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74)
제74화. 힘의 시련 (1)
얼씨구. 이것 봐라?
고트의 말에 이건은 히죽 웃었고, 휴고의 얼굴엔 핏기가 사라졌다.
그건 당연했다.
“성주님이라면 문제없이 잡으시겠지만, 상성이 너무 좋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걸로 제가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고트가 꺼낸 무기 때문이었다.
얼핏 보기에 기계식 활이었다.
[악마를 갈아 넣은 블랙 호크] S급– 악마용, 대형 형태 괴수용
– 파괴력 특화
늘씬한 몸체. 하늘을 향해 뻗은 곡선은 마치 검은 수소의 뿔 같다.
아주 멋있게 생긴 장궁이었다. 은은한 무광 몸신에 조립된 파츠들도 군더더기 없이 예술적.
예술적인 면모뿐만 아니라 무기적인 측면으로 봐도 훌륭했다.
활시위는 손을 탄 흔적이 있지만 늘 새것 같은 윤기를 자랑했고, 활의 파괴력을 더하게 만드는 설계는 완벽함을 자랑했다.
마치 발톱을 숨긴 재규어를 형상한 듯한 모습.
그러면서도 빠른 속도를 위한 최적의 두께, 사용자를 위한 안전성까지 빼놓지 않았다.
제작자가 이놈을 만들면서 얼마나 연구를 했을지 보여줬다.
척 봐도 완벽한 무기라고 해야 할까.
바로 그때였다.
쉬익!
고트가 갑자기 활을 하늘을 향해 뻗었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활시위를 당겼다.
하늘은 보지도 않았다.
쾅!
동시에 하늘에서 비명소리가 들리고.
“키엑…!”
하늘에서 검은 물체가 떨어졌다.
쿵!
그건 다름 아닌 비행형 괴수였다. 얼핏 까마귀로 보이지만, 그 크기만 성인 2명분의 크기.
틀림없는 괴수였다.
실제로 몸의 절반이 날아간 까마귀의 몸에서 흐르는 피는 푸른색이다.
하지만 그 무식한 파괴력에 두 신궁좌 성도들이 비명을 질렀다.
표적을 보지도 않고 날려버린 솜씨는 중요하지 않았다.
“마력도 싣지 않았는데! 저 파괴력은 뭐야!”
“저 흑조! 방어레벨 A+ 이잖아요! 성단장급들이 스킬을 박아도 버티는 놈인데…!”
“고트. 그런 활이 있었어요? 어디서 산거예요?”
“아, 예린 누나! 저게 돈 주고 살 수 있는 퀄리티예요?! 수억을 줘도 못 사겠다!”
“세상에 마갈좌의 에서도 이런 걸 만들었단 말은 못 들었는데…!”
“천재공방에서 나왔으면 진작 전 세계에 퍼졌죠! 레전드 급이라고요! 레전드!”
고트는 미묘하게 웃으면서 어깨를 들썩였다.
봤냐는 눈빛이다.
“이 무기가 아니면 이번 적은 상대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놈은 원체 다루기 힘든 놈이라 성주님 다음으로는 제가 가장 잘 다룰 테고요.”
어쨌거나 세상에서 내로라하는 SS급이 자랑할 만 했다.
하지만 그러면 뭘 하나.
[제작자 : 이건]이건이 활짝 웃었다. 그리고 그가 웃을수록 휴고의 얼굴엔 땀이 줄줄 흘렀다.
그랬다.
그 활은 20년도 훨씬 전. 이건이 현역시절에 만든 활이었다.
각인은 안했지만, 무려 완벽주의자인 이건이 스스로도 만족하는 물품들.
대충 ‘이건 시리즈’ 중 하나였다.
이건은 그 단계를 스스로 브론즈, 실버, 골드 급으로 나누었는데 저 녀석은 무려 실버 시리즈였다.
무엇보다 그건 이건이 휴고에게 특별한 선물로 준 것이다.
