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73)
제73화. 조건이 조금 까다롭구나 (4)
별호 .
감정사 진명은 SS급 성도이자, 통합거래소에서 이건의 제자라 주장했던 사내였다.
동시에 이건이 단검에 대해 의뢰를 했던 사람이기도 했다.
바로 20년 전.
이건을 함정으로 떨어트린 그 단검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진명은 조심스럽게 상자를 이건에게 내밀었다.
틀림없이 소피를 때려눕힌 이후. 이건이 맡겼던 소도였다.
[사기(死氣)가 묻은 소도]등급 ???
-정보를 불러올 수 없음
그리고 그걸 본 휴고가 놀랐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너 그거 며칠 전에도 헤이지한테 보여주지 않았었어?”
분명 헤이지한테도 그 검을 보여주면서 범인에 대해 묻지 않았던가.
그러자 이건이 히죽거리며 품속에서 뭔가를 꺼냈다.
휴고는 놀랐다.
“그거!”
그가 꺼낸 건 똑같은 단검이었다.
“내가 갖고 있던 건 레플리카(replica).”
“뭐? 복제품? 난 너 그거 만드는 거 본 적도 없는데?”
그러자 이건이 칼을 던지고 받으며 코웃음 쳤다.
“이딴 쬐깐한 칼 쯤이야. 똥 싸는 사이에도 만들어.”
“……!”
휴고는 경악했다.
제 성신 때문에 억지로 갖게 된 심미안(S)으로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하물며 이건은 모든 작품을 2점 이상 만들지 않았다. 카피는 더더욱 말할 가치가 없었고 말이다.
그래서 카피엔 전혀 재능이 없는 건가 싶었는데.
‘저 정도면 그냥 원본인데…!’
하지만 그 능력에 감탄하던 것도 잠시였다.
“됐고! 처녀좌 성도를 어찌 믿고 그걸 맡겼어!”
사자좌 쪽이야 놈들의 물건도 뺏었겠다, 살려두면 큰 이득도 되었다.
놈들을 살려놓으면 빼앗아온 사자좌의 물건도 계속 쓸 수 있으니.
하지만 처녀좌 성도는 어떤가.
“막말로 이 사람이 이미 널 처녀좌한테 팔아넘겼을 수도 있는 건데!”
“뭐?!”
놀란 건 진명 쪽이었다.
“아무튼 건이 너, 좀 더 사람을 의심…!”
“이 제비 같은 성인 주제에 뭐래! 이 얼굴 빼곤 볼 것도 없는 꺽다리가!”
“……?!”
성인을 상대로 무자비한 취급이었다. 휴고에겐 난생 처음 겪어보는 일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진명은 몹시 화를 냈다.
“내가 20년 된 스승님을 팔아먹을 것 같냐! 만년 꼴등 신좌야!”
“……!”
데미지를 받은 휴고는 어이가 없었다.
원래 이런 성격인가 싶을 언사에도 놀라긴 했지만.
“20년 스승이라니! 이게 언제부터 건이를 봤다고…!”
“아. 맞긴 해. 너희 둘 사형제야.”
“?!”
이건의 확인 사살에 휴고는 2차 데미지를 받았다.
자신 몰래 언제 다른 제자를 키웠냐는 의미였다.
하지만 데미지는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게다가 순서를 따지면 오히려 감정사가 네 사형일 걸.”
“?!!”
3차 데미지.
“게다가 정보 조사에선 너보다 천만 배 쓸모 있으니까 맡긴 거고.”
4차 데미지!
“아무튼 지금은 친하게 지내. 얘 성재 친구인 건 알지?”
죽어가던 휴고가 발악을 했다.
“난 몰라…! 걔한테 저런 친구가 어딨다고…!”
진명이 안쓰러운 듯 보았다.
“거 실제로 보니까 진짜 아들내미가 말한 대로 싫어할 만하네. 저렇게 고집 세고 고지식하니. 꼰대야 꼰대.”
“…커헉!!”
휴고는 주저앉았다.
마무리는 치명타였다.
뭐, 이건에겐 아무래야 좋았다.
진명 역시 제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차용한 것 뿐.
왜?
[사기(死氣)가 묻은 소도]등급 ???
