다.
[그리고.]“?”
[너와 딸을 위해, 네 곁에 있는 군주는 …하라]뜻밖의 말에 이건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군주? 내 옆에?”
그게 누구냐고 물었지만, 곧 이어지는 말에 이건은 눈살을 찌푸렸다.
뭐?
어느 새끼가?
* * *
뭐, 아무래야 좋았다.
그렇게 놈들을 처분하고, 괴상한 이야기도 듣고 그렇게 집에 되돌아온 건 좋은데.
“아, 새끼들이 지금 내 집 앞에서 뭐 하는 거냐?”
이건은 집 앞에 펼쳐진 광경에 핏대를 세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앞에 있는 것은 엉망이 되어 박살난 집과, 라파엘.
동시에 휴고가 안고 있는 천지우까지.
그걸 본 것만으로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깨달은 이건은 험악하게 눈을 번득였다.
[새끼들이 내 집에, 기껏 만든 애기용 놀이터를 부순 것으로도 모자라서 임산부를 노려?]그와 눈이 마주친 라파엘은 순간 숨을 쉬지도 못했다.
거리는 분명 멀었다.
하지만.
‘저 힘은…!’
스물 스물 새어나오는 그 힘은 틀림없는 6단계!
쾅!!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빌어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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