그러니 그 무기를 사방에서 칭찬해주니 휴고도 뿌듯할 만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 활을 보는 휴고는 죄 지은 사람처럼 안절부절 못했다.
되려 시한폭탄이 터질 걸 알 것 같은 얼굴.
“고트! 그 무기 어디서 산 거냐니까요!”
“뭐? 이거? 이거는 ㅈ…”
고트가 입을 열려하자 휴고가 비명을 질렀다.
“악!”
그리고 재빨리 외쳤다.
“벤! 그 괴수 보고 온 거 확실해?”
“아, 예. 여기서 북쪽으로…”
“그래! 그럼 우리 우선 그쪽으로 가면서 말하… 커헉!”
휴고는 이건에게 소리없이 발을 밟혔다.
휴고의 발을 초토화 시킨 이건이 해맑게 물었다.
“잘생긴 부하야. 그 전에 물을 게 있는데.”
“예?”
“그 활. 어디서 구했어?”
그러자 고트는 뛰어난 걸 알아보긴 알아본다는 듯 웃었다.
하지만 그러면 뭘 하나.
이것 말고는 절대 못 구한다는 듯, 고트는 약간 밉상스레 웃었다.
“구한 곳은 전당포입니다. 누군지는 몰라도 가치를 모르고 판 거겠죠. 그렇지 않고서야 그런 곳에 이런 레전드급이 있었을 리가….”
휴고의 얼굴은 땀범벅이 되었다. 그는 감히 옆을 볼 생각을 못했다.
그건 당연했다.
“휴-고.”
“……!!!”
제 귀를 사정없이 찌르는 음성에 휴고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래서 슬쩍 도망가려는 데, 이건이 휴고의 어깨를 붙잡았다.
“휴고 오터스.”
휴고는 덜덜 떨었다.
해맑게 웃고 있지만 이거 진짜 화났다.
이건이 본명으로 부르는 건 분노지수 Max를 의미했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왜 내가 준 선물이 전당포 따위에 있었던 걸까?”
“허억…!”
귓가에 떨어지는 그 목소리의 온도만 -273℃.
어깨를 잡은 손에 살의가 느껴졌다.
“어? 말 좀 해봐. 저게 왜 전당포에 있어가지고 네 귀여운 부하 새끼가 저걸 들고 설치고 있냐고.”
“아, 아니 그게…”
휴고는 눈을 질끈 감으며 정말 미안하다는 듯 속삭였다.
“미안! 나도 그땐 어쩔 수 없었어…! 애 엄마는 없고, 애들은 배고프다고 우는데 그땐 진짜 생활비가 한 푼도 없어서!”
“뭐어?”
“아니 진짜! 진짜 금방 찾아오려고 했거든? 그런데 바로 돈 모아서 찾으러 가니까 그 사이에 이미 팔려버려서 찾아올 수가…!”
“…….”
어깨를 잡은 이건의 손이 조금 누그러졌다.
뭐. 화나긴 하지만 자기가 탑에 갇히고 난 뒤 휴고가 어떤 취급을 받았는지 모를 리도 없다.
하물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제 귀여운 조카들 먹고 입히는데 제 물건이 사용 됐다면 뭐.
그런데 그때였다.
“그런데 이정도 물건이면 아무리 문외한이라도 경매에 내놓았을 것 같은데요? 왜 전당포에…”
“아. 듣자하니 처음에 팔았던 사람이 도박 빚 때문에 팔았다더라고. 압수된 걸걸.”
이에 휴고는 뜨악 입을 벌렸고, 이건의 손에 살의가 실렸다.
“야!!!”
“미안해! 그땐 진짜 급해서 그랬어! 일거리도 다 막히고! 도박도 그때 정말 딱 한 번 한 거라고!”
뭐, 아무래야 좋았다.
당시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결과적으로 저 물건도 결국엔 되돌아온 거니 된 것이었다.
대신.