-정보를 불러올 수 없음
[사악한 힘에 해당 검의 정보가 파괴되어 있습니다] [검에 어떤 정보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재료정보는 아직 주시안의 레벨이 낮아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 어떤 추적스킬로도 검에 남은 주인을 추적할 수 없습니다]사실 추적의 스페셜 리스트인 휴고조차도 검에서 단서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진명은 할 수 있다.
왜?
진명 (SS급) 처녀좌
각성명(세례명) : [만물의 진위를 감별하는 자]
-만고의 이력을 감별하는 자
효과: 만물로부터 기억을 꺼낼 수 있다.
-만물의 진위를 감별하는 자 보유스킬-
[기억 읽기 SS랭크 (처녀좌)] [기억 전달 S랭크 (처녀좌)] [이건님 제자 (본인용) B랭크 (처녀좌)] [기억 이식 S랭크 (처녀좌)]……
개인특성
[근본 모를 자신감] 운 버프 30% [장인 눈썰미] 관찰능력 버프감추고 싶은 특성
[정신 예민] 체력 50% 방전 [목소리] 상대의 기운을 쏙 빼놓는다그랬다.
진명의 주요 스킬들은 .
인간은 물론이요, 사물과 공간, 괴수의 기억까지도 뽑아낸다.
타고난 눈썰미도 있지만, 괜히 SS급 감정사가 아니었던 것이다.
기억을 타고 올라가면 진품인지 가품인지 모르래야 모를 수가 없으니까.
그래서 능력을 훔쳐본 순간부터 이번 건은 이 녀석밖에 없다고 느꼈던 것이다.
‘뭐, 내 기억을 못 읽어서 번거롭긴 하지만.’
자신의 기억을 못 읽는 이유는 간단했다.
[인간이 감히 뱀주인좌 주인의 육신에 침입할 수 없습니다]그래서 단검의 기억을 읽게 한 것이다.
‘뭐, 평범한 물건은 아니라 시간은 꽤 걸린다 했었지만.’
“그래서 범인은 누구였는데?”
그러자 진명이 재빨리 눈치를 살폈다.
“이건 님,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동시에 진명이 검 모양의 휘장을 튕겼다.
팅!
그러자 그들의 주변으로 빛나는 막이 생겨났다.
[물고기좌 대여스킬이 발동되었습니다] [30분 동안 가 발생됩니다.] [대여비 50만 달러가 차감됩니다]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물의 기운에 내부의 소리가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게 되었습니다]빛의 막이 몸에 스며들자 진명이 바짝 긴장했다.
“분명 5년 전에 이 검과 똑같은 검이 경매로 나왔다고 하셨었죠?”
“어. 그리고 그때도 SS급 감정사가 감정했을 거라던데.”
사실 그래서 진명을 찾은 것이었다.
그 당시 그 검을 팔러온 사람이 누구였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그러자 진명이 침을 삼켰다.
“사실 5년 전. 그때 그 검을 감정한 사람은 아마 제 선임일 겁니다.”
“!”
“전 2대째 입니다. 능력은 다르지만 그분도 처녀좌의 십성이었죠.”
“오. 네 선배는 범인을 더 잘 알겠네. 연락 가능해?”
“돌아가셨습니다.”
“!”
“시기상 딱 그 검의 감정 후, 일주일 뒤에 살해당하셨죠.”
이건과 휴고의 표정이 변했다.
이건과의 일과도 연관이 있는 듯한 사람이 살해당해?
수상한 게 당연했다.
그뿐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 검. 기억을 뽑아보니까 여기저기 기억이 삭제되어 있었어요. 흔적을 정말 완벽하게 지운 거죠. 이런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는데, 인간이 아닌 엄청난 힘이 관여되어 있습니다.”
“……!”
한마디로 상대는 보통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말에 휴고도 납득했다.
아무리 이건이 붉은 눈을 잡고 힘이 빠져 있었다지만, 고작 저런 칼에 찔려 함정에 빠지는 게 가당키나 했을까.
아니나 다를까.
“강력한 저주 스킬이 걸려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성신까지 죽일 수 있는 수준입니다.”
“……!”
저주 스킬은 게자리, 거해좌의 특기다. 하지만 놈의 실력으론 성신까지 죽일 수 없다.
즉, 성인 하나가 저지를 수 있는 일이 아니란 것이다.
애초에 알려진 12성신 중 누구의 힘과도 적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범인이 누군가에게 힘을 받아서 이건 님을 찌른 게 틀림없습니다.”
이건이 이죽거렸다.
‘역시 미지문명이 얽혀 있나.’
