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77)
제77화. 힘의 시련 (4)
안 그래도 이상하게 생각했었다.
20년 만에 만난 휴고가 생각보다 약해진 느낌이라서.
휴고의 성신이 약한 성신도 아니고, 그렇게 약하게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물론 그래봐야 저한테는 죽어도 따라오진 못하겠지만, 성인들 중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는 키워놓았으니까.
하지만 그러려니 했다.
자신이 너무 센(?)탓도 있었고, 무한 리셋 되는 탑에서 보낸 세월만 수백년 이상.
인간의 기억이라는게 정확하지 않으니, 약간의 기억 차이가 있었겠거니 싶었다.
‘그것도 아니면 정말 키워준 은혜도 잊고 20년 동안 쳐 놀았거나.’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신을 잡아먹는 마물 (SS) (0/1)] [신궁좌의 힘으로 강해져 있습니다] [먹어치운 신궁좌의 힘으로 성목으로 자랐습니다]10년 전, 이것들이 제 친구의 힘을 쪽쪽 빨아먹고 잘 자란 것이다.
[경고. 태양신의 힘을 먹고 더욱 강력해졌습니다]뭐. 확실히 강하긴 강했다.
하지만.
콰직!
“부오오오!”
괴물의 입이 찢겨나가면서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
이건은 양손으로 찢어낸 놈의 아가리를 보면서 날카롭게 웃었다.
단단하게 다물려 있던 입은 귀까지 찢겨나가며 피를 튀겼다.
괴물은 괴로운 듯 몸부림을 쳤다.
“부오오오!”
마치 그만 두라는 듯 했지만, 이건에겐 일체의 자비도 없었다.
“이 걸신 같은 주둥이로.”
지이이이익!
“그간 먹을 거 구분 못하고 쳐먹었으면.”
쩌어어억!
“전부 게워내야지! 새끼야!”
“부오오오!”
엄청난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이건은 붙잡은 입을 아예 잡아 뜯어버렸다.
그 광경에 충격받은 건 신궁좌 성도들이었다.
“헉…!”
그들은 맨손으로 괴수의 입을 쥐어 뜯는 광경이 어지간히도 쇼크인 모양이었다.
특히 신궁좌 막내 서지훈은 제 입이 아프다는 듯 입을 틀어막았다.
“미쳤어요! 저분은 저게 무슨 옥수수 껍질인 줄 아나 봐요!”
하지만 그런 패기가 오래 갈 리가 없었다.
이건이 고트의 상급 장비를 빼앗아 걸치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맨손으로 잡아 뜯는 미친놈은 없다.
방어신좌인 황소좌 조차도 저런 미친 짓은 안했다.
그리고 그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아니나 다를까.
“이건님!”
괴수의 피부를 만진 이건의 피부가 녹아내렸다.
그뿐이 아니었다.
우득, 우드득!
마물의 피가 어찌나 독한지, 그 자체만으로도 주변 짐승의 근육과 뼈까지 녹일 정도였다.
[주의. 마물의 피에 신체가 망가집니다]피를 뒤집어쓴 이건의 얼굴과 어깨, 팔뚝의 근육이 문드러졌다.
튀긴 피에서 강한 산성을 풍기기 때문이었다.
녹아내리는 근육 사이로 뼈가 보인 듯했다. 괴수는 봤냐는 듯 찢어진 입으로 포효했다.
“키엑!”
이에 신궁좌 성도들이 비명을 질렀다.
“이건 님!!!”
고트의 얼굴도 새하얗게 일그러졌다.
‘역시 가까이 가는 것만큼은 막았어야…!’
S급 방어구지만 괴수의 채액을 이길 강도는 아닌 것이다!
“형! 뭐해요! 빨리 물병좌의 회복 스킬을!!”
막내 서지훈이 급하게 휘장을 불러왔지만 고트의 손이 떨렸다.
되려 상위 능력자라서 더 알 수 있는 게 있는 것이다.
저건 치명상이다.
10년 전. 휴고도 저 직전까지 갔다가 겨우 살아남은 것이 아닌가.
그런데 그걸 이미 뛰어 넘었다.
아니 저쯤이면 시체지!
그런데 그때였다.
팡!!
고막이 터질 것 같은 굉음과 함께 거대한 두꺼비가 날아갔다.
쿵!
날아간 두꺼비가 뒤집힌 채 포효했다.
“우오오오!”
두꺼비는 혀까지 뽑혀 울부짖고 있었다.
놀라서 고개를 돌렸을 때, 이건이 어깨를 돌리면서 걸어나왔다.
“자식이 어디서 더러운 침을 뱉고 있어?”
한 손엔 뽑아낸 혀를 들고 있었다.
그 혀의 굵기만 가히 사람의 몸집만한 수준.
이건은 그 혀를 잡아당겨 적당한 길이로 잘라냈다.
찌익! 팍!
동시에 뭔가가 우수수 바닥에 떨어졌다.
이미 흔적도 알아볼 수 없는 이건의 상의 아머였다.
챙그랑! 챙그랑!
