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437)
제396화. 옥상으로 따라와 (1)
“너도 눈치를 챈 거냐.”
“!”
케빈이 이건의 앞에 나타났다.
하지만 그의 등장에 이건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천사?’
틀림없었다.
상대는 틀림없는 케빈이었지만, 그에게서 에덴의 냄새가 풀풀 풍기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보통 놈이 아니다.
하지만 그딴 건 중요하지 않다는 듯 이건이 험악하게 케빈을 노려보았다.
“눈치채다니 뭘.”
“뭘 모르는 척하지? 너 정도나 되는 놈이 눈치 못 챘을 리가 없잖아. 휴고 말이다.”
“…….”
“그것은 더러운 괴수다. 그것도 군주급의.”
그 말에 이건은 바로 불쾌한 듯 케빈을 노려보았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이건이 귀신같이 날을 세웠다.
그도 그럴게 저건 평소와 같은 눈빛이 아니었다.
휴고, 아니 자신들을 완전히 적으로 취급하는 눈빛.
아니나 다를까, 케빈은 미쳤냐는 듯 이건을 보았다.
“어쩌라고? 그게 괴물이라면 누가 가장 위험할지 네가 가장 잘 알 텐데?”
굳이 답할 필요도 없었다.
‘가족들.’
그뿐이 아니었다.
“기껏 네가 구해낸 인류가, 그 괴물한테 전부 죽을 걸? 그러니 지금 죽이는 게 좋아. 친구가 주변 사람들 다 해치고 스스로 괴로워하는 걸 보기 싫거든.”
하지만 그 말에 이건은 돌연 실소를 흘렸다.
“너 이 새끼, 그때였구나?”
“!”
“속일 사람을 속여야지. 닭 냄새 풀풀 풍기면서 어디서 인류를 위하는 척을 해?”
“…….”
“왜, 옛날 기억이라도 찾더니 닭 동료들을 돕고 싶어졌냐?”
“!”
눈치 빠른 이건은 케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었다.
라파엘을 죽일 때, 분명 그의 날개가 자신들 주변에 잔뜩 떨어졌었으니까. 아마 그걸 맞고 영혼의 기억이라도 떠올린 게 틀림없었다.
실제로 신계에 갔을 때 듣지 않았던가.
모든 인간이 그런 건 아니지만, 특별한 능력을 가진 각성자일수록 전생이 있을 확률이 있다고.
그렇다면 뻔하겠지.
케빈은 성인들 중에서도 1, 2위를 다투는 재능충이었고, 원래부터 천재검사라 불릴 정도의 각성자였다.
그래봐야 자신한테 이긴 적은 단 한 번도 없지만.
‘어쨌든 어전천사 급이었나.’
아니나 다를까, 그때였다.
[모시러 왔습니다.] [우리들의 대장이시여.]낯선 목소리가 케빈의 그림자에서 들려왔다.
그리고 천사들의 재촉에 케빈이 코웃음을 치며 돌아섰다.
“그래. 네 말대로다. 뭐, 덕분에 인간들한테도 미련이 사라졌으니 다행인건가.”
“진심이냐?”
“그래. 그러니 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간다.”
원래 있던 곳이라는 말에 이건이 가증스럽다는 듯 웃었다.
“원래 있던 곳이라니. 설마 닭장을 말하는 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케빈의 미묘한 눈빛에 이건은 하하 웃었다.
“내 답은 하나뿐이지.”
이건이 천공의 단죄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때였다.
쾅!
[권속신 가 잃어버렸던 본능을 깨우쳤습니다]* * *
한편 비슷한 시각.
“행복해 보이네.”
“!”
눈앞에 나타난 천사의 모습에 휴고의 눈빛이 험악하게 변했다.
“너!”
나타난 건 팔 한 짝이 날아간 천사, 미카엘.
“진작 없어져야 할 쓰레기 놈이 여기에서 히죽거리고 있어.”
이 새끼가?
휴고는 바로 불길을 끌어올렸다.
