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52)
제52화. 전설이 돌아왔다? (3)
사실 이건이 청와대에 직접 오게 된 이유는 있었다.
바로 기자회견 사건 다음날.
아침 7시.
“뭐라고요?”
이른 시간에 빡칠 만한 전화를 받은 건 휴고였다.
이건에게 얻어터지고 비몽사몽이긴 했지만, 휴고는 전화 하나에 정신이 확 깼다.
그도 그럴 게 전화 내용이 내용이었던 것이다.
“지금 뭐라 하셨습니까? 건ㅇ…아니 이건의 계좌를 못 돌려줘요?”
– 네. 정부가 맡고 있던 이건 씨의 계좌와 성금은 돌려드릴 수 없습니다.
전화를 받은 휴고는 어이가 없었다.
아니 당연히 돌려드려야 하는 거라며 살랑살랑거릴 때는 언제고.
“왜….”
왜 하루 사이 말이 바뀌었냐고 말하려고 했지만, 상대가 말을 뚝 잘랐다.
– 그 계좌와 성금을 관리하고 있는 건 이미 일본 정부라서요. 그쪽하고 이야기해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휴고는 기가 막혀 말도 안 나왔다.
“그게 왜 일본 정부의 물건…!”
그러자 전화 상대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굉장히 귀찮아하는 한숨이었다.
– 솔직히 말씀드릴까요?
“네?”
– 한국 정부는 신궁좌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신궁좌는 호주 정부의 인간이 아니었나요?
“!”
– 호주 연합의 지시일 수도 있으니, 저희도 조심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휴고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봐요. 호주 국적을 버린 게 15년 전….”
– 그게 아니라면, 돈이라도 필요하신가요? 그래서 이건 씨의 성금에 손을 대시는 건가요?
“……!”
휴고가 기가 막혀 뭐라 말하려는 순간.
“큭!”
이건이 난데없이 전화기를 빼앗아갔다.
– 아무리 신궁좌가 빈곤 신좌라 돈이 급하다고 해도 이러시면 곤란하시죠. 성인의 체면이 있지 않으세요?
이건의 얼굴에 핏대가 섰다.
– 아무튼 저희는….
“야. 뒤질래?”
전화 상대는 당황한 듯했다.
– 여, 여보세요?
“너 어디야?”
당황하던 전화 상대는 기가 막힌 듯했다.
– 누구시죠?
“계좌 주인이다. 왜.”
– 허. 이젠 어린 자식분까지 나서시는 것 같은데, 너무 아버님 편드시면 못씁니다. 학생은 공부해서 이런 짓을 안 해도 되게 하세요.
이건은 웃었다. 손에서 살의가 느껴졌다.
“닥치고. 너 어디라고 했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대는 괜히 욕을 먹어 불만인 모양이었다.
– 청와대의 최고수석실입니다. 이건 씨의 계좌 건으로 아버님과 통화 중이었습니다.
“오케이. 접수.”
– 네? 뭘….
뚝.
이건이 전화를 끊었다.
전화가 끊기자마자 휴고는 와들와들 떨 수밖에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야!! 너 죽을래!”
“……!!!”
터져 나오는 목소리에 휴고는 재빨리 자리를 피했다.
하지만.
“넌 귀화까지 한 놈이 왜 이딴 대접을 받고 살아? 뒤질래?”
이건이 말 동상을 집어 던지려 하자, 휴고는 억울했다.
아니 자신이 뭘 잘못했다고!
이건은 굉장히 빡친 듯했다.
“왜 나도 아닌 것들이 감히 널 이따위로 취급하는데!”
휴고는 소심하게 반항했다.
“화내줘서 고맙긴 한데, 어느 부분이 굉장히 잘못된 것 같지 않니?”
이건은 개무시했다.
그도 그럴게 붉은 눈을 직접적으로 잡은 건 아니지만. 어쨌든 제 친구도 한국과 세계를 구한 숨겨진 영웅이었다.
