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430)
제389화. 세뇌? (3)
한편 그 무렵이었다.
“그래서, 넌 왜 따라오는 건데?”
헤이지는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로 헤일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자신을 졸졸 따라오는 헤일리가 못 마땅한 모양이었다.
“난 그냥 밥을 사러 가는 것뿐이야. 왜 따라오는데?”
왜긴 왜야.
그 사러간다는 밥의 주인이 이건이기 때문이지.
헤일리는 차마 입 밖으로 내진 못하고 입만 삐죽였다.
만약 도시락의 대가라며 이건에게 또 이상한 보상을 요구하면 어떻게 하려고?
때문에 헤일리는 티나지 않게 고운 미간을 찌푸렸다.
“상관하지 말고 계속 가던 길을 가라.”
“너라면 그렇게 스토커처럼 쫓아오는데 신경을 안 쓰겠어?”
그뿐이 아니었다.
“거기 건이의 누나라는 분은 왜….”
헤이지는 자신의 옆에 바짝 붙어 있는 연우를 보며 땀을 흘렸다. 그러자 연우는 화사하게 방긋 웃었다.
“아. 신경쓰지 마세요. 저는 지우 씨가 좋아할 디저트를 사가려고 하는 거라서요.”
“아아….”
연우는 헤일리와 달리 헤이지를 적대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헤이지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게 12성인들이 세상에 나타났을 때, 자신은 아직 살아 있었고.
결정적으로….
-오, 동방의 마녀 좋다. 멋있다. 내 취향이야.
건이가 tv를 보며 좋아하던 망할 여자, 아니 아니 멋진 분이 아닌가.
그리고 헤이지는 최초의 성인 2인 중 하나로, 이건은 스티븐도 제법 좋아했지만 무엇보다 헤이지를 굉장히 마음에 들어했다.
전광석화로 싸우는 전투모습이 좋다고 했다.
하지만 연우는 똑똑히 기억했다.
-좋다. 섹시한 코스튬.
-옷빨이야. 나도 저런 거 입을 수 있어.
-어… 연우 넌 안 될 것 같은데….
-어디 보냐?
결국 그때의 일을 떠올린 연우는 웃는 얼굴에 핏대를 세웠다.
뭐 지적이고 예쁜 외모에 섹시한(?) 코스튬도 코스튬이었지만, 전투에 대한 센스, 그리고 마법집단의 수장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뛰어난 두뇌는 인정했다.
‘그러니까 조용히 없애자.’
전직 의 신. 천사 같은 얼굴을 한 연우는 화사하게 웃었다.
하지만 그때, 헤일리는 좀 신경이 쓰이는 것이 있었다.
다름 아닌 전갈좌 성신과 나누었던 대화 때문이었다.
-지금 뭐라고?
신계에 갔을 때였다.
그녀를 은밀하게 불러낸 전갈좌 성신은 뜻 밖에도 휴고의 이야기를 꺼냈던 것이다.
-휴고 오터스를 이건의 곁에서 떨어트려라.
-뭐? 휴고를?
괴물 모습을 한 전갈좌 성신은 아무래도 휴고를 싫어하는 듯 했다. 뭐 원래도 자신이 휴고를 도울 때면, 전갈좌 성신이 몹시 싫은 티를 내긴 했으니 짐작은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때마다 그 연유는 알려주지 않았건만.
-그놈은 신계는 물론, 지구도 없앨 포식자.
-……!
-아스란은 살려두자 했고, 어차피 에 의해 하찮게, 그리고 괴롭게 죽을 업보였으니 내버려두려 했었다.
-……!
-그러나 이 사라지고, 놈은 아직도 살아있다. 그러니 네가 만일 이건에게 마음이 있다면, 놈을 이건에게서 떼어내고, 반드시 죽게 해라.
-……!
전갈좌 성신의 말에 당황한 헤일리가 뭐라 하려 했지만, 전갈좌 성신은 딱 잘라 말했었다.
-그 교활한 놈은 살아있어서는 안된다.
* * *
한편 천사들과 대치하고 있는 휴고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 더러운 군주 놈이, 뻔뻔하게도 인간 행세를 하고 있구나.”
라파엘의 매서운 눈초리와 함께 곁에 있는 천사들이 휴고를 쳐냈다.
“손대지 마라! 더러운 군주 놈!”
“인간의 가죽을 뒤집어쓴다고, 그 더러움이 지워질 것 같은가!”
“???”
천사들의 으르렁거림에 정작 휴고의 표정이 볼만했다.
‘이 새끼들은 또 무슨 개소리야.’
이건을 찾는 건 둘째 치고 자신에게 군주라니?
동시에 휴고는 아차 싶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활 때문이었다.
‘설마 건이가 군주로 만든 이 활 때문에…!’
틀림없이 그 냄새 때문에 오해를 사고, 이 난리를 피우는 것이리라.
하여간 도움이 안 된다며, 휴고가 천사들을 노려보았다.