그리고 진명이 망설이다가 말을 이었다.
“아무튼 겨우 기억의 단편들을 긁어서 살펴봤는데….”
“봤는데?”
진명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가 꺼낸 말은 충격적이었다.
“이건 님을 찌른 건 처녀좌 성인이십니다!”
“……!”
진명은 배신감에 파르르 손을 떨었다.
지워질 대로 지워져, 흐리고 조각 조각난 기억의 형태였지만 확실했다.
단검의 기억에서 나온 건 자신들의 성주였다.
“혹시나 싶어 처녀좌 무기창고를 몰래 뒤졌는데, 거기서도 같은 게….”
진명은 제 가방을 열어보였다.
내용물에 이건은 웃었고, 휴고는 까무러쳤다.
이건을 찌른 검과 똑같은 무기들이 우르르 나왔다.
진명이 SS급이면서도 처녀좌 신앙심이 떨어져 있던 이유는 이 문제였을까.
아무래야 좋았다.
휴고는 아들이 가져왔던 유럽연합의 의뢰서를 떠올렸다.
그건 분명 처녀좌의 의뢰.
“그럼 설마 처녀좌가 건이 널 이곳에 부른 것도… 헉!”
휴고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이건이 돌려받은 검을 순식간에 뽑아들었기 때문이다.
스겅-
20년.
아니, 탑 안에 갇혀 있던 수백 년 이상의 세월에도 상한 것 없이 멀끔한 모습.
그 기이하다 못해 소름이 돋는 칼날에 이건의 시선이 꽂혔다.
“건아?”
“여기 담겨 있다던 저주 스킬.”
“예?”
“그 성신도 죽일 수 있다는 스킬 말이야. 되살릴 수 있지?”
“……!”
휴고와 진명이 식겁했다.
“너 설마!”
이건의 뱀눈이 무섭게 번득였다.
“신을 죽일 수 있다잖아. 눈에는 눈, 이에는 이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이건의 살의에 진명은 몸을 떨었다.
하지만 곧 진명이 말했다.
“효력이 다한 스킬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재생술사를 알고 있습니다. 연락해보겠습니다.”
이건은 웃었다. 동시에 진명에게 뭔가를 내밀었다.
목걸이였다.
“내가 만든 보호 성물이야. 혹시 모르니까 넣어둬.”
“이건 님!”
물론 감시에 추적 기능도 붙어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감정사는 이건 님에게 물건을 하사받았다며 감격에 젖었다.
뭐, 지금은 그게 급한 게 아니었다.
“지금은 이곳에 나타났다는 괴수가 먼저야.”
“!”
‘처녀좌는 힘의 시련부터 처리하고 나서다.’
제한 시간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는 휴고를 보았다.
“분명 네 부하들이 먼저 선발대로 갔다고 했지?”
“그래, 슬슬….”
그때였다.
“이건 님!”
“!”
멀리서 휴고의 부하들이 나타났다.
휴고의 지시로 선발대로 보낸 이들이었다.
그들이 이건을 보며 천보자기를 내밀었다.
“이건 님! 이거요! 두 분께서 말씀하신 괴수의 털 몇 점을 발견했어요!”
“운이 좋았어요! 그 괴수에게 공격당한 사람한테서 발견되어서…!”
그러자 뒤편으로 밀린 휴고는 어처구니 없어했다.
“야. 그거 찾아오라고 지시한 건 나….”
그러나 부하들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이건 님이라면 이것만으로도 어떤 적인지 알 수 있으시죠?!”
“성주님하고 다르게 분석력이 뛰어 나시니까요.”
휴고가 울컥 했지만, 상관없었다.
“이건님. 찾으시던 괴수가 맞으신가요?”
이건이 날카롭게 웃었다.
“빙고.”
“!”
[신을 잡아먹는 마물(SS)의 털] [힘의 시련의 대상입니다]제 감이 정확했다.
그리고 이곳에 나타났다는 괴수는 공략불가능 판정 괴수.
처녀좌는 어쩌면 자신을 해하려고 불렀을 수도 있지만.
‘외려 이득이군.’
덕분에 찾아야 할 상대를 빨리 찾아냈다.
“마지막으로 발견된 곳이 어디라고 했지?”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이건 님으론 무리입니다. 포기하세요.”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 * *
건장한 젊은이의 목소리였다.