“내 친구는 소중하게 대해줘야 한다고 그렇게 말하고 다녔는데. 이것들이 챙겨주지는 못할망정 괴롭혀?”
“……?”
그런 말을 들은 기억이 전혀 없긴 하지만. 그리고 사실 자신을 가장 괴롭히는 건 이건이긴 하지만.
휴고는 알 만하다고 했다.
“솔직히 TV로 나오긴 했지만, 정말 너라고 믿을 수 있겠냐.”
환골탈태를 해도 너무 했다. 덩치 큰 괴물이 저런 쌔끈한 미남이 되었으니.
하물며.
“방금 청와대 최고수석실이라고 했지? 거긴 네 재산 담당이면서도 일본 정부 시설이거든. 태클을 걸 거라고 생각은 했다만….”
애초에 이건이 기자 회견에서 난리를 치긴 했지만, 지금의 정부가 이건의 존재를 쉽게 인정할 리가 없었다.
그건 당연했다.
“지금 정부엔 쌍아좌한테 뒷돈을 받은 놈들뿐이거든.”
이건의 편은 몇 년 전에 다 좌천됐다.
“쌍아좌 시설이 유치되는 것도 적극 찬성했지. 네 기록도 수정하고.”
그 말에 이건은 사납게 웃었다.
한마디로 저지른 짓이 너무 많아서 정말 이건이 살아 돌아왔으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아. 그 새끼들 만나면 꼭 말로 안 끝나니까 계좌도 너한테 가져오라고 시킨 건데.”
하지만 결국 이리 된다면서, 이건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휴고가 움찔했다.
“건아? 너 어디에 가는 거니?”
“내 물건 찾으러.”
“……!”
그도 그럴 게, 정부가 맡아둔 물건 중에는 자신이 찾는 중요한 물건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오전의 일.
오후의 정부 회담장은 경악과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
“길게 말 안 한다.”
“……!”
“뒤지게 맞고 내 돈 내놓을래, 내 돈 내놓고 뒤지게 맞을래.”
“……!”
쌍아좌의 폭격으로 청와대 관저가 불탄 직후.
일본 정부와의 회담으로 분주한 회담장은 경악에 물들었다.
아니, 생방송으로 나타났던 이건이 나타난 것도 나타난 것이지만.
‘지금 뭐라고?’
‘뒤지게 맞고 돈을 내놓을 것이냐, 아니면 돈을 내놓고 뒤지게 맞을래라니….’
‘어찌되었든 결론은 결국 죽일 거라는 거잖아!’
정치인들은 식은땀을 흘렸다.
물론 성녀의 기자 회견 사건을 모르는 건 아니었다. 어제 그 사건은 이미 세계적인 이슈였다.
그리고 이미 일본 정부측에 의뢰했지만 이건이 아닐 거라고 했고 말이다.
‘데이터가 다르다고 했는데!’
‘저렇게까지 회춘할 수 없다고 했는데!’
하지만.
“아직 보안번호 안 바뀐 곳 많더라? 자료실도 그렇고.”
그들은 이건이 들고 있는 서류에 식겁했다.
“……!”
틀림없었다.
구 자료실은 그 당시 정부가 이건에게 특별히 개방했던 곳.
그곳의 번호를 아는 사람이 평범한 사람일리 없다.
어디 그뿐인가.
‘몇몇 출입구에는 이건의 생체 데이터가 들어있다고 했다.’
‘그럼 정말 이건이라는 거잖아…!’
망했다는 시선에 누군가가 발악하듯 고개를 저었다.
‘장난해요? 이건 일리가 없잖아요!’
하지만 그때였다.
“뭐야. 이것들이 대답이 없네?”
“……!”
“아니. 저기 그게!”
“죄송합니다! 갑작스러운 일이라 머리가 굳어서…!”
“그럼 그 안 돌아가는 머리로 대답해봐. 니들이 맡고 있다는 내 성금 및 계좌. 언제 줄 수 있는데?”
정치인들은 술렁거리며 서로를 보았다.