“야. 왜 착각하는 줄은 알겠는데, 무기 때문이거든? 멀쩡한 사람 괴수로 만들지 말..”
“순진한 얼굴로 시치미 떼지 마라, 역겹다!”
“신계를 찢어놓고, 감히 위대한 태고신을 능욕하고 농락한 짐승 놈. 네놈 때문에 죽은 신이 몇인 줄 아느냐!”
억울해진 휴고는 더더욱 영문 모를 표정이 되었다.
“야이 씨! 건이 욕해서 신들을 패긴 했지만 죽이진 않았어!! 그런데 어떻게 인간한테 괴수라는 모함을….”
“그래, 지금은 인간으로 유예당하고 있을 뿐이지.”
“……?”
그쯤 되자 휴고도 뭔가 기이함을 느낀 모양이었다.
단순히 우기고 사기를 치는 것이라고 하기엔 천사들의 눈빛이 심상치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직도 잊지 못한다. 네놈이 웃으면서 어전천사 분들까지 먹어치우던 광경을!”
“……????”
요즘엔 천사들이 정신 공격을 이 따위로 하나 싶었던 휴고가 뭐라 하려던 그 순간이었다.
-뱀신은 무슨 생각으로 이딴 것이랑 함께 붙어 다닐 생각을 하는 거지?
-작열사주인도 무슨 생각으로 이런 걸 성인으로 삼았는지 모르겠구나.
“……!’
그는 순간 신계에서 들었던 말들이 떠올랐다.
생각해보면 자신이 감옥에 있을 때에도 운명의 여신들이 그러지 않았던가.
업보가 너무 쌓여있다고.
그뿐이 아니었다.
휴고는 얼마 전, 영혼을 되찾으면서 본 광경이 스쳐지나갔다.
-괴물이다!
-태고신께서 저놈에게 능멸을 당하셨다!
-젠장, 가브리엘도 먹혔다!
-너무 강해! 도망쳐!
그는 케빈과 똑 닮은 누군가를 먹어치우며, 즐거워하던 감각이 아직도 생생했다.
그리고 그 혼란 속에서 천사들이 이죽거렸다.
“크루더 주제에 뻔뻔하게 신으로 변신해 신 행세를 하며 태고신과 신들을 속이고.”
“허, 인간 따위로 변한다고 해서, 그 더러운 본능과 그 영혼이 사라진다고 보느냐?”
아무래야 좋다는 듯 천사들은 라파엘을 지키듯 섰다.
그러나 그 순간이었다.
“더럽지만 저것이 우리 어전천사들을 잡아먹고 그 신격을 가져간 것도 사실이지.”
“!”
“라파엘 님!’
힘겹게 몸을 일으키는 남자는 휴고를 노려보았다.
휴고가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 이상, 자신들이 그 직접 관여하는 건 바람직하진 않지만.
“이렇게 된 이상, 어전천사들의 신격이라도 되찾아야겠다.”
그리고 그런 라파엘의 말에 상급천사들이 당황한 듯했다.
그도 그럴게 저놈은….
‘군주 중에서도 1세대의….’
그러나 그 생각을 읽은 듯 라파엘은 웃었다.
“흥. 저놈은 본인의 업보로 제약이 걸려있다. 하물며 인간의 몸. 그만한 힘은 쓰지 못해. 잡아라.”
말을 듣고 있던 휴고는 바로 마력을 뿜어냈다.
괜히 이곳에서 소동을 일으키면 아내에게 피해가 갈 것을 알기에 조용히 해결하려고 했건만.
화륵!!
휴고가 바닥을 박찬 순간, 강렬한 불길이 놈들을 향해 뻗어나갔다.
그리고 순식간에 벽채로 놈들을 바깥으로 쫓아냈다.
쾅!!!
분명 벽을 부셨다고, 이건이 성질을 내며 패올게 아찔했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전부 타 죽어라.”
강력한 열풍과 함께, 적들의 발밑에서 태양의 빛이 치솟았다.
그 빛과 함께 적들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이었다.
“움직이지 마라.”
“!”
뒤에서 들리는 라파엘의 목소리와 함께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꺄악!!”
“지우야!”
건물 안에서 천지우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라파엘의 힘인지. 빛나는 바람이 건물 안에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라파엘이 협박하듯 말했다.
“움직이지 말라고 했다, 저항하면 아내도, 뱃속 아이도 죽을 것이다.”
그 말에 휴고의 눈에서 불꽃이 튀겼다.
“둘한테 털끝하나 손대면 가만 안 둔다.”
그 모습에 라파엘은 원했던 대로라는 듯, 휴고에게 다가왔다.
“걱정마라, 나 역시 치유의 천사로서 인간과 새 생명에게 해를 가할 생각은 없다. 얌전히 우리를 따라오면….”
그때였다.
“!”
휴고에게 다가가던 라파엘이 일순 얼어붙었다.