덕분에 탄탄한 근육질의 상체가 그대로 드러났지만, 그래서 성도들은 더욱 놀랐다.
“몸이…!”
뼈까지 드러났던 팔은 미친 속도로 낫고 있었다.
문드러진 근육은 무서운 속도로 자라났고, 신경은 알아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갔다.
또다시 두꺼비가 고얀 침을 뱉었지만 상관없었다.
치이익!
[초재생을 시작합니다] [등급이 올라 재생 속도가 더 빨라졌습니다]녹아내렸던 얼굴 피부도 빠르게 회복 되었다.
그 무시무시한 회복력에 이건은 흡족스럽다는 듯 이죽였다.
사실 그간 모아둔 포인트의 대부분을 초재생에 때려 박은 그였다.
[레벨 10] [남은 포인트 : 15 ▶ 5]포인트 15 중에서 무려 9개나 초재생에 때려박았다.
[신의 주시안(F) ▶ 신의 주시안(E)]– 사용된 포인트 : 1
[초재생 (E) ▶ 초재생(B)]– 사용된 포인트 : 9
[초재생 (E)]– 동안 손상된 육신을 건강상태까지 초고속 재생시킨다.
-단 재생 중 공격받을 시 재생력 감소 (-50%)
– 경상이라 미만으로도 완전회복이 되었을 경우, 남은 시간은 저장. 남은 시간만큼 즉시 재사용 가능
– 재사용시간 2일
▶ [초재생 (B)]
– 동안 손상된 육신을 건강상태까지 초고속 재생시킨다.
– 1회당 마력 사용량 증가.
– 주의. 신위 30% 이하일 시 사용불가
애초에 시련을 클리어하기 전까지는 경험치가 안 오르니, 잘 생각해서 스킬을 올리라고 하지 않았던가.
고민할 대목이었지만, 이건은 깊게 생각 안했다.
‘일단 버티기가 가능하면 뭐든 할 수 있다.’
죽지만 않으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적을 없앨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엔 신앙심 체크를 위해 신의 주시안 레벨을 올린 후.
버티기 으뜸 스킬인 초재생에 전부 투자했다.
사실 제일 거슬렸던 게 재사용시간이었으니까. 그래서 대폭 레벨을 올렸더니 굉장히 쓸만해졌다.
[마력과 신위가 허용된 선에서는 계속해서 초재생이 발동됩니다.]이건은 입꼬리를 올렸다.
‘이걸로 대기시간 없이 무한 재생이다.’
물론 놈은 신의 힘을 먹어치운다.
초재생 역시 스킬 중 하나이기 때문에 위험할 수는 있었다.
[주의. 양분을 위해 신의 힘을 빨아들입니다.] [초재생의 효과가 줄어듭니다.] [60초에서 30초, 10초로 줄어듭니다] [마력이 빨려 재사용에 한계가 있습니다]그 경고에 이건이 웃었다.
‘그 전에 처리하면 그만!’
팡!
이건이 뛰쳐나갔다.
모두가 놀랐다. 하지만 놀랄 사이도 없이 이건이 손을 뻗었다.
그러자 벨트에 매달려 있던 슬라임이 고개를 들었다.
동시에 슬라임이 툭 뭔가를 뱉었다.
[업적을 부여하는 망치(SS)]순식간에 거대 망치의 손잡이를 낚아챈 이건이 두꺼비를 찍어 내렸다.
쾅!
그 위력에 두꺼비의 얼굴이, 눈이 찢겨 나갔다.
“부오오!”
“아프냐, 새끼야!”
이건은 엄살피우지 말라며 두꺼비의 눈알을 뽑아냈다.
“너 때문에 내 조카가 자기 생일도 안 챙겼다!”
이건은 며칠 전, 성재의 룸메이트를 통해 성재의 생일을 알았다.
당일이라길래 선물이라도 사서 축하해주려고 했지만, 뜻 밖에도 그러지 말란 이야기를 들었다.
엄마의 기일이라, 그 사건 이후로 한 번도 생일을 챙긴 적이 없는 듯 했다.
‘이상하게 햄버거도 싫어하더라니.’
쾅!
그 와중에 성도들은 넋을 잃었다.
확실했다.
“저분 지금, 스킬 안 쓰고 있는 거 맞죠?”
“애초에 마력도 안 쓰는 거 같은데.”
“그, 그럼 저거 순수한 완력…!?”
미쳤다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신의 힘도 없이 덤비면 위험하다고 말렸지만, 이건이 비웃은 이유를 알았다.
원래도 이건은 신에게 받은 스킬 따위 없었다.
스킬 따위, 이건에겐 기분 내키면 쓰는 보조기구에 불과할 뿐.
“이, 이젠 망치도 던져버리는데요?”
“허.”
물론 불가능한 전법은 아니었다.
‘움직임을 읽는 게 가능하면.’
실제로 이론상, SS급 이상은 가능했다.
하지만 그럼 뭘 하나.
‘난 절대 못해.’
실력의 문제가 아니었다.
‘저렇게 간땡이가 부운 인간이 세상에 어디에 있어!’