‘뭐야. 그 이야기 끝난 거 아니었어?’
‘분명 오늘도 수석실에서 처리했다고.’
사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오늘까지도 한국에 없던 사람들이다.
사실 대통령의 권력보다, 성신들의 가호 스킬 하나가 더 큰 시점이었다.
그리고 사실상 쌍아좌에게 뇌물을 받고 바치며 가호 스킬을 누리던 실세들. 자신들은 안전한 나라로 도망쳐 있었다.
오늘 급하게 한국에 들어온 것도 쌍아좌 때문이었다.
음양궁이 박살난 탓이었다.
덕분에 열 받아 있는 일본 정부와 쌍아좌 성인을 진정시키는 게 더 중요했으니까.
그래서 사실상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건만!
그때였다.
쾅!
“!”
책상이 부서지는 소리에 회담장은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이건이 살벌하게 웃었다.
“어차피 얼마 안 되는 시간, 그 조그마한 대가리 열심히 굴릴 생각 말고 그냥 답해라.”
“……!”
“내 물건. 내 성금. 언제 줄 수 있는데.”
이에 올 것이 왔다는 듯 그들이 덜덜 떨었다. 하지만 최대한 평온을 가장했다.
“수석실에서 관리하는 물건은 둘째 치고, 성금은 이미 없습니다.”
“그래?”
“예. 아무래도 기부금이니까요. 이미 이건 씨의 이름으로 피해 복구 사업이나, 저소득층지원 및 불우이웃 돕기 사업에….”
바로 그 순간이었다.
쾅!
“아악!”
정치인들이 비명을 질렀다.
눈 깜짝할 사이에 한 명이 이건에게 맞고 뻗어 있었다.
피가 묻은 손을 터는 이건이 해맑게 웃었다.
“계속 개소리 지껄이면 진짜 죽는다.”
“……!”
이건은 살벌하게 웃었다.
“액수도 전혀 안 맞고, 재단 명의도 전부 누구 사위에, 누구 아내로 되어 있던데 무슨 불우이웃 돕기야. 뒤질래?”
그들은 덜덜 떨었고, 이건이 험악하게 웃었다.
“나 오늘은 사고 쳤다고 신문에 실리기 싫어. 평화롭게 끝내자.”
아니 이미 평화하고는 거리가 멀어진 것 같은데!
결국 거짓말을 하면 정말 엿 될 것 같은 느낌이었는지, 누군가가 바로 외쳤다.
“죄, 죄송합니다! 하지만 진짜 그 돈은 없습니다! 이미 수년 전에 쌍아좌 기물을 만드는데 써버려서!”
“마, 맞습…!”
그러자 이건이 니들이 그럼 그렇다며 활짝 웃었다.
“니들 뭔가 착각하는데.”
“!”
“원금이 사라졌으면 니들 재산에서 전부 긁어서 돌려놔야지? 원금은 물론 20년 치 이자까지 전부 합쳐서?”
“……!!!”
“자 골라. 맞고 내놓을래. 내놓고 맞을래.”
저 미친 새끼!
결국 누군가가 도망치려고 할 때, 이건이 해맑게 웃었다.
“오케이. 맞고 내놓는다고? 접수.”
“아, 아니…!”
빠각!
“커헉!”
“악!”
“의원님!”
문 쪽으로 도망가려던 사람들이 이건에게 걷어차였다.
보좌들과 경호원들이 달려왔지만 소용없었다.
“아악!”
피 터지는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보았다.
‘성신의 가호를 받는 사람들이 저렇게…!’
결국 보다 못한 이들이 소리쳤다.
“이, 이러시면 각하께서 가만히 계시지 않을 겁니다!”
“아무리 한국의 영웅인 이건 씨라고 해도…!”
그러자 피를 묻힌 이건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금 대통령 현식이 아냐? 윤현식.”
“에, 예?”
아, 아니 맞긴 한데.
“걔 젊을 때 내 절친이야. 완전 노상관.”