한순간이었지만, 열받은 휴고의 눈동자가 괴수처럼 변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게 뭘 의미하는지 눈치챈 라파엘은 식은땀을 흘렸다.
‘설마 인간의 몸임에도 크루더 본능이.’
필시 이 휴고를 죽였을 때, 육신과 영혼이 분리되면서 그 봉인이 풀리고 있던 것이리라.
그리고 역시 군주의 영혼을 완전히 가두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던 걸까.
‘아니, 애초에 군주놈을 제어할 수 있는 놈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래서 순간 그만둬야 싶었지만.
“!”
휴고가 괴로워하듯 이마를 짚었다.
그 모습에 라파엘의 눈이 반짝였다.
‘설마 아프로디테의 신격이 막고 있는 건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비전투 신격이 크루더의 포악성을 잡아 누르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때문에 라파엘은 다시 움직였다.
‘뱀신이 에덴에 선전포고를 한 상황이다.’
그리고 지구를 신들의 전쟁터로 만들려고 하는 지금 상황에, 미카엘까지 군주들에게 피해를 본 상황이었다.
‘어전천사들은 되돌려 받아야겠다.’
휴고의 영혼의 기억을 읽어 놈이 먹어치운 어전천사들. 즉 가브리엘과 우리엘의 위치를 찾으려는 것이었다.
놈이 어딘가에 숨긴 신격을 되찾아야 대물림을 시키든 할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마침내 멈칫한 휴고에게 라파엘이 다가가는 그 순간!
“아빠!”
번쩍!
“!!”
번개처럼 하늘에서 나타난 유하가 라파엘을 내리찍었다.
라파엘은 신음을 흘렸다.
‘이 여자는…!’
아테나의 신격이 느껴졌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는 지나치게 강하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유하는 라파엘을 가두면서 말했다.
“아빠, 괜찮아요?”
휴고는 머리가 아픈 듯, 이마를 짚으면서 말했다.
“엄마는?”
“이미 다른 곳으로 이동….”
그러나 건물 쪽에서 들리는 폭발소리에 그들은 깜짝 놀랐다.
[하늘로 부르기 (5성)]건물의 하늘 쪽에 거대한 새가 날고 있었다.
그리고 허공을 날고 있는 새가 바람으로 천지우의 목을 조르듯이 붙잡고 있었다.
“컥…! 헉!”
“지우야!”
“움직이지 마라, 에덴의 천사들은 손가락만 까닥해도 인간들을 하늘로 데려갈 수 있다.”
“……!”
라파엘은 눈을 부릅떴다.
그 말은 즉, 죽일 수 있다는 의미였다.
이에 부녀가 천사를 죽이려 했지만.
“날 죽여도 마찬가지다.”
“이 새끼가.”
라파엘은 웃었다.
안 그래도 숨겨진 차원에서는 군주 한 마리를 잡아다가 그 힘을 뽑아내 쓰고 있었다.
그리고 이놈이 아무리 그 포악하고 강한 군주였다고 한들, 그래봐야 짐승.
결국 신들에게 이용당할 생물이라는 것이었다.
“원망하려거든 에덴과 척을 진 뱀신을 원망하….”
바로 그 때였다.
쩌엉!!!
날카로운 파열음과 함께 천지우를 붙잡고 있던 바람의 새가 비명을 질렀다.
깜짝 놀란 라파엘이 고개를 돌리니, 바람의 새가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그리고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
“죽어라.”
그 목소리와 함께 얼어붙은 새가 비명을 지르며 조각으로 변했다.
동시에 천지우가 떨어지자 휴고가 바로 날아가 붙잡았다.
“지우야! 괜찮아?”
휴고에게 안긴 천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였다.
“커흑…!”
분노한 유하에게 찔린 라파엘이 어딘가를 보았다.
목소리가 들려온 쪽이었다.
“저놈은…!”
휴고도 같은 곳을 보고 놀랐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케빈…! 너 살아 있었냐?”
“멋대로 죽이지 마라!”
그는 행방불명이 되어 죽었다고 알려졌던 처녀좌 성인, 케빈이었던 것이다.
“천사들의 속셈이 영 이상해서, 죽은 척 하고 몰래 추적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죽일 듯이 라파엘을 바라보자, 곧 라파엘은 흠칫 놀랐다.
“가브리엘?”
“…엉?”
케빈을 보고 뭔가 깨달은 라파엘은 다급하게 외쳤다.
“여기에 있었느냐, 가브리엘!”
“누구야, 가브리엘이.”
케빈의 표정에 라파엘이 답답한 듯 외쳤다.
“넌 어전천사다! 그리고 옆에 있는 놈은 널 잡아먹은 놈이고!”
“……!”
그 말에 휴고는 순간, 움찔했다.
자신이 케빈과 닮았던 천사를 잡아먹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설마.’
“아무튼 너는…!”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아. 새끼들이 지금 내 집 앞에서 뭐 하는 거냐?”
험악한 목소리에 모두의 몸이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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