“너 어전 성물은 당분간 고칠 생각 마라.”
휴고는 좌절했다.
그리고 그 둘의 대화를 알 턱이 없는 고트가 이건에게 말했다.
“아무튼 이건 님은 필요 없으니 돌아가주시기 바랍니다. 성주님을 성역까지 데려다 주시면 더욱 감사드리고요.”
이에 기겁한 휴고가 급히 이건을 보았다.
‘저 성미에 가만히 있을 리가!’
아니나 다를까.
“…건아, 미ㅇ!”
하지만 곧 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건아?”
이건의 얼굴이 너무 평화로웠다. 그래서 의아했다.
어쩐 일로 성질대로 주먹을 휘두르지 않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건은 코웃음을 칠 뿐이었다.
왜?
[신의 주시안이 발동되고 있습니다] [신의 주시안 레벨이 E등급이라 관찰 범위가 늘어났습니다] [F레벨 기본정보 확인 ▶ E레벨: 신앙심 확인, 심리 확인] [상태: 불안, 걱정]그랬다.
신의 주시안의 레벨이 올라가니 사람의 상태도 볼 수 있게 되었다.
대략적인 것이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저놈, 뭔가 숨기고 있군.’
그랬다.
휴고에 대한 충성심이 높긴 하지만, 일부러 자신을 자극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서 이건이 웃었다.
“알았어. 너 실컷 잡아. 난 구경이나 할게.”
“……!?”
이에 고트는 당황한 듯했다.
왠지 제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느낌인 눈치였다.
“왜. 안돼?”
“예? 아니 그게…!”
고트가 이건을 말리려고 했지만, 이건은 천연덕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와 SS급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고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 * *
[주의. 인간의 영역이 아닙니다] [악마와 같은 짐승들에게 생명력과 신위를 빼앗길 수 있습니다]돔 밖의 폐허가 된 도시.
사람 하나 없는 을씨년스러운 도시엔 보랏빛의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었다.
하지만.
“야야, 저기도 날아오잖아. 뭐해! 뒤질래?”
“아니…!”
쾅!
“아! 저기도! SS급이 저것도 못 맞추나? 아 신궁좌 개 구리네.”
“아니 그러니까…!”
쾅!
“야! 나 죽을 것 같아! 빨리 저거 죽여! 엄마야. 신궁좌 개 쓰레기네.”
“아오!”
결국 화살을 날리던 고트는 얼굴에 핏대를 세웠다.
“아 좀! 본인은 싸울 생각이 없으십니까?”
그도 그럴 게, 이곳은 이미 미지문명의 땅.
놈들의 본거지였다.
당연히 인간의 영역인 돔과는 괴수의 숫자에서부터 차원이 달라진다.
지금도 수백 마리의 괴수들을 고트가 혼자 처리하고 있었다.
“보고만 계시지 말고 좀! 주변 처리는 알아서…!”
그러자 편하게 따라가던 이건이 되려 헛웃음을 흘렸다.
“내가 왜? 약해빠졌으니 난 빠져 있으라며?”
“……!”
고트의 표정이 볼만했다.
그야말로 자기 무덤을 자신이 판 느낌이 아닌가.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은 즐겁게 포테이토칩을 뜯었다.
‘등신 놈.’
어차피 이번 자신의 목표는 그 SS급 한 마리 뿐이었다.
그런데 그 옆에 있는 잡몹들만 수백 수천 마리였다. 미쳤다고 이것들을 하나하나 다 잡으면서 힘을 빼고 있나.
‘지금은 시련 때문에 경험치도 안 오른다고.’
손해였다. 사실 그래서 아까도 안 때려눕힌 것이다.
미지문명의 소굴이 어떤 느낌인지는 누구보다 자신이 가장 잘 아니까.
‘그러니 지금은 오히려 잔몹 처리하는 게 이득이지.’
어디 그뿐인가.
“키엑!”