이 새끼들은 자신의 아내를 인질로 잡은 라파엘과 같은 놈들이었다.
“개새끼가, 어디서 남의 집에 쳐들어와?”
강렬한 화염의 빛이 포박하듯 미카엘을 습격했다. 하지만 그 불길에 미카엘이 눈을 번득였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쩌엉!!!
마치 똑같이 불을 조종하듯, 불길이 미카엘을 비껴 지나간 것이다.
“!”
동시에 미카엘이 웃으며 말했다.
“나 역시 불의 지배자. 올림포스 따위의 불이 통할 것 같아?”
유유히 불을 없앤 미카엘이 유유히 소파에 앉았다.
“무려 대성신의 대리가 직접 오셨는데, 대접을 이 따위로 하나? 귀한 손님이 왔으면 차라도 내와 보….”
그러나 미카엘은 말을 잇지 못했다.
갑자기 날아온 빛의 쇠사슬에 목이 졸린 것이다.
“큭!”
휴고가 날린 스킬이었다. 그리고 신위를 써도 깨지지 않는 쇠사슬에 미카엘은 이를 갈았다.
‘그 뱀신의 기술인가.’
뱀주인좌의 권속신으로 되어 있다더니.
그렇게 미카엘이 노려보자 휴고가 코웃음을 흘렸다.
“우리 건이가 치킨을 아주 좋아해. 닭 새끼들 따위의 저항이 통할 것 같아?”
그 말에 어이없어하던 미카엘은 깔깔깔 웃음을 터트렸다.
“이 새끼가 지금 크루더라는 걸 망각한 거냐? 크루더 주제에 뱀신을 따르고, 인간이랑 짝짓기해서 애까지 낳고 살아?”
휴고는 꺼지라는 듯이 더욱 거칠게 목을 죄었다.
솔직히 라파엘이나 여신을 죽였을 때의 감각도 있고,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러한들 무슨 상관이랴.
“건이도 아내도, 내가 좋아서 고른 사람들이야. 앞으로도 너 같은 새끼들한테서 지킬 사람들이고. 니 새끼들이 말하는 대로 내가 크루더면 그런 마음이 들 거라고 생각해?”
그러자 미카엘이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이 웃었다.
“지킬 사람? 지금 지킬 사람이라고 했냐?”
“그래. 그리고 뱀신에 대한 내 신앙심이 몇 퍼인 줄은 알아? 무려 6…!!”
휴고는 현타가 온다는 듯 이마를 짚었다.
하지만 곧 말을 이었다.
“하… 그래 60… 아니, 600%야, 600%!!! 크루더가 잘도 신을 상대로 그러고, 인간 아내를 골랐겠….”
그러나 말이 끝나기도 채 전에 미카엘이 미친 듯이 웃었다. 그러나 웃음은 금방 멈췄다.
“야.”
“?”
“그래서 니가 그 둘을 고른 거야. 병신아.”
“……!”
휴고는 눈살을 찌푸렸지만, 미카엘은 그게 본론이라는 듯 말했다.
“크레아토르들은 본래 기술신들. 때문에 투신이라 불릴만한 그 미친 전투력은 크루더들 덕분에 스스로 키운 것 같지만, 어쨌든 이건의 영혼 자체는 반신이었어. 혼혈이니까.”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냐는 미카엘이 말을 이었다.
“크루더들은 세상에서 신이라는 먹이를 가장 좋아해. 네가 이건을 한눈에 마음에 들어 했던 건 그 때문이고.”
“……?!”
한 대 맞은 듯한 휴고는 납득할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
자신이 그렇게 쳐 맞으면서 이건을 꿋꿋이 스승으로 모시려 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아니, 오히려 먹이한테 그딴 충성심을 품었다는 게 더 멘붕인데.
휴고는 정신이 나간 듯했지만, 곧 그러려니 했다.
뭐,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내는 다르다.
“건이는 신이니까 끌렸다 쳐도, 아내는 다르거든. 내가 사랑해서 고른….”