“……?!!”
아니 애초에 이건이 그딴 걸 신경 쓸 위인도 아니다.
빠각!
“아아악!”
테이블이 박살나고, 이빨이 떨어지고, 말도 아닌 광경이 벌어졌다.
“허, 허억…! 살려ㅈ…!”
하지만 그때였다.
“아 됐고. 여기에 사인한 놈들 누군지 알아?”
“!”
이건이 구 자료실에서 가져온 듯한 서류를 흔들어보였다. 그리고 서류의 정체에 정치인들은 놀랐다.
그건 당연했다.
‘저건 신궁좌 지원 중지 서류…!’
그랬다.
신궁좌는 붉은 눈 토벌의 영웅 중 하나.
하지만 10년 전. 붉은 눈 토벌에 대한 보상과 지원을 즉시 중지하라는 내용이었다.
쉽게 말해 굶어 죽든 말든, 어떤 상황이 닥쳐도 신경 쓰지 말란 내용이다.
이건이 가장 빡친 안건이기도 했다.
‘보나마나 놈들이 돈을 찔러 넣은 거겠지만.’
이건은 방긋 웃었다.
“됐으니까. 여기에 승인 사인한 놈들. 10초 줄 테니 누구인지 불어.”
“!”
“10.”
사람들은 덜덜 떨었다.
누군지 모를 리가 없기 때문이다.
“5.”
그리고 피떡이 된 그들조차도 눈치를 살폈다.
그만한 거물이었다.
결국 이건이 아쉽다는 듯 웃었다.
“아. 이거 사인 누구인지 알면 그 사람은 살려주려고 했는데.”
그러자 문에서 덜덜 떨고 있던 남자가 외쳤다.
“제, 제가 압니다!”
“……!”
“권….”
“아 됐어. 이름 말해도 몰라. 인사표에 체크해놔.”
이건은 사진까지 첨부된 인사 서류를 던져주었다.
그걸 받은 남자가 재빠르게 체크했다.
그리고.
“전부 체크했습니다!”
“오케이.”
“감사합니다! 그, 그럼 전 이만…!
남자가 엉금엉금 회담장을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쾅!
“!”
이건이 어딜 가냐는 듯 발로 문을 막았다.
“어딜 가냐?”
“아, 아니 불면 살려주신다고.”
“살려준다고 했지, 죽이지 않는다곤 안 했는데?”
“……?!”
사람들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살려주십시오! 저희도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닙니다!”
“아무래도 저희가 성신이 없고…!”
“그래서 이웃 나라에 도움을… 커헉!”
이건은 그들을 밟으며 헛웃음을 흘렸다.
“뭐래. 뻔히 귀화한 신궁좌가 있는데 왜 옆 나라를 찾아? 이것들이 쌍아좌한테 얼마를 받아 처먹었으면.”
“……!”
“왜. 어디 지금도 옆 나라에 호출해보시지!”
그리고 그때였다.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회의실에 울려 퍼질 때.
“허억…!”
돌연 입구 쪽에서 다른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는 사건이 일어나겠다 싶어 사태를 수습하러 나갔던 최성혁이었다.
일단 회의 시간을 미루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그 사이 이 무슨…!
‘아니 저 성질머리에 대해서 듣기는 했지만…!’
이것은 상상 이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이 상태로 회의는 아예 무리다…!’
서둘러 중지해야 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지금 시간이 몇 시인 줄 아십니까?”
타이밍 좋게 회담장 안으로 누군가가 들어왔다.
“왜 본관에 들어서도록 아무도 마중 나오는 사람이 없는 거죠?”
“하물며 이 소란은 무슨…!”
일본 정부 측 사람들이었다.
“아무튼 됐습니다. 어서 고개를 숙이세요.”
“예?”
“쌍아좌 성인께서 오셨습니다!”
“!”
(다음 편에서 계속)
오피러브
늑대훈련소
TXT viewer control
재앙급 영웅님이 귀환하셨다-52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