20대 후반 쯤일까. 신궁좌 답게 외모는 출중하나, 웃음기 없고 무뚝뚝하며 상당히 고지식한 인상.
덩치있고 굉장히 키가 큰 사내가 자신들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 키가 휴고나 자신보다도 컸다.
[주의. 신궁좌에 충성심이 매우 높습니다] [뱀주인좌 신앙심이 상당히 낮습니다]이에 이건이 눈을 동그랗게 떴고, 휴고는 기겁했다.
“벤!”
휴고가 아주 잘 아는 사람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벤자민 고트]– 신궁좌 SS급
“처음 뵙겠습니다. 신궁좌 성인을 모시고 있는 고트라고 합니다.”
이건이 비웃었다.
“올, 빈곤신좌. 너 다른 성도들도 있긴 했구나? 2명밖에 없는 줄.”
휴고는 발끈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 정도로 작진 않거든!”
아무래야 좋았다.
‘SS급은 난생 처음 보는군.’
천의 다리때는 괴수의 등급이 낮다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탓이었다.
그리고 저들은 세계에 딱 10명 밖에 없다는 새로운 인류 최강들이다.
‘그게 십성이랬나.’
이건은 휴고가 알려준 성도들의 등급을 떠올렸다.
[성인] 교황 – 절대권력자 [SS급] 십성 (총대장) -신좌 톱 [S급] 성단장 (지부대장) -각 나라 톱 [A급] 상급 – 도시 박살 수준 [B급] 중급 – 지역 박살 수준 [C급] 하급 –짐꾼/토벌대에 나갈 수 있는 전투 성도 최소기준———이하———–
[E~F급] 일반시민 (평신도) -성금, 기금 (만 3세 이상은 모태신앙처럼 12궁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그리고 고트는 유하와 같은 십성이었다.
물론 유하는 아직 S급. 그래서 이 SS급들에게 무시당하는 모양이었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SS급은 성인의 후보이자 대리였고, 성단장들을 총괄하는 총대장격인 셈이다.
실제로 고트는 신궁좌 신앙심이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자신에겐 이유는 모르겠지만 묘하게 적대적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곳에 나타난 괴수를 잡으러 오신 모양인데. 다치기 전에 돌아가시죠.”
그 비웃음에 신궁좌 성도들이 비명을 질렀다.
“고트! 그분이 누구인지는 알고 그러는 거예요?”
“그 전설의 이건 님이라고요!”
“성주님하고 활 대결도 하셨는데, 성주님은 그냥 꺾였다니까요! 우리 성주님 허접…”
그 말에 고트가 험악하게 두 부하의 머리를 찍어 눌렀다.
“이것들이 지금 신궁좌 성도라는 걸 망각했나!”
“아아아악!”
“죄송합니다!”
“아무튼 성주님께 이건 님 말씀은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봐야 저희 성주님보다 못하시겠지만요. 듣자하니 이건님의 전투는 대부분 저희 성주님의 도움으로 성공하셨다던데.”
“!”
이건은 슬쩍 휴고를 보았고, 휴고는 덜덜 떨었다.
그러고 보니 부하들 앞에서 가오 좀 잡아보겠다고 그러긴 했는데…
하지만 그걸 알 턱 없는 고트가 계속 말을 이었다.
“어쨌거나 이건 님은 휴고 님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셨다고 하니, 저희 성주님이 안 계실 땐 부디 얌전히 계셔주시기 바랍니다. 민폐니까요.”
안돼! 그만하라고!
휴고의 표정이 점점 볼만 했지만, 이건이 활짝 웃었다.
“그래에? 택수가 그랬어? 민폐래?”
이에 휴고는 그게 아니라는 듯 새하얗게 질렸다.
그러나 고트는 진지했다.
“예. 도저히 혼자서는 전장에 보낼 수가 없을 정도라고 하셨죠.”
휴고는 망했다는 듯 얼굴을 짚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고트가 말했다.
“아무튼 이번 건은 안 됩니다. 돌아가십시오.”
“뭐?”
“선발대로서 보고 왔지만, 그건 인간이 잡을 영역이 아닙니다. 이건 님으로는 안 돼요.”
그리고 그가 뭔가를 꺼내들었다.
“오직 이 무기와, 저만이 그걸 잡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가 꺼낸 낯익은 무기에 이건의 눈이 왜인지 동그랗게 변했다.
동시에 그가 웃음을 터트렸다.
얼씨구. 이것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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