“네 아내도 마찬가지야. 등신아.”
“…뭐?”
“성신도 위협하던 이라는 특수한 능력이. 일반적인 인간한테서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하냐?”
이번엔 휴고조차도 웃을 수 없었다.
그 말의 의미를 한 번에 눈치챘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서기관은 신계에 소속되어 성신들의 업적과 신계의 기록을 관리하던 하급신들.”
미카엘은 입꼬리를 올렸다.
“즉, 네 아내도 신계에 소속된 이름 없는 하급신이었다는 거지.”
아내의 이야기에 그는 완전히 얼어버린 듯했다.
그게 뭘 의미하는지 모를 리가 없기 때문에.
그 증거로 미카엘은 굉장히 신이 난 기색이었다.
“네가 숭고한 인간으로서 네 의지로 골랐다는 놈들은, 결국 크루더의 본능으로 골라낸 것 뿐인 거고. 오히려 그들을 골랐다는 것 자체가 네 더러운 본능을 더 드러내고 있을 뿐인 거고.…”
그 말을 하는 미카엘이 웃음을 흘렸다.
충격을 받은 건지, 쇠사슬을 쥔 휴고의 손이 풀려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도하듯, 빨리 풀리길 기다렸지만.
챙!!
“!!”
휴고는 다시 쇠사슬에 힘을 주면서 그를 노려보았다.
“나한테 왜 그러는 건데?”
미카엘은 아파서 쌍욕을 흘리면서도, 티내지 않고 휴고를 보았다.
“뭐야. 그게 궁금해?”
“신들을 잡아먹은 것에 대한 앙심이냐?”
“알면 잘하지? 가해자가 아들 딸 낳고 와이프랑 하하호호 살아? 피해자들을 생각하긴 해? 그러면서 인류의 영웅이라면서 꼴값을 떨고?”
그 말에 휴고는 얼어붙었다.
미카엘을 포박하고 있던 쇠사슬이 스륵 풀렸다.
그리고 완전히 멘붕이 온 듯한 모습에 미카엘은 고소하다는 듯 웃음을 흘렸다.
사실 피해자의 앙심이고 자시고, 그딴 건 미카엘에게 있지도 않았다.
군주가 신들을 잡아 처먹었든 말든 뭔 상관이란 말인가.
먹힌 놈이 약한 거고, 오히려 그로 인해 손해를 본 것도 있지만, 이득을 본 것도 있었다.
즉, 그냥 이자식이 꼴 보기 싫어서 괴롭히려 온 것뿐.
한마디로 복수였다.
‘이놈 때문에 우리 아버지께서도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잠에 빠지게 된 것이 아닌가.’
그러니 더욱 열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필 어울려도 크레아토르들하고 어울린 천박한 놈.’
크레아토르들.
무려 태고신의 직속신으로서 신계의 천재라 불리던 이들.
하지만.
‘감히 기술신 나부랭이들 주제에 신들을 가르치려 하던 놈들.’
그래봐야 태고신만 믿고 나대던 이들이 아닌가.
그리고 원래는 자신이 휴고를 끝장내려 했지만, 하필 마하바라타에서 중간에 쌔벼가는 바람에.
뭐, 결과적으론 기고만장한 크레아토르들도 전부 처리했고, 가장 눈엣가시였던 아스란도 사라져서 놈들 일 따위 상관없었지만 말이다.
‘뭐, 이놈도 어차피 크레아토르들을 먹으려고 어울렸던 것뿐이겠지만.’
1세대 군주가 뭐가 아쉬워서 먹이들과 손을 잡았겠는가.
뭐, 과거의 일은 아무래야 좋았다.
‘지금은 윤회해서 힘도 못 쓰는 놈인걸.’
휴고의 정신이 완전히 나간 모습을 본 미카엘은 고소하다는 듯 낄낄 거렸다.
어차피 그는 군주에게 당한 힘의 충전 겸, 이곳에 들린 것이었다.