미쳤다고 무기도 없이, 스킬도 없이, 맨몸으로 돌진하겠는가!
그 담력은 이미 인간을 초월했다.
이건은 죽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같았다.
바로 그때였다.
“!”
낯익은 기운에 성도들이 깜짝 놀랐다.
“성주님!”
자신들의 옆에 휴고가 와있었다.
언제 왔는지 모르지만, 방금 전에 도착한 듯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휴고가 있던 곳에서 이곳까지는 그 거리만 100km.
고작 십 몇 분 사이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지만, 모습을 보아하니 전속력으로 달려온 것이 틀림없었다.
상대가 10년 전 그 괴물이라는 걸 알았으니까.
원수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직접 상대하고 죽을 뻔한 상대였다.
제 아내와 부하로도 모자라, 이건까지 놈에게 죽게 할 순 없다는 일념이었다.
하지만.
“키에에엑!”
눈앞에서 놈이 몸이 찢기며 죽어가고 있었다.
과거, 죽이고 싶지만 결코 죽이지 못했던.
최고 12 영웅이라 불렸지만 더 없는 무력감을 맛봤고, 이건 이후로 더할나위 없는 절망을 안겨줬던 놈.
그래서 자식들이 각성자가 되는 것도 막게 만들었던 그 원흉이.
“케엑!”
쿵!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울음소리. 놈이 바닥에 쓰러지는 소리.
그 소리들에 휴고는 만감이 교차했다.
[뱀주인자리 주인의 행적에 다른 주인의 계약자가 감명합니다] [위대한 두 번째 사적(事績)이 뱀주인좌 바이블에 기록되었습니다]변함없는 제 우상이 저곳에 있었다.
* * *
반면 휴고의 부하들은 휴고와 다르게 완전히 패닉 상태였다.
아니나 다를까. 휴고가 나타나자 성도들이 창백하게 질려서 붙잡았다.
“이, 이건 님이!! 무기도 안 들고!”
“스킬도 안 쓰시고!”
“막 피부가 녹아내리는데 맨손으로 수수껍질 벗기듯이 찢어내시고!”
성도들은 아예 울 지경이었다.
“이건 님 저거 진짜 괜찮으신 거예요?!”
휴고는 탄식했다.
하긴.
천의 다리는 그래도 좀 얌전하게, 상식적으로 썰어냈으니 별말 없었지.
‘저 괴팍한 스타일을 아는 건 성인들 뿐이다.’
“이, 이건 님! 상대가 상대라서 스킬도 안 쓰시는 것 같은데!”
“저렇게 무모하게 공격하시다가 죽으시는 건!”
“아… 그건 괜찮아. 원래도 저런 놈이야.”
“예?!”
아니, 사실 저건 약과다.
진짜 제대로 날뛰면 눈으로 볼 수 없는 광경이 벌어진다.
자신은 그걸 보고 3일은 밥을 먹지 못했다.
그때였다.
쿵!
“와…! 이거! 진짜 개 무거워!”
신궁좌의 막내와 은예린이 검은 활을 양손으로 들고 왔다.
이건이 중간에 내던졌던 그 장궁 블랙 호크였다.
괴수에게 먹히기 전에 재빨리 들고 온 게 틀림없었다.
하지만.
“윽! 이건 님…! 이런 무거운 걸 들고 그런 연발을 날리신 거야?”
“이거 자유롭게 쓰려면 근력 수치 무지 높아야겠는데요!”
휴고가 소형 트럭 무게만한 활을 한 손으로 받았다.
쿵!
최소 SS급 이상의 근력 수준이 아니면 활시위를 당기기도 어렵다.
“아무튼 이거 중간에 버리셨는데! 위력도 뛰어났는데 왜 굳이 이걸 버리고 접근하셨는지 모르겠어요!”
“역시 활은 안 맞으셨나?”
아니, 그럴 리는 없다. 이건의 활 실력은 휴고도 인정했다.
하물며 제 무기인 망치도 제대로 쓰지 않고 저러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때였다.
“휴고!”
이건의 호랑이 같은 고성에 휴고가 아차 싶었다.
그는 반사적으로 블랙 호크의 활시위를 당겼다.
그러자 뭔가가 휴고에게 달려들었다. 죽은 줄 알았던 나뭇가지들이었다.
“응애애애!!!”
“응애!!!!!”
맛 좋은 먹이를 발견하고 발악하는 게 틀림없었다.
그도 그럴 게, 이놈들은 과거 신궁좌의 힘을 먹고 자란 놈들이었다.
낯익은 특제 영양분에 발악하는 것이었다.
그때 이건이 화난 듯 외쳤다.
“이 병신아!”
“알았어, 바로 처리…!”
“아니 병신아! 쏘지 말고 그냥 물리라고!”
“?!”
뭐라고!
아니 스킬을 쓰지 말란 건 이해해도, 그냥 물리라니!
저게 진짜 미쳤나!
휴고가 빡쳐서 뭐라 하려던 그때였다.
품에 있던 뭔가가 빛을 냈다.
이건의 물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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