경험치는 안 올라가지만 막타를 빼앗으니 데이터는 얻을 수 있었다.
‘역시 좋은 셔틀이군.’
싸우는 건 처음 보긴 했지만, 확실히 전투능력은 자신도 인정할 정도였다.
확실히 이번에 나타난 괴수도 혼자 해결할 수 있다고 자부할만 하긴 했다.
‘사실 저 정도면 이미 성인급이지.’
그래서 참 아깝다고 느껴 물었다.
“넌 왜 내가 싫은데? 내가 정말 택수 뒤에 숨어서 아무것도 안 했다고 생각해?”
“아뇨. 그런 게 아닙니다. 단지.”
“단지?”
“툭하면 사람들을 두들겨 패기나 하시고.”
“!”
“마음에 안 들면 기물 파손이나 해대시고.”
“……!”
“뭐라고 항의하면 패서 입이나 다물게 하시고.”
“……!!”
“그 정도면 영웅이기 전에 이미 양아치 아닙니까?”
“……!!!”
이건은 새삼 상처를 입은 듯했다.
새끼가 치사하게 팩트로 조지다니.
“그리고…이건 님 일로 휴고 님의 위치도 꼴….”
“뭐?”
이건의 목소리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던 고트는 흠칫 놀랐다.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정작 이건은 뭔가를 눈치챈 듯, 흥미로운 듯 보았다.
“안 그래도 궁금했어. 내가 키운 놈이고, 원래도 인망이 높던 놈인데 신궁좌가 왜 꼴찌 취급이야?”
결국 이건의 눈빛에 당황하던 고트는 망설이다가 말했다.
“실은 어떤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모님이 사라지신 사건과 연관이 있는데… 단지 그 사건의 괴수가 너무 강했고, 휴고 님은 명예도, 사모님도 잃으신 거죠.”
“택수가 처리를 못했다고?”
휴고는 자신이 직접 가르친 제자였다. 아무리 그래도 명예가 떨어질 정도는 아닐 텐데.
“정체는 모릅니다. 하지만 전 그게 휴고님을 못 마땅해 하던 이쪽 서방의 성인들의 짓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택수 아내는 그때 목숨을 잃은 거고?”
“아뇨. 하지만 그때 그 괴수만 찾아내면 살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건은 미간을 좁혔다.
무슨 의미일까 싶었지만, 고트는 미간을 좁히며 움직였다.
“아무튼 이 무기만 있으면 이번 일도 저 혼자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두 분은….”
이건은 쯧 혀를 찼다.
“너 그거 있어도 혼자 못 잡아.”
“예?”
“애초에 니 새끼가 그걸 50%밖에 못 쓰고 있다는 건 알고 있냐?”
“예??”
“뒤지고 싶으면. 계속 그렇게 내 새끼 어설프게 들고 쏘시고.”
“예? 내 새끼…요?”
“시끄러우니까, 내놔. 그거 그렇게 쓰는 거 아니니까.”
“…예, 예??”
아니 내 새끼는 무엇이며, 이미 충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50%라니?
그렇게 고트가 당황할 순간이었다.
‘!’
안개 속에서 어떤 소리가 들려왔다.
고오오오-
아주 끔찍한 울음소리였다.
그리고 이건은 그 안갯속에서 낯익은 것을 보았다.
자신을 찌른 검의 문양이었다.
그리고 그 무렵. 이건 대신 유럽 연합 정부 대표들을 만나러 왔던 휴고가 고개를 돌렸다.
그도 그럴 게, 이상한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리가 작아 잘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착각인가 싶었던 그때.
소리가 다시 들렸다.
고오오오-
모두가 당황했다.
“뭐야. 이거 무슨 소리야?”
“…놈이다!”
적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필시 이건이 노리는 힘의 시련 대상.
하지만 휴고의 표정이 변해 있었다.
‘이 소리는…!’
틀림없었다.
10년 전, 자신의 아내를 잡아먹었던 놈의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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