‘역시 생명의 신의 땅을 이용하려한 게 좋은 선택이었다.’
아직 반 정도긴 했지만 힘도 어느 정도 회복된 이상, 이놈은 더 이상 자신을 만질 수도 없었다.
[성령체 전환 (투과)]‘자, 이제 때가 되었으니 일단 돌아가서 신들을 지구로 집합시켜야겠군.’
뱀신의 영토 따위, 빨리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어버리리라.
어디 그뿐인가.
‘저놈을 고문하면 아버지를 깨울 방법, 그리고 어전천사들의 신격을 숨긴 곳도 알게 되겠지.’
그렇게 미카엘이 상쾌한 기분으로 날개를 펼칠 때였다.
콱!!!!
“!!?”
돌아선 미카엘의 금발이 뜯겨질 듯 거칠게 붙잡혔다.
그리고 사정없이 질질 끌려갔다.
“잠… 컥!”
그리고 이게 뭔가 싶을 그 때, 고개를 돌린 미카엘은 깜짝 놀랐다.
제 머리카락을 움켜쥔 휴고가 흉흉한 눈빛으로 웃고 있었다.
* * *
그 무렵이었다.
“대장이시다!”
“설마, 그 가브리엘 님이신 것이냐?”
에덴은 수백 년 만에 축제 분위기였다.
다름 아닌 천사들이 데려온 케빈 때문이었다.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부재중이었던 에덴의 다섯 대장의 자리였다.
“그간 지주신들이 안 계셔서, 에덴이 겪은 수모를 생각하면…!”
수천 명의 천사들이 케빈의 귀환을 반겼다.
“이제 저희를 알아보시는 겁니까?”
“그래, 기억을 찾는 게 늦어져서 돌아오는 게 늦었다. 미안하다.”
“지금이라도 오셨으니 다행이죠.”
“미카엘 님도 기뻐하실 겁니다.”
이건을 뒤로하고 온 케빈은 수긍하면서도 이를 갈았다.
“지금까지 빌어먹을 인간 놀음을 하느라 면목이 없고 부끄럽구나.”
“예, 하지만 모두가 기뻐할 것입니다.”
“그렇겠지?”
“예! 안에서도 이미 환영의 준비를….”
바로 그때였다.
푸학!!
케빈을 안내하던 천사의 목이 떨어졌다.
그리고 천사의 목을 날린 케빈이 유유히 칼의 피를 닦았다.
비명이 터져 나온 건, 몇 초 뒤였다.
“꺄아아악!!!”
“어전의 천사시여, 아버지 앞에서 지금 무슨 짓을… 커헉!!”
또 하나의 목이 뎅그랑 떨어졌다.
순식간에 에덴동산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모두가 질책하듯 케빈을 보았다.
“가브리엘 님! 이 무슨!”
하지만 정작 사정없이 천사의 목을 벤 케빈은 흉악하게 웃었다.
“뒤지고 싶냐?”
“가브리엘 님???”
“가브리엘은 개뿔이. 꺼져 병신들아. 한참을 안 찾다가 이제 와서 개 지랄을 떨고 난리야. 뭐 덕분에 닭 새끼들 본거지 안까지 잘 안내 받았다만.”
상황을 눈치챈 천사들은 새하얗게 질렸다.
케빈이 쓰고 있는 천사의 힘 때문이었다.
“왜 이러십니까! 그 힘은 분명…!”
“아, 그래. 돌려준 힘은 땡큐.”
“……!!!!”
“감히 인간을 농락하고, 임산부를 공격하다 못해, 그딴 것들을 새 성인이라고 보내?”
결국 상황을 눈치챈 천사들이 급히 방어선을 펼치려 했지만, 대지를 가르는 빛이 에덴에 떨어졌다.
콰과과광!!!
[에덴본거지가 뱀주인좌의 영토로 영입됩니다] [경험치가 뱀주인에게 향합니다]천사 진영이 한순간에 박살나는 순간이었다.
아무래도 그는 처음부터 이럴 생각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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